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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5

       자신을 가르쳐주겠다 당당히 선언했던 독고천.

         

       남궁수는 그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독고천은 무척이나 바쁜 사람이었다.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그와 만나 비무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은 극도로 적었다.

         

       ‘그래도 상관없다.’

         

       상대는 구왕수다.

         

       자신이 던져주는 콩고물을 받아먹기 위해 꼬리를 살랑대던 따까리.

         

       그런 놈과 비무를 하는데 철저히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었다.

         

       또한.

         

       ‘시간이 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지.’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다고 하여 그 시간이 값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니.

         

       그는 짧은 시간 내에 핵심을 요약해서 알려주었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 비무대 위에서 구왕수가 보일 모습은 뻔했다.

         

       어떻게든 수비적으로 초식을 운용하며 백 초식을 넘기려 하겠지.

         

       ‘확실하게 공격할 것.’

         

       초식의 수가 제한되어 있으니 상대방의 빈틈만을 철저히 공략하여 적은 초식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하라는 의미였다.

         

       ‘자아, 어떻게 너를 요리해줄까.’

         

       같은 선상에 서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구왕수.

         

       아니꼬웠다.

         

       ‘백우진이 뒷배로 있으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더냐.’

         

       천만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제아무리 백우진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고 하나, 그것이 평생 가지는 않을 터.

         

       허나 자신은, 자신의 뒤에 있는 남궁세가는 다르다.

         

       그들은 이미 수백 년간 무림의 중심으로서 살아남은 권력 그 자체다.

         

       ‘곧 후회하게 해주마.’

         

       녀석은 후회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손을 잡지 않은 것을.

         

       물론, 백우진 따위에게 패배한 구왕수를 내친 것은 자신이긴 했지만.

         

       자신이 놓았더라도 녀석은 어떻게든 아양을 떨어 제 손을 다시 이어야만 하는 것 아닌가.

         

       ‘오늘부터다.’

         

       후회의 시작은 오늘부터다.

         

       놈을 처참하게 꺾음으로써 백우진과 구왕수를 무릎 꿇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명성은 떨어지고, 점점 녀석의 이름은 잊혀져 가겠지.

         

       시간이 지날수록 구왕수는 후회 속에서 몸부림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리 만들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 찬란한 미래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을 때.

         

       “비무를 시작한다!”

         

       비무가 시작되었다.

         

       그는 천천히 목검을 쥐고 망부석처럼 땅에 박혀 있을 놈에게 다가가리라 생각했다.

         

       헌데.

         

       “흐아아앗!”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구왕수가 곧장 달려들어 검을 휘두르는 게 아닌가!

         

       “큭!”

         

       남궁수의 움직임이 급히 가속했다.

         

       빠르게 뽑아 든 검이 제 가슴을 노리고 휘어지는 검을 막아냈다.

         

       “차앗!”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무위로 돌아간 구왕수의 검은 그대로 한 바퀴를 빙글 돌더니 재차 공격을 가해왔다.

         

       “이 자식이…!”

         

       한번 시작한 공격을 끊임없이 이어가 상대를 제 검격 안에 가두어 압도하는 것.

         

       연검의 묘리가 담긴 구씨세가의 검법이 펼쳐진 것이다.

         

       한 번 막아낸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녀석의 연이은 공격은 막히면 다음 공격을 가하면 된다는 듯이 움직임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우진이의 말대로 되고 있어!’

         

       구왕수는 희열을 느꼈다.

         

       그의 예상대로였다.

         

       어젯밤 그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야, 광수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거야. 너는 버티기만 해도 승리니까 수비적으로 나올 거라고.”

         

       이를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남궁수 또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테니, 그가 방심한 틈을 타 공격을 가해야 한다고.

         

       “너 그런 거 잘하잖아. 한 번 공격한 상대한테 끊임없이 공격하는 거.”

         

       그것은 구씨세가가 발젼시켜 온 가전 무공의 특징이었다.

         

       일격에 모든 힘을 쏟지 않고 완급을 조절하여 상대에게 수를 내어주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공격 기회로 삼는 것.

         

       “옛날이야 모르겠지만, 지금의 너라면 이 한 번으로 단숨에 수십 초식은 쓰게 할 수 있을 거다.”

         

       날 믿어라, 광수야.

         

       그 말이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

         

       일반적인 수비로는 모든 공격을 막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남궁수가 초식을 사용하고 있다.

         

       ‘젠장, 이 자식이 언제 이렇게…!’

         

       낭패였다.

         

       옛날에 몇 번인가 합을 나눠본 적 있던 녀석의 연검은 허접했다.

         

       언제든 이어지는 공격과 공격 사이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승기를 거머쥘 수 있을 정도로.

         

       헌데 지금은 달랐다.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오직 공격에만 몰두하느라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던 녀석의 공격에 체계가 살아 있다.

         

       더군다나 그의 검격 하나하나에 수많은 경우의 수가 담겨 있었다.

         

       상대가 뒤로 물러날 경우, 맞받아칠 경우, 회피할 경우, 반격을 해올 경우, 신법으로 크게 물러날 경우 등.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아주 세밀하게 초식을 운용하고 있었다.

         

       ‘큰일이다.’

         

       경종이 끊임없이 울린다.

         

       용봉비무제에서 백우진에게 패배했을 때보다 더한 위기가 찾아왔다.

       잡혀도 단단히 잡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잘못 움직였다간 백 초식 안에 녀석을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빌어먹을.’

         

       속단한 게 문제였다.

