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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6

<4월 2일 기준으로 연재되었던 159화 ~ 163화 내용이 수정되어 159화 ~ 167화까지 연재되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내용이기에 4월 2일 이전에 읽으셨던 분들은 159화부터 다시 읽으시거나 168화 초반에 적어놓은 요약본을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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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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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관은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엉망인 주변 상황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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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내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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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신의 계획은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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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가진 얼마 안 되는 인과율과 네크로맨서의 몸에 남은 마기를 이용해 딱 봐도 무시무시해 보이는 흑마법을 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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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지옥불처럼 타오르는 불길한 불꽃이 마기를 뿜어내며 마을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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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불길한 목소리가 “벌레 같은 인간 놈들! 전부 끔찍한 저주 속에서 죽어라!”라고 외친다. 겁에 질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공작가 일행이 검을 빼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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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불길한 목소리가 공작가 일행 중 한명을 지목하여 “그래, 이대로 다 죽이는 건 재미가 없지. 저기 저놈은 제물로 바치면 너희 전부를 살려주마! 거부한다면 전부 언데드로 만들어 영원히 잠들지 못하게 할 것이다!”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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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마을 사람들은 외부인을 바치라며 바락바락 소리칠 것이다. 살기 위해 눈이 돌아간 마을 사람들이 공작에게 덤벼들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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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실한 신관인 자신이 나서서 “이 악마야!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라고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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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길한 목소리가 기다렸다는 듯 “호오! 이런 곳에 이리도 믿음이 강한 신.실.한 신자가 있을 줄이야! 좋다! 네 녀석이 스스로 제물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하지!”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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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에게 신실한 신자는 공작에게 인자하게 웃어 보인 후 (떨리는 손을 은근히 내보이는 게 중요하다) 제물이 되기 위해 불길한 불꽃에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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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뜨겁지 않은 번쩍거리는 빛 속에서 “크아아악!”하는 비명을 내질러주며 ‘블링크’가 발동하길 기다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재가 되어 흩어지는 것처럼 사라지고, 꽤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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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길한 목소리는 음산한 웃음을 터뜨리며 “역시 네 놈 인간들은 이기적이고 추악한 존재일 뿐이지! 비참하게 죽어버린 신관은 너희의 죄악이 되어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크하핫!”라는 대사를 남기고 화르륵 타올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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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초에 악마라는 놈들은 제 유흥을 위해 괴상한 짓을 수도 없이 저지르는 이들이니 저런 말을 남기고 사라져도 의심할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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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가 사라졌다고 해도 공작은 조사를 위해 마을에 며칠 더 머물 것이다. 공작이 떠나기 전에 빠르게 마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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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마을로 향하는 사이, 마을에선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파릇파릇하던 풀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동시에 사라졌던 몬스터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을 사람들은 악마의 저주라며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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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온몸이 화상투성이가 된 자신이 마을로 돌아와 신의 기적으로 겨우 살았다며 신물 비슷해 보이는 물건을 보여준다. 뒤이어 신관은 모두가 살아서 다행이라고 무해하고 웃어 보인다. 그와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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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사람들이 “전부 저 노인이 살아있어서 생긴 저주가 분명해! 저 노인을 죽여 악마의 분노를 풀어야 한다!”라고 소리치며 노인을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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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인간적인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노인을 향한 동정심으로 이어지고, 잡신은 자연스럽게 공작 일행이 되어 공작가로 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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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가로 향하는 여정 중 이와 비슷한 ‘희생적인 일’을 몇번이고 반복하여 공작가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은인으로써 대우받으며 제국의 중심으로 숨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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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내 원대한 계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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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제가 제물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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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물로 지목받아 두려움에 덜덜 떨어야 할 공작가 쪽 사람은 당당한 표정으로 손까지 번쩍 들며 제물이 되겠다고 소리치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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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어…? 그, 정말?”
    “가… 감사합니다..”
    “어, 음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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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한 제물(리안)의 태도에 마을 사람들은 기가 눌린 것처럼 어리바리한 반응을 보이며 슬슬 길을 터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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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인가?”
   “저도 꿈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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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성 없는 당당한 제물의 태도에 공작가 쪽 사람들도 멍한 얼굴로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진 사람들 사이를 성큼성큼 걸어가는 리안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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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공연 갈 은건가..?”
    “하, 하지만 저렇게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는데?”
