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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4

    <164 – 교수님이 왜 여기서 나와>

     

    챕터보스는 각각의 컨셉이 있다.

     

    <챕터 1 : 광란의 학살자, 헤스티아>

    등장 – 981기 입학시험 A그룹 시험장

    이벤트 시기 – 1학년 중간고사

    설명 – 멸시의 대상인 버서커 클래스의 소유자 헤스티아. 마음의 안식처로 여긴 친구가 사람의 흉내를 내는 <대답하는 문>임을 깨닫는 순간, 그녀의 분노는 동급생들에게 향한다.

    특징1 – HP가 줄어들수록 공격력이 증가.

    특징2 – 이성을 상실해서 모든 정신 상태이상 면역.

    특징3 – 비정상적인 혈류속도로 신체 상태이상 고속해제.

     

    <챕터 2 : ???>

     

    <챕터 3 : 펫들의 여왕님, 카멜라>

    등장 – 981기 입학시험 B그룹 시험장

    이벤트 시기 – 2학년 개학식

    설명 – 마법의 힘을 이용해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감정술사. 학년이 오르며 착실하게 펫을 늘려댄 그녀는 개학과 동시에 학년지배의 야욕을 드러낸다.

    특징1 – 카멜라에 매료된 학생들은 적이 된다.

    특징2 – 펫 서약서를 쓴 학생들은 주인님에게 지정된 기여도만큼 봉사할 때까지 주인님의 도움요청에 응해야 한다.

    특징3 – 주인님이 펫에게 은총을 내릴 시, 펫이 갚아야 할 기여도는 더욱 늘어난다.

    특징4 – 카멜라의 펫 계약서를 사용한 모든 주인님들은 카멜라의 펫이다.

     

    <챕터 4 : 고요한 죽음, 침묵의 숲>

    등장 – 981기 입학식 이후

    이벤트 시기 – 2학년 여름방학

    설명 – 저주폐기물이 뭉쳐 탄생한 끔찍한 인재지변. 당연하게 여겼던 감각을 빼앗기는 순간, 당신은 인간들이 버린 저주가 돌아왔음을 알게 된다.

    특징1 – 숲의 권역에서는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특징2 – 숲은 소리를 내는 모든 생명체를 찾아가 집어삼킨다.

    특징3 – 숲의 성장도가 상승할 때마다 새로운 저주가 추가된다.

     

    매 회차마다 변화하는 챕터2의 보스를 제외하고 봐도 각 챕터보스는 기믹이 천차만별이다.

     

    상태이상은 모조리 무시하고 닥치는 대로 학생들을 도살하는 근접극딜형 챕터보스, 광란의 헤스티아.

     

    수많은 학생들을 수족처럼 부리며 981기 재패의 야욕을 드러내는 집단지배형 챕터보스, 마스터 오브 마스터 카멜라.

     

    최대한 신속하게 찾아내어 제거하지 않으면 엄청난 사상자를 만들어낼 데스필드형 챕터보스, 죽음과 침묵의 숲.

     

    위험도는 당연히 뒤로 갈수록 커진다.

    헤스티아 한 명만 어떻게 하면 되는 챕터1.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고인물을 위협하는 챕터2.

    다수의 학생들의 방해를 뚫어야 하는 챕터3.

    필드 전체가 적이 되는 챕터4.

    심지어 이 보스들은 플레이어랑 마찬가지로 성장이라는 것을 한다.

    아카데미 생활을 평범하게 즐기며 하렘라이프를 만끽하겠어! 이러고 있다간 걷잡을 수 없이 강해진 챕터보스에게 당해서 돌연사하기 딱 좋다.

     

    ‘브이튜브에 올라온 어떤 뉴비는 짝꿍이랑 피크닉 나갔다가 침묵의 숲에 잡아먹혔지?’

     

    정말 상상도 못한 타이밍에 당할 수도 있는 것이 챕터보스의 억까.

    이 영상이 퍼진 뒤로 뉴비들은 다시는 함부로 숲에 피크닉을 다니거나 포인트 벌이를 위해 레어아이템을 노리고 깊은 숲으로 채집에 나서지 않았다.

    큰 소리만 안내면 먼 곳에 있는 침묵의 숲이 달려오지는 않겠지만 때마침 경로 근처에 침묵의 숲이 있으면 잡아먹히는 것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근데 머 그건 뉴비들 사정이고.’

