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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0

   중간 평가장의 숲속.

   그 숲속을 빠른 속도로 가로지르는 이가 있었다.

     

   푸른색의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뛰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크라슈 발하임이었다.

     

   “찍, 찌익, 찍!”

     

   그러자 그의 주머니에 간신히 들어 있던 시체 쥐가 마구잡이로 비명을 질렀다.

   대충 해석해 보자면 나 죽는다는 소리였다.

   이미 죽은 녀석이 참 시끄러웠다.

     

   핑!

     

   그 순간 주머니에서 튕겨 나온 시체 쥐가 날아가기 시작했다.

   크라슈는 날아가는 시체 쥐를 그대로 손으로 낚아채곤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나원, 쫓아 오지를 말지 그랬냐.”

     

   크라슈는 시체 쥐를 타박하며 동시에 방향을 틀며 우뢰성을 뽑아 들었다.

   왜냐하면 그의 제 육감이 움직인 탓이었다.

     

   “끼에에에엑!”

     

   그가 질주하는 앞.

   갑작스럽게 괴성을 지르는 침식종 한 마리가 나타났다.

     

   구체 같은 몸통 위.

   수백 개의 팔 사이로 머리털이 거의 없는 얼굴이 불쑥 튀어나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끔찍하기 그지없는 외형인 괴물은 나무들을 부러트리며 크라슈에게 팔을 뻗어왔다.

     

   크라슈의 손목에 채워진 팔찌에서 나오는 빛은 주홍.

   평균적으로 학생들의 한계 지점인 5성급 침식종이었다.

     

   그런 침식종과 마주친 그 순간 크라슈의 우뢰성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동시에 타오르듯 흘러나온 흑염이 작렬한 그때.

     

   크라슈가 짧게 숨을 들이 삼켰다.

     

   쿵!

     

   찍은 발과 함께 내뻗어진 그의 검이 일직선으로 나아가 손들을 모조리 찢어발겼다.

   그의 검에서 솟아 나온 흑염은 5성급 침식종의 팔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파가가가가각!

     

   찢겨나간 팔의 틈 사이.

   크라슈의 검이 정확하게 침식종의 얼굴에 박혀 들었다.

     

   “기익, 이이익…….”

     

   반항할 틈도 없이 당한 침식종의 핏물이 흑염의 열기에 증발했다.

   하지만 크라슈는 그 상태로 멈출 생각 없었다.

     

   서거거거거걱!

     

   그대로 위로 휘둘러진 검날이 침식종의 머리와 몸째로 갈라 버렸다.

     

   터무니없는 열기가 담긴 검날은 침식종의 가녀린 몸으로는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거기까지 도달한 시간이 2초.

   5성급 침식종을 상대로 고작해야 2초를 소비한 크라슈는 팔찌에 카운터 되는 수치와 함께 멈추지 않고 달려 나갔다.

     

   만약 다른 학생이었다면 방금전 침식종에게 시험 시간을 다 투자했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크라슈에게 5성급 침식종은 더 이상 상대조차 되지 못했다.

     

   풀 컨디션 상태에서 이 정도에 막힌다면 지금까지의 수련이 의미 없을 지경이었다.

     

   띠링!

     

   그 순간 알림음과 함께 크라슈의 손목에 채워진 팔찌의 색깔이 바뀌었다.

     

   주황색.

   오렌지 라인이었다.

     

   ‘고지가 눈앞이군.’

     

   크라슈의 목표는 레드 라인이다.

   그래서인지 오렌지 라인에 들어섰음에도 크라슈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없었다.

     

   쿵!

     

   그 순간 땅에서 울림이 울려 퍼졌다.

   울림은 그대로 크라슈의 발아래로 이어졌고, 크라슈는 즉시 바닥을 박차며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쩌적!

     

   동시에 그의 발아래가 무너지며 나무뿌리들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솟아오르는 나무뿌리들은 순식간에 땅들을 박살을 내놓으며 초토화를 해 놓았다.

     

   동시에 나무뿌리의 안쪽.

   새까만 밤송이 형태의 괴물이 붉은색 두 눈을 빛내는 게 보였다.

     

   6성급 침식종, 보틀러라는 식물형 침식종이었다.

   1km 땅을 전부 뿌리를 내린 채 그 위를 지나가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초대형 침식종.

     

   그걸 본 크라슈가 헛웃음을 흘렸다.

   마법으로 구현해놨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과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 레드 라인까지 쉽게는 안 보낸다. 이거지.”

     

   크라슈의 우뢰성에서 새까만 기운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1km까지 전부 삼키고 있는 보틀러는 그냥 지나갈 수 없다.

   그러니 이 녀석부터 처리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크라슈가 보틀러를 죽이려는 직전.

