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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

     한 명의 소드 마스터는 전설 속의 드래곤과 같다.

     과거 드래곤이 활동하던 당시.

     흔히들 ‘마도 문명’이라고 하며, 지금보다 훨씬 마법이 발달했던 고대 시대.

     당대의 소드 마스터는 고대의 최강 생명체, 성년 드래곤과 맞먹는 힘을 가지고 있다.

     혹자는 기존의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호칭이 점차 드래곤이 사라지게 되면서, 현대에 이르러서는 ‘소드 마스터’가 되었다고 분석한다.

     드래곤을 죽일 수 있는 강자.

     현대의 마법사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하는 8서클의 마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마나 생명체를 쓰러뜨릴 수 있는 자.

     지금이야 드래곤이라는 생명체가 몸길이 약 5m 정도 되는 탈 것으로서 ‘용’이 되었지만, 고대의 드래곤은 그야말로 최강이었다.

     그리고 만일 드래곤이 현재에 활동하며 검을 휘두른다면, 저런 압도적인 위용을 보이겠지.

     부ㅡ웅.

     ‘서걱’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한 번 검을 휘두를 때마다 서너 마리의 오크는 몸이 반으로 뭉텅뭉텅 잘리고, 검기의 여파로 십수 마리의 오크가 목이 뎅겅 날아간다.

     인간병기.

     마스터란 저런 존재다.

     한 명의 인간이 검술에 대한 재능을 바탕으로, 몸에 가득한 마나의 축복을 마음껏 발휘하며 검을 휘두른다.

     오크는 변경백에게 어떤 상처도 줄 수 없다.

     녹슨 도끼를 강력한 근육으로 휘둘러도-

     서걱.

     

     날과 자루, 어깨와 목까지 그대로 검에 베이니까.

     푸ㅡㅡ욱.

     아버지가 앞으로 검을 크게 찌른다.

     그저 한 손으로 검을 정직하게 찔렀을 뿐인데, 아버지의 앞에 서 있던 오크들이 일제히 심장에서 피를 토한다.

     “빛의 대검!!”

     로버트가 아이처럼 환호성을 내질렀다.

     “변경백님의 절기!”

     라고는 하지만, 그냥 오러를 극단적으로 길게 뻗었을 뿐이다.

     철검으로부터 정직하게 뻗어나간 오러는 거의 10m에 이를 정도로 솟아났고, 아버지는 앞으로 뻗은 검을 그대로 두고 한 발을 뒤로 뻗었다.

     부ㅡㅡ웅!

     그리고 아버지는 그 검을 수평으로 크게 휘둘렀다.

     원을 그리듯 크게 휘두르자, 붉은 검기 안에 있던 오크들이 일제히 목에서 피 분수를 뿜어냈다.

     “아, 도련님! 그, 저런 걸 보면…!”

     “역시 아버지셔.”

     “어, 으음….”

     어린아이는 저런 잔인한 살육 장면을 보면 안 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브롤터의 후계자는 이야기가 다르다.

     “언젠가 내가 변경백이 된다면, 아버지처럼 저렇게 할 수 있어야겠지?”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변경백은 강해야 한다.

     왕국을 노리는 모든 적으로부터, 그들이 감히 왕국을 노리지 못하게 할 정도로 강해야 한다.

     “크흠. 물론 백작님이 역대 지브롤터 변경백 중 카디안 공 다음으로 강하다는 평가가 있으니….”

     “저 정도로 강한 건 규격 외다?”

     “예. 백작님께서 너무 강하신 겁니다. 대륙 내에서 저분께 감히 검을 맞댈 사람이 없을 정도로.”

     글쎄.

     일단 제국의 황제-현 황태자는 가능할 것 같은데.

     ‘아직은 숨기고 있으니, 함부로 말하면 안 되겠지.’

     로버트는 입이 무겁지만, 기사의 자긍심을 함부로 긁으면 안 된다.

     적국의 황태자가 엄청난 실력을 숨기고 있다거나 말을 했다가, 그게 퍼지기라도 하면 안 된다.

     로버트가 듣는 것도 듣는 거지만-

     “정말이지, 굉장하신 분이라니까.”

     오크와 싸우는 와중에도 50m 성벽 위에 있는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을 아버지가 들으면 곤란할 소리니까.

