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166

       

        

        

       “유진 선수를 수식하는 단어는 굉장히 많죠. 혹시 그 중 마음에 드는 걸 특별히 하나 꼽자면 어떤 게 있으신가요?”

        

       “이실직고하자면 전부 갖다버리고 싶습니다.”

        

        

        

        푸웁!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실소와 폭소. 그 와중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 안의 아밀라아제 섞인 공기를 토해내는 사람들도 대다수였다.

        

        그 와중 화들짝 놀란 다이스. 와그작 찌그러진 표정의 사이에는 경악이 절반 정도 섞여있었다. 그걸 한 마디로 축약한다면 이 양반이 도대체 공식석상에서 무슨 말을 하는 건가-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

        

        이상한 말 하지 말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역시 마이페이스의 여왕은 여러모로 달랐다.

        

        

        한편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곰곰히 생각한 결과, 어조를 제외한다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부끄러움을 잘 탄다는 사실은 칼이든 송곳이든 뭐든 갖고 와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유진을 놀리기에 충분한 도구였으니까.

        

        당장 생각나는 것도 여러 개였다. 그 중 하나는 특별 중계 방송에서 한 말에서 비롯된 빅 시스터 정도. 하지만 그게 그나마 예외적으로 잘 뽑힌 별명에 속했다. 다른 것들을 하나하나 따져보자면 가관이었으니.

        

        가령 처형인이라든지, 포브스선정사람목자를때가장섹시한눈나, 인간형 장갑차, 살아 움직이는 돈까스망치, 도끼여신 등 – 물론 마지막 별명을 지어준 코르부스는 KSM 때 그 별명의 업보를 그대로 정산받았다.

        

        그 정도면 그런 반응을 보일 만도 하지.

        

        

        아무튼, 유진의 강펀치를 맞고 간신히 정신을 차린 아나운서가 덧붙였다.

        

        

        

       “어, 그. 굉장히 예상 외의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혹시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멀쩡하게 지어준 별명이라면 어찌어찌 넘기겠지만, 다들 하나같이 괴상망측한 것들이라서요.”

        

       “아, 이제 이해가 갑니다. 그럼 유진 씨가 원하는 별명은 어떤 게 있을지 정말 궁금한데, 한 번 들어볼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별명이 없는 편을 더 선호할 것 같습니다. 물론 불가능할 것 같긴 한데.”

        

        

        

        사실상 당연한 말이었다.

        

        수만도 아니고 수십만도 아니며 수백만에 가까운 인파들 전원을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러나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만한 꿀잼이 없었다. 당사자야 팔짝 뛰겠지만.

        

        당연하게도, 본인 앞에서 말할 수는 없었다.

        

        MC인 오연진은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뽑자면, 유진 선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별명은 모드의 이름이기도 한 에이펙스 프레데터, 즉 최상위 포식자인 것 같은데요. 여지껏 보여주신 경기가 하나같이 좌중을 압도하는 플레이라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진 선수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 정도까지는 용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다른 분들이 못한 게 아니라서, 그런 별명을 받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것도 있네요. 아무튼 가능하다면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상투적인 질문엔 상투적인 이야기.

        

        묻고자 하는 건 많았지만 그렇다고 전부 물어볼 수도 없었다. 머릿속 계산에 의하면 유진에게 할당된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추후 편집본에는 영상도 삽입될 테니 그 점도 고려해야 했고.

        

        

        그것과는 별개로, 어쨌든 시간이 다 될 때까지 문답은 이어졌다.

        

        가령 해외 구단의 입단 제의 같은 것들이 있는지와 같은 여러가지 – 그러나 많은 이들이 반쯤 간과하는 것이 있다면, 그녀는 다크 존을 시작한 지 고작해야 한 달하고도 반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의외의 고역이었다. 질문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질문을 고르고 그것으로 분량을 뽑아내는 것도 MC들의 역량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빤스런이었다.

        

        다이스의 턴이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근래 들어 정상에서조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SSM 소속 다이스 선수를 인터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와아아아!

        

        우레와 같은 함성, 그리고 박수 소리.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됐지만, 다이스에게 있어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은근히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 수많은 팬들의 사랑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프로게이머들이 흔하게 겪는 일이기도 했다.

