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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2

       *

         

         

         “선배님, 옵니다!”

         

         

         이반은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드미트리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사실을 드미트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이건 그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셈이다.

         

         그는 평소에 쓸데없는 말을 종종 하더라도, 결코 초조한 기색을 타인에게 내보이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건 반드시 약점으로 비쳐 보일 테니까. 그들은 가족에게도 약점을 보이지 않도록 훈련 받은 사람들이었다.

         

         이반은 잠시 드미트리를 훑고는 고개를 돌렸다.

         

         

         “볼로노빈 대공은 일흔이 넘었다.”

         “…알고 있습니다, 선배님.”

         “두려워 마라.”

         

         

         이반의 말에 드미트리는 멋쩍은 표정을 짓고 뒤로 물러섰다.

         

         지평선 너머에서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 곧, 석양을 받은 군기가 서슬퍼렇게 번들거렸다. 1군단의 군기였다. 대공의 가문인장은 보이지 않았다.

         

         

         ‘공작으로 온 것이 아니라, 사령관으로 왔다.’

         

         

         그런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사병을 전혀 이끌고 오지 않았겠다. 물론 1군단 자체가 그의 사병이나 다름 없고, 1군단이 주둔하는 북방 마족 군정부는 그의 공국이나 다름 없었다.

         

         예상대로다. 이반은 다가오는 병력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그의 뒤엔 백여명 남짓한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수도방위군이 아니라, 프리첸카야 인근에서 모을 수 있는 방첩사령부 요원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그의 등 뒤엔 사령부의 군기가 바람을 맞아 펄럭이고 있었다.

         

         

         ‘나 또한 권력을 쥔 일개 개인이 아닌, 사령관으로 이 자리에 있다.’

         

         

         그런 뜻이다. 왕녀의 최측근을 자부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군단을 이끌고 막아서지 않았다는 의미를 담아.

         

         곧 그들을 인지한 병력이 천천히 속력을 줄였다. 흙먼지가 차츰 가라앉고, 이내 볼로노빈 대공의 준마가 눈에 띄었다.

         

         일흔 넘은 노인이 저 먼 북방에서, 그것도 크라실로프의 겨울에 단기필마로 돌격해온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공의 말은 지친 기색 없이 더운 숨을 뿜으며 흥분하고 있었다.

         

         이반은 짧게 고삐를 쳐 말을 몰았다. 다각, 다각.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걸어갔다.

         

         

         “대공.”

         “작은 이반.”

         

         

         투구 아래에서 새파란 눈동자가 번뜩였다. 눈빛 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기세였다. 세월은 저 사내를 꺾지 못했다.

         

         두꺼운 코트를 입은 대공은 다가오는 시위 무관을 물리쳤다. 그는 홀로 앞으로 나섰다.

         

         가냘프다 여겨질 정도로 바싹 마른 몸이다. 그러나 그 기세만으로도 그건 잘 벼린 한 자루의 장검을 연상시켰다.

         

         정복자의 검. 마족과의 전쟁이 있기 전까지, 지금의 연합 왕국에서 가장 많은 ‘연합국 영지’를 짓밟은 사내다.

         

         이 나라의 국경을 두 배로 넓힌 사내. 그 고삐를 쥔 사람이 선왕이 아니었다면 반드시 독립국을 세웠을 사람이다.

         

         이반 또한 저 사내의 성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가볍게 시선을 숙여 목례했다.

         

         

         “잘 지냈나.”

         “그렇소.”

         “눈빛이 좋군. 그때보다 나아.”

         

         

         절멸부대가 해산한 이후, 그는 엘리자베타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존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눈 앞의 사내는 예외 중 하나라 하겠다.

         

         엘리자베타 한 사람의 힘으로라면 불가능했을 ‘완벽한 은거’를 도와준 인물이 저 사내였으니까.

         

         그가 다시 출사하기 전까지, 이 나라에서 그의 생존을 알고 있던 단 둘 뿐인 권력자였으니.

         

         

         “은퇴하는 것이 성정에 맞았던 모양이야. 그럼 조금 더 쉬지 그랬나.”

         “충분히 쉬었소.”

         “그런가. 잘 됐군.”