     “그렇지, 로버트 경?”

     “물론입니다! 백작님이야말로 모든 기사의 귀감이며, 가히 인류 최강이시죠!”

     로버트는 모르는 것 같다.

     아버지가 들을 수 있다는 걸.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서, 모른척하며 오크를 학살하고 있다는걸.

     또 알고 있을까.

     우리가 아버지의 칭찬을 할 때마다, 아버지의 검이 더 빨라지고 있다는걸.

     “정말이지.”

     오크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했고, 태양은 지평선 너머로 고개를 감췄다.

     이곳에서의 볼 일은 다 끝난 만큼, 이제는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다.

     “괜히 어머니가 부럽네.”

     “사모님이요?”

     “저런 남자에게, 저런 강자에게 사랑받는다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 아니겠어?”

     부ㅡㅡㅡ웅!!

     “와, 역시.”

     일격에 오크 300 정도가 단숨에 목숨이 날아갔다.

     “아버지처럼 강해지고 싶다. 정말.”

     대략, 4분하고도 33초 걸렸을까.

     푸ㅡ욱.

     도망치려던 오크들을 향해 오러로 참격을 날리며 땅을 그어버린 아버지의 마지막 일격으로, 오크 3천 마리의 소동은 막을 내렸다.

     전멸.

     3천이면 어지간한 남작가 하나는 쑥대밭으로 만들고도 남을 대규모 군대가 전부 죽어버렸다.

     타ㅡ앗.

     50m에 이르는 높이의 관문을 한걸음에 뛰어오른 아버지가 우리의 앞에 착지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아버지.”

     “음.”

     아버지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오크의 피 한 방울 묻지 않았다.

     ‘집에 가서 어머니랑 같이 있으려고 오크 피 안 묻힌 거 보게.’

     싸우는 도중에 몸에 마나 배리어를 둘러, 피가 옷에 튀지 않도록 하더라.

     “위험하게 여기까지 온 이유는 뭐지?”

     아버지가 차가운 눈동자로 나를 추궁한다.

     “배, 백작님! 그게 실은, 제가….”

     “로버트 경, 나는 자네에게 물은 게 아니다.”

     “아….”

     “그리고 그레이는 자네가 어쭙잖은 변명으로 감싸거나 할 만큼 어린아이도 아니고.”

     “…….”

     로버트 경의 얼굴이 순간 시뻘게졌으나, 나는 그런 그의 태도가 썩 마음에 들었다.

     ‘나를 차기라고 생각하는 건 빈말이 아닌가 봐?’

     오후에 동생이 아버지에게 직접 검술을 사사하는 걸 봤을 텐데.

     그러면 보통 장남은 끈 떨어졌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게 충성인가?’

     낯설고 어색하고 확답하기는 좀 이상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다.

     “그레이.”

     “사업계획서에 따라 철근을 확인하러 왔을 뿐입니다.”

     “여기까지?”

     “예. 여기까지.”

     “…….”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보고 계속 말을 해보라는 나름의 신호다.

     “각 관문을 잇는 이 구름다리,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습니까?”

     “아이러니?”

     “예. 이렇게 폭이 좁고, 옆에 밧줄만 달려있고, 중간중간 철근 기둥이 받치고 있기는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낙사라도 할 것처럼 위태롭고.”

     바닥에 그물망이라도 있다면 군사 훈련용 기구라고 어떻게 말이라도 할 수 있겠지.

     그런데 여기에는 그런 게 없다.

     높은 곳을 자유롭게 다니는 고양이도 이 구름다리는 오르지 않을 것이다.

     로버트도 못 한다.

     나도 지금은 어렵고.

     “이 길의 효능은 이미 아버지께서 검증하셨죠. 예. 오직 지브롤터…소드 마스터가 달리는 길입니다.”

     “…….”

     “50m 높이. 폭은 약 50cm. 떨어지면 죽음. 하지만 소드 마스터라면 능히 이 위를 전력으로 달릴 수 있죠. 아버지께서 조금 전에 하신 것처럼.”

     “그래서, 지금 생각은?”

     “계획서에는 보강한다고 말은 했지만….”

     나는 뒷 말을 흘리며 로버트를 눈으로 흘겼다.

