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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7

       그렇게 <비밀소녀> 무대가 끝난 후 쇼케이스는 팬들을 위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먼저 팬들을 위한 루키즈의 무대인사.

         

       “안녕하세요~ 루키즈입니다!”

         

       “와아아아아-!!”

         

       팬들은 자신들이 동경하는 루키즈와 무대 이외의 모습으로도 이렇게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이는 하예린 팬인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허억…, 헉…, 예린이 너무 예뻐

         

       그 다음은 이따가 밤 9시에 너튜브에 업로드될 <비밀소녀> 뮤비 선공개.

         

       고작 몇 시간 먼저 보는 거지만 팬들은 그 작은 특권만으로도 기뻤다.

         

       하예린 팬인 그녀는 뮤비 속에서 하예린이 나올 때마다 집중해서 화면을 보았다.

         

       하예린은 역시 나아아 우승자답게 뮤비 속에서 많은 분량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뭔가 좀 어색한 듯한…’

         

       다른 멤버들의 비해 하예린이 나오는 장면마다 조금씩 뻣뻣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언뜻 보면 아무 문제 없지만 자세히 파헤쳐서 보면 조금 어색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그 해답은 박유정이 해주었다.

         

       “예린 언니 연기를 너무 못해서 같은 장면만 20번씩 찍었어요~. 예린 언니가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뮤비 감독님이 남몰래 한숨 쉬고 그랬죠, 아마?”

         

       “…유정아, 그런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아도….”

         

       “와하하하-!”

         

       하예린은 당황하며 박유정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쇼케이스에 참석한 모두가 하예린의 발연기 사실을 전해 들었다.

         

       다른 루키즈 멤버들도 이에 동의하는 듯 박유정의 말에 따라 웃자 관객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 사이에는 하예린 팬인 그녀도 있었다.

         

       “히히, 예린이 귀여워….”

         

       하예린의 은근한 허당미는 나아아시절 부터 유구했던 갭모에 요소였다.

         

       누가 봐도 냉철 완벽 미소녀인 하예린이 저렇게 우물쭈물한 모습을 보이니 팬으로서는 안달 날 수 밖에.

         

       그런 하예린의 허당미는 다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루키즈는 아직 리더가 누군지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는데 루키즈의 리더는 누구인가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앞서 가진 팬들과의 소통 시간에 뽑힌 질문이 바로 그것이었다.

         

       루키즈의 리더가 누구냐는 것.

         

       이에 지금까지 무슨 질문이 뽑힐까 걱정하던 루키즈 멤버들은 안심하고 뭘 그런 걸 묻냐는 듯 일제히 답해 주었다.

         

       “그야 당연히….”

         

       그리고….

         

       “예린이죠.”

         

       “예린이요.”

         

       “예린 언니요!”

         

       “유 설 언니…, 에…?”

         

       한 사람의 대답만 달랐다.

         

       “내가…, 리더…?”

         

       당연하다는 듯 유 설을 리더로 뽑던 하예린은 다른 멤버들이 다 자신을 지목하자 금시초문이라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하예린을 귀엽게 바라보며 다른 멤버들이 놀리듯 한 마디씩 얹었다.

         

       “당연히 예린이 네가 리더지.”

         

       “원래 오디션 우승한 사람이 리더하는 게 전통이에요!”

         

       “저희는 당연히 예린 언니가 리더인 거 알고 있었는데요…? 설마 몰랐어요?”

         

       “어…….”

         

       그렇게 멤버들에게 몰이를 당하자 하예린이 결국 우물쭈물하다가 마이크를 들고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저는 제가 리더인 줄 몰랐는데 그렇다고 하네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루키즈 리더…, 하예린입니다.”

         

       “와아아아아-!!”

         

       어쩜.

         

       사람이 어쩜 저렇게 귀여울 수 있지?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덥석 안아서 볼 쭈압쭈압하고 싶을 수 있을까.

         

       ‘쇼케이스에 오길 잘 했어.’

         

       이거 한 번 오려고 백만 원이 훌쩍 넘는 용돈이 깨지긴 했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예린 팬인 그녀는 오늘 쇼케이스에 온 덕분에 많은 사실들을 알았다.

         

       첫 번째로 하예린은 생각보다 훨씬 더 귀엽다는 것.

         

       두 번째로 하예린은 생각보다 더 허당미가 있다는 것.

         

       그리고….

         

       “우쭈쭈, 우리 리더님.”

         

       “언니? 어떻게 그동안 본인이 리더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건가요? 젠장, 나만 또 루키즈에 진심이지. 언니는 사실 우리 루키즈한테 관심 없죠?”

         

       “아, 아니 나는…, 아무도 나보고 리더라고 말 안 해줘서….”

         

       “푸흣, 농담이에요.”

         

       마지막으로 하예린은 루키즈의 탱커라는 것.

         

       루키즈 멤버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하예린을 놀리면서도 하예린을 누구보다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보았다.

         

       하예린 팬인 그녀는 자신의 너뷰트 알고리즘에 자주 뜨는…, 누구보다 앙칼지게 생겼지만 사실은 허당 개냥이인 고양이를 떠올렸다.

         

       하예린은 그 고양이와 상당히 비슷한…, 상당히 귀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흐뭇함을 느끼며 쇼케이스를 보고 있자니 옆에 있던 유 설 팬인 친구도 중얼거렸다.

         

       “아…, 예린이 귀엽네.”

         

       “그치!”

         

       원래 유 설의 극성팬이었던 친구는 유 설의 라이벌이었던 하예린을 상당히 싫어했었다.

