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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7

        = “뭐야! 무슨 일이야..!”

       

        = “어라? 라나님이 신고하셨네?”

       

        = “아이고! 시내야!!!”

       

        = “우리 시내 누가 죽였나요 선생님!”

       

        회의가 소집되고, 스피커가 시끄러워졌다.

        음. 고막이 아프군.

       

        “큼큼! 자세한 설명을 원하느냐? 아니면 간단한 설명을 원하느냐?”

       

        = “간단히요!”

       

        “포동순대가 서시내를 죽였을 확률이 90%란다.”

       

        = “순대 달아!”

       

        = “달아아!!”

       

        = “미미를 죽인 것도 너지!”

       

        나의 말에 순식간에 포동순대를 향해 표가 모여든다.

        그리고 나 역시 그에게 투표를 했을 때였다.

        포동순대가 소리쳤다.

       

        = “여러분! 잠시만요! 할 말 있습니다!”

       

        = “뭔데?”

       

        = “환상의 벤트쇼! 보고 싶으시지 않습니까?”

       

        = “어. 아니야.”

       

        그렇게 마지막 투표가 끝났다.

       

        [투표가 완료되었습니다.]

       

        = “이 쓰레기들아아아아아!!”

       

        [‘순대국밥’이/가 처형당했습니다.]

       

        [‘순대국밥’은 ‘에일리언’이었습니다.]

       

        그렇게 에일리언 하나가 탈락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4명.

        그리고 이 4명 중 에일리언이 한 명 끼어 있다.

       

        회의창이 닫히고, 광장에는 나를 비롯한 4명만이 남았다.

        이곳에 모인 이들 중 하나가 에일리언.

        그리고 용의자는 나를 제외한 ‘도돌순이’와 ‘블렌드’, 그리고 ‘나리랑나랑’.

       

        이 상황에서 헌터들이 이기기 위해서는, 이 4명이 반드시 뭉쳐 다니는 것이다.

        어차피 에일리언이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것은 3분에 한 번씩.

        즉, 여기서 에일리언이 누군가를 죽여도, 대결 구도는 헌터와 에일리언이 각각 2 vs 1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나 역시 4명이 뭉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왜냐하면 나의 승리 조건은 ‘살아 있는’ 모든 이들을 감염시키는 것.

        그리고 모두가 뭉쳐 있다면, 빠르게 나의 승리 조건을 채울 수 있다.

       

        “선배들이여. 할 말이 있…….”

       

        슈우우웅!!

       

        “응?”

       

        내가 말을 하려던 찰나.

        순식간에 시야가 줄어들더니, 내 캐릭터의 바로 주변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검게 물들어 버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하는데, 다행히 이번에도 시청자들이 지금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 사보 터짐.

        – 사보타주임.

        – 마피아 능력이에요!

        – 20초간 시야 차단하는 능력임.

       

        “아하. 그러니까, 이것이 에일리언들이 가진 공통적인 능력이라는 소리냐?”

       

        – ㅇㅇㅇ

        – 넹

        – 맞아요.

        – ㅇㅇ

        – ㅇ

        – 그렇습니다.

       

        시청자들의 설명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확실히 이런 게임에서, 모두가 뭉쳐 다닌다는 것은 헌터측에 확실한 승리를 보장하는 방법이다.

        모두가 붙어 있을 때, 에일리언이 누군가를 죽일 경우 곧바로 그를 붙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한 명이나 두 명이 희생하게 되겠지만, 그들과 에일리언을 제외해도 헌터 쪽은 6명의 인원이 남게 된다.

        그리고 무리를 이루지 않고 떨어져 나가려는 이들은, 곧바로 에일리언이 아닌지 의심받게 되니 따로 떨어지기도 힘들다.

        게임의 본질에서는 멀어지지만, 단순히 승리만을 추구한다면 이런 방법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이런 게임을 만들어 낸 이들이 생각해 내지 못할 리가 없다.

        아마 내 직업인 ‘나병 환자’나, 방금 당한 ‘사보타주’라는 기술이 바로 그런 방식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겠지.

       

        “난감하구나.”

       

        본래 내 계획은 이랬다.

        처음에는 적당히 두 명 이상의 무리와 뭉쳐 다니며 안전을 확보하며, 동시에 게임 내 인원이 4~5명이 될 때까지 균형을 맞춘다.

        그리고 적당한 인원이 되었을 때, 함께 뭉치자고 다른 이들을 설득해, 단숨에 승리 조건을 채울 셈이었다.

       

        하지만 내가 몰랐던 ‘사보타주’의 존재 때문에, 나의 계획이 처음부터 어그러졌다.

        이렇게 시야가 차단되어 버리면, 다른 이들과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참고로 마피아는 시야 영향 없어요.

        – ㄹㅇㅋㅋ

        – 라나님 파이팅!

       

        그리고 에일리언은 이런 시야 차단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된 이상, 본래 계획은 빠르게 폐기하고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야겠다.

        우선은 시야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대기를…….

       

        퍽!

       

        “응?”

       

        그 순간 내 화면 위로 짧은 영상이 재생되었다.

        한 캐릭터가 이형의 모습으로 변경되더니, 내 캐릭터를 찔러 죽이는 영상이었다.

        그리고 나를 죽인 캐릭터는 분명히…….

       

        – 와. 나랑님이었네.

        – 엌ㅋㅋㅋㅋ

        – 결국 주거써!

        – 라나님 주거써!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ㅋ

       

        “…….”

       

        승리가 코앞이었거늘…….

        눈앞에서 날아간 승리에 저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씁쓸하구나.

       

        = “안뇽하세요 라나님!”

       

        = “라나 언니!”

       

        “반갑구나.”

       

        죽은 내 캐릭터는 유령의 형태가 되었다.

