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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1

   며칠 뒤 사자단은 라헬른 아카데미로 복귀했다.

   하덴하르츠의 일이 정리되기도 했고, 언제까지고 하덴하르츠에 머물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복귀하게 된 라헬른 아카데미는 그야말로 난리였다.

   무려 세계 침식자와 관련된 임무를 훌륭하게 해낸 샬롯의 사자단과 펠레이의 거해단이다.

     

   당연히 두 단의 이름은 하늘을 찌를 듯이 명성이 드높아졌다.

     

   오죽하면 2기생들의 귀족들은 대부분이 1지망으로 사자단을 뽑고, 평민들은 거해단을 뽑는 상태였다.

     

   하지만 정작 크라슈의 이름은 그렇게 많이 거론되지 않았다.

     

   라이나 세나, 하링이야 크라슈의 활약을 잘 알고 있지만.

   그의 활약을 직접 두 눈으로 본 이들이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크라슈 또한 이번 일을 키울 생각이 없었다.

     

   ‘아직 일러.’

     

   이번 건은 연루된 집단이 너무 많았다.

   제국과 스타론부터 시작해 세계 침식자인 익시온까지 있었으니까.

     

   거기에 크라슈와 관련된 인물들도 상당히 많이 연관되어 있었다.

     

   그러니 크라슈는 주위를 대충 언질해 두었다.

   다들 어디 가서 떠드는 성격들은 아니라 다행이었다.

     

   그렇게 대충 하덴하르츠의 일은 일단락됐지만.

     

   크라슈는 또 다른 크나큰 문제를 맞이하고 있었다.

     

   “일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냐.”

   “미, 미안해. 내가 보고를 올려 버려서…….”

     

   크라슈는 지금 라헬른 아카데미의 손님 대기실에서 하링과 함께 앉아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다름 아닌 광도제에게 중상을 입었었던 독왕이 직접 크라슈를 찾아오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무려 천하십강이 직접 행차하는 상황이다.

     

   이름이 이름이다 보니 몰래 올 수도 없는 노릇이라 독왕은 라그렌 가문의 이름으로 직접 라헬른 아카데미에 방문할 것이라는 말을 넣어 놓았다.

   덕분에 라헬른 아카데미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소란의 당사자가 된 크라슈는 조금 피곤한 얼굴이 되었다.

     

   아주 그냥 일들이 끊이지를 않는다.

     

   ‘입학한 지 이제 한 달이 되었는데.’

     

   대체 그사이에 일어난 일들이 몇 개인 거지.

     

   원래는 에벨아스크가 광도제를 시체로 만드는 데는 꽤 걸릴 테니.

   그동안 흑마녀의 접근을 막을 방법을 준비해 두고, 곧 있으면 올 중간 평가를 대비해 당분간 수련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대뜸 독왕의 방문이라니.

   일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니 아주 죽을 노릇이었다.

     

   [ 전부 네가 저지른 일들의 대가이지 않으냐. ]

   “찍찍.”

     

   크림슨가든과 에벨아스크의 시체 쥐가 동시에 동의를 보였다.

   괜히 핀잔주는 녀석이 한 명 더 늘어나 버렸다.

     

   “……너로서는 당연히 보고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상관없다.”

     

   그러니 크라슈는 침울해하고 있는 하링에게 넌지시 말을 던져두었다.

   라그렌 가문의 원수였던 광도제를 쓰러트렸다.

     

   아버지였던 독왕에게도 그건 오래 묵힌 원한이었을 테니 그를 위해서라도 알려주고 싶었으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를 왜 만나러 오는 거지.’

     

   솔직하게 말해 광도제를 쓰러트린 건 자신이 아니라 라이다.

   크라슈 혼자서는 아직 세계 침식자가 감당 불가능했으니 말이다.

     

   실제로 멸천월화를 먹였음에도 멀쩡히 움직이던 광도제를 보며 크라슈는 힘의 한계를 느꼈다.

   아직도 자신이 갈 길은 한참 멀었다고 말이다.

