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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9

       레카체프의 교수 휴게실에는 현재 4명의 교수가 모여 있었다.

       이 학교의 창립자들이자 서커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그들을 세상에서는 ‘4인방’으로 불렀다.

         

       홉스는 앞에 앉아 있는 스승들을 바라봤다.

       그가 이곳을 졸업한 지도 20년이 다 되어 갔다.

         

       물론 그가 그들을 20년 만에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다.

         

       테러 이후 추모식에서 한 번 마주쳤었고, 서커스단 창단 전에도 상담 차 한 번 방문했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예테린푸르크를 지나칠 때 한 번 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은 왠지 감회가 새로웠다.

       그저 나이를 더 먹었을 뿐인 이전과는 달랐다.

       그 역시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17살짜리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처지가 되어서 그런지도 몰랐다.

         

       그가 나이든 만큼 선생들도 늙었다.

         

       중후한 중년의 매력으로 남학생들의 가슴을 불타게 했던 ‘마녀’ 엘파라는 이제 환갑을 앞둔 할머니가 됐고, 언제나 정력적이었던 ‘야수’ 야코블레프의 털들은 새치가 눈에 띄게 자랐으며, 영원히 얼음처럼 냉정할 것만 같던 ‘흡혈귀’ 르고의 눈가로 서글서글한 주름이 깃들었고, 이름 그대로 철골을 자랑하던 ‘누더기’ 좀베인은 무릎이 쑤신다고 연신 투덜거렸다.

         

       그리고 이곳에 없는 한 명은 시체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그들 5명은 업계의 전설이었다.

       그들이 명성을 얻으면서 마술사들에 의해 주도되었던 서커스 업계의 지분을 곡예사들이 뺏어올 수 있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만 해도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기로 다짐했다.

       맨날 갔다가 울고 왔다는 교우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들을 조소하곤 했던 그였다.

         

       그러나 결국 그의 눈에도 눈물이 고이고 말았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이유였다.

         

       4인방은 이런 학생들을 대하는 데 익숙했다.

         

       “허허, 왜 우는가?”

       “찾아오는 놈들마다 질질 짜려고 그래.”

       “이러니 우리는 학생들이 아무리 커도 애 취급하게 되는 걸세.”

         

       세 남자가 조금 못마땅한 투로 말했다.

       4인방 중 홍일점인 엘파라만이 차분한 태도로 그를 대했다.

         

       “다들 부끄러워서 그러는 거예요. 이해하세요, 홉스 단장님.”

       “편히 부르시죠. 교감 선생님께서 그러시면 제가 너무 불편합니다.”

         

       그의 말에 엘파라는 별명답지 않게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후, 그럴까? 많이 의젓해졌네, 우리 홉스 군은.”

         

       그 엄격함 때문에 학생들에게서 마녀라고 불리는 그녀는 졸업생들에게는 항상 예의를 차렸다. 졸업한 이상 선생과 학생이 아닌 한 명의 대등한 곡예사로서 존중한다는 의미였다.

         

       물론 공적인 자리라면 홉스도 그녀의 배려를 받아들였겠지만, 이런 곳에서까지 은사가 존댓말을 하도록 둘 수는 없었다.

         

       네 사람은 그의 학창 시절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고, 그의 졸업 후 행적에 대해서는 진위를 캐물어 가며 감탄과 탄식을 번갈아 토했다.

         

       자리가 무르익어 갈 무렵, 홉스는 교수 휴게실을 한 번 둘러보고는 말했다.

         

       “피리, 아니, 이제 피리가 아니라 파이렌 교수지요. 그녀는 어디 갔습니까?”

         

       그는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질문을 던졌지만, 4인방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봤지? 내가 홉스 이 녀석이 파이렌 교수 찾는다고 했지?”

       “홉스 군, 여전히 그녀에게 관심이 있는 거야?”

       “할로윈 축제 때, 무대에서 고백했다 차인 후 1년 휴학을 때린 일은 아직도 전설로 남았지.”

