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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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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블스 기업 최상층.

    악의 조직의 총수 레갈리아는 제 비서에게 과학자에 대한 걸 보고받았다.

    ​

    “─이상입니다.”

    “흐으음…… 그렇군. 배신할 의향은 없어 보였나?”

    “예. 히어로 측에 붙기 위한 게 아니라 니베르나 개인을 향한 호의로 보이더군요. 실제로 니베르나 본인도 과학자님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고요.”

    “그럼 되었다.”

    ​

    에이트가 니베르나에게 슈트를 만들어준 사실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레갈리아는 과학자가 말하지 않아도 그 일을 모두 알고 있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

    그가 사는 집이요, 장사 중인 건물, 신분, 쓰는 카드까지 모조리 레갈리아의 지갑에서 나온 물건 아닌가?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걸 레갈리아에게 의지하고 있으니 그녀에게서 무언가를 숨긴다는 건 불가능했다.

    ​

    물론 과학자가 대뜸 히어로 하나에게 슈트를 만들어줄 때에는 그녀도 나름 기겁했지만…….

    ​

    ‘배신할 생각으로 그런 게 아니라면야.’

    ​

    만일 에이트가 악의 조직을 배신하고 히어로 협회에 붙으려고 했다면 상당히 골치 아파졌을텐데. 그가 스스로의 기술력이 보통이 아님을 자각한 상황 아닌가. 그가 머릿속에 갖고 있는 지식의 일부만 풀어도 떼돈을 벌어들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바, 에이트는 순식간에 스스로를 지킬 재산을 획득했으리라. 

    ​

    물론 지금껏 분석한 에이트의 성격상 자신들을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지구에서 온 지식의 보고를 쓸 수 없게 된다는 건 참으로 크나큰 문제였다.

    ​

    왜냐하면 레갈리아는 악의 조직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과학자의 도움이 무척이나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

    “그럼 일단 그 니베르나라는 히어로도 반쯤 우리 조직원이라 생각하고 지원하도록.”

    “예. 어떤 식으로 지원할까요?”

    “CF 몇 개 찍게 해주고 공인 히어로에서 프리 히어로로 넘어오게 해. 우리 과학자의 슈트를 갖고 있는데 히어로 협회놈들 손에 맡기는 건 조금 그렇군.”

    “협회에서 놓아주지 않을 텐데요.”

    “후원금 줄인다고 하게나.”

    ​

    레갈리아의 명령을 들은 비서는 가볍게 고개를 숙인 뒤 곧장 회장실을 나섰다. 그녀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선 한시 바삐 움직여야 했다.

    ​

    그렇게 홀로 남은 레갈리아는 잠시 한숨을 내쉬며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새카만 천장. 무늬 하나 없어 생각에 잠기기 좋은 그 천장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는 군.’

    ​

    그녀가 악의 조직을 설립한 이유. 

    지금껏 성공하지 못 한 그 목표의 가능성이 기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모두 지구에서 떨어진 과학자 덕분이었다.

    ​

    그가 가진 지구의 지식. 이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통해 발전한 그 기술이 지금껏 막혀 있던 활로를 뚫어주었다. 

    ​

    ‘그때까지, 놓칠 수는 없지.’

    ​

    목적을 이룰 때까지.

    레갈리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과학자를 놓아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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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소일거리삼아 가게를 차리기는 했지만 매일 출근하는 건 역시나 귀찮은 일이었다. 이상하리 만치 몸 움직이기 싫은 오늘 같은 날은 더더욱.

    ​

    자체 휴일을 결정한 나는 가게 문을 열지 않고 연구실에서 뒹굴거렸다. 가게로 출근하지 않을 때에는 연구실에서 뒹굴거리는 게 일과였으니까.

    ​

    그렇게 연구실에서 초능력에 관한 연구 논문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던 와중, 대뜸 연구실의 문이 열리고 아일레가 모습을 드러냈다.

    ​

    “과, 과학자 씨-! 좋은 아침…!”

    “아일레? 무슨 일이니?”

