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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0

       [아피스에는 세 가지 모드가 존재합니다. 개인의 기량을 시험하는 1:1. 빠른 템포로 서로의 전략을 시험하는 3:3. 그리고 집단이 서로 힘싸움을 벌이는 5:5]

       

       [5:5 모드는 전장의 종류에 따라 승리 방식이 바뀝니다만 그 근간은 어디까지나 힘싸움입니다. 집단과 집단이 격돌하여 거기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5:5 모드에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죠.]

       

       [뒤에서 기습을 가해도 좋고, 원거리에서 포격을 가해도 좋습니다. 근접 덩치들만 뽑아서 상대를 힘으로 찍어 눌러도 됩니다. 리스폰 지역에서 캐릭터

       는 얼마든 바꿀 수 있으니 상황에 맞춰 적절한 캐릭터를 선택하세요!]

       

       [5:5 모드를 하려는 당신을 위해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엔리에게 부탁을 받고서 집으로 돌아온 나는 마이튜브를 켜서 5:5모드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부터 알아보았다.

       

       본인이 사람들에게 알려줄 것은 어디까지나 싸움의 방식이긴 하다만 이주 남짓한 시간 동안 모든 것을 가르칠 순 없다.

       

       그러니 저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만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를 위해서는 5:5모드가 어떤 식으로 굴러가는 게임인지를 내가 알아야했다.

       

       마이 튜브에 공략 영상을 올린 자의 설명을 들어보면 5:5모드는 쉬이 말해 다섯과 다섯이 붙어 힘싸움을 벌이는 게임인 것 같았다.

       

       다수와 다수가 싸움을 벌이니 자연스레 난전이 펼쳐지고 그 속에서 이기고 지기를 반복한 끝에 먼저 승리조건을 달성하는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승리조건은 당연 힘싸움에서 승리한 쪽이 더 달성하기 쉽게 되어 있고.

       

       머리가 아프군.

       

       난전이 펼쳐질 경우에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당연 한 사람을 상대할 때보다 훨씬 더 많다.

       

       단순하게 적이 더 많은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난전에서는 적을 신경 쓰는 것만큼이나 아군에게도 신경을 써야 한다.

       

       나를 제외한 아홉 모두가 어찌 움직이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가르쳐야하는 이들의 수준이 엔리와 비슷하거나 어쩌면 그보다도 더 부족하겠지.

       

       한 사람과 싸우는 것조차 벅차하는 이들에게 아홉을 신경 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니.

       

       벌써부터 고난이 예상되는구나.

       

       나는 한숨과 함께 스마트폰을 내던지고서 캡슐 안에 몸을 뉘었다.

       

       아직 엔리와 같은 편이 된 사람들을 만날 때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5:5모드라는 것을 몸소 체험해볼 생각이었다.

       

       아피스에 접속해 5:5 모드 일반전을 선택하니 대충 1분 정도가 지난 후에 게임이 잡혔다.

       

       그러자 주변의 풍경이 벽돌로 된 어느 방으로 바뀌며 내 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맵 : 아카르타 시장]

       [마차의 호위를 준비하십시오!]

       

       호위? 그 메시지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려던 때에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님들 뭐하실 거에요? 저 정령궁수 하고 싶은데.”

       “뭔 정령궁수에요. 지금 호위해야 하는데.”

       “정령궁수가 호위 맵에 얼마나 유용한데요!”

       “하. 진짜 일겜 돌겠네.”

       

       다른 이들은 이 모드에 익숙한 듯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로 이를 갈며 말을 하는 것이 사이가 좋아보이진 않는구나.

       

       나는 이 게임을 체험하러 온 입장이기에 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한 남자가 내 얼굴을 보고는 고갤 갸웃거리더니 허공을 몇 번인가 툭툭 건드렸다.

       

       그리고는 눈을 크게 뜨더니 내 얼굴을 보고서 경악스럽다는 듯 소리쳤다.

       

       “화령님?! 화령님 맞죠?”

       “그렇다마는.”

       “귀하신 분이 왜 이런 누추한 곳에?!”

       “화령님이요? 진짜?”

       “찐이에요? 사칭 아니죠?”

       “화령! 방송 왜 안 켜!”

       

       한 사람이 내 이름을 외치자 다른 이들이 무슨 진귀한 짐승이라도 보는 것처럼 내게 달려와 무어라무어라 말을 지껄여댔다.

       

       화룡무인에서는 다들 약간 거리를 둔 채 철창 너머의 짐승을 구경하듯 나를 바라보았다면 지금은 길을 가다 유명한 사람을 만난 것처럼 사람들이 달려드는구나.