         

       방심한 사이에 녀석이 그토록 저돌적으로 달려들 줄이야.

         

       ‘기세를 완전히 빼앗겼다.’

         

       처음에 기세를 내어줘선 안 되었다.

         

       비무에서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기세다.

         

       한 번 기세를 타기 시작한 상대는 매섭게 몰아붙이고, 기세를 잃은 이는 제 실력의 반도 내지 못하고 자멸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니까.

         

       지금의 남궁수가 그러했다.

         

       상대의 기세에 눌린 상태로 빠져나갈 기회를 찾기가 어려웠다.

         

       적절한 순간에 공격을 끊고 기세를 이쪽으로 되돌려야 하는데 상대방의 연검의 묘리 자체가 그러한 것들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해 더욱 그러했다.

         

       ‘벌써 몇 초식째지?’

         

       남궁수가 곁눈질로 독고천을 살폈다.

         

       그는 이쪽을 향해 더없이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며 자신에게만 보이도록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여주었다.

         

       그것은 자신이 초식을 사용한 횟수를 의미했다.

         

       말인즉.

         

       ‘벌써 서른 초식이나 사용했다고?’

         

       자신이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의 초식을 막기 위해 서른 초식이나 사용했다.

         

       이대로 가면 단순히 패배를 기록하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백 초식이라는 제한을 건 것은 자신이 구왕수보다 강하다는 것을 전제로 내건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그 백 초식 동안 무기력하게 수비만 하다가 끝난다면?

         

       이는 패배를 넘어 자신의 인생에 고이 기록될 치욕이 될 것이다.

         

       “크윽.”

         

       그럴 수는 없다.

         

       고작 따까리다.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제 뒤나 열심히 핥아주던, 보잘 것 없는 인간이란 말이다!

         

       “으아아아!”

         

       패배하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가득 담긴 함성이 쩌렁쩌렁 울렸다.

         

       그는 포기했다.

         

       상처 없이 승리를 거머쥐려는 생각을.

         

       또한 결심했다.

         

       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놈의 뼈를 취하리라고.

         

       ‘절대로 걸어서 내려가게 두지 않겠다!’

         

       짙은 살기가 두 눈에서 줄기차게 뿜어졌다.

         

       동시에 그의 체내에 잠들어 있던 내공이 요동치며 혈도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찰나의 순간에 체내에 흐르는 어마어마한 내공을 실었다.

         

       그의 검 위로 선명하다 못해 불꽃처럼 일렁이는 검기가 존재감을 발산했다.

         

       “차앗!”

         

       남궁수는 이를 이용하여 끊임없이 짓쳐드는 구왕수의 검을 강하게 밀쳐냈다.

         

       “윽!”

         

       짧은 신음을 흘리며 공격을 멈추로 뒤로 물러서는 구왕수.

         

       검을 타고 흐르는 어마어마한 경력에 손이 저릿했다.

         

       마침내 남궁수가 구왕수의 연격으로부터 벗어나는 데에 성공했다.

         

       허나, 그것을 해내기 위해 제법 많은 것을 내어주어야 했다.

         

       “쿨럭!”

         

       그의 입줄기에서 얇은 피 한 줄기가 새어 나왔다.

         

       ‘제길.’

         

       내상을 입고 말았다.

         

       찰나의 순간에 어마어마한 양의 내공을 쏟아부었다.

         

       내공의 소모가 어마어마한 것은 둘째치고, 이를 옮긴 혈도가 손상되었다.

         

       이는 비무 내내 그를 괴롭힐 터.

         

       지금이야 경미한 수준에 불과하지만, 계속해서 내공을 사용했다간 더욱 큰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속전속결.’

         

       주변에서 술렁이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생각과는 좀…, 많이 다른데?”

       “남궁수가 압도적으로 이길 줄 알았더니, 아니잖아.”

       “구왕수가 이렇게 강했다니.”

         

       자신을 향한 의심을 높아지고, 구왕수의 명성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

         

       제 몸을 위해서라도,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비무를 빠르게 끝마쳐야만 했다.

         

       압도적인 힘으로 녀석을 찍어눌러 자신이 건재함을 알려야만 했다.

         

       “잘도 날뛰었구나.”

         

       남궁수가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검을 곧추세웠다.

         

       “허나, 그것으로 끝이다.”

         

       남궁수의 주변에 흐르고 있던 기세가 몸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증폭된 기세가 점점 주변을 장악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구왕수의 주변을 에워쌌다.

         

       “이제 끝내주마.”

         

       압도적인 기세와 검술.

         

       제왕검형(帝王劍形)이 펼쳐졌다.

         

       검을 맞대고 선 두 사람 모두 직감했다.

         

       ‘끝이다.’

         

       이 비무의 끝이 다가왔음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에피소드는 전체적으로 보면 조원들의 케어와 더불어 아직 잘 드러나지 않은 히로인들의 떠오르기 위함입니다.

    혈수마녀, 신녀를 거쳤으니 다음에는 송희연이 주가 될 차례입니다.

    완전히 엮는 것보다, 조금 더 발전된 관계로 나아가는 모습이 보여질 예정입니다.

    그게 끝나면 더 깊숙한 메인 에피소드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오늘 하루에만 연재 업로드를 많이 하는 바람에 머리가 띵하네요.

    빠르게 쉬러 가보겠습니당.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고, 저는 내일 또 찾아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매번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셔요.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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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주정뱅이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sent a 5,700-character message and ended up transported into a novel world once. Then after returning, I got reincarnated into a second martial arts novel by the same damn author. Only this time, I really didn’t write an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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