    “과학자 씨.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시간이야 항상 널널하지. 아일레가 부탁한다면 없는 시간도 만들 수 있고.”

    “그, 그럼 지금! 잠깐 소개시켜 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

    아일레는 그리 말하며 나를 이끌고 연구실 바깥으로 향했다. 친구 하나 없는 그녀가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악의 조직원 중 한 사람일 것이다.

    ​

    당장 내 이름만 봐도 에이트(8) 아닌가. 이는 내 앞에 최소 7명의 조직원이 더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정작 내가 만난 간부는 갈름, 아일레, 레비탄 세 명뿐이었다.

    ​

    새로 만날 조직원은 어떤 사람일까 기대하며 아일레의 뒤를 따라 나선 나는 이곳에서 볼 거라고 생각치 못 한 사람을 만나 뻣뻣하게 굳었다. 상대방도 내가 굳었다는 사실을 눈치챘는지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

    “아하하-! 아일레, 저것 좀 봐. 놀라서 딱딱하게 굳었네.”

    “괘, 괜찮아요 과학자 씨! 이쪽은 비라 언니… 우리 조직 간부에요.”

    ​

    “……에이트입니다.”

    ​

    나는 그리 말하며 오른손을 내밀었다가 곧장 회수한 뒤 왼손을 다시금 내밀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오른팔과 왼다리 없는, 휠체어 타고 다니는 장애를 가진 여성을 만나면 누구나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으리라.

    ​

    비라는 왼손으로 내 왼손을 맞잡았다. 이제 보니 왼손도 퍽 멀쩡하진 않았다. 불에 그을린 흉터투성이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얼굴을 일그러트릴 만큼 흉측한. 정말이지 혼신을 다해 무표정을 유지했다.

    ​

    “비라야. 이 조직의 간부지.”

    “간부, 라고요.”

    “왜? 팔다리 없는 장애인이 간부라니까 신기하니?”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아니긴 무슨. 얼굴에 티 다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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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말을 잃고 침묵을 유지하자 비라는 재밌다는 듯 쿡쿡 웃음을 터트렸다.

    ​

    “뭐, 장난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그냥 간부끼리 인사 한 번 안한 거 같아서. 인사나 하러 온 거야.”

    “인사 두 번 했다간 심장 떨어지겠는데요…….”

    “에이 뭘. 이 정도 가지고. 내가 진심으로 나서면 수십 명이 입 뻥긋 못 하게 할 수도 있는데.”

    ​

    농담 치고는 지나치게 사실감 넘치는 이야기였던지라,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넘어갔다. 이런 식으로 사람 놀리는 걸 즐기기라도 하는 건지 비라는 그 뒤로도 몇 번 더 대답하기 곤란한 농담들을 던졌다.

    ​

    그렇게 농담을 주고 받고 대화를 나누며 친분이 어느 정도 쌓였을 무렵- 비라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

    “그러고 보니─ 갈름의 몸도 네가 고쳐줬다면서?”

    “예? 그게 무슨…….”

    “네가 무슨 에너즈 드링크 같은 걸 만들어줬다고 하던데.”

    “예. 만들어드리긴 했죠.”

    ​

    갈름의 몸을 고쳐준 기억은 없다. 자양강장제는 일시적으로 기운이 나게 하는 음료지 근본적으로 부상을 치료하거나 하는 약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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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비라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듯 기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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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내 의수도 만들어줄 수 있어?”

    “의수……요?”

    “응. 의수. 내 마음대로 움직이고, 감각도 느껴지는 의수.”

    ​

    비라는 그리 말하며 제 휠체어 아래에 있는 목각 의수를 꺼내들었다. 끼릭끼릭- 한손으로 제 오른팔을 조립한 비라는 목각 의수를 움직여보였다.

    ​

    손가락이 뚝뚝 끊겨 움직이고, 손목이나 팔목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조잡한 의수가 눈에 들어왔다.

    ​

    “봐? 이건 의수 제작 전문가가 만들어준 물건인데…… 전문가가 만들었음에도 개판이란 말이지. 힘조절도 안 되고,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않고.”

