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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4

        

       그래 얼굴 정도는 봐야지.

         

       “부관! 호 고문을 훈련소로 안내해 드리게. 그리고 가는 길에 훈련병들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말씀드리도록!”

         

       나는 다시 부관의 안내를 받으며 훈련소로 떠났다.

         

       “금의위 훈련병은 우선 선별시험을 통해 합격 처리가 진행됩니다. 체력, 무공 경지, 학식, 품성, 그 외 재주등을 시험하지요. 지방관들이 인재라 추천한 이들이지만 그 중에도 옥석은 있으니까요.”

         

       “음. 그렇습니까.”

         

       “예. 외부고문께서 맡으실 그 부대도 금의위로 채용될 최소조건은 만족하는 자들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다들 제 고향에서는 수재나 천재 소리 듣던 이들이니 콧대가 꽤 높을 것입니다. 특히 외부고문님의 출신을 알게 되면 얕잡아 볼 이들이 수두룩하겠지요. 뭐 자신감 차 있는 젊은이들이 으레 그렇듯이 말입니다.”

         

       “이해했습니다.”

         

       뭐 무림의 세계에서나 경지가 깡패지 군대에서는 계급이 깡패다. 아무리 고수고 난다긴다하는 명가의 자제라고 할지라도 조교가 까라면 까야 하는 것이 훈련병이지.

         

       “선별시험이 하루아침에 끝나는 것은 아니다보니 지금도 절찬리에 진행 중입니다. 아마 최종 훈련 인원이 확정되는 것은 이삼일 뒤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본 인원들 외에도 몇 명 정도는 추가될 수 있습니다.”

         

       우선 부관은 다른 훈련교관에게 나를 소개시켰다. 간단하게 교관들과 안면을 튼 부관은 이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이 말했다.

         

       “이 말을 깜빡했군요. 외부고문님은 굳이 훈련 교본대로 훈련을 진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율재량권이 부여된 상태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됩니다. 물론 훈련 교본대로 진행하셔도 무방합니다만…”

         

       이거 혹시 그건가.

         

       “군 생활에 문외한인 제 생각대로 훈련을 진행한다면 소란이 일 수도 있을 텐데요.”

         

       “허허. 예. 그러나 금의위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방편의 일환으로 외부고문님이 초청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적당히 트롤 짓 해서 마지막에 내칠 명분을 미리미리 만들어 놓으라는 말이었다.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일이 잘 안될 것 같다면 나서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저희 측에서 여러 가지로 준비를 해 놓았고 그때그때 조율하면 될 문제니까요. 자, 이제 도착했습니다.”

         

       대동소이한 전각들이 나란히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니 어딜 가도 군대는 군대인가 싶었다. 병생활관으로 보이는 건물들은 오래 된 전각들이기는 하지만 최초건축 당시에는 괜찮은 전각들이었을 것이다.

         

       다만 오랜 세월 보수해온 흔적들! 전문 목수나 미장이가 보수한 게 아니라 그냥 적당히 손재주 좋은 비전문가인 병사들을 동원해 물량으로 때운 흔적이 사방에 산재해 있었다.

         

       그야말로 짬내가 진동을 하는 외관!

         

       가벼운 PTSD증상에 나는 마음을 다스렸다. 나는 병사가 아니다 나는 조교다. 그냥 조교가 아니다 특수부대 조교이니 간부다.

         

       음. 딱히 간부라고 생각해도 그다지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는군.

         

       “건물이 낡았지요? 그래도 내년에는 ‘선진병영’으로 재탄생 될 것입니다.”

         

       움찔.

         

       “…대단하군요.”

         

       “예. 선진병영계획을 세운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말이에요. 계속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해왔었습니다. 그렇게 수년간 반려만 당했는데 이번엔 뭐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지기라도 했는지 인가가 났지 뭡니까.”

         

       사마염이 보낸 황금가의 자산인가.

         

       “낡은 건물도 보수하거나 증축하고 가구나 생활도구도 다 신식으로 변경해야지요. 안 그래도 요새 이층 침대의 밑판이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서 비전투손실이 나는 판국입니다.”

         

       “허허허..”

         

       “아참. 자유시간에 축국을 하도록 공을 주는 것은 심사숙고 한 뒤에 결정하셔야 합니다. 사기진작에는 효과가 좋지만 매회 선별 과정에서 축국을 하다가 머리가 깨지거나 팔다리가 부러져 탈락하는 자들이 꼭 있거든요. 다른 훈련대와의 친선전을 유의하시지요.”

         

       “….”

         

       그렇게 잃어버린 2년을 자극받는 조언과 함께 도착한 전각.

         

       “하나의 건물을 하나의 대가 활용합니다. 아마 이번 기수 훈련생들은 10개 대로 나누어질 것 같더군요. 그러니까 외부고문님은 10번 훈련대를 책임지는 훈련교관인 셈입니다.”

         

       “그렇군요. 친절한 안내 감사드립니다.”

         

       부관은 적당히 인사를 나눈 뒤에 퇴근하라는 말과 함께 바삐 사라졌다. 뭐 동창 제독의 부관이니 할 일이 많겠지. 나는 문 앞에 서서 잠시 호흡을 골랐다.

         

       송창식은 지원자들 중에서 명확한 결격 사유가 있는 자들을 모아 놓았다고 했다. 하나하나가 만만한 자들은 아니겠지.

         

       나는 마음을 다스렸다. 이몸 호천안이 누구? 군경력 2년 만기전역 병장.

       

       하자 있는 이들만 모아놓았다고 해도 K병영의 어둠에 비하면 조족지혈이겠지.

         

       평소라면 절대 떠올리지 않을 잃어버린 2년을 상기시켰다.

