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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9

       * * *

       

       

       

       “최근 일본에서는 황도파가 인기라고 합니다.”

       

       

       이번에 사빈코프가 새롭게 올린 보고서를 읽어 보니. 이쪽도 실제 역사와는 많이 달라졌다.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이시와라 간지가 황도파의 간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그냥 정리하면 일본에서 황도파가 득세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볼 수 있다.

       

       2.26 황도파 청년장교들의 쿠데타의 실패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러시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러면 황도파의 목표도 조금 달라졌으려나.

       

       똑같은 파시즘이지만 천황에게 모든 권력을 돌려 받들어 모시는 황도파인데. 과연?

       

       

       “바보들 같으니라고.”

       

       

       누가 보면 내가 정말 러시아에서 신인 줄 알겠어.

       

       나는 채점 황제지 그 황도파와는 경우가 다른데.

       

       뭐 그래도 나의 전쟁만 보면 일본인들에겐 내가 러시아의 현인신으로 보이긴 할 거다.

       

       그래도 예상외의 문제가 있다면.

       

       이시와라 간지와 기타 잇키가 직접 황도파를 이끌고 있다는 점.

       

       이건 좀 특이한 경우다.

       

       원래 역사에서는 이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

       

       

       “이시와라 간지와 기타 잇키가 한패라. 흐음.”

       

       

       말이 황도파지 황도파 청년 장교들의 쿠데타는 황도파에 영향을 준 이시와라 간지가 제압하는 쪽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다르려나.

       

       어차피 이시와라 간지나 기타 잇키가 하나가 되어 황도파를 이끈다면.

       

       이시와라 간지가 황도파를 숙청하는데 앞서는 것이 아니라 황도파와 함께 한다면?

       

       2.26사건에 황도파에 협력하지 않았던. 기타 잇키가 함께 한다면?

       

       원래 역사의 황도파 2.26사건은 어떻게 될지 감을 잡을 수 없게 되었다.

       

       어차피 기타 잇키는 원래 역사를 생각하면 2.26사건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결국 배후로 지목당해 숙청당하니까.

       

       차라리 황도파의 쿠데타 쪽에 붙는 것이 맞고. 안 그런가?

       

       솔직히 난 그쪽을 은근히 기대하는 중이다.

       

       지금 황도파 꼴을 보면 이쪽이 통제파보다 더 불타오를 거 같다.

       

       그래서 일본에 파견된 대사에게 은근히 황도파 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라고 했다.

       

       통제파도 우리와의 전쟁은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에 대한 호감도가 더 높은 이시와라 간지 쪽을 돕는 게 맞지 않은가?

       

       

       “폐하, 그럼 황도파를 지원하시는 것입니까?”

       

       

       이건 좀 신중할 문제긴 하지만.

       

       지금의 일본 사정을 보면 황도파 쪽이 나은 거 같다.

       

       이대로 통제파를 뒤에서 지원한다고 해도 일본인들이 이미 황도파 손을 들어 준다면 의미가 없잖아.

       

       일단 황도파를 올리고 그 다음. 폭주하게 해야지.

       

       

       “이시와라 간지가 만철군 참모장이기도 하죠?”

       “예. 폐하.”

       

       

       만철군 참모장이라는 말은 우리가 세운 것이나 다름없는 남만주 총독 무타구치 렌야와 연관이 있다는 뜻.

       

       원래 이시와라 간지는 도조 히데키와 자주 부딪쳐서 숙청당했었지. 무타구치 렌야와 이시와라 간지의 조합. 이것도 특이하다.

       

       

       “그럼 당연히 돕는 것이 맞겠죠. 이시와라 간지나 기타 잇키는 이상한 작자들이니 처칠처럼 금괴를 보내기에는 좀 그렇고. 일본 내 러시아인들이 일본 황도파의 대의는 러시아와도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이런 느낌으로 계속 홍보합시다.”

       

       

       아는 놈들이 상대하기 쉽지만. 이왕 다 뒤집힌 거 일본도 뒤집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지.

       

       더군다나 일본 쪽은 뒤통수를 준비해 두면 굳이 원래 역사처럼 흘러가게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이쯤 되면 나도 이제 각오를 다질 수 있다.

