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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8

       나는 잠시 고민하였다.

         

       ‘이 새끼 봐라…’

         

       ‘고스라’의 굵직한 스토리를 전부 보았던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저것이 김민수가 가진 ‘그 능력’을 더욱 강하게 발동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걸.

         

       잠깐 고뇌하였다.

         

       ‘어떻게 할까.’

         

       무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녀석의 특징을 생각해 보면, 딱히 앙금을 가지지도 않을 것이고, 계획을 달리 잡지도 않겠지.

         

       김민수는 ‘지도관’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빌런>이자 메인 악역.

         

       ‘고스라’ 자체가 악역을 깊게 조명하며, 세세하게 표현하는 게임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에 대한 자세한 과거나 내막, 어떤 서사를 가졌는지는 그 어디에도 명백하게 나오지 않았다.

         

       다만 그의 사고방식은 자주 묘사되었기에 목적은 알 수 있었다.

         

       ‘문하연 빠돌이…’

         

       범죄 클랜 <타르타로스>의 수뇌부이자 간부.

         

       ‘그리고…’

         

       문보라와 세 살 차이 나는 친언니인 문하연.

         

       그녀를 위해서 모든 것을 하는 것.

         

       최종적으로 문하연을 뒤 세계에 군림하는 존재로서 올리는 것.

         

       그것이 김민수의 정체성이자, 목적이었다.

         

       ‘거의 광적인 집착이지.’

         

       솔직히 이게 사랑인지, 충성인지는 모른다.

       그 정도까지 세세하게 표현되지는 않았다.

       다만, 저 순애보 행적 때문에 그런가.

       알게 모르게 ‘지도관’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좀 있는 녀석이었다.

         

       물론, 나는 관심이 없었다.

         

       적의 서사라던가 사연 같은 걸 알아서 뭘 어쩌란 말인가.

         

       이 녀석도 알고 보니 좋은 놈이어서 같은 클리셰?

         

       나는 사양이다.

         

       ‘말이 세었네.’

         

       곧 나는 웃으며,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붙잡기 전.

         

       최대한 힘의 발산을 억눌렸다.

         

       이유는 [괴력난신]의 파생 스킬, [난신군림보]를 발동하고 들키지 않기 위해서다.

         

       정확하게는…

         

       ‘<상태이상 면역>을 위해서.’

         

       [‘난신군림보’가 발동됩니다.]

       [24시간의 쿨타임을 가집니다.]

       [현재 극한의 제어 상태입니다. 능력치 증가 및 <군림> 버프가 발동되지 않습니다.]

       [모든 상태이상을 해제합니다. 지속시간 동안 <상태이상 면역>이 부여됩니다.]

         

       확실하게 <면역>이 발동되었다는 것을 직시했다.

         

       이내, 귓가로 울려 퍼지는 소리에 속으로 ‘나이스!’를 외쳤다.

         

       [‘김민수’가 ???을 발동합니다.]

       [스킬 자체에 <은폐> 기능이 있습니다.]

       [‘무해함의 악마’가 당신의 손등에 입을 맞춥니다.]

       [당신은 <상태이상 면역>입니다. 그 어떤 효능도 깃들지 않습니다.]

         

       ‘좋아.’

         

       녀석의 능력은 한 번이라도 저항하는 데 성공하거나, 이미 알고 있다면 같은 대상을 상대로는 효과가 팍 떨어졌다.

         

       여기에 워낙 특수한 능력이라 그런가.

         

       능력을 쓰고 남는 잔향.

       흔히 찌꺼기라고 불리는 촉매가 남겨졌다.

         

       이걸로 추후 놈이 부릴 수작질을 역으로 되갚아 줄 수 있을 거다.

         

       “……”

         

       뒤이어 김민수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걸렸다.

         

       새끼…

         

       좋단다.

         

       ‘아마 내가 걸릴 줄 알겠지?’

