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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2

       *

         

         

         룬디스는 멍하니 선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감출 생각이 없는지, 반쯤 열어둔 문 사이로 선실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였다.

         

         

         “룬디스 양? 여기서 뭐 하세요?”

         “쉿쉿! 지금 중요한 장면이에요!”

         “…저게요…?”

         

         

         오스왈드는 기괴한 표정을 지으며 선실로 시선을 돌렸다.

         

         피와 기괴한 약물로 범벅이 된 이반이 무릎 꿇은 체스터홀드에게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러고도 칼리온이 너흴 살려둘 것 같나, 응?!

         

         

         체스터홀드는 악에 받친 듯 꽥꽥 소리를 질렀다. 그 모습을 보며 오스왈드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반 씨가 잘 하는 일을 하겠군요. 룬디스 양께서 보기에 좋은 광경은 아닐 겁니다.”

         “오스왈드 씨는 혹시 엘프를 고문하는 법을 아시나요?”

         “…네?”

         

         

         오스왈드의 경악한 시선이 룬디스를 향했다. 룬디스의 얼굴은 어두운 선수부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다.

         

         

         “약물에 내성이 강하고, 정신계열 주문은 잘 걸리지도 않고, 심지어 고통을 잘 견디기도 하죠. 장생종이라서 특히요.”

         “어… 으… 예?”

         “저희 어르신들은 그래서 엘프를 고문하지 않아요. 붙잡는 족족 죽였었죠….”

         

         

         맞아, 얘 드워프였지. 오스왈드는 그제야 이 작달막한 꼬마의 정체를 상기할 수 있었다.

         

         작은 신장, 그리고 그와 반비례해서 과성장한 특정 부위를 제외하고는. 드워프 여성은 그저 특이한 인간 정도로 보일 따름이었다.

         

         그러나 이 족속의 진가는 외형이 아니다. 드워프들은 지난 전쟁에서 마족의 편에 섰으며, 이들의 주된 전선은 매복, 특정 시설 폭파, 요인 암살과 납치에 치중되어 있었다.

         

         강대한 기술력을 통해 군수물자를 판매하는 것은 그 일부에 불과했다. 최전선에 나선 드워프들은 마족이 이끌던 최악의 첩보부대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이 고작 4년여 전이다. 룬디스의 나이가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4년 전의 전쟁에서 무언가를 배웠다면, 그건—.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전설 속 드워프의 모습 그 자체에요….”

         

         

         룬디스는 멍하니 속삭였다. 오스왈드는 문득 팔뚝을 내려보았다. 소름이 오스스 솟아 있었다.

         

         

        -으아아아악— 끄으으윽—!!

         

         

         선실 내부에선 비명이 잇따르고 있었다.

         

         

        -차라리, 뭐라도, 물어—!!

         

         

         선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하나 뿐이었다. 악에 받친 체스터홀드의 비명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반은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고 있었다.

         

         

        -나는 질문하지 않는다.

        -뭐— 뭐?!

        -네가 대답해야지.

         

         

         이반의 낮은 목소리가 소름끼쳤다.

         

         

        -이게 네 대답을 도와줄 것이다.

        -약물? 하! 나는 연금학회의 수석의장이다! 내가 고작 약물 따위로—!!

        -조용. 이건 힐링 포션이다.

        -무슨 소리냐! 힐링 포션은 그런 색이—!!

         

         

         다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스왈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가 마지막으로 본 모습은, 들뜬 얼굴로 멍하니 선실을 구경하는 룬디스의 뒷모습 뿐이었다.

         

         외눈박이 마을에선 두 눈 가진 사람이 장애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오스왈드는 지독한 고독감 속에서 쓸쓸히 갑판으로 떠났다. 피비린내보단 바다 특유의 비린내가 더 나았으니까.

         

         왜 오늘따라 하늘은 또 푸른 건지.

         

         

        *

         

         

         약 두 시간가량이 흐른 뒤, 이반은 선실에 모든 일행을 소집했다. 그는 피가 묻은 도끼와 기이한 수술 도구(또는 이발 도구)처럼 보이는 장비들을 닦아내고 있었다.

         

         선실 한 구석엔 멍하니 풀린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는 체스터홀드 남작이 있었다.

         

         엉망이 된 옷을 제외하면, 일단 외상의 흔적은 없어 보였다. 꼭 굉장히 강력한 정신계열 주문에 당한 것 같았지만, 마력 흔적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저, 음. 남작?”

         “네, 엄마?”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 에델은 돌아온 남작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일행은 그 광경을 보고 아무 말없이 이반을 응시했다.