         

       홉스는 20년도 넘은 이야기로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표정을 찡그리며 헛기침을 했다.

         

       “그 전설을 누가 계속 이어가게 하는지 들었습니다, 좀베인 교수님.”

       “크하핫, 졸업생들 이야기를 푸는 것만큼 재학생들이 좋아하는 게 없네.”

       “그러고 보니 홉스 군, 자네 너무 잘 차려입었는걸.”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닌가?”

         

       교수들의 계속되는 짓궂은 장난에 그는 신음을 토했다.

         

       “끄응. 그냥 후배의 안부를 묻는 겁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개강 아닌가요? 어디 가 있는 거죠?”

       “그녀는 요즘 바쁘다네.”

       “그래. 폐쇄된 창고 쪽을 정리하다가 낡은 사물함을 발견했거든. 거기서 발견된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그녀의 스승이 사용하던 거였어.”

         

       스승이라는 말에 홉스는 잠시 멈칫했다.

       그 단어의 의미가 자신이 여기 앞의 네 사람을 부를 때와 조금 뉘앙스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스승이라면……?”

       “우르수스의 것이지.”

         

       이 자리에 없는 5번째 스승의 이름에 홉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17년 전의 그 사건은 여전히 업계의 아픔으로 남아 있었다.

         

       홉스는 분위기를 환기할 겸 일부러 들뜬 척 입을 열었다.

         

       “그녀는 여전합니까? 교수가 됐다 해도 덜렁거리고 걸핏하면 울고 다닐 것 같은데요?”

         

       그러나 그의 말은 분위기를 띄우기는커녕 더 차분하게 만들었다.

       4인방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늙고, 자네가 성숙한 만큼, 그녀도 변했다네.”

       “그렇……습니까?”

         

       그 변함이 결코 좋은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홉스는 안타까움을 억누르고 고개를 숙였다.

         

       세상이 다 변해도 그녀만은 늘 그가 봤던 그대로일 것 같았는데…….

         

       “아, 자네는 어제 오후에 도착했다고 했지? 그럼 나가는 길에 아마 초청장을 받겠군.”

       “무슨 초청장 말씀입니까?”

       “왜 자네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있지 않았나.”

         

       홉스는 오랜 추억을 더듬다 뭔가를 떠올리며 탄성을 내뱉었다.

         

         

       ***

         

         

       “선배를 만나다?”

       “네. 업계에서 인정받은 현역 곡예사를 불러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첫 주에 멘토로 나선다고 하더군요. 혹시 단장님도 받으셨습니까?”

         

       레이나가 그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나는 서랍을 뒤져서 편지를 꺼내던 참이었다.

       나는 그 내용을 읽어보며 말했다.

         

       “받았습니다. 저는 둘째 주군요. 아마도 드래프트에 참여했던 순위대로 우선 돌리는 것 같네요.”

       “그랑프리 시즌이니 예테린푸르크에 체류 중인 서커스단에서 고르는 게 효율적이니까요.”

       “후후, 우리 학교 안에서도 마주칠 수 있겠군요. 무슨 수업을 들을지는 정했습니까?”

       “저는…….”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던 도중, 오늘 교복을 맞추러 간 이야기가 나왔다.

       시간대로 보아 그녀와 우리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마주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어떤 대목에서 말을 하다 말고 머뭇거렸다.

         

       “그……저…….”

         

       나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그녀와 통신으로 대화한 지 며칠이 되었다.

       이제 이쯤이면 그녀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말해보렴, 우리 딸.”

         

       내 입에서 그 말이 미처 다 나오기도 전에 저편에서 울먹거림 같은 것이 터져 나왔다.

         

       “아빠!”

       “그래, 레이나. 무슨 일 있니?”

       “오늘 말이죠. 교복 맞추러 갔는데 글쎄 레카체프 애들이…….”

         

       그녀는 그렇게 몇 분간 오늘 그녀가 당했던 모욕에 대해 털어놓았다.