       

       굳이 아는 인물, 굳이 역사대로 흘러가게 해서 싸우는 건 쫄보나 하는 짓이다.

       

       미래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내가 있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서 어떤 적이든 때려잡으면 된다.

       

       압도적인 힘을 갖추고, 뒤통수를 준비하면 그만인데 뭐가 문제인가?

       

       솔직히 말하면 미국이 저 모양이 되고 나서 반은 포기한 것도 있지만.

       

       

       “그리하겠습니다. 폐하.”

       

       

       자 일본은 되었고.

       

       영국, 프랑스, 일본까지 들었으면 다음은 가장 중요한 미국이다.

       

       국가 두마는 나라 내부나 정비하라고 하고 나는 이 부분을 건드려야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미국은요?”

       

       

       내전을 앞두고 있을 미국.

       

       내전을 두고 고요한 태풍전야 속에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으니. 그중 우리가 지지하는 맥아더 군사정부의 처지가 중요하다.

       

       맥아더가 이겨야 다른 누구보다 미국에서의 이익을, 영향력을 독점할 수 있으니까.

       

       영국과 프랑스는 지원하는 것도 한계가 있겠지만, 이미 우리는 군을 보낼 준비까지 하고 있다는 말이지.

       

       그러니 어려울 건 없다.

       

       

       “KFC는 잠잠하지만, 미군사정부가 고립된 처지입니다.”

       “그렇겠죠. 위에는 영국 멀티나 다름없는 캐나다 미연합국을 지지하고 있으니.”

       

       

       위아래로 고립된 맥아더.

       

       일은 잘해도 위아래에 고립되었고 옆에는 이상한 치킨주의자들이 있으니. 아마 죽을 맛이겠지.

       

       군대를 키운다해도 영국과 프랑스가 미연합을 지원하면 힘들고.

       

       아마 지원은 한정될 것이다.

       

       당장 두 나라 전부 자국도 정비하지 못했는데, 미국을 직접 병력으로 지원하면 공산 독일이 좋아할걸.

       

       

       “패튼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가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말이죠. 뭐 몇 년은 더 봐야 하는 게 문제지만.”

       

       

       미국 내전 개입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지.

       

       정 안 된다 싶으면 패튼을 이용해야 한다.

       

       패튼은 빨갱이들을 두들겨 잡고 싶어 하니. 우리가 힘을 빌려주마! 하면서 군대 끌고 개입해야지.

       

       

       “저들이 내전하기 전까지는 명분을 어떻게든 만들겠습니다.”

       

       

       그래. 그런 자세 좋다.

       

       우리 맥아더의 호감도를 잔뜩 올려 둬야지.

       

       

       “치킨혁명에 대해서는 제대로 퍼트리고 있죠?”

       

       

       나 그게 제일 궁금해.

       

       치킨 혁명 이거 잘 만하면 트로츠키를 역사 속에서 치킨에 미친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고, 트로츠키가 발끈해서 들고 일어난다치고. 그걸 다시 제압하는 과정에 트로츠키의 원대한 계획은 전국민에게 1일 1치킨을 강제했다.

       

       이렇게 남기는 것도 좋다.

       

       

       “예. 폐하. 미군사정부나 미연합국 지역에 KFC의 회장 레온이란 자는 빵대신 닭을! 외치고,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치킨을 먹게 만든다는 미친 작자라고 소문을 내고 있습니다.”

       

       

       치킨에 미친 작자로 만들었다고.

       

       이건 트로츠키의 반응이 굉장히 궁금하다.

       

       

       “흑인들의 소울푸드니 개연성이 좀 있을 겁니다. KFC의 주인종이 흑인이잖습니까?”

       “예. 그 점을 노리고 열심히 퍼트리고 있습니다.”

       

       

       휴이 롱도 아무렴. 치킨으로 혁명하려는 미친놈과는 상종하기 싫을 터다.

       

       터스키기까지 터트리면 KFC는 결국 미연합이나 맥아더 정부와 강제로라도 싸울 처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삼파전은 확실하다.

       

       그럼 다음은 스페인 내전인데, 이쪽도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터지지 않을까.

