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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4

       * * *

       

       

       이 무렵, 공산주의의 새로운 세력으로 떠오른 KFC는 새로운 수작질을 부리고 있었다.

       

       일단 아직 KFC는 들고 일어날 상황은 아니라 무력 투쟁은 그럴 역량이 되지 않으니 벌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늘 공산주의 방식대로 행동하는 것인데.

       

       그럼 역시 이 상황에 분탕질 치는 법은 하나뿐이었다.

       

       

       “일단 우린 백악관을 지지하는 쪽으로 하지.”

       “이러다가 개혁이 성공하면 저 양키들이 우리를 사냥할 수도 있습니다.”

       “두고 보게. 지금 미국 사회는 극도로 혼란에 빠졌네. 휴이 롱에 반대하는 무리들도 있을 거야. KFC의 주요 인종이 흑인인 건 동지들도 아는 일 아닌가?”

       

       

       KFC는 켄터키에서 백악관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당연히 휴이롱에 반대하는 무리가 공산주의와 손 잡은 휴이 롱 타도를 외칠 트로츠키의 계산 때문이었다.

       

       그리고.

       

       휴이 롱의 개혁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이가 있었다.

       

       육군 참모총장 더글라스 맥아더.

       

       그는 신문지 일면에 휴이롱이 공산주의 세력으로 보이는 KFC와 손을 잡았다는 내용에. 두 손을 부들부들 떨고 머리가 띵해질 것만 같았다.

       

       

       “허, 결국 공산주의자들과의 야합이 아닌가? 그 망할 KFC인지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인지. 그놈들부터 잡아야지! 이놈들은 간판만 의미 없는 KFC인 빨갱이라고! 하다못해 러시아 여제는 빨갱이들을 모조리 죽이면서 개혁을 밀어붙였어!”

       

       

       일찍이 맥아더는 러시아 여제의 라디오방송을 토대로 KFC가 대공황의 배후가 아닐지 의심을 했고, 백악관이 KFC와 손을 잡으면서 이 설이 확실하다고 여겼다.

       

       더군다나 휴이 롱은 독선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마치 공산 독일의 그 서기장이란 놈과 같지 않은가?

       

       이것이 명예 빨갱이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때 불현듯 맥아더의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으니.

       

       

       “그렇군. 확실해. KFC놈들이 백악관을 차지하려는 것이지. 그렇다면 그 전에 선수를 쳐야 한다.”

       

       

       백악관이 아직 휴이 롱판 뉴딜 정책을 밀어붙이기 전에 맥아더는 군을 출동시켰고.

       

       

       “각하! 참모총장이 군을 출동시켰습니다!”

       “대체 왜!”

       

       

       휴이 롱은 예상치 못한 쿠데타를 피해 남부로 도망쳐야 했다.

       

       그렇게 북부에는 맥아더의 미군사정부가 수립되고, 남부에는 남부 기업가들의 지지를 받는 휴이 롱의 미연합국 정부가 들어섰다.

       

       

       * * *

       

       

       미국에서 마침내 한바탕 일이 터졌다.

       

       더글라스 맥아더가 KFC와 손잡고 급진적인 개혁을 하려는 휴이 롱을 백악관에서 쫓아냈다.

       

       그리고 바로 군사정부를 수립했다.

       

       그 전에 루스벨트가 암살당한 것도 충격적인데, 큰 일이 연달아 터졌다.

       

       이게 말이 되나? 지구작가 개연성이 이게 맞아?

       

       

       “더글라스 맥아더가 미군사정부를 수립? 대체 어떻게?”

       

       

       잠깐, 보너스 아미는 없었나?

       

       아니지. 보너스 아미도 설마 KFC에서 흡수했나? 이렇게 되면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혹시 보너스 아미에 대해서 아십니까?”

       

       

       오흐라나 미국지부의 보고서를 올린 보리스 사빈코프에게 슬쩍 떠보았다.

       

       

       “네. 미국의 빈곤한 참전용사들의 조직 아닙니까? 시위하다가 KFC의 개입으로 멈춘 것으로 압니다.”

