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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0

       숙소로 돌아온 지몬은 레이나를 잡아끌더니 훈련장에 거의 집어 던지듯 내팽개쳤다.

         

       그녀는 특유의 균형감각으로 재빨리 자세를 회복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자세를 잡으려 할 때마다 그 중심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훈련이다.”

         

       옆구리, 정강이, 발목.

       그의 공격이 적중할 때마다 그녀의 몸은 충격과 함께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컥, 크윽! 아, 아버……윽!”

       “2주 동안 논 모양이구나. 몸이 둔해졌어.”

         

       딸이 괴로워하고 있음에도 그는 손속에 조금의 사정을 두지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황금 카니발의 단원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또 시작이군.”

       “차라리 우리보고 욕을 할 것이지.”

       “엉뚱한 애한테 화풀이하고 있네.”

         

       그들은 레이나의 처지가 안타까웠다.

       그러나 아까와 달리 지금은 그들이 나서기 힘든 자리였다.

         

       일단 지몬은 명목상 그녀에게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지지대와 무게중심을 계속 바꾸면서 넘어지지 않는 게 훈련의 내용이었다.

       그는 마구잡이로 때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훈련의 과정에 충실했다.

         

       그러나 저 정도 속도로 밀어붙이면 황금 카니발 내에서도 버틸 만한 이가 몇 없었다. 줄타기를 전문적으로 익힌 이나 간신히 쫓아갈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이 시대는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한 자식은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가 정말로 그녀를 크게 다치게 하거나 죽이려고 들면 몰라도, 그는 어디까지나 훈련의 범주 안에서 그 힘을 조절하고 있었다.

         

       실제로 어릴 때 아버지에게 많이 맞고 자랐던 단원들은 그의 행동이 불쾌하면서도 선을 넘었다고 비난할 순 없었다.

         

       “이 정도 실력이라니, 흥. 엘라에게 자리를 빼앗길만하군.”

         

       대신 그는 눈빛과 말로 그녀의 마음을 후벼팠다.

       그의 조소에 레이나의 몸이 잠시 멈칫했고, 그 순간 또 지팡이 세례가 그녀의 몸을 때렸다.

         

       그렇게 그는 10분 동안 훈련을 빙자한 폭력을 무자비하게 휘두르고는 휙 돌아섰다.

       딸이 흙바닥을 뒹굴며 땀과 침을 쏟아내며 끅끅거리고 있었지만, 그는 작은 위로도 베풀지 않았다.

       냉정하게 10분간 휴식을 선언하고 자율 훈련을 명령했다.

         

       단원들은 저럴 때마다 그녀를 달래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는 못했다.

         

       그녀는 단원들의 손길을 항상 뿌리쳤다. 아버지가 내건 과제를 어떤 일이 있더라도 완수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이 아버지의 험담이라도 할라치면 이를 악물고 그들을 밀어냈다.

         

       그나마 그녀와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는데, 그는 오늘 지몬이 멀리 심부름을 보내버렸다. 아마 엘라를 얻으면서 그를 트레이드로 넘길 심산이었겠지만, 단원들은 어차피 엘라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것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았다.

         

       로드 판타스틱은 자기 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단원들은 바닥에 너부러진 레이나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돌아보며 서둘러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혼자 편히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였다.

         

       과연 그들이 모두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녀의 입에서 욕이 흘러나왔다.

         

       방금의 훈련은 사실 그렇게 심한 강도도 아니었다.

       이따금 아버지의 심기가 뒤틀렸을 때 가하곤 하는 것이었다.

         

       2주 전까지의 그녀라면 이러한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돼.

       내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괜찮아질 거야.

         

       그렇게 그녀는 그녀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을 주문처럼 중얼거리며 마음을 다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하필이면 삼촌도 없어서 그런지 감정을 더 통제하기 힘들었다.

         

       가슴이 북받쳐 올랐다.

       눈물이 흘렀다.

         

       손톱으로 흙바닥을 긁었다.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이 감정의 이름은 분명 그리움이었다.

         

       이보다 더 즐거운 연습이 그곳에 있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동료들이 그곳에 있었다.

       누구보다 다정한 단장님이 그곳에 있었다.

         

       불과 2주뿐이었지만 그곳은 그녀의 고향보다 더 정겨운 곳이 됐다.

         

       그녀는 절벽으로 다가갔다.

       나무로 만들어진 발코니 난간에 기대어 섰다.

         

       십수 미터 아래에 난 골목길이 보였다.

