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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1

       마차의 보호막을 단번에 박살냄으로써 게임을 빠르게 끝내고 나온 나는 즉시 다음 게임으로 넘어갔다.

       

       여타 다른 5:5 게임의 모드가 어떤 식으로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 구역을 두고 다투는 점령이라던가.

       

       서로 지정된 물건을 지키고 빼앗는 깃발 뺏기 같은 것들에 발을 담가보며 느낀 것이다마는.

       

       본인을 알아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

       

       매 게임에 들어갈 때마다 내 얼굴을 알아보는 이가 최소 한 명은 존재하는데다가 내 이름을 알아듣는 이는 그보다 더 많았다.

       

       가끔가다 그게 누군데? 라는 물음을 던지는 자가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런 순수한 자가 나오면 나를 아는 놈들이 와! 화령님 모르시는 구나! 정말 대 단 하 십 니 다! 같은 소리를 해가며 나에 대한 걸 알려대니 차라리 아는 사람만 있는 편이 낫단 생각이 절로 들더군.

       

       그래서 난 그냥 방송을 켰다.

       

       – 화령님! 방송 켜줬구나!

       – 믿고 있었다고! 젠장!

       – 그래서 오늘 뭐함?

       – 어제 못했던 전마 각이야?

       

       “나와 함께 5:5 아피스 5:5 모드를 해 줄 시청자를 모집하겠다. 알아두어야 할 것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난 구경만 할 테니 알아서 게임을 해 줄 이들만 오도록 하거라.”

       

       제대로 게임을 체험하기에는 이 편이 나았다.

       

       어떤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던 간에 본인이 끼어버리면 난장판이 되는 지라 차라리 본인이 없는 게임에서 사람들이 어찌 움직이는 지를 보는 게 더 나았다.

       

       대놓고 민폐를 끼치겠다는 소리인지라 사람이 쉬이 모일 거라 예상치 않았다만 달랐다.

       

       사람은 순식간에 모여들었다.

       

       “뚫었다!”

       “안녕하세요! 화령님!”

       “내가 화령님을 실제로 보게 되는 날이 오다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아. 겁나 빠르네.

       – 벌써 다참?

       – 한 판 하면 바꾸는 거지?

       

       심지어 나와 함께 게임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탄을 하는 이들도 부지기수였다.

       

       넷이서 고생을 하게 되는 것보다 나와 함께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게냐?

       

       서로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이야기하며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이들을 구경하던 중에 누군가가 후원을 보냈다.

       

       – 아악귀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근데 5:5 모드는 갑자기 왜 함?]

       

       “우선 후원을 해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마. 왜 이 짓거리를 하는가 하면 엔리가 도움을 청했기 때문이다.”

       

       – 아쓰대 코칭 하는 거야?

        – 이 사람한테 코칭 맡겨도 되는 겨?

       – 코칭 = 개같이 굴리기

       

       “그러니 지금 나와 함께하는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 내게 5:5 모드가 어떤 게임인지 알려다오.”

       

       내가 친히 부탁을 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처음으로 함께하게 된 이들은 의욕이 넘쳤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내게 쉴 새 없이 5:5 모드에 관한 지식을 알려줌과 동시에 넷이서 상대로 나온 다섯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정도로.

       

       그걸 보면서 느낀 것은 나 혼자 모든 걸 박살내던 5:5 게임은 진짜 5:5 게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5:5를 하는 이들의 사이에서는 많은 심리전이 오가고 있었다.

       

       상대의 조합을 예측해 그를 파훼하는 조합을 준비하고.

       

       상대가 조합을 바꾸는 것에 따라 유기적으로 캐릭터를 바꾸고.

       

       그에 따라 즉각적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때로는 호위를 포기하고 적을 공격하러 가기도 하는 둥.

       

       저들은 5:5 모드라는 게임 내에서 수많은 전략을 짜내고 직접 수행을 하고 있었다.

       

       “이 게임이 오래 돼서 전략이 나올 건 다 나온 상태거든요. 거기서 이제 서로 가위바위보를 하는 거에요.”

       “지금 그대들 정도는 계급으로 따지면 어느 정도지?”