     

    [당신은 침묵의 숲이 먹잇감을 놀래키기 위해 보낸 망령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대담함 경험치+1]

     

    [망령들이 나뭇가지 건들지 말라고 겁을 주고 비명을 질러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대담함 경험치+3]

     

    [망령들이 피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걸복걸하고 칼바람으로 스산한 추위를 일으켜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대담함 경험치+5]

     

    [당신은 망령들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저주받은 숲의 강력한 저주가 깃든 나뭇가지들을 꺾어 재료로 채집했습니다.]

    [대담함 경험치+10]

    [채집 경험치+10]

    [야간행동 경험치+5]

    [공포유발 경험치+5]

     

    챕터보스가 대신 고인물에게 겁을 먹으면 먹었지, 고인물은 겁을 먹지 않는다.

     

    ‘아이 참. 얘는 왜 이리 발버둥이 심해?’

     

    나뭇가지를 뜯긴 부위에서 사람마냥 빨간 피를 콸콸 쏟아내며 발버둥치는 저주받은 나무.

    자꾸만 손길을 피하는 녀석을 검집에 든 검으로 퍽퍽 때렸다.

    껍질조각이 비산하고 나무기둥이 도끼에 찍힌 것처럼 구부러지자 그제야 발버둥이 멈췄다.

     

    [이상한 모양의 열매]

    [말라비틀어진 동물의 뼈]

    [기분 나쁜 인형]

     

    강력한 저주가 깃든 나뭇가지 외에도 크리스마스 트리마냥 나무에 달린 아이템을 줍줍하자 금방 자루의 남은 자리가 가득 찼다.

    아쉬운 마음에 안에 든 걸 조금 덜어내서라도 더 챙겨볼까 싶었지만 애처롭게 덜덜 떠는 도로시의 모습을 보고 참았다.

    이렇게 아이템을 잔뜩 루팅할 수 있었던 것도 도로시의 아이템 습득확률 5배 버프가 있던 덕분인데 이 정도는 배려를 해줘야지.

     

    [친구와 함께 저주받은 숲의 중심부에 들어갔다가 살아서 나왔습니다.]

    [집중력 경험치+10]

    [야간행동 경험치+10]

     

    “자, 이제 말해도 돼!”

     

    도로시의 등을 툭 치며 그리 말하자 옷깃을 꾹 쥐고 있던 도로시가 스르륵 무너지듯이 주저앉았다.

     

    “오크노디… 나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야영할래?”

    “절대로 싫어!! 일어날 거니까, 금방 일어날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제발!!”

     

    귀신의 집에서 공포체험을 해도 심드렁한 친구가 있는가하면 가성비 오지게 하루종일 비명을 지르며 엉금엉금 기어서 탈출하는 친구도 있다.

    도로시는 후자로 보인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즉 데려올 걸 그랬네.

    머 그래도 지금이라도 안 게 어디야.

    앞으로는 매달 한 번씩 꼬박꼬박 데리고 와야겠다.

     

    “어라? 누가 일로 오는데?”

    “또 뭔데. 갑자기 놀래키는 거 하지 마. 진짜 싫어 그런 거.”

    “아하. 저분이구나? 괜찮아. 도로시도 좋아할만한 사람이야.”

    “정말로? 이런 곳에서?”

    “진짜라니깐?”

     

    의심스럽게 여기는 눈으로 항의하는 도로시.

    잠시 후,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사이로 간간히 드리우는 달빛에 시커먼 숲 속 사이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드득 우드득

     

    나무가 한 번 흔들릴 때마다 뼈가 꺾이는 소리를 내며 성큼 성큼 가까워지는 사람의 형상.

    비명도 못 지를 정도로 좋아 죽던 도로시가 끝내 두 귀를 막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오크노디…… 여기는 1학년이 드나들만한 숲이 아닐 텐데. 어떻게 이런 곳까지 왔지…?”

    “친구랑 재료 채집하러 왔어요!”

    “…오두막이라도 털었어?”

     

    긴 머리카락 사이로 어둠에 물든 검은 눈동자를 깜빡이며 당황하는 사람.

    숲에서 마주치면 도로시와 티토소가와 즈앙이 자지러져라 좋아할 사람 TOP1인 사람.

    그 정체는 <모험가와 야간행동> 강의를 가르치는 사다코 교수님이었다.

     

     

    * *

     

     

    아이들은 활동력이 대단하다.

    어른이 되면 귀찮아서 어떻게 이 먼 거리를 돌아다닐까 싶은 거리를 마구 뛰어놀며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대부분의 땅에는 주인이 있고, 제 몸 하나 눕힐 땅이라도 구하고자 노동의 노예가 되는 어른이 되거든 그런 순수함도 사라지겠지만.

     

    ‘오랜만이네. 이런 순수함을 보는 것도.’

