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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

        

       “아니?”

         

       강준이 당황해서 주춤 물러섰다. 본인 공격이 깔끔하게 반격 당했으니 머리에 몰린 피가 제 자리로 돌아간 모양이다.

         

       강준의 비매너 플레이에 반검으로 받아칠 수밖에 없었고 그건 내가 아니라 객관적인 입장에서도 감탄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검을 다 뽑지 않고 막는다는 것은 단순하게 검을 뽑지 못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검집이 허리띠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반검 막기는 아주 한정적인 각도로 상대의 공격을 상쇄시켜야 한다. 방어를 굳히지 못한 상태로 한정된 각도로만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야만 반검막기가 성립하는 것이다.

         

       그걸 연속으로 두 번.

         

       거기에 상대에게 반력까지 전달해 초식이 이어지는 흐름마저 끊었다.

         

       아무리 무공을 몰라도 느낌이라는 것이 있다.

         

       지금 경수시장의 사람들이 아무리 무알못이라도 기습적인 공격을 받아쳐 상대를 물러서게 한 내가 고수라는 인상 정도는 받았을 것이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분해서였다.

         

       경수시장 흑도퇴치의 의뢰비는 아주 평범한 중급 의뢰 수준이었다.

         

       그런데 상급 의뢰에서도 보여줄까 말까한 고급기술을 서비스해버리다니! 그야말로 중자 탕수육을 주문 받아놓고 낭낭하게 대자 탕수육에 비견된 양을 담아버린 꼴이었다!

         

       안 그래도 흑묘가 뒤에서 보고 있는 그야말로 개망신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나는 7년차 프로 사천낭인.

         

       이미 방출해버린 서비스는 어쩔 수 없으니 고객만족도라도 끌어 올려야지.

         

       태경문 이 자식들은 오늘 계 탔네.

         

       한 발 물러선 강준이 내 눈치를 봤다. 중급 의뢰나 간신히 넣을 법한 하꼬 문파가 갑자기 상급 이상의 서비스를 받아버리니 당황해버린 모습.

         

       값만 보고 모텔인줄 알고 예약했는데 사실은 호텔이었고 벨보이가 짐을 받으려 달려오는 모습에 당황한 소시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갑자기 배알이 뒤틀렸다.

         

       지금부터 어쩔 수 없이 상급 이상의 서비스를 해 줘야 하는데 이게 다 저놈이 비매너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

         

       서비스업 종사자라고 기본 예절조차 무시하고 다짜고짜 검을 뽑는 놈이었다.

         

       내가 평범한 이류였으면 방금 전의 기습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을 지도 모를 일.

         

       그런 놈에게 vip서비스를 해줘야 한다니 의뢰고 나발이고 강냉이를 탈곡해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진짜 운 좋은 줄 알아라.

         

       흑묘에게 지켜보고 있으라고 꺼드럭대며 나오지 않았다면 이미 다 뒤집어 엎었을 테니까.

         

       “흐, 제법이군. 내 절초인 탈명반곡검을 받아칠 줄이야.”

         

       물론 그딴 절초 따윈 없다. 반검무공을 왜 익혀 무공칸 아깝게.

         

       강준이 경계했다.

         

       뭐해 자식아. 지금이 너의 협객심과 무공을 홍보할 수 있는 순간이잖냐. 빨리 뭐라도 말하라고.

         

       상대가 [제법이군]을 시전하면 [너 역시]를 시전해 상대를 인정하는 대인배적인 면모를 군중들에게 어필하는 것과 동시에 그 대결 자체가 대단하게 보이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 기본인 것을.

         

       대략 5초~10초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이 새낀 눈치도 없는지 아무 멘트도 치지 않은 채 날 경계만 하고 있다.

         

       협기를 드러낼 대사를 기대하고 강준을 바라보던 군중들의 눈에도 의아함이 서렸다.

         

       진짜 하꼬 문파는 이래서 안된다니까? 기본이 안 되어 있어요 기본이. 강준의 일행으로 등장한 태경문의 문도들 역시 응시하고만 있을 뿐 움직일 기색이 없었다.