       

       

       그렇군. 참전용사들까지 결국 끌어들인 것인가.

       

       KFC가 휴이롱의 백악관을 지지했다는데. 그 트로츠키가 진지하게 지지한 것은 아닐 테고, 일부러 노린 거겠지.

       

       역시 트로츠키다. 공산주의자와 휴이롱 반대파가 들고 일어날 것을 예상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미국이 분열하면 KFC가 들고 일어나기 더 쉬워지겠지.

       

       휴이 롱과 맥아더의 반목으로 국론이 분열되면 국민들만 죽어 나가니 KFC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휴이 롱은 남부로 이동해서 미연합국 정부를 수립했다고 합니다.”

       

       

       아예 남부의 지지를 받아 맥아더에 맞서기 위한 정부를 세웠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이 미연합국.

       

       난 솔직히 남북전쟁급은 아니지만, 그냥 적당히 트로츠키가 미국 귀찮게 하는 정도를 바랬다.

       

       하지만 생각보다 좀 크게 터졌다.

       

       이거 그러면 KFC & 미군사정부 & 미연합국이 싸우게 되는 건가.

       

       

       “흠. 망했군.”

       

       

       이러면 KFC까지 해서 삼파전 아닌가.

       

       와 생각보다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그 맥아더가 군사정부를 수립했다고. 음. 이렇다면 맥아더의 지지기반은 어떻지?

       

       휴이 롱 쪽이 대공황 대책으로 KFC의 제안을 받아들였잖아.

       

       

       “하지만 맥아더의 군사정부도 아직 지지기반이 미약합니다. 일단 반공을 표방하고 있으니 KFC와 손잡을 일은 없습니다만.”

       “그럼, 대공황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지 않으면 맥아더 군사정부는 쉽게 무너질 텐데.”

       

       

       보고서를 보면 휴이 롱의 대책은 미국인 특권 계층을 제외하고 열렬한 지지를 받는 듯하다.

       

       문제는 그 상황에서 반대파인 맥아더가 들고 일어난 것이지.

       

       이렇게 되면 KFC에게 엿을 날릴 테고. 그럼 대공황 대책은 뭐가 될까.

       

       

       “맥아더 정부도 생각이 없는 건 아닙니다. 우리 러시아 합중국을 참고하여 수정자본주의로 나아가겠다고 맥아더가 연설했습니다.”

       

       

       호오. 우리를 명분으로, 우리를 따라 하겠다 그것인가.

       

       그런 건가. 우리를 따라 한다고 하면 대공황 대책은 확실하니까.

       

       KFC와 손잡지 않고, 공산주의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대공황에 대처할 수 있으니까.

       

       맥아더는 KFC와 손잡을 바에는 우리와 손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세상은 공산주의자들이 러시아를 따라 한다! 이런 이미지라 맥아더에게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흠. 그렇군.”

       “여기에 맥아더 정부는 군을 동원해 각종 법을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금본위제 폐지나 증권법 통과 등.”

       

       

       그래. 보고서에 잔뜩 써 있으니 알 거 같다.

       

       아마 휴이 롱도 비슷할 거 같은데.

       

       딱 두 가지 차이가 있다면 KFC와 손을 잡는 것과 군대를 쥐고 있다는 점이지.

       

       더군다나 휴이 롱은 뭔가 하기 전에 쫓겨났다.

       

       어떻게 일이 이렇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는데.

       

       뭐 내가 직접 가보거나 그쪽 사정을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휴이 롱 본인도 루스벨트에게 손절당할 정도로 급진적인 인물이었지. 그래서 KFC랑 타협하고 빠르게 대공황 탈피를 위해 노력한 것이고.

       

       원래 전임자인 하버트 후버도 대공황에 대처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했었다. 원래 역사에서는 루스벨트가 그것을 계승하고 뉴딜정책으로 승화시켰지.

       

       휴이 롱은 너무 바로 몰아붙인 상태에서 맥아더의 불만을 가져 왔고.

       

       

       “우리도 어느 한쪽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휴이 롱은 KFC와 손잡으려고 했죠?”