     

   어쨌든 그런 광도제를 쓰러트리는 데 가장 이바지한 것은 다름 아닌 검왕 라이 발하임이다.

     

   ‘형님을 만나서 감사 인사를 한다면야 이해 못할 것도 없지만.’

     

   왜 자신을 만나러 오는 걸까.

   크라슈는 그것이 줄곧 의문이었다.

     

   ‘독왕에 관한 건 거의 아는 게 없단 말이지.’

     

   크라슈가 활동한 시절에는 독왕은 이미 백귀인 비앙카의 손에 죽어 있었으니까.

     

   그래서일까, 다른 때보다 긴장됐다.

   여기서 생길 일이 확실하게 미래를 바꿔 버릴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금 긴장된 표정으로 기다리던 순간.

     

   끼익-

     

   손님맞이 실의 문이 열렸다.

   크라슈와 하링의 시선이 동시에 문으로 향했다.

     

   그러자 걸어 들어온 것은 적당한 체격의 중년 남성이었다.

     

   하링과 같이 검은색에 보랏빛이 감도는 머리카락.

   하링과 똑같이 차가워 보이는 눈매.

     

   거기에 그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향은 각종 독이 조합된 향이었다.

     

   독왕(毒王)

   하우란 라그렌

     

   천하십강의 또 다른 일원인 그가 이곳에 나타났다.

     

   진한 눈썹 아래 하우란의 시선이 천천히 뻗어졌다.

   그리고 그 시선이 제일 처음 닿은 곳은 하링이었다.

     

   곧 그의 발걸음은 하링의 앞으로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크라슈는 자기에게 오는 것이 아님에도 거대한 존재감을 느꼈다.

     

   “하링.”

     

   하우란의 차가운 시선이 닿은 순간 하링이 움츠러들었다.

   왜냐하면 곧 이어질 행동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우란의 눈썹에 서서히 쌍심지가 섰다.

     

   “분명히 가문에서 어디 가지 말고 얌전히 있으라 했을 텐데.”

     

   음산한 그의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그것만으로 하링과 크라슈는 순간 숨이 턱 하니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과연, 천하십강.

   몸에서 흘러나오는 아우라 자체가 차원이 달랐다.

     

   압박감 속에서 하링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하우란의 입에서 곧 깊디깊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네가 큰일 나는 줄 알고, 아빠가 걱정했잖아.”

     

   그리고 다음 말이 들린 순간 크라슈가 눈을 깜빡였다.

   왜냐하면 그 말과 함께 그의 몸에서 쏟아지던 압박감이 한 번에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방금까지 차갑디차갑던 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온순하게 변해 있었다.

     

   딸 아이가 위험한 곳에 들어간 것에 화를 냈을 뿐.

   그는 하링을 그렇게 다그치려고 하려는 마음이 없어 보였다.

     

   “다친 곳은 없고?”

   “예, 죄송합니다.”

   “다친 곳이 없다면 됐다.”

     

   어느새 하우란은 하링에게 다가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하링 또한 그 손길이 무척이나 익숙한 듯싶었다.

     

   ‘독왕이 이런 사람이었나.’

     

   하링의 가족사를 잘 모르는 크라슈다.

   그래서인지 크라슈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왜인지 하링이 백귀가 된 비앙카에게 왜 목숨을 잃을 수 있음에도 무릅쓰고 복수했는지도 알 거 같았다.

     

   ‘가족 관계가 애초에 좋았네.’

     

   크라슈의 기준으로 상상하면 가족은 늘 서로 물고 뜯으니.

   이런 식으로 화목한 가정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윽고, 하우란의 시선이 크라슈에게 닿았다.

     

   “그리고 네가.”

   “아, 크라슈 발하임입니다.”

     

   크라슈가 서둘러 자기소개를 한 순간이었다.

     

   찌릿!

     

   크라슈의 제 육감이 반응하며 이 자리에서 대뜸 도망치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그 신호에 크라슈가 의아한 표정을 짓기도 전.

   크라슈는 자기 목에 들이밀어지는 죽음의 손길을 느꼈다.

     

   화륵!