         

       그렇다면 더욱 오해하게 해주마.

         

       녀석의 목에 팔을 걸었다.

       예상을 벗어난 행동에 당황한다.

         

       “좋은 시합이었어. 그리고 고맙다.”

       “네? 아, 네 저야말로 좋은…”

       “아니, 아니 그거 말고 기숙사 때 도와줬잖아.”

       “에? 아 저 그때는 없었던…제 친구들이 도와줬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그러면 뭐 우리도 친구지.”

         

       넉살스러운 말에 김민수의 표정이 얼떨떨해졌다.

       ‘원래 이런 녀석인가?’ 하는 생각이 눈에 감돈다.

         

       1분 뒤.

         

       나는 위로 올라오면서 어딘가로 향하는 놈의 뒤를 바라보며 생각하였다.

         

       ‘그래 웃어둬라.’

         

       그것이 네가 그리도 충성하는 문하연에게, 더 나아가 <타르타로스>의 폐부를 찌를 거니까.

         

         

       * * *

         

         

       모든 <매칭 대련> 시합이 종료를 맞이하였다.

         

       ‘이제 남은 건 <괴수 소환> 시험인가…’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중간 학기 고사>도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므아아~세하야~”

         

       곧 들려오는 므아아한 목소리.

       나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감돌았다.

       나는 몸을 숙이며 ‘므다다-!’하고 달려오는 므냥이를 폭~하고 안아주었다.

         

       “므아, 므아아! 세하야 나 다 이겼어!”

       “그래그래 우리 므냥이 장해!”

       “므아아~”

         

       곧 주나용, 문보라가 올라왔다.

         

       “고생했어!”

       “모두 고생하셨어요.”

         

       나를 포함한 일행 전원 얼굴에 한가득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전원 5승 0패라는 전승을 거뒀으니까.

       사실상 우수한 성적으로 기록되는 건 확실하였다.

         

       “세하, 어느새 날이 저물어 가는데…같이 저녁이라도 하시죠.”

       “므아~ 국밥!”

       “네 국밥 먹으러 가요. 하나씨.”

         

       빙그레 미소 지으며 마하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문보라.

         

       “……”

         

       나는 잠시 문보라를 바라보았다.

       정확하게는 평소 안 쓰던 장갑을 낀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흠…’

         

       내가 갑자기 다가가자, 문보라의 두 눈에 의아함이 감돌았다.

         

       “…세하씨?”

         

       말캉-!

         

       “…웅, 엥?!”

       

       그대로 양볼따구를 만지자 더더욱 당황하였다.

         

       바로 옆에 있던 주나용의 눈동자가 일순 사나워지지만 개의치 않았다.

         

       “…너 괜찮아?”

        “무, 무슨 소리예요. 갑자기…괘, 괜, 웅엥, 우엥! 괜찮아요.”

         

       밥도 잘 먹는다고.

         

       딱히 볼살도 빠지지 않았다고 대답하는 문보라.

         

       하지만 내가 주목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

         

       “차가워.”

       “우엥?”

       “차갑다고.”

         

       문보라는 <빙결> 마법을 전문으로 다루기에 평소 체온이 낮긴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여기에 문보라는 호구 같지만, 일단은 머리가 좋았다.

         

       나의 한마디에 숨은 말뜻을 알아듣고, 약간이지만 안색을 굳혔다.

         

       시선을 돌린다.

         

       보아하니 넘길 생각인가 본데, 아예 직설적으로 말하기로 하였다.

         

       “…천미라님의 수업. 괜찮은 거 맞지?”

       “……”

       

       나를 포함한 일행 전원.

       이미, 그녀가 <빙한설녀> 천미라의 전속 제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문보라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기어들어 가듯 내뱉었다.

         

       “…그, 사, 사실 요 며칠 조금 수업을 쉬기로 했어요.”

       “……”

         

       문보라는 횡설수설하였다.

