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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5

       – 어제 구르고 나서 사람들이 바뀐 것 같은데?

       – 그만큼 구르고 안 바뀌면 그것대로 신기하지 않음?

       – 사실 실력이 크게 올라온 건 아님. 걍 팀 합이 올라온 거지.

       – 화령 상대하면서 서로 마음이 맞아진 듯?

       – 확실히 최종보스가 쌔니까 사람들이 뭉치네.

       – 천마님의 혜안 ㄷㄷ

       

       어제 엔리의 팀원들을 괴롭힐 때까지만 해도 본인의 행동을 욕하던 이들이 오늘 저들이 제대로 된 성장을 보이자 가면을 바꾸어 칭찬을 전했다.

       

       실로 인간다운 모습이었다.

       

       내 기억을 하고 있는 몇몇 이들이 있는지라 그를 꼬집어주면 당황할 것이 눈에 훤했지만 그냥 넘어가 주었다.

       

       비난을 하던 자들이 칭찬을 입에 담는 것은 내 생각하던 것보다 즐거운 일이었던지라.

       

       그보다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적팀에 속해 있는 당소일의 모습이었다.

       

       녀석이 경기에서 보인 모습은 그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내 강의를 하면서 홀로 다수를 상대하는 법을 몇 번이나 알려주었거늘 그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다니.

       

       아무리 본인이 여러 일을 수행하느라 잠시 그대를 마음대로 하도록 놔두었다 하나 저 정도로 형편이 없어질 줄이야.

       

       “화령님.”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차고 있는데 옆에서 달빛이 말을 걸어왔다.

       

       “무어냐.”

       “저거 보고 열받는다고 난입하시면 안 됩니다?”

       “네 놈은 나를 무어라 생각하는 것이냐?”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엄청 짜증이 난 것처럼 보여서요.”

       

       티가 났나보군.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내가 가르친 녀석이 저리 형편없는 모습을 보이면 열이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엔리의 적인 저 녀석이 형편이 없다는 게 잘 된 일임을 알지만 그래도 성질이 올라오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구나.

       

       당소일.

       

       이 대회가 끝나고 나서 두고 보도록 하자꾸나.

       

       네 놈에게 휴식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단어인지를 알려주도록 하겠다.

       

       – 뻒꾺이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님. 화령님. 당소일이 다른 사람한테 배우고 있는 거 아시나요?]

       

       “…뭐?”

       

       지금 후원을 한 이가 무어라 말을 한 것이지?

       

       다른 이한테 배움을 얻고 있다고?

       

       내가 미간을 찌푸리자 채팅창에서 신이 나서는 당소일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 프로게이머 한서우가 와서 대련해주고 있어요.

       – 지금 방송 가보면 둘이 대련 중임.

       

       나는 바로 터렛 사이트를 켜서 당소일의 방송에 들어갔다.

       

       그러자 다른 이와 대련을 하고 있는 당소일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한서우라는 자를 상대하며 일방적인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여기선 이렇게 이렇게 하시면 돼요.”

       “이렇게 이렇게가 뭔데요?!”

       “그으러니까 팔을 이렇게 해서 다리를.”

       “이렇게라는 말 좀 빼고 설명 못해요?!”

       “그냥 몸으로 배우시죠.”

       

       방송에서 보인 모습은 교육이라기보다는 촌극에 가까웠다.

       

       한서우라는 자가 팔과 다리를 휘저어가며 본인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지껄여대고 당소일이 그를 들으며 성을 내는.

       

       두 사람은 진지한 비극이라 생각하지만 멀리서 보면 웃음이 샐 뿐인 그런 극 말이다.

       

       그들을 보는 채팅창의 반응도 내 생각과 비슷했다.

       

       – 한서우 설명 더럽게 못하네.

       – 진짜 실력은 국내 최고급인데 말은 왜 저렇게 못하는 걸까.

       – 인터뷰어가 불쌍해 보이는 선수 1위.

       

       다른 이가 당소일을 가르친다기에 어떤 건방진 녀석인가 싶었다마는 이 풍경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절로 새는구나.

       

       저걸 가르침이라 불러도 되는 것인가.

       

       – 천마조아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님. 화령님은 한서우가 뭐라고 하는 지 알 것 같아요?]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만 이해는 된다.”

       

       저 녀석은 더럽게 설명을 못할 뿐이지 이야기를 하는 근간은 천마신공의 이치에 관한 것이었으니.

