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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

       펑-! 펑-! 퍼퍼펑-!!

         

        “음, 좀 징그럽네요.”

         

        포스와는 다르게 마쿨라의 제압은 의외로 간단했다. 파랑이 입 안에 물방울을 던지니 그대로 꿀꺽꿀꺽 삼키고선 내부가 터져 죽은 것이다.

       

        사실 사냥만이 목적이었다면 오브제 안 구멍마다 방울을 던져넣기만 했어도 됐을 일이다.

         

        굳이 그렇게 안 한 이유는 파랑도 알고 시청자도 알고 방금 죽은 마쿨라도 안다.

         

        파랑은 곤죽이 된 마쿨라의 시체에서 이빨을 꺼내어 챙겼다.

         

        – 아니 저거 왜 슈르르르 안 함?

        – 그러게? 게이트에서 나온 거 아님?

        – 아 설마

         

        설마가 맞았다.

         

        “마쿨라는 실제로 지구에 있던 생물이예요. 게이트에 영향을 받아 변이한 거죠.”

         

        파랑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방송에 건성이 된 것은 아니다.

         

        다만, 어제 꾼 그 꿈이 너무 거지같았을 뿐이다. 평소라면 거뜬했을 텐데, 아까 출발했을 때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더니 지금에 이르러서는 도저히 참기 힘들다.

         

        아무리 파랑이라고 해도 변신하지도 않은 채로, 이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24시간 쉬지 않고 수영하면 많이 지친다.

         

        “음, 여러분. 제가 생각보다 많이 피곤했나봐요. 다음 방송은 다음 오브제에 도착하면 키는 게 낫겠네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 아니 선생님 또 이렇게 갑자기 가신다고요

        – 이번에는 기습방종 안한다며!!

         

        “아, 별 건 아니고, 그냥 한 숨 자고 싶어서 그래요. 제가 자는 모습을 봐서 여러분이 얻으실 게 뭐 있겠어요.”

         

        – 졸라 많은데요

        – 잠방 제발

        – 방장!!! 나 급해!!!

         

        “싫어요.”

         

        뚝.

         

        방송이 꺼졌다.

         

        솔직히 좀 끝까지 켜두고 싶긴 했는데, 그래도 남들 앞에서 잠까지 자는 건 좀 그렇잖아.

         

        파랑은 물살을 가르며 부드럽게 나아갔다. 아직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다행히 이럴 때 즐겨 이용하는 숙소가 근처에 있다.

         

         

        #

         

         

        칠흑, 검정, 암흑.

         

        무엇이라고 불러도 좋은 검은 색의 공간 속에 파랑이 도달했다.

         

        해저의 동굴 안이다.

         

        현재 수심은 3km. 잠자기 딱 좋은 수심…은 아니지만, 어쨌든.

         

        여기가 파랑이 즐겨 쓰는 숙소다. 홍콩까지 헤엄쳐 갈 때면 항상 이곳을 애용한다.

         

        이 근방에는 육식성 괴어가 전무해서 그렇다. 그 흔한 벨루아조차 이곳에는 없다.

         

        왜냐면, 이 동굴을 단단히 틀어쥐고 있는 다른 괴어 때문에.

         

        보옹- 보옹-

         

        파랑이 거대한 해파리의 갓 위에 누웠다.

         

        아우리타라는 괴어다. 보름달물해파리라는 종이 게이트의 영향을 받아 변이했다.

         

        2.5km 이상의 수심의 어두운 구획에서 무리지어 자리잡고 산다.

       

        딱히 육식성을 띄는 것도 아니고, 누우면 퐁퐁거리고 푹신하다.

         

        게다가 칠흑처럼 어두운 물속에서 발광까지 한다.

         

        실제로 자리를 잡고 누운 파랑의 눈앞에는 우주가 펼쳐져 있었다.

         

        마치 쏟아질 듯 반짝거리는 무수히 많은 해파리들. 위로, 아래로, 사방으로. 말랑거리는 별들이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성정도 느긋하고 온순해서 1시간에 기껏해야 5cm정도를 움직인다. 이 부분은 원판이 되는 종과 똑같다.

         

        다른 종에게 잡아먹히지 않는 이유는 몸 전체에서 극독을 뿜어내 공간 자체를 물들여버려서.

         

        일반적인 괴어는 아우리타의 영역에서 30초 이상 버티지 못한다.

         

        [ 스킬, ‘명경지수’가 발동 중입니다. ]

         

        헤엄치는 인간 정수기 파랑에게는 관계없는 이야기다.

         

        포근한 해파리 위에 누워 파랑이 눈을 감으…려다가 다시 떴다.

         

        발광 중인 해파리들 사이로 무언가 굉장히 어색한 것이 떠다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파랑이 처음 보는 괴어였다.

         

        그것 자체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괴어는 거의 매일매일 새로운 종이 발견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중에 아우리타의 독을 견디는 종도 뭐. 하나 정도는 있겠지.