    “아니면 미친.. 사람이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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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물로 지목받기 무섭게 “네! 좋아요!”를 외쳐버린 탓일까, 처음 산 하나만 한 불꽃이 치솟았을 때만 해도 겁에 질려 패닉에 빠졌던 사람들이 멍한 얼굴로 일어나 수군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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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원했던 그림은 이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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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관은 엉성한 소꿉놀이가 되어버린 제 무대에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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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하필 저런 미친놈을 지목해선! 이대로 있다간 내 계획이 전부 물거품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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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말해서 이미 반쯤 물거품이 된 상태였지만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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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다 쓴 인과율이 얼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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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봤자 손톱의 때보다 못한 양이었지만 잡신인 그에겐 그조차도 너무나 귀했다. 그는 가볍게 헛기침을 한 후 다급히 사람들 사이를 뚫고 뛰쳐나가 리안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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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정신 차리게! 악마에게 홀려 죽었다간 영원히 지옥에 빠지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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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마음이 급했는지 보라! 무려 어린아이에게까지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던 신관이 반말까지 사용하고 있다!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이제 감이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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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심정이 담긴 목소리가 효과가 있었는지 마을 사람들 사이로 공포가 전염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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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정말 악마라고?”
    “힉..! 사, 살려줘!”
   “신관님! 당장 놈을 놓아주십시오! 어서 제물로 바쳐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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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 나지 않게 마기까지 흘려보내 감정을 고조시키자 그가 원하던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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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길한 불꽃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고자 달려 나가던 공작도 ‘제물’이란 말에 다급히 돌아와 멍한 얼굴로 서 있는 기사들을 향해 매섭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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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뭣 하고 있나! 당장 사위… 아니, 공작가의 은인을 구해와야 할 것 아닌가!”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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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의 목소리에 어깨를 파드득 떨며 놀란 건 기사들 뿐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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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분명 사, 사, 사위라고 했어. 분명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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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제 팔을 붙잡은 신관의 손을 털어낸 후 미친 듯이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마검까지 소환하여 진심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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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 지금… 어딜,허억… 헉! 어디를 가려는… 거야!”
    “헉…! 노,노아 언제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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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막지한 속도로 달려 나가는 리안의 뒤로 노아가 바짝 쫓아왔다. 정말 온 힘을 끌어모아 달리고 있는지 노아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거기다 마력까지 전부 끌어다 쓴 탓에 한 번 달릴 때마다 땅이 움푹움푹 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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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제물을 안 바치면 다 죽는다잖아.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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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숨결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채 눈동자를 도르륵 굴렸다. 거짓말을 입에 담으려니 표정 관리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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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간도아 저거 이동 마법 말고는 걸려 있는 공격 마법 같은 거 없는 거 정말이지?’
    [ 그래, 화려한 외관과 방어력에 몰방 되어 있고 -… 저 기분 나쁜 목소리 마법과 이동 마법이 전부야.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속 빈 쓰레기라는 소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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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저 마법이 발동되었을 때만 해도 강자와 싸울 생각에 잔뜩 신이 났던 마검은 잔뜩 실망한 목소리로 툴툴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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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 마법 발동 조건은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돼? 다른 조건은 없어?’
    [ 제물로 지목된 당사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 지목당한 상태니 상관없다. 뭐, 지목당하지 않았더라도 저 정도 방어 마법은 가볍게 뚫고 들어갈 수 있다. ]
    ‘그랬다간 마법이 풀릴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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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 결혼 엔딩을 눈앞에 둔 리안의 앞에 나타난 ‘이동 마법’은 그를 위한 구원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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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에 흐름만 끊어놓아도 강제 결혼 이벤트는 종료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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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마법으로 멀리 이동한 후 다시 일행에게 붙잡혀 합류하게 되더라도 강제 결혼 이벤트의 흐름이 깨질 터이니 나쁜 것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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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리안의 속셈을 알 리 없는 노아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걱정이 가득 담긴 시선을 보내왔다. 이에 죄책감을 느낀 리안은 속으로 우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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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같아선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강제 결혼 이벤트를 설명할 방법이 없는 걸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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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이 발동된 후 이벤트가 종료될 때까지 떨어져 있다가, 예정대로 공작가를 떠나더라도 얼굴 정도는 한번 비출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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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정도 공작가 쪽 사람들과 안 마주치면 되는 거니까 도망간 이후에 편지라도 보내서 생사를 알려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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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살아남기 위해 마지막 남은 죄책감까지 털어낸 후 노아 조차 붙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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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오빠아!”
    “쭈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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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서 애타게 리안을 부르는 아이리스와 제스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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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하다 얘들아! 나중에 편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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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Ilham Senjaya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3

