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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0

       

        

        

        

        

       “…생방송이 끝나자마자 50만원짜리 백화점상품권 15장을 수령받더라고요. 그때까진 그냥 조금 부럽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단체 채팅으로 저랑 다이스, 미카엘까지 다 부르더라구요. 뭔가 해서 봤더니 저녁을 사준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이따 갈 예정이에요.”

        

        

        

       -이걸 기만을???????????????

       -와 그자리에서 바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나는 오후 4시 반에 남이 맛난거 먹으러간 썰을 듣고 있는가 쉬부럴

       -아니그래서 유진 어케생겼냐고!!!!!!!!!!!!!!!!!!!!!

       -이악물고 외모썰은 안풀어주는거ㅗ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주차의 월요일, 오후 4시 30분.

        

        시청자만 4만 5천 명을 훌쩍 넘긴 방송. 그 당사자이기도 한 갬빗은 썰을 풀면서 눈동자만을 힐끔 굴려, 그 아무도 방송을 켜지 않은 스트리머 라인업을 보았다.

        

        구단 공식방송이야 당연했고, 개인 방송인도 겸임하고 있는 – 그리고 동시에 국가대표로 선정된 그 어떤 타 구단 프로도 토요일이 지난 이후 방송을 켜지 않고 있었다.

        

        휴방일이라 그런 것도 있었지만, 다들 유진의 정체와 관련하여 엠바고가 걸린 탓에 뒷감당이 안 되는 것이었다.

        

        아마 구단 측에서 개인 스트리밍을 하는 이들을 불러서 최대한 입단속을 하려고 시도했을 것이다. 안 봐도 뻔했다. 당장 자신이 소속된 구단인 클리어 스카이 역시도 그러했으니까.

        

        지금 갬빗이 방송을 켠 것은 사실상 일종의 총대메기라고 해도 무방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긴 하네….’

        

        

        

        가상현실 생방송 송출이니만큼 현실 기준 오후 1시에서 오후 2시 반, 가상현실 기준으로는 4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방송. 간만에 연습 아닌 연습도 했겠다 하며 저녁 즈음에는 조금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더니, 갑자기 들어온 연락.

        

        쉽게 요약하자면, 커뮤니티에 상주하는 수많은 팬들의 여론이 완전 부글부글 들끓고 있으니 방송을 간단하게라도 켤 생각이 없냐는 것. 마침 거의 방금 전 유진과 함께 별밤이야기도 출연했으니, 그에 대해서 썰만 조금 풀면 된다나 뭐라나.

        

        그리하여 때마침 사전 브리핑 및 프로그램에의 동시 출연으로 인해 나름 친분도 쌓았겠다, 유진 씨한테 짤막히 물어봤더니 너무 중요한 부분만 아니면 이야기해도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약속 장소에 가기 전까지만이라도 썰만 잠깐 풀려고 방송을 켰다.

        

        그리고 깨달았다.

        

        

        

       -[ClearSkyGambit // ON AIR // 현재 시청자 : 47,559]

        

        

        

        이건 간단한 썰풀이 방송이 아니라 총알받이잖아.

        

        

        

       -갬빗은당장유진에대한정보를공개해라!!!!!!!!!!!!!!!!!!!!!!!

       -이래도안줘?이래도안준다고?이야독하다독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으 여기 드러눕기 딱좋네 끄어어억~~~~~~~~~~~~~~

       -아잇싯팔 빨리 유진어케생겼는지 알려줘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얼마면돼!얼마면되냐고오오아아ㅏㅏㅏㄱㄱ가갸헙호ㅓㅣㅑㅑㅓ

        

        

        

       “…아이, 여러분들. 제가 일부러 말 안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여태까지 님들이 대강 어림짐작한 것에 정답이 일부 있으니까, 굳이 제 입으로 말하게 하지 마십쇼. 저는 아직 앞날이 창창하단 말이에요.”

        

        

        

        괜히 다들 다이스에 대해 입단속을 하고 있겠어?

        

        심지어 유진에 대해 발설하는 순간 다이스의 경우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무지막지한 사태가 일어나겠지. 그런 점에서 보자면 차라리 이렇게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게 훨씬 나았다. 그리고 시청자들도 이 말을 어느 정도 알아듣긴 했고.

        

        아무튼 뭘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시청자 수가 이 모양이라니, 정말 두렵기 그지없다. 평소에 방송을 그리 열심히…는 무슨, 그냥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만 켜서 평균 500명 정도 되는 시청자들이랑 간단하게 소통하면서 게임 좀 하다 껐었는데.