     

   그러자 조건 반사적으로 크라슈의 몸에서 멸화침식의 기운이 불러일으켜졌다.

   한순간에 달구어진 몸과 함께 크라슈가 반사적으로 우뢰성에 손을 뻗다가 멈칫했다.

     

   ‘당했다.’

     

   그 생각이 스치자 하우란의 눈이 게슴츠레 떠졌다.

     

   “들은 대로 흔한 후기지수 수준은 아니군.”

     

   지금 건 하우란이 일부러 살기를 보내 자신을 시험한 것이었다.

     

   한동안 전장에서 날이 선 채로 구른 탓일까.

   살기에 너무 쉽게 반응하고 말았다.

     

   하지만 하우란은 살기를 거두지 않았다.

   오히려 노골적으로 크라슈에게 살기를 보내고 있었다.

     

   크라슈는 흐르는 식은땀과 함께 의문을 보였다.

     

   ‘시험해본 게 아니었나?’

     

   방금전에 살기를 보내 자신을 시험 하려는 줄 알았더니.

   왜인지 아직까지도 그가 살기를 거두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슨 생각인 거지.

     

   그렇게 의문을 품던 찰나 하링이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버지, 지금 크라슈한테 뭐 하세요.”

     

   하링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그러자 뒤늦게 하우란이 멈칫하며 살기를 거뒀다.

     

   “아, 흠흠, 아무것도 아니다.”

     

   하우란이 딴청을 피우자 하링이 그를 이상한 듯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슬그머니 아버지에게서 멀어져 크라슈를 가리듯 앉았다.

     

   아버지가 크라슈를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걸 은연중에 눈치챈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 하우란의 두 눈이 더더욱 날이 섰다.

   크라슈는 왜인지 오늘 안에 독살당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버지?”

     

   하링이 다시 그를 부르자 하우란이 애써 표정을 고쳤다.

   그걸 보고, 크라슈는 그의 성향을 알아차렸다.

     

   ‘이 인간.’

     

   팔불출이다.

   그것도 상당히 심한 수준으로.

     

   “……오늘 내가 여기 온 건 이번 일의 뒷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헛기침한 하우란은 우선 본론부터 꺼내기로 했다.

     

   “라그렌 가문은 이번 일의 책임을 지고, 당분간 중앙 귀족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네?”

     

   하링의 두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

   조금도 예상 못한 말이 하우란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이번 일은 잘 끝마쳤잖아요!”

     

   하링은 용납 못 하겠다는 듯이 외쳤다.

   하지만 하우란은 일 할 때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그건 가주의 얼굴이었다.

     

   “나는 밤까마귀 단장을 쫓던 중에 중상을 입으며 밤까마귀 단장을 놓쳤다. 결과적으로는 임무를 실패한 것과 같다.”

     

   하링이 입술을 뻐금거렸다.

   그걸로 인해 제국이 내친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라그렌 가문은 그간 제국에 충성했고, 천하십강인 독왕까지 있다.

     

   그런 라그렌을 중앙 귀족 자리에서 내치다니.

   도무지 용납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크라슈는 그 말을 듣자마자 진짜 이유를 눈치챘다.

     

   “……멋대로 움직인 대가라 이겁니까?”

     

   저건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었다.

   제국이 라그렌 가문을 내친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크라슈가 질문하자 하우란이 침묵했다.

     

   하링만이 당황한 표정으로 크라슈와 하우란을 번갈아 볼 뿐이었다.

     

   크라슈의 입에서 혀 차는 소리가 나왔다.

     

   “제국답군요.”

     

   이번 일에서 독단적으로 움직인 인물은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시즐리 에파니아.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하링 라그렌이다.

     

   제국은 이번 일로 에벨아스크를 잡아들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래도록 이용하던 수족인 밤까마귀 단을 잃었으니.

   그들로서는 최우선으로 에벨아스크를 데려와야만 했다.

     

   그러나 이번 일에 두 사람이 나서게 되며 제국은 하덴하르츠에 머리를 들이밀 명분을 잃었다.

     

   그리고 그 결과.