        

        다이스 소개 영상이 자동적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SSM Entertainment의 자랑, 갬블러 등…유진이 근래 수많은 별명을 받은 것처럼, 다이스 역시도 그러한 것들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본래라면 SSM 자체가 타 구단에 비해 크게 특출난 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스스로 개화하여 본선 진출이 유력한 구단들의 선수들을 줄줄히 꺾은 후 미국으로 건너간 세 명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그 와중, 유진을 만나고선 안 그래도 잘 하던 사람의 몸에 날개가 달렸다. 정상에서조차 상승세를 보인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잠깐의 정적 이후, 어느샌가 다이스의 옷깃에 달린 마이크.

        

        꾸벅 고개를 숙인 그녀가 입을 열었다.

        

        

        

       “SSM Entertainment의 다이스입니다. 반갑습니다. 작년에도 이 자리에 한 번 섰던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근래 굉장히 밀도 높은 경험들을 한 터라 그런지 시간이 정말 휙휙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시간이 이렇게나 빠르네요. 다이스 선수도 작년에 비해 굉장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신 듯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적극적인 면모가 크게 두드러진 걸로 보입니다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들어보겠습니다.”

        

       “글쎄요. 아무래도 경험이 좀 더 쌓여서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스윽.

        

        유진의 어깨에 슬쩍 손을 올린 다이스가 덧붙였다.

        

        

        

       “이름을 말하기 좀 그런 어느 무서운 분 때문에, 어지간한 일들은 대범하게 넘길 수 있게 됐네요.”

        

       “기껏 인터뷰 순서 넘어갔더니 왜 또 저를 걸고 넘어져요.”

        

       “걱정 마세요. 이제 시작인데.”

        

        

        

        기회였다.

        

        이를 순간적으로 포착한 김강혁이 대본에 없는 질문을 슬그머니 던졌다.

        

        

        

       “듣던 것만큼 굉장히 친한 사이시네요. 그런 의미에서, 다이스 씨에게 유진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어…뭐라고 해야 하나, 학교 다닐 때 보면 가끔씩 그런 선생님들 계시잖아요. 굉장히 엄격하고 무서운데, 좀 친해지고 나면 굉장히 정도 깊고 학생들을 위하는 그런 분들.”

        

       “아, 무슨 느낌인지 알겠네요. 그러면 유진 선수는 체육 선생님 같은 느낌인 건가요?”

        

       “그렇죠. 근데 막상 그런 분들처럼 갑자기 분노가 쌓여서 폭발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사실상 그게 더 무섭긴 한데….”

        

        

        

        그러고선 이어지는 말.

        

        

        

       “다르게 표현한다면 뭐라고 해야 하나, 인내심 많은데 팩트로 때리는 헬스 트레이너?”

        

       “아하하, 굉장히 재치 넘치는 표현이네요.”

        

        

        

        요컨대 그런 느낌이었다.

        

        저 오늘 폭식했어요 하고 말하면 내일 그만큼 세트 더 돌리면 되니까 괜찮다고 말하는 팩트폭력배.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처음에 말했던 ‘무서운 선생님’ 이미지는 좀 안 맞는 것 같기도 했다.

        

        그 사람들은 적어도 자비는 있잖아.

        

        

        스크립트가 넘어간다.

        

        그 순간 MC들의 표정이 짓궂은 것으로 바뀐다. 의도된 타이밍이었다. 여러 뒷사정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는 종류의 질문들이 상당히 제한된 유진과 비교했을 때, 다이스는 그 폭이 훨씬 넓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것이었다.

        

        

        

       “자. 그렇다면 다음 코너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같이 넘어가는 선수들 앞의 대본.

        

        아무런 생각 없이 다음 대답을 준비하던 다이스가 눈 앞에 떠오른 네 개의 글자로 이뤄진 단어를 보고 눈에 쌍심지를 켰다. 압박면접. SSM조차 헤드헌팅으로 들어온 그녀와는 영 관련이 없는 단어였다.

        

        도대체 무슨 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증을 품기도 전 설명이 이어진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모든 질문들을 3초 안에 대답하시면 됩니다.”

        

       “아니, 구단 입사할 때도 면접 안 봤는데.”

        

       “하하, 오늘 한 번 해보시면 되죠. 자, 그러면 질문 나갑니다!”

        

        

        

        눈 앞에 떠오르는 질문창.

        

        여태까지와 같이 MC가 직접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느닷없이 허공을 부유하는 홀로그램. 그러나 3초 안에 대답할 수 있을 정도의 단촐한 질문. 요컨대 장문의 답이 나올 만한 게 아니라 단순한 이지선다에 가깝다.

