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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9

        “일단은 잘 넘긴 것 같구나.”

       

        – ㅇㅇㅇ

        – ㄹㅇㅋㅋ

        – 아슬아슬했음.

        – 진짜 아슬아슬했네요.

        – ㅋㅋㅋㅋ

        – 이게 스릴이짘ㅋㅋㅋ

       

        마이크를 끈 후 시청자들과 가볍게 잡담을 나누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캐릭터를 조작했다.

       

        이제 남은 인원은 6명.

        그리고 에일리언은 2명.

        이제 각각 나와 블렌드가 한 명씩 죽인다면 우리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탕!

       

        “?!”

       

        = “헉?!”

       

        = “뭐야?!”

       

        그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총소리와 함께 블렌드가 시체가 되어 쓰러진 것이었다.

       

        = “아아! 전 경찰입니다! 공무 집행 중입니다!”

       

        = “철수형. 렌드는 왜 죽임?”

       

        = “뭔가 느낌이 쎄했어. 그래서 죽임.”

       

        = “헐.”

       

        헌터의 직업이며, 게임 중 딱 한 번, 원하는 이를 ‘에일리언’처럼 죽일 수 있는 직업.

        그 능력에 의해 블렌드가 처리된 것이었다.

       

        ‘이런.’

       

        이것으로 상황은 5 vs 1.

        물론 남은 5명 중 중립 직업이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이 각각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 “그런데 렌드 오빠는 죽을 만했음.”

       

        = “인정.”

       

        = “저건 자연사지.”

       

        = “일단 게임 계속하죠.”

       

        = “넹.”

       

        = “알겠어용.”

       

        블렌드가 들었다면 울었을지도 모를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선배들.

        이런 것을 보면, 인간들도 상당히 무섭다.

       

        어쨌든 나는 서둘러 다른 이들의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

       

        철수와 서시내가 오른쪽으로 향한다.

        그리고 포동순대는 위쪽으로, 살랑미미는 아래쪽으로 향한다.

        이동하기 시작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에게 남은 사보타주는 단 하나. 죽여야 하는 숫자는 넷.’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죽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더 이상 내 알리바이를 보증해 줄 사람도 없다.

        그렇다면…….

       

        타다닷!

       

        나는 살랑미미를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아래로 내려간 살랑미미는 강변에 도착했고, 미션을 위해 강변의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즉시 왼쪽에 존재하는 강변의 하수구로 들어갔다.

        그 후 다시 광장으로 이동되는 내 캐릭터.

       

        – 어우.

        – 바쁘시네.

        – ㅋㅋㅋㅋㅋ

        – ㅋㅋㅋ

        – 렌드형의 빈자리가 아주 크다!

       

        “그러게나 말이다.”

       

        블렌드가 너무 어이없이 퇴장하고 말았다.

        덕분에 그만큼 내 수고가 늘어나 버렸다.

       

        어쨌든 서둘러 광장의 오른쪽 상단으로 이동했다.

        그 후 그곳에 존재하는 하수구를 타고 의상실로 이동했다.

        의상실에서 밑으로 내려가면…….

       

        = “…어?”

       

        “운이 좋구나.”

       

        푹!

       

        운이 좋게도, 무기점에서 의상실로 올라오던 철수를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게임을 해 오면서 느낀 것이지만, 철수가 이런 쪽으로는 눈치가 상당히 빨랐다.

        그렇기에 확실한 증거도 없었는데, 단순히 느낌만으로 블렌드를 죽이지 않았던가?

       

        그런 의미에서, 지금 철수를 처리한 것은 내 처지에서 필요한 일이었다.

        물론 이렇게 빨리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철수를 처리하는 데 성공한 후 재빨리 왔던 길을 역순으로 되돌아온다.

        그 후 강변의 오른쪽으로 이동해, 이제 막 미션이 끝난 듯한 살랑미미와 합류한다.

       

        = “집사킹님! 일만 츄르! 감사하다냥~! 고맙…… 꺅!”

       

        “???”

       

        이 아이는 왜 갑자기 비명을 지르지?

       

        – 엌ㅋㅋㅋㅋ

        – ㅋㅋㅋㅋ

        – 몰래 도네 멘트 하다가 들킴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왜 그러느냐?”