         

       배우가 얼을 타면 뒤에서 보조를 해 줘야지 구경만 하면 어떻게 해. 장외에서 보조가 들어 와야 판이 돌아갈 거 아냐. 놀러 왔냐? 직관하러 왔어? 저러고 문파에 돌아가서는 대단한 일을 했다는 양 썰을 풀겠지.

         

       이대로는 판이 망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쩔 수 없이 추가 서비스를 진행했다.

         

       “흐흐, 꼴에 협객이라는 건가?”

         

       분위기에 압도되어 비명도 못 지르고 신음성만 흘리고 있던 이호. 그 손목을 밟고 있던 다리를 움직였다. 그야말로 손목을 아작내기 위해 온 몸의 힘을 다 해 짓이기는 양 발을 비틀었다.

         

       “끄아아아아악!”

         

       “이노오옴!!”

         

       그제야 강준이 반응했다.

         

       “협객이란 작자들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인질이 잡혀 있다고 제대로 된 공격도 못하고 대꾸조차 못하다니. 그렇게 살아서 뭘 하고 싶은 것인지 말이야.”

         

       군중들이 환호하는 협객 중에 제일은 무엇인가?

         

       그건 당연히 무공이 강하며 정의감 넘치는 협객이다.

         

       강준이 자신의 문파와 소속을 밟히고 내가 검을 뽑을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면 나는 설렁설렁 검을 뽑고 강준을 도발했을 것이다. 그럼 격노한 강준이 검을 휘리릭! 하면 나는 엄마야! 하고는 이호를 놓아준 발을 빼고 호다닥 물러났겠지.

         

       그리고 패배자 전용 멘트인 방심했다 와 진심을 낸다를 날려 준 뒤에 적당히 몇 수 받아주다가 크억 도저히 당해낼 수 없다 이러고 내상 입은 척 하다가 뒷골목으로 도망치면 끝.

         

       아무리 흑도라지만 사람을 무자비하게 고문하는 혐오스러운 사천낭인을 단박에 물리쳐버리는 태경문의 강준! 설정도 말도 필요 없는 시원스러운 사이다 그 자체!

         

       근데 저 놈이 기습을 하는 바람에 [무공이 강하며]부분이 엉켜버렸다. 강준의 기습이 낭인의 반격에 손쉽게 튕겨 나가버렸는데 지금 강준의 무공이 고강하다고 생각할 군중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 군중들에게 [아 방금 공격은 전력이 아니었구나]라는 사실을 주입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흐름도 늘어지고 사이다압도 약해지겠지만 저렇게 얼 타는 친구가지고 최상의 작품을 만들라는 것은 업계 경력 7년차 연출장인 호천안도 힘들다 이 말이야.

         

       “이대로는 끝이 나지 않겠군.”

         

       나는 이호에게서 발을 떼고는 앞으로 성큼 나섰다.

         

       강준은 스스로 빛을 낼 줄 모르는 돌멩이 같은 자식이었다.

         

       그러니 내가 빛을 내야지. 공기급 존재감을 자랑하는 협객을 심폐소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악당을 물리치는 것!

         

       결국 협객의 존재의의는 이런 악당들을 물리치는 것이기에 개쩌는 악당만 물리치면 나머지 행동들은 알아서 포장되는 법이다. 악당의 도발에 입을 다물고 있던 어벙한 모습도 괜히 자극했다가 인질들이 더 다치지 않을까 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다고 칭찬의 대상이 되겠지.

         

       그러니 나는 군중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해 줄 빌런이 되어야 했다.

         

       흑립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눈이 재빠르게 바닥을 훓었다. 이호는 너무 많이 사용해서 이미지가 신선하지를 못 해. 일호는? 아 재는 인간적으로 너무 크다.

         

       그런 나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것이 있었으니.

         

       사호였다.

         

       넉넉한 무복을 둘러 다른 사람은 알 수 없었겠지만 아까 쌍룡장을 받아치기 위해 사호를 밀어낸 나는 안다. 사호는 뼈만 남은 멸치라는 것을. 얼굴만 보면 그렇게 마른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마른 몸에 비해서 신장은 장신이었다.