   그의 제 육감이 먼저 꿈틀거렸다.

     

   [ 왔군. ]

     

   크림슨가든 또한 동시에 말을 한 순간 크라슈가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그 순간 그의 머리 옆에 빛줄기가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빛줄기는 그대로 바닥 아래로 사라졌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곧이어 바닥에서 터져 나온 빛줄기와 함께 엄청난 폭음이 들려왔다.

   보틀러의 뿌리들이 찢겨나가며 하늘을 날고, 터져 나온 폭발에 크라슈 또한 휘말렸다.

     

   그의 머리카락과 의복이 일어난 바람에 휘날렸다.

   연기 사이로 크라슈가 시선을 옮기자 땅 위로 솟았던 뿌리들이 힘없이 바닥에 하나둘 널브러졌다.

     

   웬만한 건물 크기인 뿌리들이 쿵쿵 떨어지고 있었으나 크라슈의 정신은 오롯이 뒤로 향해 있었다.

     

   연기 사이로 창 한 자루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그 창은 의지를 가진 듯이 허공을 날아 이내 크라슈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터벅-

     

   동시에 들려 온 것은 누군가의 발소리였다.

   일부러 자신을 알리기 위해 낸 발소리와 함께 흩어져 가는 연기 사이로 한 인물이 걸어 나왔다.

     

   그에 따라 크라슈의 고개가 천천히 뒤로 향했다.

     

   거기에는 검은색의 허리까지 오는 기다란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있었다.

   그런 머리카락의 아래 드러난 몸은 사람의 시선을 홀릴 만큼 유려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쥔 창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그녀의 타고난 외모에 시선을 가게 두지 않았다.

   보기만 해도 피부의 소름이 돋아 오싹한 기분을 느끼게 할 만큼 강렬한 기운이었기 때문이었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 피폐한 검은 눈동자가 스산하게 빛났다.

   분명 예전과 다르게 사자와 같은 패도적인 기색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날카롭게 벼려진 창에서 느껴지는 예기는 주변의 공기마저 변질시키는 느낌이 들었다.

     

   “메리 다이아나.”

     

   크라슈가 그녀의 풀네임을 부른 순간 그녀는 조용히 손에 쥔 창을 옆으로 그었다.

     

   후욱!

     

   그 순간 창에서 뻗어 나온 기운이 주위를 메운 연기를 일제히 소거 시켰다.

   보틀러가 박살 내놓은 숲 위.

     

   혼자서 서있는 그녀는 크라슈를 향해 입을 열었다.

     

   “크라슈.”

   

   

   

   

     

   몇 번이고 불러 본 그 이름.

   그러나 오늘만큼은 그 이름을 부른 무게감이 달랐다.

     

   반드시 꺾어야만 하는 상대.

   메리에게 있어 크라슈는 지금 최대의 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서 솟아 나온 살기가 크라슈의 몸을 훑었다.

     

   번뜩!

     

   그것만으로 크라슈의 천살성이 순간적으로 눈인형을 넘어선 살기를 토해내었다.

   살기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천살성은 이제껏 중 가장 위험한 상대임을 눈치챈 것이다.

     

   ‘얌전히 있어.’

     

   크라슈는 천살성을 강제로 억누르며 메리를 바라보았다.

     

   전성기 시절, 천무지체를 이용해 그녀의 타고난 무위는 가히 정점에 도달해 있었다.

   그때 반해 그녀는 분명 무위의 반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고작해야 몇 주의 폐관 수련만으로 그녀는 입학식 때의 모습과는 차원이 달라져 있었다.

     

   ‘아주 살기 때문에 피부가 따가울 지경이구만.’

     

   신창(神槍)

     

   그 의미는 기존의 별호와는 궤를 달리한다.

     

   이름 높던 천상사강마저 황(皇)이라는 별호에 그쳤다.

   그러나 메리 다이아나는 다르다.

     

   오직 그녀만이 신이라는 별호를 지닐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여자가 지금 크라슈의 앞에 적으로서 서 있다.

   그 사실이 어째선가 크라슈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크라슈 또한 살면서 그녀의 적수가 되리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그것도 그녀가 이번에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 말이다.

     

   “쓰러트리고 싶었으면 처음부터 머리를 노리지, 그랬냐.”

     

   우뢰성을 늘어트린 크라슈가 넉살 좋게 말했다.

   그러나 메리는 크라슈에게 일말의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그녀의 예기는 이전보다 더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네가 가장 풀 컨디션일 때 정면에서 쓰러트려야 의미가 있으니까.”

     

   그 말대로다.

   이쪽도 네가 줄곧 풀 컨디션이 되기를 기다렸으니까.