       

        =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잠깐의 소란이 있었지만, 어쨌든 이것으로 완전 범죄다.

        이제 남은 이들은 4명.

        이 중 3명을 내가 죽일 경우, 나의 승리로 끝난다.

       

        왼쪽으로 향하는 살랑미미를 지나쳐, 나는 계속해서 오른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일꾼 사무소로 들어서자, 근처에서 무언가를 하는 듯한 서시내의 모습이 보였다.

       

        = “꺅!”

       

        “???”

       

        이 아이는 또 왜 놀라지?

        나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왜 그러느냐?”

       

        = “아, 아뇨. 그냥 깜짝 놀라서요.”

       

        “…….”

       

        느낌이 왔다.

        서시내가 중립 직업이라는 느낌이.

        아마 본인의 승리 조건을 채우기 위해서 홀로 남아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무슨 직업인지는 모르겠군.’

       

        하지만 적어도 철수의 ‘경찰’처럼, 다른 이들을 죽이는 종류의 직업은 아니라는 판단이 섰다.

        왜냐하면 나와 블렌드가 손댄 이들 외에는 아무도 죽지 않았으니까.

       

        “뭐 하고 있었느냐?”

       

        = “미션 하고 있었죠~”

       

        나의 질문에 서시내의 캐릭터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나의 의심을 덜어내려고 시도 한다.

        물론 나는 이미 그녀의 정체를 짐작하고 있지만, 서시내는 그것을 모르고 있으니까.

       

        “미션을 하고 있었다고? 흠…….”

       

        = “왜, 왜요?”

       

        “으음…….”

       

        = “…….”

       

        그렇기에 일부러 상대를 의심하고 있다는 듯이 행동하며, 상대를 안달 나게 만들어 준다.

        그러는 동시에 ‘공격’ 버튼의 쿨타임을 확인해 본다.

       

        ‘남은 시간, 20초.’

       

        이 시간이 지나게 되면, 그 즉시 시체가 한 구 더 늘어나게 되겠지.

       

        = “그럼 저 가 볼게요.”

       

        “……그래.”

       

        하지만 무언가를 느낀 것일까?

        서시내는 빠르게 강변을 향해 도망쳐 버렸다.

        나는 점점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두 눈을 빛냈다.

       

       

        *            *            *

       

       

        ‘어휴. 식겁했네.’

       

        종합 게임 스트리머.

        서시내는 두근거리는 심장 부위를 누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들키는 줄ㄷㄷㄷ

        – 어우. 심장 떨린다.

        – ㅋㅋㅋㅋㅋ

        – 타이밍 보소

        – ㅋㅋㅋ

       

        “진짜 식겁했네요.”

       

        그녀의 직업은 ‘공작원(중립)’이다.

        미션이 완료된 곳을 돌아다니며, 완료된 미션을 도로 망쳐 버리는 능력을 갖춘 직업이다.

        승리 조건은 ‘게임이 끝났을 때, 공작이 완료된 미션 개수가 총 10개 이상’일 경우다.

       

        “이걸로 작업 친 것은 총 9개. 하나만 더 하면 된다!”

       

        – 홧팅!

        – 힘내여!

        – 와. 드디어 특수 승리 가나?

        – 가즈아아아!!

        – ㄱㅂㅈㄱ

       

        서시내는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다음 목표지도 이동했다.

        지도에 표기된 다음 목적지가 강변인데…….

       

        = “어라? 시내님!”

       

        “……철수님?”

       

        강변에 도착한 서시내를 반긴 것은, 분명히 의상실 방향으로 향했을 철수였다.

        ……이 사람이 왜 여기 있지?

       

        “언제 여기 오셨어요?”

       

        = “방금요.”

       

        어라?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일꾼 사무소에서 밍기적거렸나?

        공작원의 특수 미션이 제법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은 맞지만, 그렇다고 수긍하기에는 뭔가가 걸린다.

        음…… 뭐랄까…….

       

        = “그런데 시내님.”

       

        “네?”

       

        = “오시면서 누구누구 만나셨어요?”

       

        “아.”

       

        그 말을 듣자마자 서시내는 의심을 덜어낼 수 있었다.

        하긴. 철수님은 사람들 앞에서 블렌드님을 죽이고 자신이 ‘경찰’임을 알리지 않았던가?