       “예.”

       “그렇다면 우리는 맥아더의 군사정부를 밀어 줘야죠.”

       

       

       과연 맥아더의 군사정부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내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흐음, 이거참 내가 바라는 상황 이상인데.

       

       내가 바라는 건 호수에 살짝 돌 하나 던져 동심원을 그리는 것인데, 그 돌이 생각 외로 생각보다 커서 호수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대공황에 대처하지 못 하는 상황이라는 것인데.

       

       

       “그럼 제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되었습니까?”

       “터스키기 매독 생체실험이 실제로 존재했습니다.”

       

       

       터스키기 매독 실험. 설마 그게 이곳에서도 터질 줄이야.

       

       그래. KFC만 존재했을 뿐이지. 이 KFC가 터스키기 매독 실험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똑같이 매독 실험은 터졌을 테고.

       

       

       “그렇다면. 적당할 때에 퍼트립시다.”

       “적당할 때라 하시면?”

       “지금, 휴이 롱의 미연합국이 미합중국의 정통정부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예.”

       

       

       그럼 굳이 미연합국이라고 할 이유가 있나. 뭔가 미국 남북전쟁이 떠오르는데. 남부인들이 그렇게 만든 건가.

       

       여기에 트로츠키까지 얹어진 꼴이지만.

       

       

       “적당할 때에 이걸 터트려서 내전을 좀 더 긁어 봅시다.”

       

       

       이게 터진다면 트로츠키는 이걸 이용해 들고 일어날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전을 앞당기는 거겠지.

       

       

       “적당할 때라면, 언제쯤 터트리는 게 좋겠습니까?”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생각을 해본다.

       

       역시 이건 좀 변수란 말이지.

       

       당장 이번 트로츠키 일도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일이 커지고 있다.

       

       내전이 지금 바로 터지면 우리로서도 좀 그렇다.

       

       애초에 터스키기를 굳이 안 터트려도 지금 꼴을 보면 내전이 터질 것만 같고. 최소한 좀 이쪽이 준비된 이후가 좋을 텐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국가 두마의 논의해 보는 것이 좋겠군.

       

       

       * * *

       

       

       

       “미국에서 대통령이 취임할 루스벨트가 암살당했습니다.”

       

       

       내 말에 두마는 시끄러워졌다.

       

       그야 그렇게도 미국의 대통령이 암살당했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세계에서 돈이 가장 많은 국가고 대전쟁의 전황을 뒤바꾼 그런 나라다.

       

       더해서 러시아 내전에서 압도적인 보급으로 볼세비키를 두들겨 패는데 도움을 준 국가기도하고.

       

       그런 나라이기에 두마도 시끄러운 건 당연했다.

       

       

       “허. 미국 사회가 혼란에 빠지겠군요.”

       

       

       대공황 와중에 대통령이 암살당했다.

       

       이건 원래 존재하지도 않은 일이었지. 암살 시도가 있기는 해도 루스벨트는 죽지도 않았으니까. 

       

       그나마 휴이 롱이 암살당하는 것으로 아는데, 본래는 주지사였던 휴이롱이 지금은 대통령까지 오른 것이다.

       

       

       “새롭게 취임한 휴이 롱은 대공황 대처를 위해 일단은 KFC와 손을 잡으려고 하다가 반공주의자인 더글라스 맥아더 육군 참모총장의 쿠데타로 남부로 쫓겨났고, 맥아더는 미국 군사정부를 수립하고 휴이롱은 남부 인물을 중심으로 미연합국 정부를 구성했습니다.”

       

       

       보리스 사빈코프가 직접 두마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미국 군사정부, 미연합국, KFC. 여기서 더 늘어날 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건 두마도 에상치 못했을 것이다.

       

       제아무리 정보통에 어두워도 백군 장성도, 미국과 외교를 하던 남러시아 정부도 미국의 역량을 잘 알고 있다.

       

       

       “이러면 삼파전이 되는데.”

       “폐하께서는 여기까지 보시고 트로츠키를 미국에 보낸 것이군요.”