       레카체프 재학생들은 입학시험에서 그녀가 실수했던 일로 아직도 그녀의 신경을 긁고 다니는 모양이었다.

         

       “저 오줌싸개 아니죠?”

       “그럼. 우리 레이나가 너무 예뻐서 질투하는 것 같구나. 학교 애들이.”

       “헤헤, 그렇죠?”

         

       그녀는 기분이 풀어졌는지 조금 신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오줌 싸도 아빠가 갈아입혀 줄 거죠? 저번처럼.”

       “물론이지.”

         

       나는 손에 든 편지를 구기며 답했다.

       레이나는 이렇게 가끔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치고 들어왔다.

         

       그래도 나는 금방 침착함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녀가 말하는 내용이 보통 사람에게는 기겁할 만한 것일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그렇게 꺼림칙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예전에 다른 사람에게 많이 부탁해봤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빠 옆에서 자고 싶어요.”

       “학교 갔는데 애들이 또 괴롭히면 어쩌죠?”

       “제 교복 입은 모습 보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한참을 더 칭얼거리던 그녀는 갑자기 호흡을 고르고는 말했다.

         

       “……폐, 폐를 끼쳐서 죄송했습니다, 단장님.”

         

       그녀도 부끄러운 건 아는지 한껏 당황한 목소리였다.

       저러면서도 매번 역할극을 부탁하는 그녀의 의지가 참 대단했다.

         

       “아뇨. 괜찮아요. 나중에 또 연락하죠.”

         

       통신이 끊겼다.

       퀘스트 완료와 함께 약간의 보상이 뜨는 것을 보았다.

         

       차라리 누군가를 때려눕히라는 퀘스트가 낫지.

       레이나와의 대화 퀘스트는 한 번 할 때마다 정신적으로 탈진에 걸릴 것 같았다.

         

       나는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렇게 한숨 돌리려는데 노크도 없이 문을 쾅 열어젖히고 누군가 들어왔다.

         

       굳이 돌아볼 필요도 없었다.

       서커스단에서 그러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었다.

         

       “오늘 훈련 끝났습니까, 스승님?”

         

       내가 힘주어 말한 스승님이라는 단어에 가스통은 죽일 듯 나를 노려봤다.

         

       “스승님? 이놈! 어느 제자가 스승을 이렇게 대하냐! 이, 이거 노인 학대야! 노인 학대!”

         

       나는 흥분한 그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스승님은 제 스승이시기 이전에 제 서커스단의 단원입니다. 단원에게 곡예 연습을 시키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 않습니까?”

       “난 곡예사도 아닌데!”

       “그럼 전 정원사입니까?”

         

       내 말에 가스통은 입을 쩍 벌렸다.

       그는 나에게 눈을 부라리며 주먹을 꾹 쥐었다.

         

       엘라의 치료도 중단했겠다.

       이 노인은 이제 나에게 있어서 골칫덩어리였다.

         

       그만 떠나줬으면 하는데 끝까지 나를 자신의 제자로 만들겠다고 버티고 있었다.

       고약한 단원 퀘스트를 하나 깔고 앉아서 말이다.

         

       나는 그가 제 발로 나가도록 만들어야 했다.

       퀘스트 조건은 어디까지나 ‘내가 그를 쫓아내지 않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훈련이랍시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곡예 연습을 시켰다.

       그는 싫다는 티를 팍팍 냈지만, 나도 그러면 식물 공부를 안 하겠다고 버티자 그는 어쩔 수 없이 연습에 나섰다.

         

       그가 아무리 연습하기를 거부해도 단원 퀘스트는 발동되지 않았다.

         

       단원 퀘스트는 만능이 아니었다.

       몇 가지 조건이 있었다.

         

       일단 그것은 절대 불가능한 것은 요구하지 않았다.

       아직도 단원들의 고유 특성을 치료하는 것에 대한 퀘스트가 뜨지 않는 것이 그랬다.