    “그래서 저한테 의수를 새로 만들어달라고.”

    “응! 갈름의 몸을 고쳐줬을 정도로 뛰어난 과학자면 그런 의수 만드는 건 식은 죽 먹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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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퍽 기대가 담긴 목소리로 물었지만, 미안하게도 내게 그런 기술은 없다. 그녀가 바라는 수준의 의수를 만드는 건 정말이지 복잡한 기술이 여럿 필요했기 때문이다.

    ​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술은 의수를 조형하는 기술이었다. 그녀의 원래 팔다리처럼 의수를 만드는 기술…… 이건 과학적 지식보단 손재주가 필요한 물건이었기에, 아무리 나라고 해도 쉽게 재현할 수는 없었다.

    ​

    “죄송합니다. 그건 좀 어려울 거 같은데요.”

    “엑- 못 해?”

    “불가능 한 것도 있기 마련이죠. 제가 뭐 신도 아니고.”

    “……그렇구나. 못 하는 구나.”

    ​

    실망했다는 듯 우울해하는 비라를 보며 퍽 미안한 마음이 솟구치기 시작했을 무렵, 그녀는 곧장 얼굴 표정을 바꾸며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

    분명 본인이 우울해할 때마다 주변 분위기를 강제로 끌어내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리라. 팔다리 없는 장애인이 우울해하는데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을 사람은 없을 테니까.

    ​

    “뭐- 그럼 악의 조직 천재 과학자도 못 만드는 물건을 발견한 내 승리인가?”

    “승패가 있는 이야기가 아닌 거 같은데…….”

    “아무렴 어때! 아니면 뭐야. 내 승리 인정 안 해주면 지금 질질 짠다? 다년차 장애인이 눈물 뽑아내는 솜씨 보고 싶은 게 아니면─.”

    ​

    그 뒤로 제게 승리를 양보하라느니 어쩌니 하는 비라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던 나는 세 시간 동안 귀가 아려올 정도의 수다를 듣고 나서야 풀려났다.

    ​

    머릿속에 간부 중엔 정상이 없다는 선례가 하나 더 추가될 무렵, 연구실에 도착한 나는 방금 전 비라가 지었던 표정을 떠올리며 쓴웃음지었다.

    ​

    ‘아니, 왜 만들기도 어려운 의수를 만들어달라는 거야?’

    ​

    차라리 팔다리를 새로 돋게 해달라는 쪽이 더 쉬웠다.

    때문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나는 빨간약의 구성 성분을 떠올리며 연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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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끼릭끼릭-.

    비라는 휠체어를 끌면서 제 방으로 돌아왔다. 방이라기보단 병실에 가까운, 개인 용품이라고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 삭막한 방으로.

    ​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휠체어에서 내리고 침대에 몸을 던진 비라는 의수를 해체하고 옷을 벗어던진 뒤 그대로 드러누웠다.

    ​

    팔다리 하나 없이 필사적으로 옷을 벗어던지고 있으면, 마치 자신이 애벌레가 된 듯한 느낌이 된다. 애벌레만도 못 한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자괴감이 더더욱 온몸을 지배한다.

    ​

    “……죽고 싶네.”

    ​

    혼자만의 시간. 우울한 일이 조금이라도 생기는 순간 너덜너덜한 마음은 그녀의 정신을 극한으로 몰아넣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이제 가벼운 인사나 다름 없었다. 오늘도 또 시작이구나- 그녀는 그리 생각하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

    숨이 턱 막혀온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정말로 죽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생존 본능을 강제로 끌어낸 비라는 그제야 몸을 뒤집었다.

    ​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

    슬쩍- 그녀의 시선이 잘려나간 제 팔다리로 향한다. 제 보스를 지키다가 생겨난 부상. 덕택에 평생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보상을 받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녀는 혼자서는 걷지도 못 하는 애벌레에 불과한데.

    ​

    의수니 의족이니 그런 게 있어도 걷는 게 불편하긴 매한가지였다. 진짜 팔다리가 아닌 가짜 팔다리는 결코 그녀의 부족함을 채워주지 못 했다. 