        그리고 내 주위에는 이미 죽은 이들의 유령 캐릭터가 붕붕 날고 있었다.

        그렇구나. 죽은 후에는 이렇게 게임 상황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인가?

       

        = “라나 언니는 무슨 직업이었어요?”

       

        “나 말이냐? 나병 환자였지.”

       

        = “헐.”

       

        살랑미미의 질문에 대답해 주며 상황을 살폈다.

        나를 죽인 나리랑나랑은, 이후 각 통로의 문을 12초간 닫는 사보타주와 시한폭탄 사보타주를 이용해 내 시체가 발견되는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켰다.

        그리고 살인 버튼의 쿨타임이 끝나자마자, 그대로 도돌순이를 죽임으로서 게임을 승리로 이끌었다.

       

        = “순이 언니…….”

       

        = “나, 나랑아? 우, 우리 잠깐 대화로 해결…… 꺄악!”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에일리언 승리!]

       

        포동순대와 나리랑나랑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었다.

       

       

        *            *            *

       

       

        다음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번 게임에서 내 직업은…….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신은 ‘외판원(헌터)’입니다.]

       

        그렇다고 한다.

        능력은, 만약 누군가가 나를 죽였을 경우, 3초 후 나를 죽인 이가 곧바로 내 사망 사실을 신고하게 하는 능력인 모양이다.

        즉, 나를 희생하여 에일리언의 탐지 가능성을 더욱 끌어올려 주는 직업인 셈인가?

       

        “일단은 미션부터 해보자꾸나.”

       

        – ㅇㅇㅇ

        – 미션만 해도 1인분은 하죠.

        – ㄹㅇㅋㅋ

       

        현재 내 위치는 의상실.

        이곳에서 바느질하는 미션을 수행할 때였다.

       

        타다닷!

       

        오른쪽에서 나타난 살랑미미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퍽!

       

        푹!

       

        “???”

       

        나는 살랑미미에게 살해당했다.

        ……이게 무슨?

       

        – 엌ㅋㅋㅋㅋㅋ

        – 앜ㅋ

        – 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삐이이이익!!

       

        [사망자가 나타났습니다.]

       

        = “벌써?”

       

        = “아니, 무슨 벌써 죽었어?!”

       

        = “이거 외판원이네!”

       

        = “달아!”

       

        = “갸아아아악!!”

       

        이런 게임에 익숙지 않은 나와는 달리, 이런 게임에 익숙한 이들은 순식간에 범인을 추리하고는 살랑미미를 처형했다.

        그리고 같은 유령 신세가 된 나와 살랑미미는 서로의 캐릭터를 바라보며 웃었다.

       

        “후후훗.”

       

        = “에헤헤.”

       

        “살랑미미야.”

       

        = “……네?”

       

        “한 방 먹었구나.”

       

        나는 소심한 복수를 결심했다.

       

       

        *            *            *

       

       

        그 이후에도 게임은 계속되었다.

        때로는 내가 에일리언이 되어 게임을 진행하기도 했고, 때로는 헌터가 되어 에일리언을 추리하기도 했다.

        아, ‘투표로 죽어야 승리할 수 있는 직업’인 ‘순교자’라는 중립 직업을 체험해 보기도 했다.

        다행히 운이 따라주었는지, 내가 승리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시계를 확인해 보니, 슬슬 방송을 종료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이번 게임이 마지막 게임이 될 것 같구나.”

       

        = “그래요?”

       

        = “아. 재미있었는데.”

       

        = 어쩔 수 없죠.”

       

        아쉬움을 드러내는 합방 멤버들.

        나 역시 일말의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나의 방송 종료 시간은 지켜져야 했다.

        그래도 나쁜 기분은 아니다.

       

        ‘이번 합방은 성공적이었구나.’

       

        앞선 두 번의 합방들은 전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었다.

        최강물소와 함께했던 게임 합방은, 시청자들의 호응은 좋았지만 내용적으로는 실패한 방송이었고.

        최강물소와 살랑미미 둘과 함께 한 현실 합방 역시, 호주에서 ‘아그라다의 주인’이 나타나는 바람에 흐지부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난 합방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 합방이 성공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내가 드래곤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어렵지 않게 대해준 합방 멤버들 덕분이었다.

        그러니 내가 어찌 기쁘지 않을까.

       

        = “그럼 막판 시작하겠습니다!”

       

        = “네에에!”

       

        = “선생님! 저 화장실 다녀와도 되나요?”

       

        = “네. 안 돼요.”

       

        또다시 시답지 않은 농담을 끝으로, 오늘의 마지막 게임이 시작되었다.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신은 ‘괴도(에일리언)’입니다.]

       

        “괴도?”

       

        이번에 나는 ‘블렌드’와 함께 에일리언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이 ‘괴도’라는 직업은 처음 본다.

        이럴 때는 역시 시청자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 저거 죽인 사람 모습으로 바꿀 수 있어요.

        – 시체랑 상호 작용해서 시체 모습으로 바꿀 수 있음.

        – 조금 애매함.

        – 알리바이 만들 때는 쓸 만한데, 그냥 쓸 만하다 수준임.

        – 차라리 시체 숨길 수 있는 청소부가 더 나음.

       

        “그렇구나.”

       

        즉, 죽인 사람의 모습으로 자기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인가?

        나는 잠시 손가락으로 입술을 톡톡 두드리며 고민에 잠겼다.

        나의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계획이 시뮬레이션 되고, 이윽고 내 머릿속에서 한 가지 묘책이 떠올랐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 게임이니…….”

       

        살짝 장난을 쳐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드래곤님의 장난이 시작됩니다!!

    다음화부터 살짝 ‘공포’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시청에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화 보기


           


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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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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