     “음. 바람이 차군.”

     아버지가 헛기침하며 시선을 돌렸다.

     단순히 바람만 차다고 하기에는 저기 죽은 오크들의 시체가 즐비하게 늘어져 있지만, 아버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애초에 저 말을 한 것도 말을 돌리기 위한 것.

     “돌아가지.”

     아버지가 번쩍, 나를 들어올렸다.

     “아버지?”

     옷의 뒷덜미가 단숨에 잡혔다.

     심지어 옷을 잡고 손목까지 비틀어, 옷이 몸에 착 달라붙었다.

     저항할 틈은 없었다.

     “셜롯이 걱정한다. 빨리 돌아가지.”

     “어, 저기, 잠-”

     타ㅡ앗.

     아버지가 나를 잡은 채, 그대로 구름다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

     전력으로 달리는 말?

     하늘을 나는 그리핀이나 와이번?

     아니면 나중에 저기 협곡의 사이를 가로지를 ‘그것’?

     다 느리다.

     마나의 축복을 전신에 두른 채, 전속력으로 달리는 마스터의 속력 앞에서는 전부 고개를 숙여야 한다.

     “…….”

     로버트 경.

     미안.

     지금 입을 열었다가는 혀를 씹는 걸 넘어, 혀가 잘릴 가능성이 크니.

     ‘구름다리를 걸어오거나, 암벽등반 두 번만 하면 될 거야.’

     각 관문의 안쪽에는 그래도 사다리와 계단이 있으니까, 제국 쪽에서 넘어올 때만 신경을 쓰면 되겠지.

     나는 로버트 경에게 애도를 표하며, 아버지의 짐짝이 되어 달리는 속도를 만끽했다.

     * * *

     협곡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나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내게 주어진 따뜻한 수프-혀가 델 정도로 뜨겁지는 않지만 적당히 온기가 남아있는-를 마신 다음, 아버지의 서재로 호출되었다.

     “그레이.”

     최전선에 기사 한 명 대동하고 성벽 위로 올라간 것에 대하여 당연히 혼이 나-

     “네 어머니를 걱정시키지 말거라.”

     “명심하겠습니다.”

     지는 않았다.

     성문을 열고 국경 너머로 간 것도 아니니까.

     “그래. 1관문까지 보고 온 이유가 정말로 순찰 때문이더냐?”

     “순찰 겸, 석양을 보러 갔습니다.”

     “…….”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고백하셨던 장소가 아닙니까. 정말 아름답더군요.”

     “명소지.”

     아버지는 소파에 주저앉았고, 나는 아버지의 오른쪽 소파에 앉았다.

     “그래. 소드 마스터의 힘을 본 소감은 어떠냐?”

     “이미 다 아시잖습니까?”

     “…직접 한번 말해보거라.”

     “아버지를 존경하는 아들로서 말씀드린 건 이미 성벽 위에서 다 해드렸으니, 이 자리에서는 매국으로 유명해질 가문의 후계자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버지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누아르. 재능이 있습니까?”

     “있다.”

     “10년 안에 마스터가 될 가능성은?”

     “10년은 안 돼. 최소한 15년은 있어야 한다.”

     누아르 지브롤터.

     그는 미래에 소드 마스터가 되기는 했다.

     “누아르가 소드 마스터가 된 시점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15년은 더 그놈이 살아있는 걸 봐야 하지.”

     소드 마스터 중에서도 평균 이하였고, 마스터가 된 시점은 이미 왕국이 망한 뒤였다.

     “네가 소드 마스터해라.”

     “싫습니다.”

     “왜?”

     “가문 팔아먹고 제국에 들러붙는 매국노가 되려면, 동생의 재능에 질투하고 열등감을 느끼는 못난 장남이 되어야 하니까요.”

     “이….”

     아버지가 한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소드 마스터의 자식으로서의 아들인가, 반역을 위한 비수로서의 아들인가.”

     “전자는 누아르 키우시고, 저는 저 나름대로 크겠습니다.”

     “…아쉽군.”

     아버지가 혀를 차며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어떻게 조이고 또 조이면, 강제로라도 소드 마스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버지.”

     “지브롤터 백작은 대대로 소드 마스터였다. 그건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소드 마스터가 아니라면 백작위를 이어받을 수 없다는 말과도 같지.”