        

        무슨 100배 가까이 되는 시청자 수가 몰렸어. 이러니까 다들 방송을 킬 엄두를 내겠나.

        

        괜히 총알받이라고 표현한 것이 아니었다. 

        

        

        

       “…아무튼 덧붙이자면, 사적으로도 정말 재밌는 분이셨습니다. 저도 여러분들한테 이것저것 굉장히 많이 설명해주고 싶은데…아무래도 다른 애들이 왜 방송을 안 켜고 버티고 있는지 대충 알 것 같네요. 알아도 설명해줄 수가 없으니 답답하긴 하네.”

        

        

        

       -갸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

       -알아도설명해줄수가 없다고? 진짜 발현자이긴 한가보네 ㅋㅋㅋㅋㅋ

       -알았어알았어 깊게 안 팔게! 우리가 졌어!

       -진짜 뭐가 어떻길래 다들 이렇게 난리래 ㅋㅋㅋㅋㅋㅋ

       -형냐 나 가슴이 답답해 앆!!!!!!!!!!!!!!!!

        

        

        

        어느덧 시청자가 5만 명을 돌파했지만, 이들 전원이 ‘유진의 의사에 의해 신원을 공개할 수 없다’는 말만을 들었을 뿐.

        

        물론, 반대로 말하면 이 역시 중요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긴 했다. 유진의 신분이 함부로 공개될 수 없는 정도라는 걸 암묵적으로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거기에 한 달여 전 QnA에서 은연중에 나왔던 발현자라는 사실을 결합하면 답은 대충 나왔고.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나오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유진이 발현자라면, 그녀의 신상을 추측하는 모든 글들은 신상털이의 목적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이는 그녀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린 문제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 따라서 해당 사실은 공개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암암리에 의논된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이런 괴상한 상황이 현 커뮤니티의 실태였다.

        

        

        

       ‘흐음….’

        

        

        

        시간이 꽤 흐르고 있었다.

        

        평소의 적당적당하면서도 아무 말이나 다 할 수 있는 개인 소통 방송과는 다르게, 말을 고르면서 해야 하다 보니 자동으로 시간이 기존보다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렇게 말해봤자 정작 정말 중요한 정보들은 알려줄 수도 없고. 그야말로 무한 쳇바퀴였다. 결국 골치아픈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래서 총알받이라고 표현한 것이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오래 끌수록 불리함을 껴안는 것도 자신이었고.

        

        마침 시간은 오후 5시 30분.

        

        

        

       “아무튼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어…3개월만 참으세요. 이것까진 말해도 된다고 했으니, 아마 본선에 올라가기 전에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어쨌든 그렇습니다.”

        

        

        

       -어어 점마 런한다!!!!!!!!!!!!!!!

       -잡아라! 찢어라! 유진에대한 정보를 불어!!!!!!!!!!!!

       -갬빗을 듀얼로 구속해라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지금당장유진을 내놓지 않으면 이자리에서 똥을싸겠다

       -그건 니가 맨날 하는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안타깝다면 안타깝게도, 갬빗의 도주 경로는 이미 완성되어 있는 상태였다.

        

        헛기침을 한 그가 덧붙였다.

        

        

        

       “아, 조금 더 지체하다 늦겠네요. 다음에 뵈어요, 여러분! 저는 유진 씨랑 밥먹고 오겠습니다!”

        

        

        

        팟.

        

        그와 동시에 방송이 꺼졌다.

        

        휘날리는 긴 은발 아바타를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뒤 검은 화면을 마주한 시청자들이 오만가지 육두문자를 채팅창 위로 쏟아내기 시작했지만, 갬빗은 이미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그 와중 이어지는 채팅 하나.

        

        

        

       -유진이랑 가까이 지내는 애들은 왤케 죄다 악질이 되가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대로였다.

        

        프로게이머 데뷔 3년, 방송 경력 6개월의 갬빗은 그제야 급방종의 참맛을 깨달았다.

        

        가을의 한복판이었다.

        

        

        

        

        

        

        

        

        

        

        

       [트리키 개인 사이트 – 유진]

        

       [공지사항]오늘 방송 컨텐츠는 광고 겸 언박싱입니다.

        

        

       오늘을 위해서 모션 캡쳐 장비도 샀습니다. 이걸로 제 신체 위에 아바타를 캡쳐해서 넣을 수 있겠네요. 부유형 드론도 있으니 방송 송출에 문제는 딱히 없을 것 같습니다.