       

       사실 스페인 쪽은 미국보다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워낙 개차반이니까.

       

       만일 스페인 내전이 공화국이나 공산당의 승리로 돌아간다면, 적당히 프랑코나 팔랑헤당 사람들을 이쪽으로 불러들여서 망명정부를 세우게 하는 것도 좋겠지.

       

       

       “스페인에도 접촉해 보죠.”

       “스페인?”

       “프란시스코 프랑코와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와 접촉해 보세요.”

       “알겠습니다.”

       

       

       그쪽도 역시 중요하다는 말이지.

       

       국민파와 팔랑헤를 같은 것이라 볼 수는 없지만, 이후의 국민파 스페인이 팔랑헤 정권인 이상 같다 봐야 한다. 스페인 내전이 터지면 결국 국민파를 지원할 수밖에 없는데, 미국 내전의 시기에 따라 이쪽에 대한 지원은 좀 밀릴지도.

       

       

       일단 미리 다리는 놔서 언제든 우린 스페인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 * *

       

       

       스페인 마드리드

       

       

       호새 안토니오 프리모 데 레베라.

       

       그는 스페인 부르봉 왕조의 말기에 스페인 총리를 역임한 독재자 미겔 프리모 데 리베라의 장남이었다.

       

       그는 원래 역사대로 33년에 극우 정당인 팔랑헤당을 창당하였으며, 천천히 세력을 키우고 있었으나, 그게 쉽지는 않았다.

       

       차르의 그림자. 아나스타샤의 손이라 불리는 오흐라나는 스페인에서 팔랑헤 당수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와 은밀히 접촉한 것은 이 무렵이었다.

       

       

       “귀국의 여제께서 우리에 관심이 많으시다고요?”

       

       

       호세 안토니오는 오흐라나의 접촉에 눈을 꿈벅일 뿐이었다.

       

       그야 그렇지 저 먼 동유럽의 끄트머리 국가에서 어찌하여 스페인의 작은 정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인가.

       

       애초에 어떻게 알고 있는지 조차 궁금했다.

       

       아니, 접촉할 정도면 이미 진작에 접촉해 왔을 수도 있다.

       

       호세 안토니오는 자신을 오흐라나라고 주장한 인물들이 혹여 정적들이 보낸 것은 아닐까 의심을 했지만, 그건 아닌듯했다.

       

       

       “적어도 팔랑헤는 공산당이 아니잖습니까?”

       “당연하죠. 오히려 팔랑헤야말로 합법적으로 스페인의 영광을 이을 정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네. 저희도 들어 알고 있지요. 프랑스는 지금 적화의 위험이 있습니다. 저희로서는 스페인마저 적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과연 그런 것인가.

       

       확실히 프랑스에서도 최근 공산당이 세력을 확장한다고 들었으니. 동맹인 러시아로서는 걱정이 클거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최근 저희 스페인에도 빨갱이들이 득실거려서 말이지요.”

       

       

       공산 독일의 존재 때문일까.

       

       스페인도 최근에는 공산당이 눈에 띄게 불어나고 있었다.

       

       하여 아나스타샤의 판단은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

       

       

       “이건 얼마 안 되지만, 아국의 폐하께서 정치자금으로 쓰라고 지원하셨습니다.”

       

       

       오흐라나는 반짝이는 금괴가 담긴 상자를 호세 안토니오에게 전했다.

       

       반짝 반짝. 정치자금으로 쓰일 그런 금괴가. 호세 안토니오의 손에 들어온 것이다.

       

       

       “음. 이런 것을 받는 건 아무래도.”

       “저희로서는 스페인마저 공산 독일의 동맹으로 넘어가는 것이 싫을 뿐입니다. 후일 스페인이 저희의 동맹이 되든, 중립을 하시든 적대만 하지 않으신다면, 그런 건 상관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로서는 공산권의 확장만 막으면 된다.

       

       눈앞의 오흐라나는 그런 말만 하고 있었다.

       

       하기야, 빨갱이 정당을 무찔러야 하는 처지에서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공산 독일과 붙어먹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호세 안토니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지브롤터를 위협받기 싫어서일지도 모른다.