   애꿎은 광도제만 잡히고, 에벨아스크는 포획하지 못했다.

     

   물론 제국이 다시금 머리를 들이밀 명분을 들 수도 있겠으나.

     

   라그렌 사건과 광도제가 연루되며 하링의 이름이 크게 부상하고 말았다.

     

   지금 세상은 라그렌 가문의 복수를 해낸 하링과,

   독왕을 중상 입힌 세계 침식자를 무찌른 검왕 라이로 이야기가 떠들썩한 마당이다.

     

   그 결과 밤까마귀 단 수장의 이야기는 완전히 파묻혀 버리고 말았다.

   독왕을 중상 입힌 인물은 밤까마귀 단 수장이 아니라 광도제라 밝혀졌으니 말이다.

     

   그러니 제국으로서는 밤까마귀 단 수장의 수색 작전을 표면적으로 진행할 명분을 잃었다.

     

   제국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열불이 날 일이었다.

     

   제국이 귀족들은 이 내부 사정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번 일로 황가의 위신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

     

   위신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황가는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황녀인 시즐리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표적은 라그렌으로 정해졌다.

     

   ‘독왕 하우란 라그렌이 처음부터 중상당하지 않고, 포획했더라면 일은 잘 끝났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로 그들을 중앙 귀족에서 내친 뒤.

   황가의 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의 본보기로 삼은 것이다.

     

   즉, 결국 알량한 내부 다툼인 셈이었다.

     

   “이번 일로 인해 하링은 지금 황가의 눈 밖에 난 상태다.”

     

   가장 큰 명분을 지닌 하링의 독단 행동으로 인해 일이 모두 망쳐졌다.

   당연히 황가로서는 하링을 좋게 볼 수 있을 리 없었다.

     

   크라슈의 눈이 찌푸려졌다.

     

   이번 일에 하링을 끌어들인 건 다름 아닌 자신이었다.

   하링의 선택이었다곤 하나 꼬드긴 건 이쪽이었으니 말이다.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 이전에 책임은 있었다.

     

   “이대로 둔다면 하링은 앞으로 정계에서도 힘을 쓸 수 없겠지.”

     

   황가의 눈 밖에 났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링은 자기만 두고 진행되는 이야기를 들으며 당황했다.

     

   크라슈야 살아온 인생 경험과 기억 덕에 바로 상황을 판단했지만.

   아직 15살밖에 안 된 하링에게는 그런 판단력은 없었다.

     

   하우란도 그런 크라슈를 내심 신기하게 보고 있긴 했다.

   고작 몇 마디 나눈 걸로 제국 상황을 꿰뚫어 볼 거라곤 생각 못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잘됐다.

     

   “아들의 복수를 해준 것은 고맙다. 딸아이의 한을 풀어 준 것에도 나는 깊이 감사한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이번 이야기를 들었다면 일부의 책임감은 느꼈을 거로 생각한다.”

     

   크라슈는 하우란이 몸에서 흘러나오려는 기운을 억지로 참는 것을 느꼈다.

   대신 그의 이가 바드득바드득 갈렸다.

     

   자기 딸의 미래가 불투명해졌으니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하우란은 분명 크라슈가 처음 사자단 가입을 제안했다는 것도 눈치챘을 터.

   크라슈 또한 마냥 하링을 돕기 위해 한 선의의 행동은 아니었다.

     

   “예.”

     

   그러니 크라슈도 군말 없었다.

   책임을 지라면 지겠다.

     

   어차피 제국은 한차례 뒤엎게 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제국을 무너트리게 될 일 때문에라도 말이다.

     

   ‘그때, 라그렌 가문을 중앙 귀족으로 되돌릴 기회야 한 번쯤 있겠지.’

     

   어차피 하링이 창공의 세대에서 활약하게 된다면 제국도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다시 받아들일 거다.

     

   “그럼 책임을 져서 우리 딸과 약혼해라.”

     

   하지만 하우란의 다음 말은 크라슈의 뒤통수를 후리는 이야기였다.

     

   약혼.

   터무니없는 제안이 그의 눈앞에 들이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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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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