       

       예를 들어서 저 자가 팔을 휘저으며 이렇게라고 말을 하는 것은 권에 내기를 담아 방어를 깨부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일전에 바니의 방패에 가로 막혀 방해를 받았기에 그를 뚫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또 예를 들어 다리를 움직이며 이렇게 라고 하는 것은 보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정면에서 자신을 물고 늘어지는 상대를 뚫지 못할 것 같은 보법으로 현혹시켜 떨쳐내라는 소리다.

       

       이러한 내 풀이를 들은 시청자들은 하나 같이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 ?

       – ???

       – 이렇게에 그런 뜻이 담겨 있었다고? 

       – 교수님. 진도가 너무 빠릅니다.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 외계어를 쓰는 사람이랑 그걸 알아듣는 사람이라니.

       

       “저 놈이랑 같은 수준으로 보지 말거라.”

       

       언어능력이 원숭이와 같은 저 놈과 비슷한 취급을 받으면 무인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써 불쾌할 것 같으니 말이다.

       

       나는 그리 투덜거리면서 가만 당소일과 한서우라는 자가 대련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다 대 다 는 그렇다 치더라도 일 대 일에서 당소일은 꽤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아마도 본인과 많은 대련을 해보았기에 천마의 무공에 대응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리라.

       

       허나 상대하는 것에 능숙하다는 것이 기본적인 실력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

       

       한서우가 지닌 무공을 다루는 실력은 분명히 뛰어났다.

       

       도저히 현대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그는 내가 여태까지 보아왔던 무수히 많은 현대인들 중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이치를 다루고 있었다.

       

       다른 이들처럼 동작을 따르다 이치를 배우느라 어색해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꼭 무림에서 자라나 이치를 배운 사람처럼 생각하고 움직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한서우가 다루는 천마신공에 담긴 이치가 본인이 해석한 것과 닮아있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같은 무공이라 하여도 그 해석이 모두가 같지는 않다.

       

       당장 전대의 천마였던 본인의 아비는 천마신공의 근간을 억압이라 해석했다.

       

       장로 중에서도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파괴다. 저항이다. 고통이다.

       

       그 의견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모습을 달리했다.

       

       모두들 천마신공이 지닌 패도적인 기운을 이해하고는 있었으나 그를 어찌 사용할 지에 대한 것은 판이했던 것이다.

       

       내가 스스로 규정한 천마신공은 파천이었다.

       

       나를 가로막는 모든 것을 부수고 내 스스로 하늘이 되고자 하는 오만이었다.

       

       지금 한서우라는 자는 본인이 지녔던 그 해석을 이행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물론 우연히도 천마신공을 사용하는 자끼리의 해석이 동일할 수도 있지.

       

       허나 내가 보기에 저 한서우는 아직까지 자신만의 해석을 낼 실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소리는 즉, 저 자에게 천마신공을 가르친 자가 파천의 해석을 지녔다는 것이겠지.

       

       그리고 내 추측하기로 파천을 남에게 가르칠 만한 사람은 본인밖에 없을 것이다.

       

       화룡무인의 세상 속의 본인 말이다.

       

       호기심이 생긴다.

       

       이 생각은 아직 그저 추측에 불과하지만 그렇기에 한 번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다.

       

       만일 저 자가 정말로 다른 세상의 내가 들인 제자라면 무얼 보고서 저를 들인 건지 궁금해지니까.

       

       “달빛. 지금 당소일이 속한 팀이 데케이가 만들어 낸 팀이라 했나?”

       “네. 그렇습니다.”

       “그럼 한서우라는 자도 데케이와 관련이 있겠군.”

       “네. 데케이 형이 직접 데려왔을 걸요?”

       

       호오. 마침 잘 되었구나.

       

       직접 데려왔다는 것은 친분이 있다는 이야기일 터이니.

       

       오랜만에 데케이에게 연락을 해봐야겠구나.

       

       *

       

       본인은 엔리의 팀원들이 스크림을 끝마친 후에 그들에게 과제를 내주었다.

       

       각자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고 그를 어찌 보충해야 하는 지를 알려준 후에 내일까지 그를 연습하라고.

       

       그들은 직접 봐주는 것이 아니라 과제 형식으로 내어준다는 것에 작게나마 불평을 했다.

       

       허나 내가 그 뒤에다 내일 그를 시험해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어제 겪었던 일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 정도로 굴려주겠다고 이야기를 하자 기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녀석들은 아직까지 본인을 잘 모르는 구나.