    ​

    그녀가 가진 초능력이 팔다리를 기반으로 발생한다는 것도 문제였다. 팔다리가 절반씩 잘려나간 그녀는 초능력조차 제대로 쓰지 못 하는 무능력자가 되었다. 사실 팔다리 잃어버린 것보다 그쪽이 더 충격적이었다.

    ​

    초능력을 기반으로 아가씨를 지키던 그녀가 이젠 그것마저 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

    ​

    ‘아아, 오늘따라 우울한 게 오래 가네. 그 날인가…….’

    ​

    비라가 자신의 주기를 계산하며 우울감으로부터 억지로 눈 돌리고 있을 무렵. 늦은 시간임에도 누군가가 찾아와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

    ​

    ─비라 님? 안에 계십니까?

    “으응……? 누구-?”

    ─간호원입니다.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들어와-.”

    ​

    허락을 맡고 방 안에 들어선 간호원은 더러워진 방 안이요 그녀가 내던진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그녀의 몸을 마사지했다. 팔다리 주무르며 불편한 곳이 없는지 확인한 간호원은 알약 하나를 꺼내든 뒤 그녀에게 내밀었다.

    ​

    “그건 뭐야?”

    “과학자님께서 전달해달라고 부탁하신 물건입니다. 주무시기 전에 드시라고.”

    “으응-? 알겠어.”

    ​

    대체 무슨 약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비라는 알약을 삼킨 뒤 목욕탕으로 향했다. 간호원의 도움을 받아 목욕을 끝마친 이후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

    푹신한 베개에 몸을 기대 누우면, 이렇게 사는 것에 가치가 있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그녀는 그저 죽지 못 해 살아가는 시체에 불과했다. 

    ​

    ‘내일도, 다음 주도, 다음 달도, 내년도…… 앞으로 평생 쭈우욱 이렇게 애벌레처럼 살아가는 거야…….’

    ​

    악몽을 꿀 정도로 암울한 생각과 함께, 비라는 잠에 들었다.

    ​

    ​

    ​

    “끄으응…….”

    ​

    아주 오랜만에 꿈을 꾸면서 가위에 눌렸다. 온몸이 간질거리는데 정작 몸은 1mm도 움직이지 않는 그런 가위였다. 

    ​

    답답했던 가위에서 드디어 풀려나 기지개를 켠 비라는 잠결에 침대를 내려왔다. 다리가 하나밖에 없어 곧잘 쓰러지기에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야 하거늘……!

    ​

    툭-.

    ​

    “……어?”

    ​

    침대에서 두 발로 내려온 비라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 오른팔로 제 왼발을 만지작거렸다. 그곳엔 다리가 있었다. 수년전에 잃어버린 제 다리가.

    ​

    툭툭- 다리를 만지작거리던 비라는 제가 양손으로 다리를 만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러니까 사라졌던 왼발뿐만 아니라 오른팔마저도 돌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아, 어, 음…….”

    ​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보고서 말을 잇지 못 하던 비라는 조심스럽게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이제 두 번 다시 보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던 멀쩡했던 자신이 서 있었다.

    ​

    징그러운 화상 흉터도, 잘려나가 일그러진 뭉특한 팔다리도 없는.

    ​

    과거의 자신이.

    ​

    “아, 아하하- 이거 꿈은 아니지……?”

    ​

    조심스레 뺨을 꼬집어 본 그녀는 찌르르한 고통을 느끼며 이게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믿을 수 없는 현실이 눈앞에 있었다.

    ​

    “꿈이, 꿈이 아니네…….”

    ​

    어째선지.

    눈앞이 흐려진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

    비라는 자신이 이토록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팔다리 잘려나갔을 당시에도 이렇게나 눈물 흘리진 않았는데.

    ​

    그때 미쳐 흐르지 못했던 눈물이 이제와 쏟아져 나오나보다.

    그녀는 그저.

    하염 없이.

    ​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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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vil Scientist is Too Competent

The Evil Scientist is Too Competent

Status: Ongoing
I became a scientist for an evil organization. …But I’m too compe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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