        

        여지껏 단련된 동체시력을 통해 빠르게 훑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한 박자 빨리 튀어나오는 대답. 거의 척수반사에 가까운 단답이었다.

        

        

        

       <Q : 프로게이머의 자질은 유전을 통해서? 훈련을 통해서?>

        

       “당연히 훈련이죠.”

        

        

        

        객석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질문자를 제외하고 캐스터와 해설조차 그러했으나, 오직 게스트로서 출연한 세 명의 프로게이머들만이 이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다음 질문이었다.

        

        

        

       <Q :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경기가 있다면?>

        

       “본래라면 작년 아시아 예선전 7번째 경기를 꼽겠지만…요번 KSM에서 했던 항구도시 탄호이저요.”

        

        

        

        시시각각 변하는 반응.

        

        의문에서 ‘그럼 그렇지’로 바뀌는 장내 분위기. 그럴 만도 했다. 다이스가 굴린 작은 스노우볼은 산 하부로 내려오며 눈사태가 되었으니까. 그 결과는 맵 정중앙의 아포칼립스화였고.

        

        그제야 이해한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Q : 유진 선수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죠.”

        

        

       

        사실 그것보단 ‘믿고 따라오지 않으면 삶이 고달파질 것이다’ 를 온 몸으로 체감시키는 사람이라고 해야 좀 더 맞을 것 같긴 하지만.

        

        그러나 원래 사람들은 듣고 싶은 대로 듣는 법이다. 관중석에서부터 ‘오오~’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안 봐도 뻔했다. 보나마나 핑크빛이겠지.

        

        정작 이 양반이 내주는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핑크빛은 무슨, 온 몸에 있는 피랑 땀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탈수시키는 날선 분위기인 것을.

        

        다음 질문이다.

        

        

        

       <Q : 라이벌이 있다면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라이벌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동급의 선수들보다는 항상 더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연습하는 경우가 잦아서.”

        

        

        

        그리고 질문은 그렇게 종료되었다.

        

        답변에 대한 부가 설명을 들을 때였다.

        

        

        

       “네, 잘 들었습니다. 마치 사전에 준비한 것 같은 답변이시네요.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다이스 선수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맞습니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우리 대한민국에는 다크 존 프로게이머가 되고자 하는 수많은 분들이 계시죠. 어떻게 보면 다이스 선수의 말은 그런 분들의 행보를 긍정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프로의 자질이 훈련이라는 말은 어떤 뜻일지 들어봐도 괜찮을까요?”

        

        

        

        다이스.

        

        어떻게 보면 그녀의 행보는 훈련보다는 타고난 것에 더 가깝게 보여지는 면이 있었다. 이는 일반인들이 아니라 도리어 그녀의 정체를 아는 동료 프로게이머들이 더 많이 하는 말이기도 했다.

        

        소위 말하는 피지컬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FPS 전투에서, 본래라면 이쪽 분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해도 당연할 수 있는 여성임에도, 순식간에 두각을 드러낸 후 SSM의 연습생에서 1군으로 수직상승한 케이스.

        

        그런 그녀가 훈련을 강조하는 이유는 어째서일까.

        

        입이 열린다.

        

        

        

       “…그다지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기서 제가 말하는 훈련이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프로게이머의 일반적인 훈련’이 아니예요. 말 그대로 손동작, 발동작 하나하나, 신체의 움직임, 보폭, 조준, 그 외의 것들을 비롯한 모든 것들을 전부 분석하는 거죠.”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그건 단순히 시작일 뿐이었으니까.

        

        수백에서 수천 번 이상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특수한 상황인 ‘교전’에 몸과 마음, 그리고 동작 모두를 익숙해지게끔 만드는 최적화 과정.

        

        그렇게 절차가 끝나면, 그제야 본격적으로 맞춤형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가령, 현재 자신의 집탄률이 어떠한 형태를 그리며, 그 이유를 신체의 구조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이해하며 찾는다. 기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의식적으로 왼쪽 또는 오른쪽을 더 선호하는지도 확인의 대상이었다.

        

        수없이 많은 총을 쏴보고, 어느 구경 이상부터 반동을 전부 상쇄할 수 없는지를 확인한 후, 최적화된 발사 속도와 사격 자세 등을 찾는다. 물론 사격 자세를 찾는다는 건 입사, 복사, 슬사를 비롯한 모든 자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한 것들과 다양한 파지법, 견착법 등을 결합한다. 그리하여 조준법은 수천 가지로 늘어난다. 거기다 이제 수십 가지 종류의 그립과 개머리판, 탄창 등을 비롯한 부착물의 무게중심까지 고려하는 것이다.