       저 길을 따라가면 그곳으로 갈 수 있었다.

         

       5분, 아니, 3분만 걸으면 되는데…….

         

       그때, 말들이 우는 소리가 골목 아래에서 들려왔다.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그녀가 그리워하는 이들을 실은 마차가 방금 막 도착한 것이다.

         

       레이나는 재빨리 난간 아래에 기댔다.

       혹시나 그들이 자신을 발견하면 어쩌나 싶어서였다.

         

       절벽 아래로 그들이 지나갔다.

       화기애애한 대화 소리가 절벽을 타고올라왔다.

         

       레이나는 귀를 꽉 틀어막았다.

       듣고 싶지 않았다.

         

       자신은 절대 다시 속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리워 해봤자 자신의 마음만 아플 뿐이었다.

       보내주어야 했다.

         

       그렇게 웅크리고 있기를 몇 분.

         

       그녀는 귀에서 손을 뗐다.

       골목길은 고요했다.

         

       그들은 떠났다.

       그래도 그녀는 여전히 그들의 목소리와 웃음이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그녀는 얻어맞아서 욱신거리는 부위를 쓰다듬고 얻어맞지 않았지만 아려오는 부위를 감싸 쥐었다.

         

       아빠의 무릎을 베고 잠들었던 일.

       아빠와 별을 보았던 일.

       아빠가 옷을 입혀주었던 일.

         

       불과 어제 겪은 일인데도 먼 시절의 꿈만 같았다.

         

       그녀는 저 골목 너머를 향해 외치고 싶었다.

         

       아빠, 구해줘요.

       레이나가 여기 있어요.

       여기 너무 힘들어요.

       데려가 주면 안 될까요?

         

       그녀는 난간에 기대어 눈물을 닦았다.

         

       후회됐다.

         

       남아있겠다고 떼를 쓸 걸 그랬나.

       그게 설령 상대를 곤란하게 만든다고 해도.

       고집을 피워볼 걸 그랬나.

         

       곧 있으면 아버지가 부여한 휴식 시간이 끝났다.

       다시 훈련에 들어가야 했다.

         

       그녀는 벌떡 일어서는 자신이 싫었다.

       아버지의 말을 어기면 안 된다는 본능이 그녀의 몸을 움직였다.

         

       그렇게 발코니를 떠나려는 순간, 그녀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누군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그것도 그녀의 바로 옆에서.

         

       목소리의 주인은 그녀가 아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그가 여기에?

         

       도저히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분명 그분의 목소리가 맞았다.

       그가 자신을 보러 온 것이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옆을 돌아봤다.

         

       “단장…….”

         

       그녀의 입에 걸린 미소가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적막한 어둠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움에 자신이 환청을 들은 것일까?

       허탈한 한숨이 나왔다.

         

       레이나는 걸음을 옮겼다.

         

       바보 같기는.

       그분이 갑자기 이곳에 올 리가 없지.

       그건 계약이었잖아, 바보야.

       가짜라고.

       언제까지 환상 속에 살래?

       이제 현실을…….

         

       “레이나 양, 들리나요?”

         

       그녀는 다시 걸음을 멈췄다.

       분명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

         

         

       단원들을 받아들이는 데는 두 가지 범주가 있었다.

         

       시스템의 단원 관리 창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 대회 명부에 등재하는 것이었다.

         

       두 목록에는 차이가 있었다.

         

       시스템은 우선 세쌍둥이를 3명으로 헤아렸다.

       각자의 호감도가 따로 표시되었고 인스피라 역시 서로 다르게 부여되었다.

       그리고 일꾼인 랫맨은 제외되었다.

         

       반면, 후자는 랫맨을 서커스단의 직원으로 모두 포함했다. 그러나 세쌍둥이는 한 명의 곡예사로 취급되었다.

         

       시스템은 어떤 절대적인 존재의 판단이 개입된 것이었고, 대회 명부는 행정적 절차에 의한 것이었다.

         

       나는 입학시험 때, 스벤의 인스피라에 당해 정신적으로 허우적거리는 가스통을 되돌려 놓기 위해 그를 단원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스벤의 인스피라인 ‘광대의 허언’은 단원 외의 사람에게만 통용됐다.

       시스템에서 말하는 단원은 전자였기에 나는 그를 단원 목록에 추가하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의지를 발휘해도, 소리 내어 명령을 내려봐도 그는 단원 목록에 추가되지 않았다.

         

       결국에 대회의 규정을 통해 하나 남은 추가 선발권을 사용해야 했다.

