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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9

       

       

       

       

       

       

       [어린 천재의 고뇌와 진심. 전 세계를 감동시키다!]

         

       [17살 소년의 남다른 생각. 과연 우리는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은 살고 있는가?]

         

       [천재도 나름의 종류가 있다. 927 작가는 그중에서도 특히 섬세하며,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 특별한 천재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내면의 성장을 이룬다. 또한, 그 아름다운 과정을 글이라는 것으로 표현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잔뜩 흔들고, 움직인다.]

         

       [영화 ‘네가 없는 여름’ 역시 대호황! 현재진행형으로 끊임없이 신기록 달성 중. 이 끊기지 않은 기세가 과연 어디까지 갈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추측으론……]

         

       [이젠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우리는 927 작가의 시대를 살고 있다.]

         

         

       어… 음.

         

       지난 몇 년 동안 이런 제목이 적힌 기사를 계속 봐왔는데…….

         

       왜 이건 볼 때마다 적응이 안 되지?

         

         

       “쉽지 않네.”

       “뭐가 말입니까?”

       “아, 기사요. 조금 과장된 내용이 보여서.”

         

         

       나는 나 PD님의 물음에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이에 그는 태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뭘 새삼스럽게요. 어차피 그런 걸 크게 신경 쓰시는 분도 아니시잖아요?”

       “맞긴 하죠.”

         

         

       나는 휴대폰을 끄고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현재 우리는 차를 통해 스튜디오엔믹스로 향하는 중이었다.

         

       듣기로는 나랑 찐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특별한 손님이 해외에서 왔다나 뭐라나…….

         

       그리고 그 사람이 현재 스튜디오엔믹스의 본사에 도착해 있다고 한다.

         

         

       “에드민 조. 미국 영화 산업의 중심지인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입니다.”

       “네. 저도 대충 이름은 들어봤어요. 근데 그런 사람이 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게 참 신기하네요.”

       “지금까지 은우 군이 드라마 쪽으로만 활동해서 영화 쪽에는 별 관심 없는 줄 알았겠죠. 하지만……”

       “네가 없는 여름을 통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당연히 에드민 조 감독뿐만이 아니겠죠. 이미 저희 측으로 많은 연락이 왔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927 작가의 팬이라며 연락이 오고, 직접 미국에서 한국까지 순식간에 날아온 사람이 바로 에드민 조 감독님이죠.”

         

         

       대충 무슨 상황인지는 알겠다.

         

       쉽게 말해 그냥 나한테 귀찮은 상황이 들이닥친 것이다.

         

       일단 927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며 해마다 작품을 안 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내년은 최대한 쉬엄쉬엄 쉬어가는 방향으로 노선을 잡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여기서 할리우드가 튀어나오다니…….

         

       그때 나 PD님이 상당히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혹시 은우 군은 할리우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음… 진짜 솔직하게 말해 드려요?”

       “예. 당연히 그쪽의 대답을 싶어서 물어본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거기가 영화를 잘 만드는 곳이었으면, 아마 927 작가가 없었을걸요?”

       “예? 그게 무슨…?”

         

         

       내 대답에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 PD님. 나는 그 반응을 보며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저 있는 그대로를 말했을 뿐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 속 세상에서 영화라도 재밌었다면, 내가 직접 대본을 적을 일도 없었겠지.

         

       반대로 할리우드같이 유명한 곳에서 만든 영화가 재밌었다면, 지금의 927 작가도 내가 설소영과 이다혜와 이어질 일도 없었겠지.

         

       처음에는 그 사실이 참 답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나한테는 정말 운이 좋았던 상황 같았다.

         

       어쨌거나.

         

         

       “그나저나 에드민 조 감독님도 타이밍을 잘 맞춰서 오셨네요. 만약 내일 오셨으면 청상예술대상 때문에 못 만나 드렸을 텐데.”

       “그러게 말입니다. 아, 청상예술대상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혹시 양복은 맞추셨습니까? 알고 계시겠지만, 시상식 특성상 양복은 필수니까요.”

         

         

       청상예술대상.

         

       올해는 ‘네가 없는 여름’의 각본가와 남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로서 정식으로 초청을 받게 되었다.

         

       작년과 재작년은 내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기에 나 PD님이 내 대타로 대신 나가주었지만, 올해는 딱히 그럴 필요가 없어 직접 참여해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청상예술대상의 초청을 받을 건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다.

         

       굳이 작품을 안 내도 주요 관계자의 입장으로 초대장이 날아오니까.

         

       특히 내 정체가 공개되고 지금 이 시점에서도 여기저기서 초대장이 오고 있었다.

       

       만약 영화를 상영하지 않았어도 결과적으론 청상예술대상의 초대장이 오긴 했을 것이다.

         

       어쨌든 시상식 특성상 남자 쪽은 양복, 여자 쪽은 드레스가 필수인 것 같았다.

         

       근데 내가 살면서 청상예술대상 같은 공식적인 시상식을 나가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양복이 있겠는가? 특히 고등학생의 나이이니 더더욱 말이다.

         

       하지만.

         

         

       “네. 연말에 있을 시상식을 대비해, 한 달 전부터 미리 하나 장만했죠. 뭐… 정확하게는 공짜로 장만 당했다고 봐야겠네요.”

       “공짜로요?”

         

         

       돈을 많이 버는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긴 조금 그런데 양복은 더럽게 비싸다.

         

       그래서 최대한 가성비 쪽으로 대충 맞추려고 했는데…….

         

         

       ─제가 도와드릴게요.

         

         

       이 얘기를 들은 설소영이 극구 반대를 하였다.

         

       들어보니 설소영의 어머니, 즉 이화영 여사 산하에 유명한 예복점이 있다고 한다.