       

       나름 독재자의 자식으로서, 그리고 후작으로서, 팔랑헤 당수로서 사세를 읽는 눈은 있었다.

       

       러시아와 영국은 방공에 대해서는 연합.

       

       지브롤터를 위협받는 일이 생긴다면 지중해에서 해군의 작전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 정도야 어려울 것이 없겠지.

       

       

       “알겠습니다.”

       

       

       그 정도야 어려울 것이 있는가.

       

       나중에 금괴 줬으니 거기에 대가만 바라지 않는다면야 상관없으리라.

       

       사실 위대한 스페인을 위해서는 러시아와 손을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혹시 아는가? 러시아와 손을 잡으면 옛 아라곤 왕국이나 스페인 제국의 영토를 회복할 수도 있는 일이다.

       

       아주 그런 달콤한 상상의 나래를 머릿속에서 떠올릴 무렵.

       

       오흐라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다만, 우리 폐하께서는 후작의 신변을 조심하라고 하셨소.”

       “그게 무슨 말입니까?”

       

       

       신변을 조심하라니.

       

       설마 하니 자기네 말을 듣지 않으면 암살이라도 하겠다는 것일까.

       

       아니다. 앞의 조건. 최소한 적화되지 말라는 조건에서 러시아에 암살당할 만한 일은 없지 않은가.

       

       그럼 무엇일까.

       

       

       “우리 오흐라나가 뒤를 조사해 본  결과. 좌익 세력들은 에스트레야 후작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모양이오. 총선에 따라 아마 후작을 숙청할 수도 있겠지.”

       “그럴 수가.”

       

       

       아주 잠깐, 자신의 몸이 위험해진다는 말에 어이가 나갔던 호세 안토니오는 얼굴이 한순간에 굳어 버렸다.

       

       오흐라나가 벌써 스페인 정부까지 진출했다는 말인가?

       

       소문으로는 러시아의 여제는 성녀로 앞으로 일어날 미래의 일들을 안다고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인간인데, 그럴 리가 없으리라.

       

       다시 민심을 차르에게 돌리기 위해서 신격화 작업이 있는 것일 뿐. 그렇다면 답은 차르의 그림자. 오흐라나가 뛰어나다는 소리다.

       

       그러니 이렇게 알아차린 것이 아닌가.

       

       

       “그래. 차르께서는 인민전선이라 하셨지. 그 존재를 조심해야 할 것이오.”

       “인민전선?”

       

       

       인민전선이라는 것이 존재하나?

       

       딱 이름만 봐도 좌익들이 합작한 세력 같은데.

       

       호세 안토니오가 팔랑헤당을 위해 힘쓰던 머리를 열심히 굴려보았으나, 곧 오흐라나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우리로서도 후작이 숙청되는 것을 원치 않소. 그러니 혹여 스패인 내에서 유혈사태가 일어나면 각별하게 목숨을 보전하셔야 하오.”

       “나 말고 다른 이에게도 접근했소?”

       “프랑코란 자에게도 전했소. 아무쪼록 함께 잘 협의하여 스페인을 이끌어가시오.”

       

       

       오흐라나는 그 말을 끝으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한동안 호세 안토니오는 멍하니 있었다.

       

       신변 위협, 스페인 내의 유혈 사태. 스페인 공산당. 불안한 공화국 정부.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로 이어진다.

       

       

       ‘내전!’

       

       

       하나 되지 못한 불안한 스페인 정국. 그 와중에 유혈사태가 의미하는 바는 하나일 것이다.

       

       호세 안토니오는 내전을 직감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는 공작 겸, 제 3대 데 에스트레야 후작으로 스페인 파시스트 정당인 팔랑헤당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원래 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국 정부에 의해 처형당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운명은 바뀌겠죠?

    사실 이번 편 쓰면서 빰빰빠밤도 많은 고민을 했는데, 마흐노의 자유지구도 있었고, 그냥 넘겼어요.

    최근 논란이 되는 KC인증을 직구만이 아닌 지구 자체에 KC인증을 해야 한다는 법을 제정하면서 지구에서 16세기의 지구로 트립한 설정의 트립 대역물도 마렵네요.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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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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