         

       사호는 마치 지금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난 것 마냥 이상적인 신체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홀린 듯이 사호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렸다.

         

       할수 있다.

         

       사호와 함께라면 만들어 낼 수 있다!

         

       손에 힘을 주었다.

         

       연출에 내 금쪽같은 내공을 홀라당 털어넣는다는 것은 사실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의 공연은 변수통제가 전혀 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가 없다.

         

       그런 때를 생각하면 내공은 무조건 온존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은 해야 한다.

         

       7년간 사천낭인으로써 살아가던 나. 지금이야말로 지난 7년을 통틀어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상상이 머릿속에 또렷이 떠올랐다.

         

       내 안에 있는 예술혼이라는 놈이 말했다.

         

       [가라]

         

       “그렇다면 네놈! [태경문]의! [일보삼검]! [강준]! 사람을 위하다 죽어라!”

         

       사호가, 날았다.

         

       어지간한 여인네보다 가벼운 사호의 체중에 더해 이류의 한계까지 단련된 육체 그리고 내가 배운 투척무공 [목석투전]의 묘리까지 사용했고 그에 더해 내 내공의 9할을 쏟아 부었다.

         

       포물선 그리며 떨어지는 사호가 연신 팔다리를 허우적거렸다. 현실이고 영상물이 아님에도 사호의 모든 몸짓과 표정이 마치 영상물의 슬로우 효과라도 받은 것처럼 생생하게 눈에 들어와 박혔다.

         

       이보다 임팩트 있는 장면이 있을 수 있을까.

         

       사람을 거리낌없이 장애물로 이용해버리는 빌런. 그리고 그런 빌런의 손에 의해서 허공을 날아가는 희생자. 그런 희생자를 구하고 빌런을 퇴치해야 할 히어로. 협객 강준!

         

       “아아아아아!!!”

         

       “오오오오!!”

         

       군중들의 비명 소리와 경악에 찬 눈빛을 느끼며 확신했다.

         

       찢었다.

         

       사천낭인 경력 7년의 이몸 호천안. 수많은 전설과 신화를 탄생시켜온 나였지만 오늘이야말로 7년의 나를 넘어선 새로운 전설이 탄생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확신하며 전방을 주시했다.

         

       강준과 사호가 충돌했다. 완전히 받아내려고 시도한 모양인데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온전히 사람을 받아내는 것은 어렵지. 아무튼 사호는 어디 한 군데 부러진 곳 없이 바닥에 떨어졌고 강준은 비틀거리고 있는 상황.

         

       나는 이미 달리고 있었다.

         

       충돌상태를 보며 완급조절을 하며 거리를 좁히던 나는 강준이 검을 들어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자 빠르게 강준에게 접근하며 뛰어 올랐다.

         

       “죽어라 강준! 잔혈일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더쓰긴 뭐하고 시간은 남아 푸는 영지문 썰.

    화성으로 날아갔다는 영’지’문이라는 대목에서 눈치채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넹 본래 영지문은 도지문이었습니다.

    공지를 잘못 읽어 예선마감이 금요일인줄 알았던 저는 수요일이라는 사실을 수요일날 오전 11시에 깨닫고 연재파일을 열었으나

    쓰여 있는 글은 1500자 남짓.

    히힛 0382는 공지도 제대로 못 읽은 병신이에요 0382 이새끼는 오늘 뒤진 것이에요

    이지랄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던 와중이였지요.

    녹아버린 뇌로 글을 쓰는 와중에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이거 도지문 결국 개박살나는데…도지로 쓰면 웃기긴 하겠지…근데 이거 도지코인에 투자한 사람이 보면…

    [도지문 왜 화성 못가? 도지문 왜 화성 못가? 도지문 왜 화성 못가? 도지문 왜 화성 못가? 도지문 왜 화성 못가?]

    [0382가 도지문 죽였어? 왜 도지문 죽였어? 0382가 도지문 죽였어? 왜 도지문 죽였어? 0382가 도지문 죽였어? 왜 도지문 죽였어?]

    이런 댓글로 도배된 댓글창이 아른거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맛있는 영지문으로 바꾼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물론 박살난 영지는 스탶들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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