         

        다만, 그 생김새가 너무 기괴했다.

         

        …….

         

        아무런 소리도 없이 물속에 가만히 떠있는 그것을 파랑이 가만히 쳐다보았다.

         

        모양은, 무어라고 표현해야 할까. T? 아니, 위와 아래의 길이에 별 차이가 없으니 차라리 ㅜ모양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ㅜ 자형 몸의 중심부, 그러니까 가로선과 세로선이 만나는 부분에는 거대한 눈알이 하나.

         

        바로 옆의 해파리와 비교해 보니 크기는 위아래로 10m, 좌우로 20m. 괴어치고 큰 편은 아니다.

         

        파랑이 더 가까이 다가가보았다.

         

        그러자 이번엔 괴어의 모습이 좀 더 자세히 보인다. 근육인지 살인지, 몸이 선홍빛의 고기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자세히 보니 산호나 말미잘 같기도 하고. 파랑이 일단 사진을 한 번 찰칵 찍었다.

       

       그리고 베르테아에게 전송. 뭐가 나와도 나오겠지.

         

        스르르-

         

        파랑이 이번에는 아예 정체불명의 괴어에게 딱 붙었다. 눈동자도 딱히 안 움직이고, 파랑이 팔 뻗으면 손 닿을 거리까지 움직였는데도 아무 반응도 없다.

         

        진동이나 열을 감지하는 유형은 아닌 듯하다.

         

        그래서 파랑이 팔을 뻗어 툭, 건드려봤다.

         

        그러자

         

        뒤루룩-

         

        하고 눈이 움직여 파랑을 바라본다.

         

        놀랄만한데도 미동조차 없는 파랑이다. 솔직히 이런 거에 놀라기에는 그간 겪은 일이 있다.

         

        그보다 놀라운 것은 이 정체모를 ㅜ자 괴물의 질감이다.

         

        딱딱하고 꺼슬거리고, 슈트 장갑에 선홍색 가루도 묻어나온다.

         

        제일 비슷한 것을 찾자면… 분필이나, 돌?

         

        뭐, 죽여보면 알겠지. 파랑이 공기방울을 생성해 펑 터트리고는 순식간에 위로 올라가 작살을 눈에 파악 꽂아넣었다.

       

        파랑만을 쫓던 눈동자이니 당연히 작살은 동공 정중앙에 명중이다.

         

        푸슉-! 하며 피가 튀어나와 파랑의 몸을 적시려다가 스르르 사라진다.

         

        그리고, 괴어가 가라앉았다.

         

        여기서 파랑은 세 가지 이상을 느꼈다.

         

        첫째. 이것이 게이트에서 나온 괴어라면 죽은 빛으로 화해 사라지고 마석이 남았어야 한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

         

        둘째. 그렇다면 이 생물은 지구에 이미 있던 생명체이다. 그런데, 저런 생명체가 심해에 존재했던가?

         

        뭐, 대충 그런 부류겠지. 그보다 어지간히 기괴하게도 생겼다. 단순히 징그럽기보다는 생명체라고 부르기에 어색한 느낌이 있는 듯하다..

         

        셋째. 홍콩에 가서 뭘 먹지. 이건 그냥 세 가지를 맞추기 위한 용도다. 세 가지란 완벽하니까. 천 지 인, 위 촉 오, 후 피 집.

         

        좀 꺼림칙한 점이 있었지만, 괴어라는 것 자체가 원래부터 꺼림칙한 것의 집합체다. 큰 의미를 두지 않은 파랑이다.

         

        파랑은 바로 옆에 있던 해파리를 붙잡고 꿀잠을 잤다.

         

         

         

        #

         

       

        시간이 조금 흐른 뒤.

         

        [ LIVE – 홍콩까지 수영 ]

         

        파랑의 방송이 켜졌다.

         

        – 나

        – 나

        – 락

        – 나

        – 락

        – 락

         

        “자고 일어나니 개운하네요. 다시 가볼게요.”

       

        물속에서 파랑의 마인드는 무적이다. 자기 갈 길을 이보다 잘 가는 사람이 없다.

       

        아주 마이웨이의 화신이다.

         

        “두 번째 잡을 괴어는 그렇게 징그럽지는 않을 거예요.”

         

        이건 사실이다. 지금 잡으러 가는 녀석은 딱히 징그럽진 않다.

         

        – 드디어

        – 안 믿음

        – 이걸 믿는 사람이 있음?

         

        – ‘ㅇㅇ’ 님이 1000원 후원! –

        [ 더는 안 속습니다 선생님 빨리 눈 감을 타이밍이나 알려주십쇼. ]

         

        “음, 진짠데. 보세요.”

       

        에잇, 하는 소리를 내며 파랑이 카메라를 급회전시켰다. 그러자 군청색이었던 화면에 거대한 검정색의 무언가가 보인다.