     

   이만하면 자신을 쓰러트릴 수 있다고 믿게 될 만큼.

   꺾여 버리면 더 이상 일어날 수 없는 마지막 한계 지점만큼.

     

   참고, 또 참았다.

     

   “그러냐?”

     

   너는 알까.

   지금 눈앞에 있는 이가 전회차의 기억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 크라슈 발하임이라는 걸.

     

   「당신이 매일 같이 전장에서 싸우는 이들의 마음을 알기나 합니까? 고작해야 뒤에서 저주받아 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 하면서 뭘 안다고 최선을 다한 이들에게 소리치는 겁니까!」

     

   크라슈는 그녀가 자신에게 외치던 그 말을 똑똑히 기억한다.

   최흉에게 박살이 나서 나라 하나가 세상에서 지워졌는데 바락바락 외치던 그날을 말이다.

     

   그래, 그 말대로 자신은 최전선에서 싸워 본 적이 없었다.

   크라슈가 하는 역할이라고는 분명 성녀가 준 신성력의 육체를 이용해 저주를 훔쳐주는 것밖에 없었으니까.

     

   그러나 그렇기에 말하는 거다.

   자신이 모든 부담을 질 테니 너희들만큼은 절대로 지어서도, 무너져서도 안 되었다.

     

   창공의 세대.

   그 이름에 걸맞게 누구보다 하늘 위에 날아올라 이 망할 세상을 구했어야 했다.

     

   그러나 아서와 그들은 해내지 못했다.

   눈앞에 있는 신창의 창조차 멸망 앞에 허무하게 꺾여 버리고 말았다.

     

   크라슈는 그날을 다시 되새길 생각이 없다.

   모든 것이 사라진 그곳에서 죽음을 기다리듯 하늘을 올려다보는 짓은 다시는 할 생각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말대로.

     

   ‘나는 전장의 최전방에 섰다.’

     

   절대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절대로 패배하지 않기 위해.

     

   그렇기에 크라슈는 메리를 바라보았다.

     

   한 번 꺾여 버린 그녀의 창이 다시금 하늘을 향해 닿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크라슈는 그녀에게 더 이상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녀의 창은 이미 한 번 꺾여 버린 뒤였으니까.

     

   “그럼.”

     

   크라슈의 몸에서 흘러나온 흑염이 대기를 일그러트렸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만큼 강렬한 열기는 메리조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어디 한 번 해봐.”

     

   크라슈의 얼굴에 도발 섞인 웃음이 그려진 그 순간.

   메리의 발이 앞으로 뻗어졌다.

     

   그 아주 짧은 틈.

   메리의 인영이 흩뜨려졌다.

     

   한순간 세상에 들려야 할 소리가 멈추었다.

   음속을 초월한 공간 속.

     

   메리의 창이 음속을 뚫고 넘어 크라슈에게 닿으려는 순간이었다.

     

   채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그러나 그녀의 창에서 들려야 할 소리는 육체의 파열음이 아닌 철과 철이 맞부딪친 소음이었다.

     

   뒤늦게 따라온 소음의 소리와 함께 메리의 눈이 번뜩였다.

     

   단 한 번의 공격에 성공할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듯.

   그녀의 창에 서린 오러가 빛의 잔적을 남기며 연거푸 뻗어졌다.

     

   그 자연스러운 흐름 안에는 그녀가 평생토록 쌓아온 수많은 무위가 담겨 있었다.

   그녀의 창이 궤적을 그릴 때마다 뒤늦은 폭음이 전장을 메웠다.

     

   쩌억!

     

   그와 동시에 부딪친 창에서 터져 나온 충격이 주변 일대를 박살 내놓았다.

   갈라진 땅들의 파편이 하늘 위로 치솟고, 그녀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공간이 뒤늦게 일그러지며 폭풍을 일으켰다.

     

   천무지체와 신창의 무위.

   그것이 한데 어우러진 광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그녀의 창술은 절정에 다다라 있었다.

     

   그러나 그런 어떤 이도 압도할 수 있는 그녀의 창의 폭격 속.

   폭격 너머 비춘 광경을 본 메리의 두 눈은 어느 때보다 크게 부릅떠져 있었다.

     

   창이 뻗어진 장소의 그 절묘한 지점.

   그 지점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들어온 우뢰성의 검날이 모조리 창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광경을 보며 메리의 두 눈은 부릅떠진 채 감길 줄을 몰랐다.

     

   그녀 또한 크라슈가 둔검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둔검이란, 검임에도 상대의 모든 수를 꿰뚫어 공간을 장악해 나가는 느린 검술이다.