추천과 선작은 사랑입니다!다음화 보기

<4월 2일 기준으로 연재되었던 159화 ~ 163화 내용이 수정되어 159화 ~ 167화까지 연재되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내용이기에 4월 2일 이전에 읽으셨던 분들은 159화부터 다시 읽으시거나 168화 초반에 적어놓은 요약본을 읽어주세요 >

‘아, 이게 아닌데.’

신관은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엉망인 주변 상황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분명 내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잡신의 계획은 간단했다.

자신이 가진 얼마 안 되는 인과율과 네크로맨서의 몸에 남은 마기를 이용해 딱 봐도 무시무시해 보이는 흑마법을 발동한다.

거대한 지옥불처럼 타오르는 불길한 불꽃이 마기를 뿜어내며 마을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한다.

이때, 불길한 목소리가 “벌레 같은 인간 놈들! 전부 끔찍한 저주 속에서 죽어라!”라고 외친다. 겁에 질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공작가 일행이 검을 빼 들 것이다.

이때 불길한 목소리가 공작가 일행 중 한명을 지목하여 “그래, 이대로 다 죽이는 건 재미가 없지. 저기 저놈은 제물로 바치면 너희 전부를 살려주마! 거부한다면 전부 언데드로 만들어 영원히 잠들지 못하게 할 것이다!”라고 외친다.

당연히 마을 사람들은 외부인을 바치라며 바락바락 소리칠 것이다. 살기 위해 눈이 돌아간 마을 사람들이 공작에게 덤벼들려는 순간!

신실한 신관인 자신이 나서서 “이 악마야!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라고 소리친다.

불길한 목소리가 기다렸다는 듯 “호오! 이런 곳에 이리도 믿음이 강한 신.실.한 신자가 있을 줄이야! 좋다! 네 녀석이 스스로 제물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하지!”라고 외친다.

악마에게 신실한 신자는 공작에게 인자하게 웃어 보인 후 (떨리는 손을 은근히 내보이는 게 중요하다) 제물이 되기 위해 불길한 불꽃에 뛰어든다.

전혀 뜨겁지 않은 번쩍거리는 빛 속에서 “크아아악!”하는 비명을 내질러주며 ‘블링크’가 발동하길 기다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재가 되어 흩어지는 것처럼 사라지고, 꽤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 당한다.

불길한 목소리는 음산한 웃음을 터뜨리며 “역시 네 놈 인간들은 이기적이고 추악한 존재일 뿐이지! 비참하게 죽어버린 신관은 너희의 죄악이 되어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크하핫!”라는 대사를 남기고 화르륵 타올라 사라진다!

애초에 악마라는 놈들은 제 유흥을 위해 괴상한 짓을 수도 없이 저지르는 이들이니 저런 말을 남기고 사라져도 의심할 사람은 없었다.

악마가 사라졌다고 해도 공작은 조사를 위해 마을에 며칠 더 머물 것이다. 공작이 떠나기 전에 빠르게 마을로 향한다.

그가 마을로 향하는 사이, 마을에선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파릇파릇하던 풀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동시에 사라졌던 몬스터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을 사람들은 악마의 저주라며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할 것이다!

이때 온몸이 화상투성이가 된 자신이 마을로 돌아와 신의 기적으로 겨우 살았다며 신물 비슷해 보이는 물건을 보여준다. 뒤이어 신관은 모두가 살아서 다행이라고 무해하고 웃어 보인다. 그와 동시에!

마을 사람들이 “전부 저 노인이 살아있어서 생긴 저주가 분명해! 저 노인을 죽여 악마의 분노를 풀어야 한다!”라고 소리치며 노인을 공격한다!

비인간적인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노인을 향한 동정심으로 이어지고, 잡신은 자연스럽게 공작 일행이 되어 공작가로 향하게 된다!

공작가로 향하는 여정 중 이와 비슷한 ‘희생적인 일’을 몇번이고 반복하여 공작가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은인으로써 대우받으며 제국의 중심으로 숨어든다!

‘그런 내 원대한 계획이…?’

“예! 제가 제물이 되겠습니다!”

제물로 지목받아 두려움에 덜덜 떨어야 할 공작가 쪽 사람은 당당한 표정으로 손까지 번쩍 들며 제물이 되겠다고 소리치고 있었고.

“어어…? 그, 정말?”

“가… 감사합니다..”

“어, 음 고마워요.”

당당한 제물(리안)의 태도에 마을 사람들은 기가 눌린 것처럼 어리바리한 반응을 보이며 슬슬 길을 터주었다.

“…꿈인가?”

“저도 꿈인 거 같습니다…”

현실성 없는 당당한 제물의 태도에 공작가 쪽 사람들도 멍한 얼굴로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진 사람들 사이를 성큼성큼 걸어가는 리안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무슨 공연 갈 은건가..?”

“하, 하지만 저렇게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는데?”

“아니면 미친.. 사람이라거나..”

제물로 지목받기 무섭게 “네! 좋아요!”를 외쳐버린 탓일까, 처음 산 하나만 한 불꽃이 치솟았을 때만 해도 겁에 질려 패닉에 빠졌던 사람들이 멍한 얼굴로 일어나 수군거렸다.

‘내가 원했던 그림은 이게 아니야!’