         

         

         대공은 비뚜름하게 시선을 돌렸다. 이반의 뒤에 시립한 드미트리는 짐짓 놀라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에 대공은 피식 웃었다.

         

         

         “너도 오랜만이구나. 그 때의 코흘리개가 참 잘 자랐어.”

         “예, 예. 대공 전하.”

         “지금 나는 이 자리에 북방전선을 대표해 왔다. 호칭을 정정하도록.”

         

         

         아니, 선배님한텐 별 말 없었으면서 왜….

         드미트리는 짧게 투덜거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방첩사령부가 1군단 사령관 각하를 환영합니다.”

         “오냐. 춥구나. 길을 열어라.”

         “그럴 수 없소.”

         

         

         이반은 자신을 지나치려는 대공을 가로막으며 마주했다.

         

         

         “사령부에서 맞이하겠소.”

         “그 길로 들어간 자들 중 몇이나 살아 나왔느냐. 전하께오서 이 늙은이를 제거하고 싶어 하시던가?”

         “대공의 부재를 대리할 이가 이 나라에 있겠소. 전하께서도 이 나라의 인재가 부족해 언제나 근심하시고 계시니.”

         “그리 숙청했는데 아직 머리를 들 녀석이 남았다면 오히려 놀라운 일이지.”

         

         

         대체가 가능했다면 죽였을 것이다.

         그렇게 죽여대니까 이런 짓을 해도 숙청을 못하겠지?

         

         이런 대화가 두 사람 사이에 오고갔다. 드미트리는 초조하게 이반의 등을 바라보며 한탄했다.

         

         

         ‘전하께서 분명 온건하고 화기애애하게 협상을 마무리 하라 하셨잖습니까, 선배님!’

         

         

         그러나 자존심 강한 두 사령관은 서로의 앞에서 물러서지 않을 듯했다. 다행히 이런 상황을 염려한 엘리자베타가 그를 파견한 것이다.

         

         드미트리는 장갑을 슥슥 비비며 슬쩍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하면 잠시 군영을 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날이 춥습니다.”

         “그렇게 발을 묶어두면 수도사령부에서 출군 준비가 끝나겠지.”

         “그렇다고 지금 이대로 프리첸카야에 무장 인력을 대동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왕녀 전하의 면을 보아서라도 이 자리에선 물러서 주시지요.”

         

         

         대공은 드미트리의 말에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는 이반을 바라보며 말했다.

         

         

         “날 포함한다면 몇이나 감당 가능하겠느냐?”

         “이백까진 문제없이 가능하겠소.”

         “오호, 네 병력이 고작 일백이거늘, 북방의 정예 기병을 두 배 상대할 수 있다?”

         “아니. 나 혼자 가능하다는 뜻이었소.”

         “뭐? 하, 하하하!”

         

         

         대공은 무릎을 치며 크게 웃었다. 그는 곧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너희는 이 자리에 군영을 펼치고 날 기다려라. 미하일. 기병 이백을 이끌고 따르라.”

         “하, 하오나 전하!”

         “나는 두 번 명하지 않는다.”

         

         

         그는 싱글거리며 이반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 이반 또한 고개를 돌려 외쳤다.

         

         

         “방첩사령부는 이 순간부터 손님을 응대해라.”

         “하지만 선배님…! 대공과 1군단 기병 이백을 무장해제 하지도 않고 수도로 들이다니요?! 그것도 선배님 혼자서?”

         “나도 두 번 지시하는 사람은 아니다.”

         

         

         이반의 말에 대공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터트렸다.

         

         과연, 잘 컸구나. 하고선 앞서 말을 몰았다.

         

         이반은 그의 곁에서 아무 말 없이 따라 걸음을 옮겼다. 대공을 뒤따르는 병력이 흉흉한 시선으로 이반을 노려보았다.

         

         그 홀로 그들 전부를 상대할 수 있다 했으니, 1군단 최정예로서 자존심이 상할 만도 했다. 사실 반쯤 의도한 일이었다.

         

         대공이 과연 온전히 충성을 맹세하기 위해 나타났는지, 그게 아니라면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을테니 당장 교전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도발했다.