         

       하지만 하예린이 유 설이랑도 사이 좋은 듯하고 저런 귀여운 모습도 계속해서 보이니….

         

       “내 최애는 무조건 유 설이야. 근데…, 하예린이 방금 내 차애로 등극한 것 같아. 진짜 무진장 귀엽네….”

         

       결국 유 설 팬인 친구 또한 그 매력에 함락되어 버리고 말았다.

         

       유 설의 극성 팬인 친구 또한 넘어갔으니 다른 사람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쇼케이스의 모든 팬들이 루키즈 그리고 그 리더인 하예린에게 푹 빠지고 있었다.

         

       ‘예린이는 자기가 저렇게 사랑스럽다는 걸 알까?’

         

       아니 예린이는 모를 게 분명했다.

         

       여우 같은 곰 같은 여우.

         

       그게 예린이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였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하예린 팬인 그녀는 매우 만족스럽게 쇼케이스를 관람했다.

         

       팬들과의 간단한 질의응답 다음 코너는 NAS 엔터가 직접 제작한 나아아에서 현 시점까지 루키즈에 대한 메이킹 필름 시청이었다.

         

       메이킹 필름에 담겨 있는 것은 지금의 루키즈가 있기까지의 그 험난한 여정이었고….

         

       “흡….”

         

       영상을 보던 중 이혜정이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트려 애절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리고….

         

       꼬옥.

         

       그 애절한 분위기는 루키즈 멤버들이 이혜정을 단체로 안아주며….

         

       “울지마!”

         

       “울지마!”

         

       팬들의 애탄 응원과 함께 훈훈한 분위기로 변모했다.

         

       나아아 메이킹 필름으로 과거를 추억하고…, <비밀소녀> 무대로 더 좋은 미래를 기약하는….

         

       거기에 각 멤버들의 귀여운 모습까지 볼 수 있었던….

         

       아주 훌륭한 쇼케이스였다.

         

       ‘이번 쇼케이스 대박.’

         

       사실 이렇게 아이돌 쇼케이스에 와 본 건 처음이긴 했지만….

         

       하예린 팬인 그녀는 루키즈 데뷔 쇼케이스가 성공적이었다고 직감했다.

         

       물론….

         

       “루키즈 리더인 하예린 양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말이다.

         

       “이번에 YW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신인 걸그룹 파이톤이 루키즈와 데뷔 시기가 정확하게 겹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한 기자의 그 질문을 시작으로 하여금 쇼케이스의 분위기가 조금씩 오묘해졌다.

         

         

         

         

       **

         

         

         

         

       모든 기자들의 질문이 무례하거나 극단적인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루키즈의 각오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혹시 동경하는 선배 아이돌이나 가수가 있다면 누군가요?”

         

       “혹시 이번 앨범 준비 기간 동안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미리 기자들과 입을 맞춰 놨다는 정 실장의 말이 사실인 듯 기자들은 누가 봐도 조심스러운 질문들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곧 조금씩 선을 넘는 기자들이 등장했다.

         

       “박유정 양에게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네! 무엇이든 마음껏 물어봐주세요!”

         

       박유정은 본인의 밝은 모습을 카메라에 가감 없이 보여 주며 오랜만에 자신에게 질문이 들어온 사실을 기뻐했지만….

         

       “루키즈 멤버 중 가장 안 친한 것 같은 멤버는 누구인가요?”

         

       “…….”

         

       기자의 다음 질문에 그만 멈칫하고 말았다.

         

       그도 그럴게….

         

       ‘가장 안 친한 것 같은 멤버라니….’

         

       지금 기자가 한 질문은 자칫하면 우리 루키즈에 큰 분란을 심어둘 수 있는 위험한 질문이었다.

         

       이에 나는 박유정이 부디 잘 대답해주기를 바라면서 간절하게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박유정은….

         

       씨익,

         

       “저희 루키즈에는 그런 것 없어요! 모든 멤버들이 친자매처럼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평소 그녀의 컨셉처럼 해맑은 미소와 함께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휴우….’

         

       이에 나는 안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위기의 시작에 불과했다.

         

       “루키즈 리더인 하예린 양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아, 넵.”

         

       “이번에 YW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신인 걸그룹 파이톤이 루키즈와 데뷔 시기가 정확하게 겹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루키즈 쇼케이스에서 타 그룹을 이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다니….

         

       이에 쇼케이스를 진행하던 MC가 나서서 그 기자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하하, 기자님! 쇼케이스에서 타그룹 언급은 자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는 이를 악물고 MC의 말을 무시한 채 내게 질문을 이었다.

         

       “…….”

         

       때문에 나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대답을 피하면 오히려 우리가 그들을 많이 의식하는 걸로 여겨질 수도 있고…, 그렇다고 대답을 하자니 꼬투리를 잡힐까 겁난다.

         

       여기서 정답은….

         

       ‘최대한 예민한 부분을 건들지 않고 조심히 답하는 건가.’

         

       이에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바로 마이크를 잡았다.

         

       “같은 시기에 데뷔하는 그룹이니만큼 두 그룹 모두 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대한 간결하게…, 최대한 상대방을 존중하는 느낌으로.

         

       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는 표현들을 최대한 걷어 내고 간단하게 답했다.

         

       이에 다른 멤버들도 이 정도면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팬과 기자들 사이에서도 별다른 동요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다음 순간 기자의 질문에서….

         

       방금 것이 그저 단순한 미끼 질문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하예린 양. 이번에 예린 양의 부모님께서 사기, 문서 위조,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그 질문이 끝난 순간…, 거의 천 명이 모여 있는 이곳에 싸한 분위기가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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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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