         

       군화끈 한쪽 묶는데 1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굼뜬 맞후임을 맞이했을때의 절망감. 왼팔에 악마가 들려서 작업을 하면 고통스럽다고 주장하던 같은 중대 후임. 내가 이 짬에 이거 해야겠냐며 나에게 짬 때리던 1개월 선임놈.

         

       병사 출신으로 3사 다녀와서 병사 생활에 통달한 척 생활관에서 나대던 소대장.

         

       그런 소대장에게 들은 정보를 병영비리랍시고 중대를 휘젓던 중대장.

         

       오….흑화한다.

         

       “크큭.”

         

       그래 이몸 호천안. K병영이라는 어둠에서 살아남은 대한의 건아. 기껏해야 금의위 훈련생에 불과한 응애들을 상대로 쫄 필요는 없었다.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하나의 통일된 공간이었다. 도무지 사생활이라고는 존중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곳. 벽을 만들어 공간을 나눌 수 있을 크기임에도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침상과 관물대만이 보였다.

         

       인원은 대충 열 명에서 스무 명 사이일까. 갑작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나를 주시하는 시선에는 의문이 깃들어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나에게 다가왔다.

         

       “현재 이 전각의 임시 대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조가주라합니다. 본 각에 들린 용무가 무엇이신지요?”

         

       벌써부터 군인이 다 된 녀석이 있군. 아니 애초에 지방에서 군 생활을 하다가 추천받아 올라온 유형일까.

         

       “본인은 이 부대를 담당하게 된 훈련 교관이다. 잠시 얼굴이나 볼 겸 들렸다.”

         

       “충! 실례했습니다. 평복 차림이신지라 미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음.”

         

       깍듯하게 경례를 올리는 조가주를 살폈다. 무공 경지는 절정 수준인가.

         

       “조가주 훈련생. 군 생활을 하다가 추천받아 올라온 것인가?”

         

       “예 그렇습니다. 상산에서 군문에 몸 담고 있었지요.”

         

       …아니 그럼 이 녀석 조가창법의 창시자인 조가주 아니야.

         

       “자네 혹시 주 무기가 창인가?”

         

       조가주의 눈썹이 꿈틀했다.

         

       “눈썰미가 좋으시군요.”

         

       훗날 지금 내 앞에 있는 조가주는 조가창법이라는 창법을 창안하게 되고 이 창법은 황군에서 우수함을 인정받아 황군의 창법으로 보급된다. 나중에 황군 하면 창술이 위협적이라는 인식이 생기는데 그것이 다 황군이 기본적으로 조가창법을 익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역사에 한 획을 남긴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조가주가 이미 탈락 확정이라고? 물론 조가주가 역사에 남을 만한 공적을 세우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사람이니만큼 지금도 상당한 인재일 텐데…

         

       “음.”

         

       생각해보니 뭐 말이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조가주는 어디까지나 조가창법의 창시자.

         

       어디 이름을 남길 정도의 상승무공을 창안하는 일이 그리 쉬울 리가 있겠는가.

         

       무공창안에만 몰두해도 부족할 판국이다. 그런데 금의위가 되어 공무와 무공창안을 병행하며 역사에 남을 무공까지 창안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개연성이 떨어지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조가주에게는 금의위에서 받아들이지 못할 흠결 사항이 있는 모양.

         

       조가주에게서 시선을 떼고 다른 훈련생들도 쭉 살폈다.

         

       내가 뭐 사람 보는 눈에 특별한 재주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을 보면 느낌이라는 것이 있다. 꼭 무공이 아니더라도 다들 한 가닥씩 할 것 같은 이들인데 벌써부터 탈락 확정이라니 놀랍구만.

         

       금의위가 대단하긴 하네.

         

       이 정도 인재들을 결격사항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쳐내 버릴 정도로 수준이 높다는 뜻이겠지.

         

       전교 1등도 서울대 입학에 실패하는 것처럼 날고 기는 인재들도 금의위의 높은 문턱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오늘은 가볍게 얼굴이나 둘러 보려고 왔을 뿐이네. 만나서 반가웠군. 조가주.”

         

       “충!”

         

       일단 마음은 가벼워졌다. 사실 진짜 고문관들만 모여 있는 답 없는 훈련생들을 보며 가슴을 쳐야 할 줄 알았는데 전반적으로 멀쩡해 보였다.

         

       “쓰읍.”

         

       다른 의미로 어마어마한 인재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괜히 내성을 끌어 올린다고 잠들어 있던 암흑기억을 꺼내 내상만 입었다.

         

       그래도 조가주라.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네임드를 만났네. 자연스럽게 내 생각은 미래 지식으로 넘어갔다.

         

       사실 조가주는 역사적으로는 위인이라 분류해야 할 인물일지는 모르겠지만 게임 플레이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억이 흐릿해졌다.

         

       오래간만에 설정집을 펼쳐서 황궁 파트를 좀 살펴 봐야겠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 황궁서고에서는 그 무공을 익혀야겠다. 절정무공이 하나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황궁 서고에서 어느 정도 쓸만한 것들을 추리려 했지만 황궁서고에서만 얻을 수 있는 무공은 일단 얻어야지.

         

       무엇보다 여유 시간이 며칠 있다는 점이 호재였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휴가를 받은 느낌이랄까.

         

       훈련병들의 선별이 끝날 때까지 며칠 시간이 있다고 하니 그 시간동안 낙양 관광도 하고 황궁 서고에 출입하면 딱이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첫 출근을 마쳤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호천안의 잃어버린 2년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누군가 겪은 실제상황입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미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습니다.

    꾸준한 후원! 오늘도 잘 하고 있다는 응원의 표시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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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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