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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2

       엔버스의 두근두근 무협 여행을 끝마치고 나서, 나는 소파에 축 늘어진 채로 말했다.

       

       “당분간 TRPG는 좀 쉬려고요.”

       

       “⋯⋯⋯⋯!!!”

       

       내 허벅지를 베고 누워 있었던 자색 마탑주는 깜짝 놀라서 일어났다. 그 표정을 보니, 내일 당장 하늘이 무너진다는 소리를 들은 사람 같았다.

       

       심지어는 내가 도플갱어인지 알아보기 위해 얼굴 가죽을 더듬어보기까지 했다. 아무리 내 볼따구를 주물러도 벗겨지지는 않는다. 난 진짜니까.

       

       마탑주가 히익 소리를 내며 온갖 호들갑을 다 떨고 있으려니, 핑발레즈가 욕실에서 따끈따끈한 채로 나왔다.

       

       따뜻한 물로 씻은 것인지 피부가 약간 붉은색으로 상기되어 있었고, 바지는 입었으면서 상반신은 탈의한 상태. 상의가 있어야 할 위치에는 긴 수건을 목에 둘러 가슴을 가리고 있었다. 

       

       성욕억제가 없었더라면 내 시선이 사방팔방으로 휘둘렸겠지만, 명경지수와 함께하는 내게는 목욕탕 아저씨처럼 느껴졌다.

       

       ⋯⋯아니, 거짓말이다.

       

       나는 시선을 잡아끄는 막대한 질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먼 산을 바라보았다. 알면서도 당해야 하는 내 처지가 살짝 서글프다.

       

       “⋯⋯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

       

       “유리야! 얘 좀 이상해, 얘 TRPG 쉰대!”

       

       “미친 마법사님으로 위장한 도플갱어일 가능성이 있겠군요. 제가 바지를 벗겨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바지는 왜 벗기니⋯⋯?”

       

       나를 벗기려는 핑발레즈에게 대응하여, 벨트를 잡고 바지가 내려가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면서 생각했다.

       

       그렇게 놀랄 일인가.

       

       나는 마탑주의 호들갑을 진정시키고자 느긋하고 담담하게 팩트를 입에 담았다. 화무십일홍이라,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람이 어떻게 하루 종일 TRPG 생각만 할 수 있겠어요? 가끔 쉬기도 하는 거지.”

       

       “⋯⋯넌 그랬잖아!”

       

       “아무리 재미있는 거라도 1년 365일 계속해서 할 수는 없는 법이에요.”

       

       “⋯⋯넌 했잖아!”

       

       했지. 했는데.

       

       이전 생의 나 그리고 이번 생의 나, 두 생을 통틀어 TRPG보다 나를 두근거리게 했던 취미는 없었다. 그래서 몰입했고, 지금까지 달렸다. 여전히 TRPG는 내 인생 취미다.

       

       하지만 가끔은 인생과 취미 사이의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었다. 이제는⋯⋯ 취미 말고도 소중한 일상이 생겼으니까 말이다. 나는 유나 유리와 함께 행복하게 오래오래 지내고 싶었다.

       

       그리고, 적절히 쉬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세션 퀄리티는 떨어지는 법.

       

       TRPG와 나, 둘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서라도 서로 약간 거리를 두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게 내 결론이었다.

       

       “그럼 그⋯⋯ 세션 말구 하고 싶다는 게 대체 뭔데? 혹시 세계를 무너뜨리려는 건 아니지?”

       

       “달에 대규모 환상 마법을 걸어서, 전 대륙의 지성체를 세뇌조교해 세상의 지배자가 되는 건 어떻습니까. 만화책에서 봤습니다만.”

       

       “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으햣⋯⋯!”

       

       쫑알대는 유나를 끌어안고 품 안에 가뒀다. 이걸로 허접 자색 마탑주는 제압이다. 벌써 얼굴을 붉히고 고롱고롱하고 있다.

       

       핑발레즈는 수건으로 머리를 파라락 털어 내더니, 와이셔츠와 정장을 장착한 뒤에 합류했다. 유나를 안은 나를 안은 채로 누웠다. 은은한 중세-마법-바디워시 냄새가 났다.

       

       요즘은 이렇게 셋이서 부둥켜안은 채로 지낼 때가 많다.

       

       유나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고, 나도 사람의 온기를 제법 필요로 하는 사람이니 이상하지 않지만. 무뚝뚝해 보이는 핑발레즈도 이렇게 붙어 있는 걸 좋아하는 눈치였다.