     

   그러니 둔검을 상대하는 이는 오히려 자신이 공격하고 있음에도 점차 상대에게 수를 빼앗겨 이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둔검은 무적이 아니다.

   상대의 묘수를 모조리 꿰뚫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검술이기 때문이다.

     

   메리 또한 둔검의 사용자들을 상대해본 적은 있다.

   둔검 자체는 까다롭긴 하나 메리는 그러한 둔검의 파훼법을 알고 있다.

     

   정확히는 둔검은 그녀의 창에 가장 취약하다.

     

   그녀에게는 엑셀이 있다.

   순간적인 가속력을 늘리는 그녀의 스킬 엑셀.

     

   가뜩이나 터무니없는 힘으로 내지르는 그녀의 창은 일반적인 창의 속도와 궤를 달리한다.

     

   그러는 마당에 그녀의 엑셀은 창의 속력을 더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창의 궤도를 전혀 예상치 못하는 방향으로 바꾼다.

     

   직선으로 내질러진 창의 아래 엑셀이 더해진 순간 창은 순식간에 올려치기로 바뀌어 상대를 급습한다.

     

   문제는 그것이 내질러진 창의 속도보다도 더 빠르다는 것이다.

     

   타고난 둔검의 사용자조차 그녀의 엑셀에 반응할 수 있는 이는 없다.

   이건 그녀가 검의 정점에 도달한 세계 침식자 검존의 둔검을 상대로도 증명된 바였다.

     

   그녀의 창은 둔검을 꿰뚫는다.

   둔검으로는 절대로 그녀의 창을 막아낼 수 없다.

     

   그런데.

   그런데 지금.

     

   그녀의 창이 둔검의 사용자 앞에서 모조리 막히고 있었다.

     

   전성기에 비해 모자랄지언정 전투 경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녀의 창이 말이다.

     

   채엥, 챙, 챙, 챙, 채엥!

     

   수없이 뻗어져 나가는 그녀의 창이 궤적을 그릴 때마다 그 자리에는 크라슈의 우뢰성이 자리했다.

   그러한 횟수가 쌓여 갈 때마다 그녀의 눈이 점점 더 거세게 흔들렸다.

     

   대체, 대체 어떻게.

   아무리 크라슈가 이번 회차에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나타났다고 한들.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건 자신의 사소한 버릇과 전투 방식, 기술까지 전부 알고 있지 않고서야 절대로 해낼 수 없는 경지였다.

     

   “대체!”

     

   토해낸 숨과 함께 내지른 창이 또 한 번 크라슈의 우뢰성 앞에 막혔다.

   그 순간 비스듬히 틀린 검면이 그녀의 창대를 타고 그녀를 향해 뻗어왔다.

     

   으득!

     

   머리를 향해 직선으로 날아오는 검날을 보며 이를 깨문 메리가 창에 엑셀을 부여했다.

   그러자 왼쪽으로 꺾인 그녀의 창이 크라슈의 검날을 쳐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앞에 무언가 보였다.

   그것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아차렸을 때는 늦었다.

     

   빠악!

     

   울려 퍼진 소리가 뒤늦게 그녀의 정신을 한순간에 흔들어 놓았다.

   충격에 당겨진 그녀의 턱과 함께 눈에서 격통이 느껴졌다.

     

   주먹.

   그것은 크라슈의 주먹이었다.

     

   천무지체를 타고난 그녀의 육체가 상대에게 공격을 허용한 것이다.

   그 믿을 수 없는 광경 속, 그녀는 뻗어져 오는 우뢰성의 검날에 창대를 급히 들어 올렸다.

     

   채엥!

     

   창대와 검날이 맞부딪치며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화르르르륵!

     

   동시에 검에서 흘러나오는 열기에 그녀는 비명을 삼켰다.

     

   쿵!

     

   동시에 크라슈의 검이 그녀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그 힘이 어찌나 강렬한지 그녀는 순간적으로 무릎이 꺾일 뻔했다.

     

   그러한 흑염의 안쪽 어느새 새빨갛게 물든 크라슈의 눈이 메리를 직시했다.

   그 눈에서 오싹함을 느낀 메리가 숨을 들이켰다.

     

   “넌, 대체, 뭐야.”

     

   그녀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그 질문을 들은 크라슈는 입에서 조용히 연기를 흘려보냈다.

     

   “뭐긴.”

     

   까득!

     

   대답과 함께 크라슈가 입 안의 무언가를 깨물어 뜨렸다.

   그것이 무엇인지 메리는 궁금해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의 무릎이 꺾이며 크라슈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열기가 태양과 같이 뜨거워졌기 때문이었다.

     

   “네가 잘 아는 크라슈 발하임이지.”

     

   앞으로 영원히 잊지 못하게 될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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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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