       

       이제는 이런 관심에도 익숙해질 법하거늘 영 어색했다.

       

       본인의 생 중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지는 인생이었던지라.

       

       내가 말없이 웃으며 곰방대를 물자 내 팀원이 된 이들이 탄성을 내지르며 무어라무어라 떠들기 시작했다.

       

       “화령님이 있는데 포격조합은 아니죠!”

       “화령님은 천마하셔야 하니까 거기에 맞추죠?”

       “천마면 돌진 조합으로 맞춥시다.”

       “어차피 화령님이 원맨캐리 해주실 거니까 지원조합은 어때요.”

       “괜찮은데요?”

       

       네 녀석들끼리 뭘 정해두는 것이냐.

       

       본인은 딱히 본인을 선택할 생각이 없었다만.

       

       어차피 놀러온 것인지라 전투마법사를 골라서 마법의 연습이나 할 셈이었단 말이다.

       

       허나 나는 네 사람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도저히 무시할 수가 없었다.

       

       하아. 저토록 기대를 하는데 한 번쯤은 어울려주도록 하자꾸나.

       

       결국 내 가장 큰 목적은 어디까지나 5:5모드를 체험하는 것에 불과했으니.

       

       본인이 창을 조작하여 천마를 고르자 다른 이들이 흥분에 찬 소리를 내며 서로 의견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기이하구나.

       

       처음에 만났을 적에는 당장에라도 다툴 것처럼 날선 대화를 나누던 녀석들이 이런 식으로 마음을 맞추다니.

       

       본인이 플레이하는 천마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것이냐?

       

       다른 팀원들이 일사천리로 캐릭터를 고르자마자 문이 열리더니 천옷을 입은 남자 하나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럼 예정대로 물건의 호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갑자기 찾아와 무슨 소리를 하나 싶었지만 다른 이들이 남자를 따라 방 바깥으로 나가기에 나도 그 뒤를 따랐다.

       

       “화령님은 5:5 모드 처음하시는 거죠?”

       “그렇다. 이제 무얼 하면 되는 게냐?”

       “이 맵은 운반 맵이에요. 지켜야 할 물건이 들어있는 마차를 도착 장소까지 지키기만 하면 되죠. 반대로 상대는 마차를 부수면 이기는 거고요.”

       “그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나?”

       

       본인이 무언가를 지켜 본 경험이 많지는 않으나 부셔 본 경험은 많기에 알고 있다.

       

       이런 호위는 지키는 쪽보다 부수는 쪽이 훨씬 더 쉽다. 파괴를 노리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호위가 끝나면 편을 바꿔서 부수는 것도 하거든요. 그래서 둘 중에 호위를 더 잘한 쪽이 승리를 거두죠.”

       

       과연. 어차피 둘 다 파괴의 기회를 얻기 때문에 공평해지는 것인가.

       

       “둘 다 호위에 성공한다면?”

       “그럼 더 빨리 도착한 쪽이 이깁니다.”

       

       흠. 나름 공정을 기하기 위해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이기는 하는 구나. 천 옷을 입은 남자가 마차의 위에 앉자마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게임이 시작됩니다.]

       [마차를 호위하십시오.]

       

       마차가 처음으로 발을 들인 곳은 사람이 가득한 거리였다.

       

       보통 이렇게 인파가 많은 곳은 습격을 당하기 좋은 장소이기 때문에 주변에 기감을 퍼트린 채 습격을 대비했으나 마차 근처에 있는 다른 팀원들은 느긋해 보였다.

       

       꼭 습격이 오지 않을 거라 확신하는 것처럼.

       

       그것이 의문스러워 물어보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무고한 시민을 건드리면 패널티가 작용하거든요. 어차피 한 번 습격해서 적을 쓰러트린다고 해도 유저는 다시 리스폰 되니까 패널티를 감수할 이유가 없는 거죠.”

       “상대가 없는 동안 마차를 무너트리면 되잖나.”

       “안 돼요. 마차에는 방어막이 설치되어 있거든요.”

       

       팀원 중 하나가 마차의 주변을 힘을 실어 건드리자 아무것도 없던 곳에 반투명한 막이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냈다.

       

       “이걸 부수고 마차를 망가트리는 게 목표긴 한데 한 번 공격해선 안 부서져요. 운 좋으면 세 번. 운 나쁘면 네 번 정도 한타에서 이겨서 마차를 공격해야 이걸 부술 수 있을 걸요.”

       

       가만 조건을 들어보니 호위를 하는 쪽이 마냥 불리한 것도 아니군.