        

        그것들이 전부 다 끝난다면, 이제 실제로 행하면 된다. 뼈에 새겨져 꿈에서도 나올 정도로.

        

        말 그대로의 머슬 메모리를 만드는 것이다.

        

        

        요컨대, 그녀가 말하는 훈련이란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그야말로 광기에 가까운 분석에 기반한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게끔.

        

        

        

       “…이렇게, 제가 말하는 훈련이라는 건 이런 모든 것들을 데이터화한 후 자신에게 적용시켜, 최적의 퍼포먼스를 찾아내는 방법을 구사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훈련’을 기준으로 한다면, 아마 많은 분들이 충분히 최상위권 및 프로에서도 통할 정도의 실력을 보유하실 수 있을 거예요.”

        

       “어, 음….”

        

        

        

        청산유수처럼 쏟아져나오는 대답.

        

        그 순간 유진과 다이스, 그 외 일부를 제외한 모두의 뇌가 작동을 멈췄다.

        

        그리고 옆에서 이어지는 몇 마디.

        

        

        

       “지난 번에 받은 공개 피드백이 저런 거였네.”

        

       “거, 다이스랑 유진 씨. 그 훈련 저도 좀 받아봅시다. 맨날 나만 두들겨 패지 말고.”

        

        

        

        클리어 스카이의 갬빗, 그리고 리퍼 인펙티드의 미카엘까지.

        

        다이스는 그 순간 상식이 현실과 어긋나고 있음을 느꼈다.

        

        

        

        

        

        

        

        

        

        

        

        

        

        

       “자! 이벤트 경기를 하기에 앞서, 이 자리에 나와주신 모든 일반인 실력자 분들, 스트리머 분들에게 박수 한 번씩만 부탁드립니다!”

        

        

        

        짝짝짝짝짝!

        

        우렁찬 박수 소리와 함께 다양한 아바타의 면면이 앞으로 하나둘씩 걸어나온다. 그런 이들이 오늘 잘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프로게이머들과 악수를 나누고, 관객석에 앉아있는 갤러리에게 꾸벅 허리를 숙였다.

        

        전원이 최소 TIER 1 이상. 요컨대 쉽게 말하자면 소위 말하는 랭크게임 내의 실력자들과 프로게이머들과 한 판 붙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이벤트성 매치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었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프로들에게 있어선 은근한 고역이었다. AP는 하나의 실수만으로도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열여덟 명의 인원.

        

        이들은 각각 세 명으로 이뤄진 여섯 개의 팀으로 쪼개지고, 모든 팀은 2인 1조가 된 프로게이머 팀과 한 번씩 경기를 치른다.

        

        2 : 3의 구도로 여섯 번 치뤄지는 이벤트 매치.

        

        유진과 다이스, 갬빗, 그리고 미카엘. 이들이 한 번도 겹치지 않고 2인 1조를 짤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여섯이었으므로, 절반의 팀은 유진과 한 번도 교전을 해보지 못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1/6은 유진 및 다이스와 한 번도 싸우지 못할 터였고.

        

        그렇기에, 18명의 인원들은 전부 유진을 만나고자 하는 각자의 기대를 품고 있었다.

        

        

        

       “뭐야. 왜 이렇게 죽상이야?”

        

       “…유진만 안 걸리면 된다, 유진만….”

        

       “야, 이번 이벤트의 메인이 유진 선수인데, 그걸 거른다고? 아무리 예전에 데였어도 그렇지.”

        

        

        

       ‘데였으니까 이러는 거잖아, 이 등신아….’

        

        

        

        정정.

        

        17명이었다.

        

        

        

       “현 시간부로 추첨이 개시됩니다! 전술 및 전략 준비 시간은 10분입니다!”

        

        

        

        망했다.

        

        자신이 닿는 것조차 불가능한 높이로 훌쩍 올라가버린 유진을 잘 잊고 살던 실력파 스트리머, 카토그래퍼는 돌아가는 추첨판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날씨는 맑고 하늘은 푸르른 어느 날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도망?

    약자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p.s

    언박싱 컨텐츠는 두 번에 걸쳐서 나옵니다. 첫 번째는 유진 혼자, 두 번째는 다이스와 함께.

    같이 방송하기 좋을 아이템이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괜찮을 것 같네요. 헬스기구 같은 건 유진이 아직 정보 공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으로 잘린다는 점 감안해주심 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