신관은 엉성한 소꿉놀이가 되어버린 제 무대에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젠장! 하필 저런 미친놈을 지목해선! 이대로 있다간 내 계획이 전부 물거품이 될 거야!’

솔직히 말해서 이미 반쯤 물거품이 된 상태였지만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여기다 쓴 인과율이 얼마인데!’

그래봤자 손톱의 때보다 못한 양이었지만 잡신인 그에겐 그조차도 너무나 귀했다. 그는 가볍게 헛기침을 한 후 다급히 사람들 사이를 뚫고 뛰쳐나가 리안을 붙잡았다.

“청년 정신 차리게! 악마에게 홀려 죽었다간 영원히 지옥에 빠지게 될 거야!”

얼마나 마음이 급했는지 보라! 무려 어린아이에게까지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던 신관이 반말까지 사용하고 있다!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이제 감이 오는가!?

그런 심정이 담긴 목소리가 효과가 있었는지 마을 사람들 사이로 공포가 전염되기 시작했다.

“저, 정말 악마라고?”

“힉..! 사, 살려줘!”

“신관님! 당장 놈을 놓아주십시오! 어서 제물로 바쳐버려요!”

티 나지 않게 마기까지 흘려보내 감정을 고조시키자 그가 원하던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불길한 불꽃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고자 달려 나가던 공작도 ‘제물’이란 말에 다급히 돌아와 멍한 얼굴로 서 있는 기사들을 향해 매섭게 소리쳤다.

“다들 뭣 하고 있나! 당장 사위… 아니, 공작가의 은인을 구해와야 할 것 아닌가!”

“헉…!”

공작의 목소리에 어깨를 파드득 떨며 놀란 건 기사들 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분명 사, 사, 사위라고 했어. 분명 그랬어…!’

리안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제 팔을 붙잡은 신관의 손을 털어낸 후 미친 듯이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마검까지 소환하여 진심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리안! 지금… 어딜,허억… 헉! 어디를 가려는… 거야!”

“헉…! 노,노아 언제 여기까지..!”

무지막지한 속도로 달려 나가는 리안의 뒤로 노아가 바짝 쫓아왔다. 정말 온 힘을 끌어모아 달리고 있는지 노아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거기다 마력까지 전부 끌어다 쓴 탓에 한 번 달릴 때마다 땅이 움푹움푹 파였다.

“그… 제물을 안 바치면 다 죽는다잖아.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리안은 숨결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채 눈동자를 도르륵 굴렸다. 거짓말을 입에 담으려니 표정 관리가 힘들었다.

‘가르간도아 저거 이동 마법 말고는 걸려 있는 공격 마법 같은 거 없는 거 정말이지?’

[ 그래, 화려한 외관과 방어력에 몰방 되어 있고 -… 저 기분 나쁜 목소리 마법과 이동 마법이 전부야.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속 빈 쓰레기라는 소리지. ]

처음 저 마법이 발동되었을 때만 해도 강자와 싸울 생각에 잔뜩 신이 났던 마검은 잔뜩 실망한 목소리로 툴툴거렸다.

‘이동 마법 발동 조건은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돼? 다른 조건은 없어?’

[ 제물로 지목된 당사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 지목당한 상태니 상관없다. 뭐, 지목당하지 않았더라도 저 정도 방어 마법은 가볍게 뚫고 들어갈 수 있다. ]

‘그랬다간 마법이 풀릴 수도 있잖아!’

강제 결혼 엔딩을 눈앞에 둔 리안의 앞에 나타난 ‘이동 마법’은 그를 위한 구원처럼 느껴졌다.

‘중간에 흐름만 끊어놓아도 강제 결혼 이벤트는 종료될 거야!’

저 마법으로 멀리 이동한 후 다시 일행에게 붙잡혀 합류하게 되더라도 강제 결혼 이벤트의 흐름이 깨질 터이니 나쁜 것 없었다.

그런 리안의 속셈을 알 리 없는 노아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걱정이 가득 담긴 시선을 보내왔다. 이에 죄책감을 느낀 리안은 속으로 우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선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강제 결혼 이벤트를 설명할 방법이 없는 걸 어떡해!’

마법이 발동된 후 이벤트가 종료될 때까지 떨어져 있다가, 예정대로 공작가를 떠나더라도 얼굴 정도는 한번 비출 생각이었다.

‘한 달 정도 공작가 쪽 사람들과 안 마주치면 되는 거니까 도망간 이후에 편지라도 보내서 생사를 알려주면 되겠지!’

리안은 살아남기 위해 마지막 남은 죄책감까지 털어낸 후 노아 조차 붙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오빠! 오빠아!”

“쭈인님!”

저 멀리서 애타게 리안을 부르는 아이리스와 제스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

‘미안하다 얘들아! 나중에 편지할게!’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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