       “지금 모인 사람들 계급 보면 대충 플다구간쯤 되지 않을까요?”

       “그대들의 아래에 있는 자들은 이런 전략을 다 알고 있는가?”

       “다 알죠. 워낙 고이고 고인 게임이라.”

       

       그렇다는 건 서로 정형화된 전략 속에서 돌고 도는 게임을 한단 것인가.

       

       본인에게는 잘 된 일이구나. 본인은 전략이나 기책에 능통한 인간이 아니니까.

       

       본인에게 있어 전쟁이라는 건 홀로 군단을 상대하는 일이었던지라 다수와 다수가 다투는 전장에 익숙치 못하거든.

       

       5:5 모드의 체험은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나는 시청자들을 바꾸어가며 계속해서 5:5 모드가 흘러가는 것을 살폈다.

       

       게임 내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를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그러던 와중에 엔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화령님! 지금 팀원들 다 모였어요! 제가 있는 방으로 오시면 돼요! 팀원들 소개시켜 드릴게요!>

       “슬슬 시간이 된 것 같구나. 이번 게임은 빠르게 끝내겠다.”

       

       상대의 마차를 박살내는 것으로 호위 임무를 끝마친 나는 바로 엔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 곳에선 여러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들의 엔리와 같은 편을 맺은 사람들인건가.

       

       애써 밝은 체를 하고는 있다만 다들 마음속에 짐을 안은 것이 훤히 보이는 구나.

       

       그나마 가운데에 있는 목소리에 세월이 묻어나는 저 자가 다른 이들을 다독이고 있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다들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을 게야.

       

       “화령씨! 어서와요!”

       

       그 속에서 어떻게든 분위기를 띄우려 노력하던 엔리는 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왔다.

       

       눈에서 수심이 묻어나는 것이 꽤나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가 보구나.

       

       내 도움으로 저 짐을 덜 수 있으면 좋으련만.

       

       엔리의 뒤를 따라서 다른 이들이 내 쪽으로 모여 들었다.

       

       그녀의 팀원들도 내 쪽으로 모여 들었다.

       

       엔리는 등을 돌리더니 특유의 활기찬 어투로 나를 소개해 주었다.

       

       “다들 아시죠? 요새 커뮤에서 제일 유명한 사람인 화령씨입니다! 저희 코치를 맡아주기로 하셨어요!”

       “반갑군. 화령이라고 한다.”

       

       인사를 하며 사람들의 얼굴을 살폈다. 다들 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반가워하면서 동시에 걱정스럽다는 듯이 나를 보는 것이 자신들을 얼마나 굴려댈 지는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 평소 사람들에게 어찌 비치는 지 알 것 같군.

       

       나를 보자마자 저런 반응이라니.

       

       너무 과한 걱정이지 않나?

       

       내가 사람들을 가르칠 때 좀 험하게 굴리긴 한다만 어디까지나 버틸 수 있을만큼만 굴리는 것이다만.

       

       엔리의 주도 하에 그녀의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저들의 소개를 들었다.

       

       바니. 배민황. 나희에 나비린인가.

       

       엔리는 그들의 이름을 소개하며 그들이 어떤 캐릭터를 하고 어떤 플레이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이야길 해줬지만 난 그 설명을 반쯤 흘려들었다.

       

       엔리가 말하는 것보다는 내 눈으로 파악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겠느냐.

       

       어차피 조금 있으면 저들이 실전에서 싸우는 걸 보게 될 터이니 그 때 내 냉정히 판단을 내리도록 하마.

       

       그리고 그 마지막에 이 팀이 만들어지게 된 원흉인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VR의 육신을 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척하다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몸짓에서 우울함이 묻어나고 있다 해야 할까.

       

       웃고는 있지만 속은 썩어 문드러져간다는 것이 티가 나는 사람이었다.

       

       엔리의 팀원들 중에 밝은이가 없긴 했지만 이 자는 그 중에서도 특히나 심각하구나.

       

       지금은 버티고 있지만 어느 선을 넘는 순간에 그대로 무너져 내릴 것 같다만.

       

       “안녕하세요. 달빛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 아피스 프로를 하다가 최근에 방송을 시작한 사람입니다. 화령님은 여러 영상에서 자주 뵈던 분인데 직접 만나니 신기하네요.”