         

       시험이기도 하니까 쉬었다는 대충 그럴듯한 변명을 내뱉었다.

         

       다들 아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의 걱정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역시…’

         

       문제가 생긴게 틀림없었다.

         

       그걸 눈치챈 천미라가 미리 말해둔 것도 확실해 보였다.

         

       나는 생각하였다.

         

       ‘어떻게 할까…’

         

       천미라를 만나볼까?

       나라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아니야.’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

         

       ‘고스라’의 스토리상 천미라는 문보라에게 정말로 중요한 멘토의 역할을 한다.

         

       여기에 천미라는 기본적으로 자존심이 강하고 책임감이 강한 인물이다.

         

       혹시라도 주제넘게 참견해서 그녀가 화를 내기라도 하면 여러모로 골치 아파진다.

         

       ‘…지금은 시험에 집중하자.’

         

       <중간 학기>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방학>이 시작하고 난 다음.

       오지랖을 부려도 늦지는 않을 거다.

         

         

       * * *

         

         

       다들 대련으로 더러워진 몸을 씻고 갈아입고 만나기로 결정한 시각.

         

       나는 남자답게 가장 빨리 마치고 밖에서 기다렸다.

         

       너무 일찍 나왔나? 하는 생각은 곧 들려오는 구둣발 소리에 조용히 묻혔다.

         

       또각또각.

         

       “……?”

         

       시선을 돌렸다.

         

       다가오는 검붉은 머리카락 색의 여인이 보인다.

         

       그녀는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어?’

         

       나는 잠시 놀랬다.

         

       ‘닮았어?’

         

       놀라울 정도로 주나용과 비슷한 느낌의 여성이다.

       외모가 같은 건 아니었다.

       애초에 몸매 차이가 너무 나기도 하고…

         

       다만, 분위기라던가…

       몸에 흐르는 마력이라던가…

       여러모로 흡사한 게 많았다.

         

       ‘결정적으로…’

         

       녹색의 동공이 너무나도 똑 닮았다.

         

       그런 나를 보며 빙그레 웃던 여자는 가냘픈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요. 주유리라고 합니다.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해요. 제가 탐나는 건 바로 손에 넣어야 하는 성격이라서요.”

         

       “……”

         

       “…저기?”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아는 동료랑 너무 비슷한 느낌이라…유세하라고 합니다.”

         

       “…동료라, 그 말은 아직 연인은 아니라는 소리겠네요?”

         

       “네?”

         

       “아니요. 혼잣말입니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갑작스러운 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기 근데 저에게 무슨 볼일로…”

         

       그 말에 오히려 자신을 주유리라고 밝힌 여자가 당황하였다.

         

       “…혹시 제 이름 못 들어보셨나요? 실라가 분명 전달했다고 들었는데.”

         

       실라?

         

       ‘어…’

         

       아, 하고 자연스럽게 기억나는, 보데노프 실라라는 녹색 머리의 여성.

         

       동시에 그녀가 건네주었던 ‘명함’이 기억났다.

         

       “아, 설마…?”

         

       “네, <역린>의 리더. A급 헌터. 주유리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네, 반갑습니다. 실라에게는 말 들었습니다. 분명 우수한 리더라고…”

         

       나의 말에 주유리는 약간 홍조를 피우며, ‘용후후…’하고 미소 지었다.

         

       ‘틀림없네.’

         

       저 말투에 나는 다시 한번 정확한 관계는 모르지만, 이 여자가 주나용과 관계가 있다는 걸 눈치챘다.

         

       이 세상 그 누가 ‘용후후~’같은 말을 하겠는가.

         

       “큼큼!”

         

       주유리는 곧 정신을 차리고 목을 가다듬었다.

         

       빙그레 웃으며, 당당히 손을 내밀었다.

         

       “사실, 이 정도로 직설적인 건 딱히 제 전략은 아니에요. 저는 역시 좀 더 알아보고 다가가는 스타일이니까요.”