     

    겁을 모르는 오크노디.

    아이의 순수함과 용사의 당돌함을 한 몸에 지닌 별난 아이.

    얼마나 빨빨거리며 돌아다녔는지 등에 짊어진 자루가 시체 열구가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교수님은 머 가지고 오셨어요?”

    “보면 위험해.”

    “치사해~.”

    “…볼래?”

    “와! 볼래요.”

     

    바닥에 질질 끌고 온 오크노디의 것만큼 커다란 자루들.

    그 안에는 못 박힌 인형이나 손톱발톱이 가득 든 유리병, 피로 새긴 문양이 있는 부적, 그을음이 가득한 책 따위가 즐비했다.

    소위 말하는 저주폐기물이라는 것들이다.

     

    “엣. 이게 왜 여기서 나와요?”

    “…내가 버리는 거니깐.”

    “숲에 폐기물을 버린 사람이 교수님이었어요?!”

     

    다크프린세스니 어둠의 군주니.

    오크노디를 둘러싼 수상한 소문이 많더라니.

    설마 ‘그 숲’까지 아는 눈치를 보이다니.

    어째 괜히 나온 소문들이 아닌 것 같았다.

     

    “…뭘 아는지는 몰라도 여긴 애초에 내 숲이야.”

    “헉. 정말요?”

     

    오크노디라면 괜찮겠지.

    어차피… 학년이 올라서 자신의 강의를 듣는다면 <저주학>에 대해서도 접하게 될 테니까.

    예습을 한다 치면 될 거다.

    옆에 있는 잔뜩 겁먹은 아이는 뭐…

    덤으로 칠까.

    교수의 가르침을 미리 받을 수 있다니.

    친구를 잘 사귀어서 운이 좋은 아이다.

     

    “…볼래? 폐기과정.”

    “볼래요! 꼭 볼래요!”

     

    신이 나서 방방 뛰는 오크노디와 따라가고 싶지 않아서 발을 질질 끌며 오크노디에게 끌려오는 아이를 데리고 저주의 기운을 쫓아갔다.

    오늘도 꽤나 돌아다녔는지 <저주폐기의 숲>은 엉뚱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후웅

     

    발을 들어 가볍게 땅을 짓누르며 경고를 한다.

    지면이 덜덜 떨리더니 숲의 저주가 바짝 줄어들었다.

     

    “얌전히 있어.”

     

    매개체가 되는 나무를 중심으로 잔뜩 퍼졌던 저주의 기운과 망령의 기척이 도로 나무에 수렴했다.

    탈탈탈.

    와르르르.

    나무 앞에 자루에 든 저주폐기물을 쏟아내자 나뭇가지들이 허겁지겁 손을 뻗어 저주템을 나뭇잎 사이에 집어넣고 나무기둥에 뚫린 옹이구멍으로 받아먹고 난리가 났다.

    혼란을 틈타 망령 몇 마리가 나뭇가지가 가져간 척 자기 손으로 저주템을 훔쳐가기도 했다.

    얼마나 굶었으면 저런 것까지 훔쳐먹을까.

     

    스스스.

     

    보기 딱해서 저주폐기물 도둑놈들에게 손을 뻗자 망령의 손이 말라비틀어졌다.

     

    “…방금 뭐 하셨어요?”

    “저주를 걸었어.”

    “저주를…? 왜요??”

    “폐기물이라도 갖고 싶을 정도로 굶주린 아이들이라면… 생생한 저주를 받으면 더 좋아할 테니까…?”

     

    어째서인지 오크노디가 덜덜 떨었다.

     

    “춥니?”

    “조, 조금요?”

    “…같이 돌아가자.”

    “저희도 타고 온 마차랑 마차정기권 있는데…”

    “…그건 낮까지 기다려야 하잖아. 교수전용 마차를 타면 바로 돌아갈 수 있어.”

     

    너무 신나게 논 나머지 추위에 몸이 식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채집을 해버린 오크노디.

    기특한 아이를 위해서라도 마차를 내어주는 배려를 하자 정말 많이 힘들었는지 기운이 쭉 빠져서는 네에, 하고 힘겹게 대답이 나왔다.

    학생의 어려움을 알아보고 도움을 베푸는 자신, 조금 훌륭한 교수처럼 보였을까?

     

    ‘2학기에도 오크노디가 내 강의를 듣는 건 따 놓은 당상이네.’

     

    흐뭇한 마음에 쩌저적 웃음을 지으니 오크노디의 친구가 뒤에서 픽 쓰러졌다.

    오크노디보다 체력이 약한 친구인가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무서운 아이보다 강력한 무서운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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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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