       

       처음에는 나와 유나를 동시에 놀리기 위해서 달라붙는 건가 했는데.

       

       은근히 성적으로 어필해서 상대의 당황하는 모습을 즐기는 요망한 불여우보다는, 차량 보닛에 올라가 있는 고양이처럼 만족스러워하는 눈치라.

       

       천성이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럴 일이 있었던 것인지.

       

       어쩌면 유리 랜스터의 과거사도 썩 편하지는 않았던 게 아닐까, 그렇게 내심 짐작해 볼 뿐이었다.

       

       유나가 내 턱에 정수리를 비벼대면서 물었다.

       

       “그래서 진짜 뭘 할 건데?”

       

       “쉴 거예요. 이렇게 빈둥대거나, 아니면 뭐⋯⋯ 지금까지 손 놓고 있었던 인간관계를 챙겨본다거나. 술도 마시러 가고. 그러는 거죠.”

       

       TRPG에 삼켜진 기계 같은 게임 마스터의 삶이 아니라, 인간의 삶으로 돌아갈 테다.

       

       “⋯⋯정말 그것뿐이야?”

       

       “너 같은 눈치 빠른 마탑주는 꽉 껴안아 줘야지.”

       

       “으아앙.”

       

       유나의 말마따나, 쉬는 것 말고도 할 일이 있긴 하다.

       

       내가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전 엔버스 현 남궁청휘 씨가 가족놀이를 하는 걸 지켜보고 있으려니, 나도 놀기만 할 게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였다.

       

       돌이켜보면 유나나 핑발레즈에게 소홀했던 것 같아서, 그녀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 성별반전 데이트부터 해 주시죠, 미친 마법사님.”

       

       “⋯⋯⋯⋯.”

       

       그건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둘째로, 나는 내 머릿속에서 위화감을 쫓고 있었다.

       

       자색 마탑에 입탑한 이후, 나는 말 그대로 ‘달렸다’. TRPG를 못 하면 세상이 망할 것처럼 연구하고, 그렇게 만들어 낸 결과물을 사방에 뿌리고 다녔다.

       

       그 부분이 이상하다. 나는, 너무 진지하고 필사적으로 임하고 있지 않은가?

       

       아직 가설일 뿐이지만, 내 머릿속의 『그것』이 무언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닐까. 내가 온갖 인간들에게 TRPG를 뿌려대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그 부분을 파내 볼 생각이었다.

       

       유도당하는 듯한 감각은 불쾌함을 넘어서 내 투쟁심을 깨웠다.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는 것은 그 자신이어야 한다. 결코 타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그래서, 사람을 장기말 삼아 목적을 이루려는 이들은 싫어한다. 그들은 아무리 플레이어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제 고집에 따라 기어이 배드엔딩을 내 버릴 놈들이다. 혐오할 수밖에 없다.

       

       유나는 내 말을 듣더니 알겠다는 듯 손뼉을 짝 쳤다.

       

       “어쩐지, 매일 밤 잠들기 전에 꼬박꼬박 세션 소재 정리하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아뇨, 그건 전생에도 그랬는데.”

       

       “과연. 저도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습니다. 마룻바닥을 유심히 보더니, 무늬가 오징어를 닮았다면서 원양어선 세션을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것도 전생에도 그랬는데.”

       

       원래 바람이 불어 낙엽에 스치우면, 아 저거 세션 소재다 하는 것이 GM이라는 인종들이다. 이 부분은 이상할 게 없다.

       

       내 가설을 진지한 얼굴로 듣고 있던 자색 마탑주의 표정이 짜게 식었다. 

       

       “⋯⋯그냥 TRPG가 너무 좋은 거 아냐?”

       

       “아니, 다르다니까요.”

       

       “올해에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설득력 없는 말이었습니다, 미친 마법사님.”

       

       아무튼.

       

       그래서⋯⋯ 여유를 좀 가지기로 한 거다. 머리를 비우고, 세션이 아닌 행동을 이것저것 할 생각이었다. 스펙업도 좋겠지. 나는 아직 우화도 못 했잖은가.

       

       그리고 완성해야 할 마법도 있었다.

       

       이전, 로데루스와의 싸움에서 나는 파워 아머를 입은 홀로그램으로 그를 격퇴했다. 홀로그램의 부족한 물리력을 장비로 보강한 것이다.