        

       광고라고는 하지만 사실 여러분들에게 추첨을 통해 공짜로 나눠줄 예정입니다. 제가 쓸 건 이미 몇 개 챙겨두었으니까요. 하지만 나눠줄 제품들이 실생활에서 유용할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그럼 이따 8시에 뵙겠습니다. 가여운 어린 양들에게 저녁을 먹여줘야 할 예정이므로.

        

        

        

        

        타닥타닥.

        

        한편, 유진은 공지사항 작성에 여념이 없었다.

        

        

        

        

        

        

        

        

        

        

        

        

        

        

        

       “…아, 아. 반갑습니다, 여러분. 공지사항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오늘 방송은 조금 특별한 컨텐츠로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입니다.”

        

        

        

       -돌격해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

       -와!유진!뱀꼬리!1빠!!!!

       -제발누가 관련썰좀 풀어줘 앆ㄲㄲㄲㄲㄲㄲㄲㄲㄲ

       -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언박싱?

       -그동안 닥존만 줄창하다가 이렇게 갑자기 광고방송으로 돌아오면 봐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아주 잘생각하셨습니다 선생님

        

        

        

        라이브 온.

        

        로켓처럼 치솟는 숫자가 한 호흡만에 세 자리에서 네 자리로, 그리고 두어 번을 더 호흡할 정도의 시간 만에 다섯 자리를 돌파했다. KSM 및 각종 스케줄을 보내며 간간히 들려온 파편 단위의 썰이 빚어낸 난장판이었다.

        

        2만 명을 넘어 2만 5천에서 간신히 안정된 숫자.

        

        그러나 이들 전부가 보고 있는 것은 다크 존의 황량한 세상이 아닌, 적막이 흐르는 어느 집 안이었다. 정갈하면서도 현대적으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2만 5천 쌍의 망막을 간지럽혔다.

        

        거실 뒤편 베란다에 가득히 쌓여있는 수없이 많은 택배. 게다가 그걸로 끝이 아니라 뒤쪽에 있는 침실에도 온갖 박스들이 겹겹이 진을 치고 있었다. 전부 오만가지 곳에서 온 택배들이란 건 말할 것도 없었다.

        

        그 사이, 부유형 드론캠이 움직이며 유진의 몸 위로 실시간 아바타를 구현했다.

        

        꿈틀거리는 꼬리가 인상적이란 건 말할 것도 없었다.

        

        

        

       <연두산사과 님이 10,000원 후원하였습니다.>

       -아니 뭔 집에 택배가 이렇게 많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제가 시킨 건 아닙니다. 오늘은 어…말씀드렸다시피 언박싱 컨텐츠를 진행할 겁니다. 겸사겸사 어쩔 수 없이 제 집의 구조도 보여드릴 거구요.”

        

        

        

       -와 오늘 컨텐츠 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박싱이라길래 설마설마 했더니 오늘뱅송 너무 혜-자 그자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집 너무 ㅅㅌㅊ인 것 아닙니까? 혹시 집에 홈짐도 있나요?

       -아니근데 왜 에어컨을 안틀고살아 ㅋㅋㅋㅋㅋ 안더움?

       -썰풀어달라고 드러누울려고 했는데 더 재밌는 컨텐츠로 시청자들 입을 막아버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야말로 성동격서 그 자체.

        

        불과 두 달도 안 되어 시청자들의 생리를 파악한 날카로운 안목이라며 채팅창은 칭찬으로 자자했으나, 실상 유진은 언제나 그렇듯 별 생각 없이 진행한 것일 뿐이었다.

        

        그 와중 유진의 손에서 튀어나오는 검은 물체.

        

        채팅창이 경악으로 물든다.

        

        

        

       -?????????????????

       -어어 저거 설마 도끼인것??????????

       -선생님 오늘 컨텐츠가 설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서 돔 황 챠 ! ! ! ! ! ! ! !

       -아니 왤케 무서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윽. 드르륵.

        

        그러나 그녀는 딱히 아무런 말조차 하지 않고, 거실에 놔둔 박스 중 위에 있는 것을 하나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을 덧붙였다. 모션 캡쳐 장비 및 부유형 드론캠에 달린 집음기가 유진의 목소리를 정확히 잡아내어 송출하는 건 덤이었다.

        

        

        

       “…참고로 이 토마호크도 협찬입니다. 서바이벌 킷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에서 보내주셨어요. 어쩌다보니 집에 도끼를 여러 자루 갖추게 되었는데, 기분이 그닥 나쁜 건 아니네요. 여러분도 하나 사실래요?”

        

        

        

       <민트초코냥이 님이 4,000원 후원하였습니다.>

       -아니시잇팔 이게 광고야 협박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이렇게 광고를 해요 선생님!!!!!!!!!