       

       어느 쪽이든 몇 번의 기회를 지니고 있는 셈인가.

       

       그렇게 잡담을 나누며 앞으로 나아가다보니 어느 순간 인파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서 여유를 부리던 팀원들의 얼굴에도 긴장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슬슬 공격이 들어올 타이밍이에요.”

       “정해진 공략 같은 게 있는가 보군.”

       “네. 그렇죠. 이 게임도 꽤 오래됐으니까 다들 고여 있거든요.”

       

       팀원의 예상은 정확했다. 인파가 사라지는 길의 골목 뒤에서 적들이 대기하고 있는 게 기감에 잡혔으니까.

       

       저기에서 우리가 지나가는 순간 단번에 습격을 할 생각인 건가.

       

       “잠시 다녀오마.”

       “네?”

       

       나는 팀원들에게 그리 말을 하고 나서 혼자 앞으로 나와 적들이 숨어 있는 골목으로 향했다.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적들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자신들의 습격이 들켰음에도 불구하고 적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저 사람 혼자다!”

       “공격해요!”

       “조져!”

       

       오히려 본인이 혼자라는 것을 파악하고는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내게 달려들었다.

       

       먼저 나를 쓰러트림으로써 상대할 적의 수를 줄일 생각인 건가.

       

       지극히 옳은 판단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상대가 그리 좋지 못했다.

       

       맨 먼저 나를 붙잡기 위해 달려든 녀석의 턱을 후려처 땅에 쓰러트려주자 남은 다섯과 나 사이에 미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무얼 하느냐. 덤비지 않을 것이냐?”

       

       *

       

       우연히 화령과 같은 팀원이 된 아피스 유저 모찌는 훌쩍 앞으로 가버린 화령을 말리기 위해 뒤늦게나마 따라갔다.

       

       화령을 걱정해서는 아니었다.

       

       이전에도 화령이 방송을 킬 때마다 챙겨보았던 그는 화령이라는 사람이 상식으로 판단할 수 없는 괴물이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평범한 유저를 상대로 하는 5:1 정도는 가뿐히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렇지만 다른 세 명은 아니다.

       

       그들은 화령의 원맨 캐리를 돕기 위해 지원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캐릭터들을 골랐다.

       

       어쨌건 아피스의 캐릭터 중 하나인 만큼 충분히 적들과 싸울 수 있기는 하지만 숫적으로 불리한 싸움에서 승리를 거둘 순 없다.

       

       지금 이 길목은 상대 유저들이 기습을 노리기 위해 숨어있을 게 분명한 지역.

       

       만일 이 상황에서 마차가 습격 당한다면 다른 팀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될 터였다.

       

       그래서 모찌는 화령에게 마차 옆에 붙어있어달라 부탁을 하려 그녀의 뒤를 따라온 것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빠른 화령을 따라잡기 위해 모찌가 최선을 다하던 중 저 앞에서 다툼의 소리가 났다.

       

       화령님이 적이랑 만난 건가?!

       

       더 속도를 높여 간신히 화령은 따라잡은 모찌가 보게 된 것은 적 다섯을 바닥에 눕힌 채 상처 하나 없이 서 있는 화령의 모습이었다.

       

       “왔느냐? 다 처리를 해두었느니라.”

       “어어… 그렇게 보이네요.”

       

       그 뒤로도 화령은 마차의 호위를 하던 도중에 저 혼자 슬쩍 떠나서는 적들을 처리하고 돌아왔다.

       

       처음엔 다른 팀원들도 화령의 단독행동에 당황을 했지만 몇 번인가 같은 일이 반복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어련히 알아서 처리하고 오시겠지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들의 유일한 불만은 화령이 직접 싸우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점뿐이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완벽한 호위였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호위를 끝마친 팀원들은 마차 주인의 감사를 들으면서도 떨떠름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화령이 워낙 강하니 날로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적어도 손질은 하고 먹여줄 줄 알았는데 설마 갓 잡아서 펄떡이는 상태 그 자체로 입 안에 넣어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그럼 이제 습격을 할 차례인가?”

       “네. 습격 포인트 알려드릴.”

       “괜찮다. 처음부터 공격을 할 생각이니까.”

       “그럼 시민들한테 피해가 가서 패널티가.”

       “패널티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게 생기기 전에 마차를 부수면 아무런 문제도 없지 않으냐.

       

       화령의 단호한 말에 팀원들이 눈을 끔뻑였다.

       

       그게 되나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날로 먹는 것도 적당히 날이어야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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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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