     당연한 말이다.

     “지브롤터의 피를 이어받은 이들은 강제로라도 소드 마스터가 될 수 있다. 너도 지금은 늦지 않았어.”

     “하루에 14시간씩 검을 휘두르고, 아버지를 상대로 한 판 따낼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대련하면서 말입니까?”

     “그래.”

     “그건 누아르 시키십시오. 누아르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소드 마스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너.”

     아버지가 기묘한 눈으로 나를 훑었다.

     “너 스스로, 몸은 완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구나.”

     “예. 강해져야 하니까요.”

     황제를 이기기 위해서는.

     “마나를 일으켜보거라.”

     “…….”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우우웅.

     손끝에 아른거리는 회색의 마나.

     아버지의 색이 타오르는 불꽃이라면, 나는 빛이 바랜 강철과도 같은 회색이다.

     “하아….”

     내가 일으킨 마나를 보자마자 아버지가 깊이 한숨을 내쉰다.

     “후레자식.”

     “아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될 거고요.”

     “아버지가 대륙 최강의 소드 마스터인데, 그 뒤를 검으로 넘어설 생각일랑 전혀 없지.”

     “아버지는 제가 아버지를 검으로 넘어서기를 바라십니까?”

     “그것이야말로 네가 샬롯에게 할 수 있는 진정한 효도가 아니겠느냐.”

     또 어머니,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중요한 부분이다.

     “내가 네 어머니와 결혼했을 때, 많은 이들이 걱정했다.”

     “어머니의 가문이 평범한 남작 가문이었기 때문이죠.”

     “그래. 무가(武家)도 아니고 명가(名家)도 아닌, 몇 세대 전에 작위를 샀던 상인 출신 귀족이었지.”

     “그런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제가 아버지를 뛰어넘는 검사가 된다면, 어머니를 음해했던 이들은 얼굴도 들지 못하겠군요.”

     “그래. 그리고 역사에 남겠지. 샬롯이야말로 지브롤터에 가장 어울리는 여인이었다고.”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핏줄이 천하다고 욕하는 것들에 대하여, 단번에 반박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단연 자식이다.

     “그렇군요. 아쉽지만, 저는 불효자라서.”

     “쯧.”

     “효도는 누아르 시키십시오. 저는 열등감 때문에 다른 길이나 파야 하니까요.”

     “그래. 어디 한번 말해보거라. 들어나 보자.”

     아버지가 빈정거리듯 내게 물었다.

     “그 손에 무엇을 쥘 것이냐. 왕국 전통의 창? 지브롤터의 시조께서 잘 다루셨다는 활? 아니면…잠깐. 제국의 ‘칼(刀)’은 안 된다.”

     “글쎄요. 그건 제 스승으로 누가 오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만.”

     “……너 설마?”

     “예. 필요하다면, 제국에서라도 사람을 부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보수공사에 들어갈 예산으로 고액 과외 좀 하겠습니다. 다행히 왕국이나 제국이나, 돈만 주면 어디든 와서 가르쳐주는 사람들은 있으니까요.”

     국기에 충성하는 자가 아니라, 자본에 충성하는 자들.

     “이왕이면 제국 출신의 강자가 좋겠군요. 그래야 막말로…제국에 취했다는 명분이 서기에 딱 좋지 않겠습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 아무리 나라고 해도, 제국 사람에게 부탁할 생각은 없으니.”

     “예. 제 스승 모집에 대해서는 계획서를 써서 올릴 테니, 검토하셔서 승인이 나면 추진하겠습니다.”

     구두 허락이 떨어졌다.

     이제, 나는 이 시기에 지브롤터에 와서 나를 가르쳐줄 사람을 수배하기만 하면 된다.

     “아.”

     지금 이 시점이라면, 괜찮은 사람이 있다.

     “아버지.”

     “왜.”

     “여자도 됩니까?”

     내가 여자에 미친 게 아니라.

     “제국 여자입니다.”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 마침 여자일 뿐이다.

     “…젊은 여자냐?”

     “제가 찾아본 정보가 틀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하….”

     그리고 젊은 여자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샬롯을 설득하는 건 네가 해라.”

     “예.”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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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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