       “그래. 반갑다.”

       

       그와 인사를 나눈 나는 엔리와 다른 이들의 양해를 구하고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 집단을 이끄는 자는 이 녀석이다. 그러니 사람들을 어찌 가르칠 지에 대해서도 이 자의 의향을 따라주어야 한다.

       

       방향성의 결정은 우두머리가 하는 것이니 말이다.

       

       바지로 살아 본 경험이 있어서 잘 알지. 머리가 머리의 취급을 받지 못하면 얼마나 서러운가.

       

       초면인 내가 무너질 듯한 이 녀석을 지탱해 줄 수는 없으니 이런 부분에서라도 배려를 해주어야지.

       

       “그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한 이유는 앞으로의 방침에 대해 듣고 싶어서다.”

       “방침 말입니까?”

       “그래. 어쨌든 그대가 팀의 수장이니만큼 여기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생각 정도는 있을 것 아니냐?”

       

       그리 물어보자 달빛은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허공에 창을 몇 개 띄워서 내게 보여주었다.

       

       “어제 팀이 정해지고 나서부터 분석을 해 본 건데요…”

       

       나는 달빛이 이야기해주는 것 중 대부분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 중 대부분은 아피스 게임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였으니까.

       

       이 캐릭터가 떠오르고 저 캐릭터가 저물어서 조합의 방향성이 뭐가 좋고.

       

       이런 저티어 리그에선 이런 조합이 괜찮고 우리 팀에 적용을 시키면 이렇게 되니 뭐니.

       

       아피스의 1:1 모드를 꽤나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시스템에 대해 온전히 알지 못하는 나다.

       

       그런 내가 방금 전 게임이 어떻게 굴러가는 지를 깨우친 5:5 모드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을 리가 있나.

       

       그래도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두 가지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첫째로 이 자가 크나큰 실패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그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점.

       

       둘째로 이 자가 내게 원하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화령님은 팀원들이 단체로 움직이는 데 익숙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세요. 결국 단체전에서는 팀이여야 이길 수 있으니까요. 가능할까요?”

       “물론. 본인을 누구라 생각하느냐.”

       

       개인으로서의 날카로움보다는 다섯이 하나 되어 움직일 수 있게 해달라 인가.

       

       방향성만 제대로 잡혀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남은 이주 동안 좀 고생을 해야겠지만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정 안 되면 다소 거친 수단을 써버리면 그만이고 말이다.

       

       “감독님! 상대 스크림 준비됐대요!”

       “그럼 시작해봅시다.”

       

       엔리가 ‘화령님! 최선을 다하고 올 테니까 잘 봐주세요!’ 라는 말과 함께 떠나간 뒤 나는 달빛과 함께 엔리의 팀이 다른 이들과 싸우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게임이 흘러가는 양상은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었다.

       

       오합지졸.

       

       게임의 전장이 어떻고 승리조건의 종류가 어떻고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또한 저들의 조합이 어떻고 전략이 어떻고 하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한 팀이 된 다섯이 제대로 된 의견조차 나누지 않고 따로 놀고 있는데 거기서 어찌 의미를 찾겠는가.

       

       저들은 다섯이 뭉쳐 싸우고 있었지만 조금도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이리 생각을 하는 건 본인만이 아닌 듯 같이 게임을 보고 있는 달빛의 표정도 그리 좋지 못했다.

       

       그가 바라는 것과 정 반대의 양상으로 게임이 흘러가고 있으니 표정이 좋을 수가 없겠지.

       

       “달빛.”

       “네?”

       “굳이 이 스크림이란 것을 더 해야 하느냐?”

       

       이것과 비슷한 일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하여도 달라질 것은 없어 보였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마당에 팀으로써 게임을 한다 하여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내가 그리 이야기를 하자 공감이 가는 듯 달빛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는 스크림을 파하는 것엔 반대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좀 더 느껴볼 필요가 있으니까요.”

       

       아아. 저들이 직접 문제를 느껴야 고치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소리더냐.

       

       알겠다. 그대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마.

       

       우선은 지켜보도록 하자꾸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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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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