         

       설소영의 가족들 역시 주로 그곳에서 양복이나 파티용 드레스를 맞춘다고 하며, 2년 전에 청상예술대상에서 설소영이 입은 새하얀 드레스 또한 그곳에서 직접 제작한 것 같았다.

         

       문제는 내 양복을 무료로 맞춰준다고 이화영 여사가 직접 내게 말한 것이다. 겸사겸사 이다혜 것까지 같이.

         

       솔직히 그 비싼 양복을 무료로 맞춰준다는 말은 조금 부담이긴 했다.

         

       그래서 돈을 제대로 지불한다고 말해봤는데 큰 소용이 없었다.

         

       돌아오는 말은 사위를 아끼는 장모로서 가벼운 선물 하나 정도 장만해 주는 거라나 뭐라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가벼운’이다.

         

       문득 너튜브 쇼츠에서 스크롤을 내리다가 발견한 영상이 떠오른다.

         

       바로 제일전자 설한용 사장의 기준으로 서민 물가 체험해보기라는 영상.

         

       대충 그의 기준에서 국밥 한 그릇이 1원이고, 한우 꽃등심 600g에 7원, 슈퍼카가 3만원 정도라는 내용이었다.

         

       즉, 저 집안은 내 상상보다 재력이 훨씬 더 엄청나다는 것이다.

         

       그러니 양복 하나 정도는 전혀 부담 없이 선물로 줄 수 있다는 뜻이겠지.

         

       결론은 이화영 여사가 주는 선물을 감사히 받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어른이 선물을 준다는데 완강히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설소영과 이다혜와 함께 이화영 여사의 산하에 있는 예복점에 직접 가서 치수부터 재고, 딱 일주일 전에 양복을 전해 받게 되었다.

         

         

       “이화영 여사님의 선물이라고 하니 상당히 흥미롭군요. 뭔가 양복의 색상부터 색다를 것 같은 느낌입니다. 보통 청상예술대상은 ‘청상’이라는 이름에 맞게 푸른 계열이나 무난한 검정 계열이 선호되는데 혹시 그런 쪽입니까?”

       “아니요. 저도 일주일 전에 제 양복을 처음 봤는데 나 PD님 말대로 조금 색다르긴 해요.”

       “오, 내일이 기대되는군요.”

         

         

       그 대화가 끝남과 동시에 우리는 스튜디오엔믹스 본사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에드민 조 감독과 직접 대면하게 되었다.

         

       물론 저쪽은 영어를 쓰기에 아직 미숙한 내 영어 실력으로는 둘이서만 대화를 하는 건 조금 무리였다.

         

       그래서 전문적인 통역이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나 PD님이 맡게 되었다.

         

         

       “아니, 나 PD님 영어도 잘하세요?”

       “스튜디오엔믹스를 대표하는 PD 자리에 오르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참고로 유학도 2년 정도 다녀왔습니다.”

         

         

       하긴 나 PD님은 내가 봐도 유능한 사람이다.

         

       눈치가 빠른 것도 그렇고, 일 적인 방면에서도 처리가 엄청 빠르니까.

         

       그렇게 나 PD님의 힘을 빌려 에드민 조 감독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고, 이어서 에드민 조 감독이 입을 열었다.

         

         

       “이번 영화 잘 봤습니다. 역시나 제가 알고 있던 927 작가답게 상당히 감정선이 깊고 여운이 남는 내용이더군요.”

       “칭찬 감사합니다. 에드민 조 감독님께서 만족스럽게 보셨다면, 일단 어느 정도는 괜찮은 작품을 만든 것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작가님에게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혹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아닌, 해외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 생각이 있으십니까?”

         

       

       해외를 배경으로 한 영화?

         

         

       “딱히 별생각 없는데요.”

       “하하 즉답이군요. 원래 제가 이런 질문을 각본가나 시나리오 라이터에게 하면 대부분 눈을 번쩍이며 관심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는데 말이죠. 역시 927 작가는 다르군요.”

       “아니요. 단순하게 제가 해외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를 만들어 본 적도, 시도해 본 적도 없어서요.”

       “그렇다면 자신이 없다는 뜻입니까?”

         

         

       에드민 조 감독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물었고, 나는 저 물음에 그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해본 적이 없다는 거지 자신이 없다는 뜻은 아니니까.

         

       그리고 그런 내 뜻을 이해한 듯 에드민 조 감독이 어째서인지 피식 웃으며 자신 있게 말했다.

         

         

       “927 작가, 할리우드로 오세요. 저는 당신이 만든 시나리오로 함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걸 위해 한국에 방문한 거고, 이렇게 당신을 직접 만나러 온 겁니다.”

       “음… 당장은 확답드리기 조금 곤란한 얘기네요.”

       “괜찮습니다.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 최대한 천천히 고민해보세요. 단, 관심이 생기면 저 에드민 조를 가장 먼저 찾아주시길.”

         

         

       에드민 조는 그리 말하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것은 내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악수의 요청이었으며, 나는 대수롭지 않게 그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에드민 조와 만난 바로 다음 날.

         

       저녁에 시작되는 청상예술대상의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나와 설소영, 이다혜는 설소영의 차로 함께 움직이게 되었다.

         

       그나저나…….

         

         

       ‘우리 너무 튀는 거 아닌가?’

         

         

       나는 내가 현재 입고 있는 양복과 그녀들이 입고 있는 드레스를 쳐다보며 쓴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뭔가 이화영 여사님이 컨셉을 확실하게 잡아준 것 같긴 하다.

       

       대충 청상예술대상이라는 시상식 자리를 빌려 약간 결혼식을 사전 체험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이 상태 그대로 그녀들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게 된다면 어떤 기사가 올라올지 대충 짐작이 가기 시작했다.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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