       그렇게 공식적인 절차를 밟음으로써 그를 단원에 영입할 수 있었다.

         

         

       [단원 목록에 ‘가스통 할리우덴’이 추가되었습니다.]

         

         

       단원의 영입은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돌이켜보니 마야가 입단할 때도 이랬었다.

       그때도 나는 시스템을 발동하지 않았다.

         

       엘라가 그녀를 제멋대로 받아들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내 의지와 상관없는 그 행위로 인해 단원 목록에 마야가 추가되었다.

         

       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에서 한 가지 결론을 끌어낼 수 있었다.

         

       단원으로 영입하는 것에는 눈속임이 통하지 않았다.

       개인 의사의 합치나 사회적 절차 같은 요식 행위가 필요했다.

         

       하긴 내 마음대로 단원 목록에 넣었다 뺄 수 있다면, 곤란한 적을 만날 때마다 놈을 임시로 단원 목록에 추가해서는 의상실 기능으로 ‘무쇠 갑옷’을 입혀 꼼짝 못 하게 만들거나, 음향실 기능으로 ‘최대 음량’을 상대 귀에 때려 박아 고막을 터트리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 이번의 경우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서브 퀘스트-아빠 대행 아르바이트’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레이나 마기어’가 단원 목록에 추가됩니다.]

         

         

       레이나는 우리 서커스단에 정식으로 들어온 게 아니었다.

       임시로 머물렀다 떠나는 손님이었다.

       그런데 시스템은 그녀를 단원에 추가시켰다.

         

       나는 그것 때문에 오늘 새벽 내내 고민했다.

         

       게임이나 만화에서도 따로 떨어져서 행동하지만 ‘동료’ 판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이 그러한 경우가 아닌가 싶었다.

         

       사회적 구속이나 행정 절차와는 별개로 그녀의 진심은 이미 이쪽으로 기운 것이다.

         

       나는 아침이 밝자마자 바로 그녀에게 가서 이 소식을 알려주려 했다.

       내 마법으로 언제든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는 식으로.

         

       그러나 엘라의 연락을 받고 나는 그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로드 판타스틱이 그랬어. 레이나가 먼저 무대에 올라서 우리 서커스단에 대해 유언비어를 폭로할 거라고 말이야.”

         

       레이나가 지몬의 명령을 받고 자신들을 모함하려 하다니.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 일이었으나, 속마음은 왠지 씁쓸했다.

       동시에 화도 났다.

       그녀를 향한 것은 아니었다.

       로드 판타스틱을 향한 것이었다.

         

       기껏 그녀의 마음이 조금 건강해지나 했는데 그런 식으로 무너뜨리려 들다니.

         

       나는 레이나에게 연락을 취하려 했던 것을 그만뒀다.

         

       그녀가 여전히 지몬의 속박에 있는 이상 그녀와 통화하는 건 위험했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그녀는 예상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명령을 거부했다.

         

       그녀의 감상을 듣고 벌레 씹은 표정을 짓는 지몬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막판에 자신의 마음을 지켰다.

         

       물론 아직 불안하긴 했다.

       반항한 것은 이번 한 번뿐.

       다시 아버지의 명령에 굴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보여준 용기를 생각했다.

       그 정도면 그녀를 한 번 믿어봐도 되는 것 아닐까?

       그것이 그녀의 정신적 자립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고얀 놈, 못된 놈, 이 막돼먹은…….”

       “아이, 참! 시끄러워요! 언제까지 투덜댈 셈이에요?”

         

       가스통의 계속된 욕설에 엘라가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우리는 별장으로 돌아왔다.

         

       레이나에게 연락을 취할 참 방에 들어섰을 때, 마침 그녀 쪽에서도 소식이 왔다.

       시스템이 그녀의 바람을 감지한 것이다.

         

         

       [단원 퀘스트-아저씨, 나랑 비밀친구 할래?]

         

         

       나는 퀘스트의 내용을 읽고 웃음을 흘렸다.

       이 얼마나 기막힌 타이밍일까.

       그녀 쪽에서도 연락을 원하고 있었다.

         

       나는 음향실 기능을 통해 그녀와 대화 채널을 열었다.

         

       “레이나 양?”

         

       그러나 상대의 목소리가 들리다 말았다.

       뭐지? 여기에도 전파 간섭이나 장비 고장이 있나?

         

       “레이나 양, 들립니까?”

         

       다시 그녀를 불렀을 때, 건너편에서 그녀의 대답이 들려왔다.