         

       그리고 그것은 메인 퀘스트에 반하는 요구는 접수하지 않았다.

       안 그랬다면 나는 ‘우리 좀 풀어주세요’나 ‘제발 사라져주면 안 될까?’ 같은 퀘스트를 진즉에 수천 건은 받았을 것이다.

         

       즉,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대회를 준비하고 서커스단을 키우는 결정에 반하지 않는 선에서 단원들의 바람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그것을 방해하려는 부탁은 무시해버렸다.

       시스템의 뒤에 축제와 공연의 신이 있다는 것에 점점 확신이 갔다.

         

       “좋다. 그럼 보자. 너는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그는 오늘 내게 던져준 과제들을 점검했다.

         

       검사는 금방 끝났다.

       요구하는 기술을 완벽하게 재현해냈고, 암기 역시 그가 묻는 것을 척척 답했다.

         

       “크흠, 돼, 됐다.”

         

       그는 언제 화를 냈냐는 듯 입꼬리를 씰룩이며 웃음을 간신히 참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전수하는 것을 내가 척척 흡수해내는 것이 기쁜 모양이었다.

         

       땀과 흙투성이에 절은 노인이 나를 향해 대견한 눈빛을 던지는 것을 보면 나도 양심에 찔리긴 했다.

         

       그가 내준 과제를 처리하기 위해 나는 노력이라는 것을 거의 하지 않았다.

         

       암기야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메모 기능에 그대로 입력 해두고 의지력을 통한 검색으로 찾으면 그만이었고, 실습은 스킬북에 기술을 장착해둔 것에 불과했다.

         

       나는 그가 얼른 포기해주기를 빌며 방을 나섰다.

         

       “이만 저녁이나 먹으러 가시죠.”

       “크흠, 아, 알겠다.”

         

       식당에는 마야를 제외한 단원 모두가 모였다.

       그녀는 또 밖에서 해결하고 올 모양인 것 같아서 우리끼리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 자리는 시끌벅적하게 진행되었다.

       나에 대한 평균 호감도가 15를 돌파한 이후로 이제 내 눈치를 보는 단원은 없었다.

       다들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하면서 음식을 먹었다.

         

       “이제 할로윈 시즌까지 한 달도 안 남았군요.”

         

       스벤의 말에 몇몇 단원은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고, 몇몇 단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뭔데요?”

       “하핫, 우몬 군은 델로스 시골 출신이라고 했죠? 그럼 잘 모르겠군요. 이건 주로 제국 쪽에서 지내는 행사입니다. 성교회의 뿌리는 키예프니까 말이죠. 11월 1일, 성자들의 날 전야에 사람들이 괴물 분장을 하고 마을이나 도시를 돌아다니는 겁니다. 시골은 보통 10월 마지막 주에만 지내곤 하는데, 이런 대도시는 늦어도 2주, 빠르면 한 달 전부터 법석을 떨곤 하죠.”

       “그런데 그게 왜 좋은 거예요?”

         

       우몬의 말에 옆에 있던 트라이머리 3형제 중 한 명이 면박을 주었다.

         

       “멍청아, 그렇게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면, 우리가 그사이에 슬쩍 끼어있어도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거 아니야!”

       “우와! 그럼 우리도 밖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거네요?”

         

       대화의 주제는 할로윈으로 넘어갔다.

       아무래도 괴물 단원들에게 그 이상의 흥밋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엘라는 나에게 어떤 수업을 들을지에 대해 말했다.

       시간표마다 길들이기에 관련된 강의는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그녀가 왠지 걱정되었다.

         

       길들이기 교수인 파이렌은 TT2에서 조력자로 등장했다.

       즉, 자신만의 광기에 물들어 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녀가 지금 시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뭔 짓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게임 속 지식을 믿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변수가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녀에게 다른 과목도 들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려는 그때, 별장의 정문이 열리면서, 조금 지친 표정의 마야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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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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