         

        “이게 이번에 잡을 녀석이예요.”

         

        – 앗쉬바깜짝이야

        – ? 머임?

        – 그러게? 이게뭐임?

       

        “음, 아. 너무 가까웠네요. 좀 물러나서 보여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며 파랑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뒤로 물러나자….

         

        “짜잔, 여러분. 래셔스예요.”

         

        – 어…

        – 흠…

        – 음…

         

        채팅창이 고민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게 징그러우면 평소처럼 선생님 또 지랄이십니까 나쁜 말을 하면 되고, 안 징그러우면 젠장 유파랑!! 나는 네가 좋다!!!를 외치면 되는데, 애매하다.

       

        이걸 징그럽다고 봐야 할지, 아니면 아니라고 봐야 할지.

         

        뭔가…뭔가다.

         

        그들이 보았던 검은 색의 무언가는 괴어의 아가리였다.

         

        래셔스.

       

        사람들에게는 ‘풍선장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종이 변이한 것이다.

         

        파랑의 전생에서도 꽤나 유명인사였던 몸이다.

       

        유튜브에 ‘기괴하게 생긴 심해어 TOP5’ 같은 영상이 있으면 무조건 이 녀석은 포함되었으니까.

         

        몸길이의 거진 1할을 차지하는 거대한 입을 쩌억 벌려 물고기를 쓸어담는 녀석의 사냥 방식은 심해가 아니라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그게 원본보다 50배 커져서, 크기가 100m다.

       

        입을 벌리면, 턱 길이만 10m.

         

        – 근데 내가 아는 풍선장어랑 너무 다르게 생겼는데?

        – 그러게, 입이 저렇게 작았나?

        – 걍 변이해서 그런 거 아님?

         

        어지간히 유명인사라 알아보는 사람이 제법 나온다. 하지만 래셔스는 정말 크기만 무식하게 커진 풍선장어가 맞다.

         

        게이트의 영향으로 변이한 생물 대부분이 그렇듯이. 일단 원판의 형태 자체는 유지가 되지만,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이상한 능력 같은 것이 추가되는 게 정상적이다.

         

        이건 그냥 세간에 알려진 상식이 잘못되어서 그렇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턱 크기가 몸의 3분의 1을 넘어가는 장어’는 펠리컨장어다.

         

        아예 다른 종이지만 ‘대충 입 크고 긴 심해어’라는 명칭으로 묶여 불리다 보니 그게 그거, 저게 저거가 된 것이다.

         

        펠리컨장어건 풍선장어건 억울한 일이다.

         

        파랑이 베르테아에게서 주워들은 상식을 꺼내들었다.

         

        “둘 다 입에 들어가기만 하면 몸속에 집어넣고 소화시킨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풍선장어는 몸통에 먹이를 보관하는 주머니가 있는 반면 펠리컨장어는 몸속에 그냥 먹이를 쑤셔박는다는 차이가 있죠.”

       

        사실 이건 직접 들어가서 보여드리면 확실한데, 라고 파랑이 말을 덧붙였다.

         

        – 예?

        – 예?

        – “함 먹혀보죠?”

        – 예?

         

        사실 방송을 키기 전부터 안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안에 들어가서 해보고 싶은 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서프라이즈니까. 일단 둘러댔다.

       

        “이번 오브제는 래셔스 안에 있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말이 ‘가능성이 크다’지, 그냥 100%라고 봐도 무방하다. 파랑의 입장에서는 래셔스만 냅다 죽여버리고 사체와 함께 오브제를 가라앉히는 쪽이 편하다.

         

        – 완벽히 이해했어

        – (이해못함)

        – 예?

       

        “이것도 그냥 들어가서 설명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 말을 끝으로 파랑이 래셔스가 벌린 입속으로 쏙 들어갔다.

         

        – ‘ㅇㅇ’님께서 3000원 후원! –

        [ 결국은 ‘함 드가죠?’잖아 ㅋㅋㅋㅋ ]

         

        “이번엔 진짜 아니예요.”

       

        솔직히 말하면 맞았다. 파랑이 좀 뜨끔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많은 분들이 기다리신 플러스 기념 연참….은 아쉽게도 오늘은 못 드리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비축분 쌓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큰 걸로 한 방 터트려드리겠습니다.

    백화령님, 설연 0731님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잘 받았어요!!

    다음화 보기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심해어 사냥 전문방송
Score 4.5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He reincarnated into a hunter world and became an underwater hunter.

There were only 20 people in the entire country in this minor profession, but it didn’t matter. He liked the sea.

“Crazy! There’s a real artifact?!”

“Ahahaha!! How much is all this worth!!”

But then, the Great Diving Era began.

“Ah, it’s so beautiful… I want to see more, more…”

“W-What is that!! Save me!!!”

“Aaaargh!!! My head!! It feels like my head is going to explode!!”

…It would be better not to go in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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