       

       

       왜 또 여기서 기습찬양을 하고 있나.

       

       이거 나 억울한데. 그걸 예상하고 미국에 보낸 건 아니다.

       

       나 정말 이렇게 팡팡 터질 줄은 몰랐으니까.

       

       

       “딱히 그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될 수도 있죠.”

       “저희는 언제든 내전에 개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군요.”

       

       

       맞다. 이제 언제든 미국에 개입할 준비는 해야 한다.

       

       

       “예. 트로츠키의 KFC만이 적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KFC, 미군사정부, 미연합국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막말로 KFC가 들고 일어났으면 미국 입장에서는 해볼 만하지만.

       

       그 미국이 또 둘로 나뉘어 있다.

       

       이렇게 되면 트로츠키의 KFC는 더욱 세력을 키울 수 있을 터다.

       

       

       “군부에 묻겠습니다. 만일 미국에서 내전이 벌어지면 개입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습니까?”

       “예. 폐하. 군사적인 개입을 굳이 하려 한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건 다행이군.

       

       내가 중간에서 적당히 연설하여서 미국을 돕는다고 하면 미국을 위해 러시아군은 개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히는 미군사정부를 위해서겠지만.

       

       러시아 국민들도 아나스타샤의 수정자본주의를 따르는 맥아더를 돕고 싶을 터다.

       

       

       “그렇군요. 미국이 이렇게 분열된 이상, KFC에 붙는 사람들도 더 많이 늘어날 겁니다. 결국 삼파전이 되겠죠.”

       “그럼 내전이 조금 빨리 터지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만일 시간이 더 흐른다면 독일이 KFC를 돕겠다고 나설지도 모를 일입니다.”

       

       

       독일이 과연 대서양을 넘어올 수 있을까? 라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거든.

       

       

       “독일은 그전에 대서양을 넘어야 할 겁니다. 세 조각이 난 미국이라고 해도 해군은 미군사정부나 미연합국이 쥐고 있을 테니, 독일이 넘어오는 것은 막을 수 있겠죠.”

       “다만, 미국인들이 맥아더를 지지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KFC와 KFC와 붙어먹은 미연합국을 처리하고 대공황 사태가 해결되면. 다시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한다고 국민들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미래에는 몰라도 당장은 맥아더를 지지하는 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여기에 우리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은 대공황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니까.

       

       아마 맥아더의 지지기반은 더욱 늘어나겠지.

       

       

       “그래도 더글라스 맥아더가 폐하를 언급하며 수정자본주의를 채택하겠다는 건 참 기특하군요. 수정자본주의는 폐하만의 사상이 아닌지요?”

       

       

       운게른이 말하는 것은 아나스타샤주의를 말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수정자본주의는 세계적으로 아나스타샤주의로 불리고 있으니.

       

       로마국민당이 볼 때는 더글라스 맥아더가 나에게 감화되어 수정자본주의를 채택한 것으로 보일 터다.

       

       이러면 대가리 깨져도 아나스타샤를 외치는 러시아인들도 더글라스 맥아더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즉, 내전 개입을 돕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

       

       

       “하지만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서는 안 됩니다. 일단 우리는 미국 군사정부를 지지한다고만 하고 미국 상황을 주시하다가 말이나 툭 건네봅시다.”

       “알겠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터다.

       

       더글라서 맥아더 그 사람이 우리가 바로 아이고 반가워라 하면서 이것저것 작업 걸려고 하면 오히려 싫어할걸.

       

       이런 건 밀고 당기기가 중요하다.

       

       

       “트로츠키는 계속 감시하고 있겠지요?”

       “예. KFC에 오흐라나를 잠입시켜 트로츠키 암살을 언제든 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오흐라나를 KFC에 집어넣어 놨다.

       

       언제든지 트로츠키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말이지.

       

       지금 당장 죽일 수도 있지만, 역시 이왕 여기까지 왔으면 내전은 보고 싶거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퇴고가 좀 걸렸읍니다.

    2차대전 한 200화 쯤에 나올듯…?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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