       

       여기서 착안하여 아예 아티팩트를 만들 생각이었다. 홀로그램을 견고하게 하고, 비상시 동력원을 공급하며, 믿음을 마력으로 바꾸는 구조의 효율성을 높인다.

       

       그리고 네임드 NPC에게 아티팩트를 부여하면, 나는 언제든 뽑아서 쓸 수 있는 동료를 얻게 된다. 

       

       요새 악신쨩을 세션에 개근시킨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비록 형태는 달랐으나 본질은 같기에, 로데루스와 엔버스로부터 흘러나오는 믿음은 착실히 악신에게 쌓이고 있었다.

       

       내가 구상하고 있는 그림은 다음과 같다.

       

       전위의 천마(天魔), 후위의 악신(惡神).

       

       무자비한 AI 패링머신이 앞에서 탱킹을 하고, 사람 괴롭히기로는 도가 튼 악신이 온갖 디버프를 뿌린다. 그리고 나는 여유롭게 마법을 캐스팅해서 적을 무찌른다.

       

       아주 완벽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시계를 흘긋 보고, 마탑주의 옆구리에 두 손을 넣어 번쩍 들어 올려서 옆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허리를 감은 핑발레즈의 손을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엔버스가 휴학계를 낸다더라고요. 휴학하려면 교수와의 상담이 필요하대서, 그거 처리하러 가요.”

       

       “⋯⋯엔버스는, 자기 가문으로 돌아가려는 것 같지? 위험할 텐데 잘 됐으면 좋겠다.”

       

       “잘 풀릴 거예요.”

       

       마냥 낙관적인 빈말은 아니었다. 나는 모든 게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로데루스와는 파심현전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끔 빨간맛 공작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그의 꿈속을 읽어내곤 하는데, 그는 지금 공작가 저택에 있다.

       

       마법소녀 활동도 잠시 멈추고 공작의 명령에 따르면서 빈틈을 노리고 있는 모양이었는데, 그러나 좀 버거워하는 느낌이었다.

       

       혼자서 그 커다란 가문에 맞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테지. 하지만 둘이라면 어떨까?

       

       증원이다, 로데루스. 내가 네 동생을 그리로 보내주마.

       

       광역 디버프기를 가진 우화쟁이 남궁청휘가 곧 간다!

       

       ===============================================================

       

       엔버스 레드번은 각 잡힌 자세로 앉아 마법사에게 요청했다.

       

       “아카데미를 잠시 나가려고 하오.”

       

       “좋습니다.”

       

       문답은 간단하게 끝났다. 마법사는 서랍 속에서 휴학 신청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고, 엔버스 레드번은 서명했다.

       

       엔버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묘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불안과 긴장, 과연 자신이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그러한 번잡함에 맞서는, 마음속에 품은 하늘의 형상.

       

       그는 가문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뒤바꿀 것이다. 누군가의 울음 대신에, 웃음만이 울려 퍼지도록. 그러면 비로소 그는 가족을 손에 넣을 것이었다.

       

       엔버스가 자신의 서명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 마법사는 넌지시 물었다. 

       

       “과거를 묻어 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당신에게는 친구도 있고, 연인이 될락 말락 하는 관계와, 무엇보다도⋯⋯ 가족을 만들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삶을 다시 시작하는 건 간단한 일일 겁니다.”

       

       그럴 것이다.

       

       아카데미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쏟아지는 온갖 러브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어느 귀족의 호위기사로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고, 홀로 세력을 꾸리는 것도 괜찮다.

       

       우화에 이른 강자에게는 수많은 선택지가 열려 있었다.

       

       많은 돈과 안락한 삶, 넓은 정원 딸린 집에서, 부인과 함께 아이를 낳고, 새로 만든 가족끼리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확정된 미래의 행복을 포기하고, 굳이 위험을 향해 나아가려는 이유가 있다면.

       

       “생에 단 한 점의 후회도 남기고 싶지 않소.”

       

       “좋군요.”

       

       마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다가, 품 안에서 카드 한 벌을 꺼내 들고는 엔버스에게 물었다.

       

       “점성술을 아십니까?”

       

       “별을 읽어서 미래를 예견하는 마법으로 알고 있소만.”