         

         만일 정말 교전이 일어났다면 수도사령부와 2군단은 당장 1군단을 적대했을 것이다. 당면한 군대 전부를 물리치긴 어려울 수 있으나, 엔리케가 있는 이상 엘리자베타의 몸을 빼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1군단을 역도로 규정하고 토벌을 시작한다면, 비록 군정은 잃을 수 있어도 군부 전체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은 가능할 터였다. 엘리자베타는 오히려 그것을 더 선호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사전에 파악한 대공은 별 말 없이 그의 말을 따랐다. 이반은 대공의 등을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엇다.

         

         

         ‘늙지 않으시는군.’

         

         

         대공의 나이가 선왕보다 조금 어린 수준이었으니, 아마도 그 시절의 사건이 아니었다면 선왕 또한 저토록 정정했을 것이다. 선왕이 대공보다 열 배는 더 강했을 테니.

         

         그 모습을 잠시 떠올리다가, 이반은 고개를 젓고는 말을 몰았다.

         

         

        *

         

         

         언젠가 회고했듯이, 이반의 고아원은 수도의 중심가에서 적당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 없이 모일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이라 하겠다.

         

         방첩사령부와 얀스크 대학을 제외한다면 그가 마음 놓고 누군가와 대면하기에 이보다 좋은 장소는 이 도시에 달리 없었다.

         

         고아원에 도착한 대공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요원 양성소를 공개하는 저의가 뭐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소만.”

         

         

         그는 눈을 가늘게 좁히며 다가오는 꼬마들을 바라보았다. 꼬마들은 언제나 그렇듯 해맑게 웃으며 저들끼리 쑥덕거리고 있었다.

         

         이백여 명의 험상궂은 기마병이 몰려왔음에도 놀라는 기색이 아니었다. 저 멀리에서 이상한 모자를 눌러쓴 선생이 다가와 황급히 꼬마들을 수습해 떠났다.

         

         그 모습을 보던 대공이 투덜거렸다.

         

         

         “이제 사령부 요원들은 군대를 무서워하지도 않겠군.”

         “원래도 그랬소.”

         “아, 그런가. 내 몰랐군. 미처 몰랐어.”

         

         

         대공은 빈정거리면서도 별 반발 없이 이반의 안내를 따랐다. 그들은 곧 원장실에 도착했다.

         

         번들거리는 병장기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삭막한 원장실에서, 대공은 소파에 앉아 눈 앞의 차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옥수수를 대충 우린 질박한 차였다. 대충 시장에서 떼온 것 같은 다기에 담겨 있는. 대공은 자연스럽게 차를 우리는 이반을 힐끗 바라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일부러 이런 걸 내주는 것 치고는 너무 익숙해 보이는군.

         

         요즘 왕실 국고가 많이 힘든가.

         

         

         “나도 어지간히는 검박하게 살았다고 자부하거늘, 이건 뭐….”

         

         

         어떤 사치품도 없는 낡은 가구, 그나마 청소는 깔끔하게 해두어 반질거리는 테이블. 대공은 피식 웃으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1군단은 왕녀 전하께 복종할게다.”

         “그 말씀을 하시려 이 먼길을 달려 오시었소.”

         “왕녀 전하께서 1군단의 자율성을 인정하신다면.”

         

         

         대공은 소파에 몸을 묻으며 천천히 깍지를 꼈다.

         

         

         “2군단이 최근 드워프들과 협약을 시작했더군. 군수물자를 어마어마하게 사들이고 있고.”

         “험한 시대니까.”

         “험하게 만들었으니 그렇지. 몇 달 전에 이 나라 귀족의 절반이 효수되지 않았나.”

         

         

         대공의 눈 아래엔 두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이반은 그 행간에서 짙은 회의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저 사내는 평생을 바쳐 왕가에 충성했던 군인이다. 수많은 군인들이 전쟁 후 숙청될 때에도 결코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에게 칼날이 드리워지지 않은 이유는 하나 뿐이었다. 중앙 정부의 권력 싸움에서 무조건적인 중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1군단은 크라실로프 최강의 단일 군단이며, 군정사령부가 매해 벌어들이는 막대한 재화는 크라실로프 북방 경제를 담당하고 있다 보아도 무리가 없었다.