        “…네?”

       “하지만, 유세하씨는 오히려 그런 짓하면 미움받을 것 같더라고요. 여기에…딱히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것도 컸고요. 하지만 탐났습니다. 참을 수 없었어요.”

       “저기,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주유리는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유세하씨. 저희 <용검미르> 최고의 팀. <역린>에 들어오지 않을래요? 당연하지만 인턴 따위가 아닌 정규직이에요.”

         

       “…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스카우트 제안이었다.

         

       내가 놀란 얼굴로 바라보자, 주유리는 차근차근 어필하였다.

         

       “아무나 이렇게 제안하는 건 아니에요. 유세하씨의 가능성을 높게 봐서 꺼낸 제안입니다.”

         

       “…저는 아직 C급도 달성하지 못한 풋내기-”

         

       “-겸손도 그 정도면 무례함입니다. 사실상 B급이잖아요? 능력치 부족은 좀 있어 보이지만…가진 바 능력의 다양성을 고려하면…웬만한 B급은 물론이고, A급도 충분히 이길 수 있으실 텐데요.”

         

       깔끔하면서, 확신에 찬 분석력이었다.

         

       나는 덕분에 이 여자가, 내 시합을 모두 보았다는걸 눈치챘다.

         

       ‘여기에 눈썰미도 좋나보네.’

         

       아까부터 조목조목 압박해 오는 게…

       약간 기가 센 문보라를 보는 느낌도 있었다.

         

       슬쩍.

         

       나는 시선을 내렸다.

         

       내가 주목하는 건 바로 주유리의 손바닥이었다.

         

       의외라면 의외였다.

         

       ‘…엄청 투박하네.’

         

       겉으로 보기에는 고생 한번 안 해본 아가씨 같은데…

         

       그녀의 손은 남자가 보기에도 거친 자국이 가득하였다.

         

       그러는 사이에도 주유리의 말은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뭐든 말해요. 내가 다 해줄게요.”

         

       돈? 권력? 명예? 힘? 혹시 여자…?

         

       “나라면 유세하씨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보상을 줄 수 있어요.”

         

       장담하는데 주나용, 그 아이가 제안하는 것보다 배는 많을 거예요.

         

       “굳이 지금이 아니어도 좋아요.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나서도-”

         

       “-죄송합니다.”

         

       “…요, 용에에엣?”

         

       나는 칼같이 거절하였다.

         

       설마, 이리 바로 끊길 줄 몰랐는지 주유리가 당혹스럽게 쳐다본다.

         

       아무래도 좀 더 고민할 줄 알았나 보다.

         

       확실히, 내가 야망이 있다면 혹했을지도 모른다.

         

       ‘미안합니다.’

         

       나는 시야가 좁은 사람이다.

         

       므냥이를 포함하여 내 아이들만 지키기도 벅찼다.

         

       그렇기에 거절했다.

       어딘가에 엮이는 건 아직은 두려웠으니까.

         

       추가로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하고 가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제안은 정말 감사하지만, 저는 그럴 마음이 추호도 없습니다.”

         

         

       * * *

         

         

       “……”

         

       주유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설마 이리 고민도 해보지 않고 거절당할지는 몰랐다.

         

       이는 곧 주유리 스스로 가지는 콤플렉스이자, 사실상 <용검미르>내 집안 내력의 발현으로 이어졌다.

         

       “요, 용에에…왜, 왜죳?”

         

       우스꽝스러운 말투.

         

       하지만 주유리는 진지하였다.

         

       뭐가 부족한거죳?

         

       “말만 해욧! 나라면 당신을 그 무엇보다-”

         

       “-아니요. 아니요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유세하가 당황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제가 원하는 건 그런 물질적인 게 아닙니다.”

       “요, 용아앗?! 그, 그럼욧!”

       “저는…”

         

       곧 들려오는 말.