       

       “예. 그리고 이 카드는 ‘점성술 놀이’를 위해서 고안된 것입니다. 원한다면 제가 점을 봐 드리죠. 놀이이기 때문에 공신력은 없으나, 그렇기에 오히려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

       

       엔버스는 마법사의 손에 들린 카드 한 벌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어떠한 마력도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카드였으나, 그것을 다루는 이가 비범하다.

       

       사람을 다른 세상으로 자유로이 보낼 수 있는 자라면, 앉은 자리에서 정말로 미래를 헤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엔버스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점술은 필요 없소. 내 마음은 이미 갈 길을 정했으니, 미래가 좋건 나쁘건 나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소. 그저 우직하게 걸어갈 뿐──”

       

       “연애운도 가능합니다만.”

       

       “⋯⋯점을 봐주시오.”

       

       엔버스는 테이블에 달라붙듯이 의자를 바짝 당겼다. 아무리 의지를 굳건하게 다졌던들, 연애는 달랐다. 

       

       마법사는 카드를 섞으며 물었다.

       

       “현재 상황이 어떠십니까?”

       

       “키스는 했는데 진전이 없고, 이게⋯⋯ 친구로서, 어디까지나 내기로 해 준 것인지. 아니면 내게 마음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소.”

       

       “그건 안 봐도 알겠군요. 서로 마음이 있는 것은 맞으니 정진하세요.”

       

       “하지만 표정도 무표정이고, 고백을 하려고 해도 확실하지 않으니 어찌할 수가⋯⋯.”

       

       스르르륵.

       

       마법사는 테이블 위에 카드를 부채꼴 모양으로 펼쳤다. 그리고 한 장을 골라 보라고 제안했다.

       

       엔버스는 카드와 한참이나 눈싸움을 한 끝에, 5분 만에 한 장을 골라내는 데에 성공했다. 마법사가 그 카드를 뒤집자, 거꾸로 뒤집어진 달밤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불안은 해소될 것이고, 모든 것이 명료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배배 꼬여 혼탁하던 감정의 실도 가지런히 정리되겠지요. 비단 연애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이 말입니다.”

       

       “⋯⋯듣기 좋은 말이구려.”

       

       “다만, 누군가의 변모를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게 아무리 놀랍더라도, 그건 변하지 않는 진실이에요.”

       

       “⋯⋯⋯⋯?”

       

       의미를 알 수 없는 조언.

       

       그러나 어떠한 의미가 있으리라 여겨, 엔버스는 마법사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

       

       엔버스 레드번은 짐을 챙겨 아카데미 정문을 나섰다. 뒤를 돌아보면, 그를 배웅해주기 위해서 루나가 나와 있었다. 그러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누구누구가 키스까지 박았는데 먼 길을 떠난다며 아카데미에 휴학계를 냈기 때문이었다.

       

       시선통찰이 알려주고 있었다. 엔버스는 불타는 듯한 루나의 시선에 애써 시선을 피했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엔버스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다시 뵙겠소.”

       

       “오래 걸리면, 잊을 거야.”

       

       “⋯⋯얼른 다녀오겠소.”

       

       그제야 루나는 만족했다는 듯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엔버스는 마지막으로 루나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며 기억 속에 소중히 담고는, 등을 돌렸다.

       

       목적지는 레드번 공작가. 로데루스 형님과의 재회가 코앞이다.

       

       떠나올 때와는 많은 것이 달랐다. 그는 우화를 얻었고, 가족을 얻었으며, 신념을 얻었다. 가문이 내주지 못했던 것들을 그는 세상으로부터 받았다.

       

       이제는 자신이 받은 것을 가문에게 돌려줄 차례였다. 뿌리부터 바꿔 내리라. 모든 것을 바로잡으리라!

       

       가슴이 호연지기(浩然之氣)로 가득하여, 엔버스는 하늘을 향해 외쳤다.

       

       “나는 레드번 공작가의 사생아가 아니다. 나는 대 남궁세가의 일대제자, 남궁청휘다!”

       

       으하하하! 

       

       호탕한 웃음소리가 저 하늘에 넓게 울린다.

       

       남궁청휘가, 그를 만들었던 가문으로 마침내 돌아간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렇게 완결⋯⋯ 이라고 하면 깜짝 놀라시겠죠? 헷헷. 우리 앞으로도 꽤 오래 볼 것 같아요.
    언제나 마이 프렌즈 여러분의 관심에 감사하고 있다는 거⋯⋯ 제가 말씀드렸었나요?
    그러면, 익숙한 대사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내일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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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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