         

         저 사내는 오직 크라실로프의 안정을 위해 헌신했다고 보아도 좋았다. 왕실을 위한 충성을 두 세대에 걸쳐 증명해왔으니, 그 누구도 대공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하께선 끝내 1군단을 찍어내시겠다 하시더냐.”

         

         

         그러니, 이렇게 물을 수 밖에 없다.

         

         내치가 안정된 상황에서 굳이 북방전선의 2군단을 강화시키는 저의는 달리 있다 보기 어려우니.

         

         귀족들의 숙청은 이해할 수 있다. 2군단의 전력 강화까진 일반적인 견제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 2군단은 왕녀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틸레스까지 진군했었다. 수도사령부는 진작 왕녀의 손에 떨어졌으므로, 이제 크라실로프 군부는 사실상 왕녀가 소유하고 있다 보아도 좋다.

         

         그런 상황에서 더 이상 정치에 무관심하다 선언할 수는 없다.

         

         이반은 찻잔을 두고 천천히 손을 테이블 밑으로 내렸다.

         

         

         “대공, 귀관의 충성은 어디로 향하는가.”

         “당연히 이 나라의 왕실을 향하지. 내게 감히 그것을 묻는가?”

         “이제 이 나라에 남은 왕혈은 하나 뿐이오.”

         

         

         왕실에 충성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엘리자베타에게 충성 맹세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것을 꼬집자, 대공은 씁쓸하게 차를 머금었다.

         

         

         “그런가?”

         “…?”

         “알렉산드르 왕세자가 살아있더군.”

         

         

         이반의 손아귀에 문득 힘이 들어갔다. 그는 간신히 권총을 쥔 손에서 힘을 풀었다.

         

         그 기색을 읽고는, 대공은 피식 웃었다.

         

         

         “몇 달 전에 내게 접촉을 시도하더군. 드워프와 마족들이 2군단을 공격할 때, 군정에선 출병하지 말아 달라고.”

         “….”

         

         

         안드그룬드 내전 당시의 일이겠군. 이반은 눈가를 좁혔다. 안드그룬드의 내전이 아비디타스의 승리로 끝났다면 2군단은 드워프의 급습을 받았을 테니.

         

         그때 1군단이 전선에서 지원하지 않는다면 아비디타스의 군세는 아무런 저항 없이 프리첸카야에 도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언젠가 회고했듯이, 크라실로프 방첩사령부의 대내첩보망은 완벽에 가깝다. 이는 단순히 자부심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객관적으로 완벽에 가깝다는 의미다. 그들은 이 나라 귀족들의 사소한 술버릇 하나, 살롱에서 은밀히 일어나는 사소한 술자리 하나까지도 파악하고 있다.

         

         더군다나 당시 군부는 방첩사령부의 가장 큰 주의 대상이었다. 국내 귀족들을 모두 숙청한 이후 왕녀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었으니까.

         

         당연히 1군단에서 일어나는 일 또한 손에 쥔 듯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이반이 이 사실을 몰랐다는 이야기는, 방첩사령부의 첩보망에 빈틈이 있었다는 의미다.

         

         

         “아무리 너희라도 눈치챌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 이 나라에 너희보다 뛰어난 요원들이 있지 않던가.”

         “그런 자들은 없소.”

         “아니, 있잖은가.”

         

         

         연합 왕국에서 가장 대외첩보에 뛰어난.

         그리고, 그 어떤 첩보원들조차도 감히 정보망을 펼치지 못했던 족속들이 있잖나.

         

         대공은 귓가에 검지를 들며 웃었다. 마치 귀가 늘어난 것처럼 삐죽, 하고.

         

         그 모습을 보던 이반의 손에서 으득, 하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손아귀에 들린 찻잔이 잘게 갈렸다.

         

         

         “칼리온….”

         “그래. 알렉산드르가 칼리온에 있더군.”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주말!좋아!
    *
    요즘 일하면서 [이세계 검은 머리 바르바로이가 미궁에서 살아남는법]이란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이거 추천해준 사람은 방첩사령부로 따라오십시오.
    왜 회차가 47화 밖에 안되는거야! 너무 재밌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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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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