         

       -다, 단장님……? 다, 단장님이세요?

         

       목소리만 들어도 그녀가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장난기를 담아 말했다.

         

       “후후, 우리 딸, 많이 힘들었나 봐요?”

         

         

       ***

         

         

       달빛 아래에 선 레이나의 모습은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섬뜩할 수 있었다.

         

       땀과 흙먼지로 지저분해진 소녀가 허공을 향해 무어라 소리치고, 울다 웃다 주저앉았다 벌떡 일어나는 둥, 마치 환청을 듣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간간이 들리는 ‘아빠’라는 단어를 통해 황금 카니발의 단원들은 그녀가 가진 마음의 병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는 탄식을 토했다.

         

       그들은 그레미가 외부에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그 사실을 알렸다.

         

       그레미는 레이나의 어머니와 의동생이었던 인물로 레이나의 외삼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는 비록 한쪽 다리를 절고 다녔지만 뛰어난 단검 곡예사였다.

       그는 다른 지방을 떠돌면서도 1, 2년에 한 번 레이나를 보러 오곤 했다.

         

       레이나는 어느 순간 차갑게 돌변해버린 아버지 대신 그를 잘 따랐다.

       황금 카니발 결성 때 함께한 것도 그런 인연 덕분이었다.

         

       동료들에게서 소식을 전해 들은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레이나가요? 젠장, 지몬 그 새끼가…….”

         

       그레미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원래부터 욕심 많고 허세가 심한 매형이었지만, 가족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았다.

       아내는 물론 딸도 진심으로 아꼈다.

         

       그런데 아내를 사별한 뒤로 그의 성격이 이상하게 변해버렸다.

       다른 문제는 둘째치고 레이나에 대해 가혹해진 것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레미를 비롯한 단원들은 뒤뜰로 나갔다.

       그들은 분명 환청을 듣고 횡설수설하는 그녀를 발견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이 그곳에서 본 것은 허공을 날고 있는 금발의 천사였다.

         

       그녀는 두 손을 등 뒤로 모으고 장대에 걸쳐진 줄과 줄 사이를 오직 발목의 힘만을 이용하여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넋을 놓고 그 광경을 바라봤다.

         

       레이나의 기술이 뛰어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딘가 기계적이고 직선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 또한 그들은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2주 만에 보는 그녀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그녀의 동작은 유연했고 그 움직임은 곡선을 그렸고, 그 자세에는 여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표정에 떠오른 미소가 압권이었다.

       아름다운 동작에 맞춰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에 3연속 공중제비를 돌 때는 큰소리로 웃기까지 했다.

         

       그레미는 전율했다.

       마치 누님이 살아 돌아온 것 같았다.

         

       그녀의 몸이 줄 위에 착지했다.

       단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도 변했다.

       2주 전이라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엘라와 함께 보낸 시간 덕분인지 그들도 어느새 연습을 흥겹게 즐기게 됐다.

       무엇보다 항상 우중충해 있던 레이나가 밝아진 것이 반가웠다.

         

       그들은 그녀에게 연습을 계속할 것을 원했다.

       일부는 주정뱅이 관객들이 던질 법한 대사를 던지기도 했다.

         

       “그럼 계속해보겠습니다.”

         

       원래 명령받은 연습은 1장뿐이었지만, 레이나는 그들의 호응에 힘입어 다음 동작을 계속해 나갔다.

         

       관객들이 웃으며 환호할 때마다 그녀의 입에도 미소가 피어올랐다.

         

       아, 서커스는 재밌는 거구나.

         

       그녀는 가장 높게 걸쳐진 줄을 밝고 위로 튕겨 올랐다.

       그 순간, 저 멀리 나무 뒤로 비치는 다른 별장의 모습을 보였다.

         

       그는 멀리 있지 않았다.

       저곳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를 응원해주고 있었다.

         

       2장에서 사용되는 한 줄의 리본이 그녀의 손목에서 흘러나왔다.

       금빛 비단이 풀리면서 수 미터의 꼬리를 허공에 그렸다.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금빛 궤적이 춤췄다.

       —–

       

       

       

       

       

       

       

       

       

       

       흑과 금 (끝)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마비경단 님, 2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아홉 번째 챕터가 끝났습니다!
    레이나의 합류는 좀 더 기다려야 되겠네요..하하…

    다음 챕터의 이름은 ‘병 속의 악마’입니다.
    아직 내용이 완전히 정리가 덜 끝나서
    일요일은 쉬어야 하나 고민입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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