        

       “그치만 제가 광고에 그다지 소질이 없어서, 이렇게 대놓고 홍보를 할 수밖에 없네요.”

        

        

        

        부스럭부스럭.

        

        상자를 자기 앞까지 끌어온 유진이 슬그머니 덧붙였다.

        

        

        

       “이쪽에 쌓아놓은 건 오늘 온 택배인데…전부 식품 광고예요. 집에 일반 냉장고 말고도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다행이지, 만약 집에 여분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까보겠습니다.”

        

        

        

        콰직!

        

        살살 내려친 것치곤 무지막지한 소리가 들려온다. 테이프로 봉인된 박스 옆부분을 툭 하고 쳐 중간을 끊어낸 뒤, 지익지익 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프와 송장이 동시에 뜯어진다.

        

        사전에 가지고 온 비닐에 박스를 둘러싼 테이프를 전부 뜯어 버린 그녀가 내부를 확인했다. 캠이 자동으로 움직이며 내부를 비추자, 하필이면 박스 안쪽에 보냉을 위한 스티로폼 박스가 꽉 끼어있는 상황.

        

        그러나 유진은 당황하지 않고 토마호크로 종이박스 이곳저곳을 툭툭 쳐냈다. 그러자 박스가 순식간에 벗겨져 완전히 해체된다. 엉성한 것 같지만 실로 정갈한 움직임이었다.

        

        시청자들이 와와 하고 놀라는 사이, 박스를 열어본 유진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와, 이런 것도 있네요. 한우 선물세트라. 굉장하네요. 나중에 집에서 잘 구워먹겠습니다. 링크는 자동으로 방송에 띄워질 거예요. 그나저나 먹방이라고 하면, 이런 걸 먹는 것도 여러분들에게 보여줘야 하나요?”

        

        

        

       -뭘 당연한 거에 의아해하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방(캠안키고 혼자 먹음)

       -그건 그냥 식사라고 합니다 선생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거에 문화충격받는중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진짜 왤케 맛있어보이냐

        

        

        

        그와 동시에 두 개로 분리되는 화면.

        

        유진의 방송은 메인 화면이었으며, 드론캠이 자동으로 광고를 인식하여 옆에 작은 화면을 따로 띄워, 해당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섹션을 따로 만들어놓는 것이었다.

        

        바스락바스락 하며 박스와 스티로폼을 한쪽에 잘 정리해둔 유진이 한우 선물세트를 두 손가락만으로 들어올려 냉장고에 집어넣으려 시도했다. 벌컥 하고 열린 냉장고가 캠에 비춰지는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도네가 밀려들었다. 

        

        

       

       <우유엔역시카스테라 님이 3,000원 후원하였습니다.>

       -왜 냉장고 안에 고칼로리 음식이 이렇게 많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 건 아닙니다. 하루 최저 소모 칼로리 양이 좀 많기도 하고, 게이너는 별로 맛이 없기 때문에…아무튼 냉장고는 이런 느낌이네요. 케이크는 제가 좋아해서 간혹 사먹기도 하고, 셰이크에 넣어 갈아마시기도 합니다.”

        

        

        

       -경악스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피드웨건)이사람은 3대800치는 미친사람이고 먹는 것만큼 칼로리 다 빠지기 때문에 괜히 훈수랍시고 살빼라고 깝칠 필요가 없다

       -휴우 오늘도 스피드웨건님 덕에 제 손가락 봉인했읍니다 감사합니다^^

       -훈수? 손에 들린 도끼가 무섭지 않은 것인가?

       -나대다가 두개골이 쪼개질 판인데 누가 감놔라배놔라 하겠어 ㅋㅋㅋㅋㅋ

        

        

        

        각자 제멋대로 이야기를 하는 사이, 선물세트의 크기를 이리저리 재본 유진이 상자를 뜯어 낱개로 포장된 고급 한우들을 내부에 조심스럽게 배치하기 시작했다.

        

        하나둘씩 쌓여가는 고기들. 그렇게 박스만 남아 또다시 방금 해체한 상자에 쌓여진다.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밀키트도 있고 과일도 있었다. 그 모든 걸 성공적으로 쟁여놓은 유진이 당일 온 택배의 목록을 확인했다.

        

        

        

       “…이걸로 음식은 전부 집어넣었네요. 이제부터 상할 것 같은 물품들은 없으니, 여유롭게 언박싱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진이 도끼를 들고 천천히 박스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녀의 새로운 별명인 박스살인마의 탄생 기원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도끼로 테이프를 자르는 건 ‘상식’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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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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