        그러니 철수님은 ‘확실’하게 안전한 사람이다.

       

        “오면서 라나님 뵀어요.”

       

        = “……라나님은 어디서 왔죠?”

       

        “강변쪽에서 일꾼 사무소 쪽으로 오시던데요?”

       

        = “흠…….”

       

        추리를 하려는 듯, 생각에 잠기신 철수님.

        확실히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이니, 이번에도 순식간에 마피아를 찾아내겠지?

       

        ‘그러니까 나도 빨리 마지막 미션 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공작원의 공작은 일반적인 미션 모습과 다른 연출을 보인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공작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혼자 있어야만 한다.

       

        ‘빨리 좀 가라.’

       

        주위를 서성거리는 철수의 캐릭터.

        그리고 도저히 다른 곳으로 갈 생각하지 않는 철수의 모습에, 서시내의 인내심이 닳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 “시내님!”

       

        “왜요.”

       

        = “전 솔직히 라나님이 의심스럽거든요? 시내님 생각은 어떠세요?”

       

        “글쎄요?”

       

        서시내는 점점 자신에게 가까워지기 시작한 철수의 행동을 무심하게 넘겨 버렸다.

        그리고…….

       

        = “그런데 시내님.”

       

        “네?”

       

        = “……제가 아직도 철수로 보이세요?”

       

        “어?”

       

        푹!

       

        “꺄아아악!!”

       

        – 으악?!

        – 뭐임?!

        – ?????

        – ???

       

        중간부터 갑자기 바뀌어 버린 목소리.

        그리고 순식간에 죽어 버린 자기 캐릭터.

       

        “뭐, 뭐였지?”

       

        서시내는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            *            *

       

       

        – 캬!

        – 완벽했다!

        – ㄹㅇㅋㅋ

        – 굿잡!

        – 좋았습니다!

       

        “음. 성공이로구나.”

       

        나는 쓰러진 서시내의 시체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일꾼 사무소에서 서시내를 보낸 직후, 나는 바로 하수구를 이용해 무기점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무기점과 의상실 사이에 존재하는 ‘철수’의 시체에게 다가갔고, 그대로 철수의 모습으로 변장했다.

       

        그 후엔 철수의 모습으로 강변으로 향했고, 철수인 척하며 서시내를 속였다.

        그리고 그 경과는 보다시피…….

       

        “감쪽같았느냐?”

       

        – ㄹㅇ 좋았어요.

        – 굿!

        – 최고였습니다.

        – 감동하면 짖는 개 : 왈왈왈왈!

       

        시청자들도 만족스러웠던 모양이다.

        빠르게 올라가는 채팅창을 바라보며 나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슬슬 철수의 시체를 발견할 때인데…….”

       

        이제 남은 이들은 단 두 명.

        보통 이 정도 시간이면, 슬슬 먼저 죽였던 철수의 시체가 발견되고도 남을 시간이다.

       

        문제는 남은 인원이 나를 포함해 셋뿐이라는 것.

        운만 따라준다면, 공격 쿨타임이 다시 초기화되기 전까지 신고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직도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구나.’

       

        그렇다면 좀 더 장난을 칠 수 있겠지?

        나는 서시내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체 위로 떠 오르는 ‘변장하기’ 버튼을 눌러, 서시내의 모습으로 변한다.

       

        “음음! 크흠! 아아~ 어떠하느냐? 서시내의 목소리와 제법 비슷하지?”

       

        – ㅋㅋㅋㅋㅋ

        – ㅋㅋㅋ

        – 자꾸 다른 사람 목소리로 근엄한 말투 하시지 말라니까욬ㅋㅋㅋ

        – 엌ㅋㅋㅋㅋㅋ

       

        “그럼 계속 장난치러 가 보자꾸나.”

       

        – 가즈아!

        – ㄱㄱㄱㄱ

        – 와!

        – 엌ㅋㅋㅋㅋ

        – 장난 왜 이렇게 좋아하셬ㅋㅋㅋ

       

        그렇게 나는 다음 장난을 치러 이동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마 다음화가 합방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길 바랍니다.

    다음화 보기


           


Dragon’s Internet Broadcast

Dragon’s Internet Broadcast

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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