       

       엔리를 보아라. 내가 보내준다고 하자마자 얌전히 떠나질 않으냐.

       

       어찌 되었던 그렇게 모두를 해산시킨 후 방송을 종료한 나는 즉시 데케이에게 연락을 했다.

       

       <안녕하세요. 화령님.>

       “오랜만입니다. 전화를 건 건 다름이 아니라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서우를 데려와서 당소일님한테 붙인 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화령님이 엔리 팀에 붙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데케이는 내가 어미를 꺼내자마자 스마트폰에다 대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내 전화를 하자마자 저 소리를 하는 걸 보면 확신범이구나. 이 놈.

       

       허나 거기에다 대고 불평을 할 순 없었다.

       

       데케이의 목소리가 너무도 절절해서 나도 모르게 괜찮다는 말을 꺼내버렸으니까.

       

       이것의 사과 장인의 실력인가.

       

       대체 얼마나 많이 사과를 하고 다니면 이런 실력을 지니게 되는 것일까.

       

       “데케이님. 그건 그거고 따로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말씀만 하십쇼!>

       “한서우씨랑 연결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 번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서요.”

       <물론 가능하죠! 안 그래도 서우 걔도 화령님하고 만나고 싶다 그랬습니다. 아피스 들어오시면 바로 만나게 해 드릴게요!>

       

       생각보다 담백한 대답이 돌아왔다.

       

       저 쪽에서도 본인을 만나고 싶어 했다고?

       

       흐음. 뭐. 잘 된 일이구나.

       

       *

       

       “안녕하십니까. 화령님.”

       

       한서우는 아피스에서 나를 보자마자 고갤 숙여 인사를 했다.

       

       초면이라 그런 것이겠으나 다소 과할 정도로 정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반갑구나. 천마신공을 사용하는 아해야. 그대가 본인을 만나고 싶어 했다 들었다만?”

       “네.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부탁인가. 신공을 다루는 이가 할 부탁이라면 하나뿐이겠지.

       

       “마침 잘 되었구나. 본인도 그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몇 가지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

       “가볍게 서로의 주먹을 나누어 보도록 하자꾸나.”

       “…네?”

       

       어찌하야 당황을 하는 것인가? 다른 강자와 만난다면 주먹을 나누어 본다.

       

       신교의 상식이지 않은가.

       

       그대가 무공을 다루는 것을 보면 신교에서 교육을 받은 이일 터인데 왜 그런 반응인지 본인은 잘 모르겠구나.

       

       내가 의문을 표하자 한서우는 얼떨떨한 듯 이렇게 말했다.

       

       “어. 저는 그냥 대화를 나누러 온 거였는데요.”

       “천마신공을 사용한다는 아해가 말로 문제를 풀어나가려 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는 바람에 순간 당혹을 느꼈다.

       

       도저히 신교의 사람이 할 말이 아니지 않나.

       

       흐음. 아직 신교의 물이 덜 든 것인가.

       

       어찌 보면 달가운 이야기이기도 하구나.

       

       광신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소리이니 말이다.

       

       하지만 신공의 사용자끼리 만났는데 대화라니.

       

       본인으로서는 납득할 수 없구나.

       

       눈을 마주쳤다면 서로의 무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해야 하지 않나.

       

       적어도 본인은 그럴 생각이었다마는.

       

       “어. 그럼 가볍게 대련을 한 번 할까요?”

       

       얼굴에 생각이 드러난 것일까. 한서우가 주춤거리다 그리 말을 했다.

       

       “그러자꾸나. 대련에서 그대가 승리한다면 내 그대가 묻는 바에 모두 대답을 해주마. 그대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도 물론이고 말이다.”

       

       허나 본인이 승리하게 되면 그대는 본인이 묻는 바에 모두 답을 해야 할 것이다.

       

       내가 그리 이야기를 하자 한서우가 멀뚱히 나를 바라보다 웃음을 흘렸다.

       

       “알겠습니다. 자주 듣던 이야기네요.”

       “그럼 시작을 해볼까.”

       

       자. 내 그대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과연 그대가 진실로 또 다른 본인이 들인 제자인지를.

       

       진정 제자라면 본인이 그대의 어떤 부분을 보고서 아래에 들였는 지를.

       

       그 모든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하겠다.

       

       그러니 덤비도록 하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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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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