         

       주유리의 눈에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제 가치를 알아주는 이보다는…”

         

       옆에 있을 때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의 곁에 있는 게 좋습니다.

         

       “그게 지금 제 동료들이자, 사람들이고요.”

         

       저는 저 모든 것을 바쳐서 그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다른 곳에 들어갈 마음은 없습니다.

         

       그러니 제안은 받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

         

       주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놀란 얼굴로, 믿을 수 없다는 듯 유세하를 바라보았다.

         

       이내 패배에 가까운 쓴 미소가 주유리의 입가에 감돌았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말인가.’

         

       설마 <패천검>이랑 똑같은 말을 다시 이렇게 들을 줄 몰랐다.

         

       입술을 꽉 깨무는 주유리.

         

       이내, 스스로 투정임을 암에도 쏘아붙이듯 물어보았다.

         

       “…주나용이에욧?”

       “…네?”

       “유세하씨가 말하였던 소중한 사람들, 동료들…주나용이나고욧.”

       “……”

         

       유세하는 주유리의 질문에 잠깐 침묵하였다.

         

       그의 눈빛이 분해하는, 그러면서 묘하게 서글퍼하는 주유리의 눈을 꿰뚫는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주나용은, 용용이는…”

         

       제 사람입니다.

         

       “……하.”

         

       주유리는 나지막이 숨을 내뱉었다.

       용용이라…

       어처구니없는 별명을 당당하게 말할정도로 연이 깊다 이거지?

         

       주유리는 고개를 숙였다.

       주먹을 움켜쥐었다.

         

       왜.

         

       대체 왜…

         

       내가 뭐가 부족해서…

         

       ―…할머님. 그게 무슨 소리세요.

       ―아무래도 내가 눈이 없었나 보군.

         

       자신을 향해 명백히 실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전대 가주, 주야미.

         

       주유리에게 있어 가장 큰 지지자였던 그녀의 의지가 약해져 간다.

         

       ―…이거, 주유리님의 밑에 있어도 되는 거 맞아?

       ―내 말이, 10살에 [날개] 펼치면 뭐 해. 그 뒤로 아무것도 증명해 낸 게 없는데.

       ―…<역린>으로 제아무리 실적을 쌓아도…역시 후계자 자리를 차지하는 건 무리긴 하지.

         

       응원해 주던 친족들이 서서히 눈치를 보며 빠져나갔다.

         

       주유리는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리 달려왔는데…

         

       자신의 옆에 남은 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왜…”

       “…저기.”

       “그저 타고나길 모든 걸 가졌을 뿐인…고작, 그게 다인 그 아이가 뭐가 그리 대단해서…!”

         

       왜, 죄다 그 아이만…!

         

       “주유리씨?”

       “……”

         

       부들부들 떨던 주유리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추하다는거 알고 있었다.

         

       그래도…놓치면 안 되었다.

         

       그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감돌았다.

         

       ‘…그가 있다면…’

         

       다시 올라갈 수 있다.

         

       지금 여기서 유세하를 잡아야 했다.

         

       이것은 주유리의 본능적인 감각이었다.

         

       고작 B급 헌터라고 생각할 인재가 아니었다.

         

       그는 어쩌면…

         

       주유리에게 남은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구차하지만 한 번 더 말해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곧 들려오는 목소리에 흠칫 놀랐다.

         

       “실례합니다. 두 분.”

         

       어느새 나타난 여성.

         

       갑자기 끼어들어 죄송하다는 듯 여성은 고개를 숙였다.

         

       애쉬 그레이 톤의 단발을 한 정장의 인물이었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주유리는 물론 유세하의 표정 또한 휘둥그레졌다.

         

       유세하는 생각하였다.

         

       ‘어, 이 사람은…?’

         

       분명 노경완 길드장 경질 당시 때 있었던…

         

       <용검미르> 입장에서 출석하였던 리더.

         

       그리고…

         

       ‘주나용이 자주 언급하였던 그 팀장이잖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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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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