         

         이반은 안색 하나 바뀌지 않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다들 모였군.”

         “저 엘프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 는 궁금하지 않습니다만, 혹시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물어봐도 좋겠습니까…?”

         “음?”

         “심각한 퇴행성 장애를 안게 된 상황이라면, 그, 솔직히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건 걱정하지 마라. 일시적인 현상이니까.”

         

         

         오스왈드는 그 말에 식은땀을 흘리며 엘프를 바라보았다. 체스터홀드 남작은 천장을 바라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나비. 헤헤.”

         “…그래서 뭐 알아내신 것은 좀 있습니까?”

         “연금학파와 흑마법 학파의 분쟁은 사실이더군. 에쉬클리프 남작은 실제로 흑마법 학파에게 당해 연구동을 봉인하고 농성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예?! 아니, 그럼—.”

         “그래. 병력 대부분이 외부에 있던 것도, 외지인의 입항을 거부했던 것도, 체스터홀드 남작이 이렇게 혼자 나와 있던 것도 그런 이유였겠지.”

         

         

         루시아는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그럼 이제 흑마법 학파를 털러 가는 걸까요? 딱 봐도 제일 수상하기도 하고… 이름이 흑마법이잖아요. 시체를 다루고 그러는 건가?”

         “멸칭이다.”

         “예?”

         “흑마법사는 멸칭이다. 일반적으로는 생명학파라고 불리지.”

         

         

         이반의 말에 루시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완전 상관없어 보이는 이름인데 생명을 다루는 마법사가 왜 흑마법사라고 불리는 거지…?

         

         그녀의 의문에 엘피헤라가 대답했다.

         

         

         “마력색이 흑색이에요.”

         “에. 고작 그런 이유로요?”

         “그리고 타인의 생명을 갈취해서 마법을 사용하거든요.”

         

         

         생명학파는 신성력의 보조 없이 치유와 기적 따위를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파다. 생물의 생명력을 기반 자원으로 주문을 시전하는 탓에, 때때로 생물의 영혼을 뜯어내 주문 재료로 사용하곤 한다.

         

         문제가 있다면….

         

         

         “전통적으로 연금학파와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치유도, 기적도, 무엇이든 연금술로 재현할 수 있거든요.”

         

         

         전쟁 시절엔 영혼이 넘쳐났다. 죽어가는 자들은 어디서든 찾을 수 있었고, 그 자들의 몸에서 생명력을 뜯어내 주문을 시전하는 것은 수월한 일이었으니.

         

         그러나 평화가 도래한 이후에도 그런 짓을 벌일 수는 없었다. 거기에 사방으로 뚫린 거대한 무역로는 연금학파의 고질적인 ‘재료 조달’ 문제를 해결해버리고 만다.

         

         전쟁이 끝난 직후 연금학파와 생명학파의 균형이 깨졌다. 연금술사들은 생명술사를 흑마법사라 매도하며 공격하고 있었고—

         

         

         “그래서 이것도 연금술로 치료해 보라는 식으로 에쉬클리프 남작에게 저주를 걸었다네요. 지금 생명학파는 그 일로 막대한 배상금을 물고 봉문했어요.”

         “그럼 이 자들은 정말 무고했단 말입니까…?”

         

         

         오스왈드는 겁에 질린 눈으로 체스터홀드 남작을 바라보았다. 체스터홀드는 맑은 침을 흘리며 허공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 상황이 중앙정계에 전달되면 처벌을 면할 수 없다. 학파 간의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무고한 회사에 밀항선으로 접근해서 대뜸 요인을 암살하고 납치하고 고문한 상황이 아닌가!

         

         엘프들은 처벌을 받을 것이다. 대부분 배상금으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베올그린의 딸, 추밀의장의 딸, 그리고 검각의 주인이니까.

         

         그러나 인간들은…? 이 자리 인간은 모두 크라실로프 소속이다. 전쟁을 피할 수 있나? 선전포고해도 무방한 일이 아닌가.

         

         우방국 고위 정치인이자 기업가를 예고 없이 납치해 고문한 시점이 아닌가.

         

         

         “아니, 무고하지 않다.”

         

         

         이반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도끼를 들고 체스터홀드 남작의 허벅지 위에 살짝 얹었다.

         

         

         “아빠?”

         “음.”

         

         

         체스터홀드는 따듯한 표정으로 이반을 바라보았다.

         

         

         “엘피헤라.”

         “네?”

         “칼리온이 사계절 온후한 이유를 알고 있나.”

         “그야 기후 조절 주문 때문에… 왜요?”

         “칼리온의 스무 개가 넘는 수많은 섬, 그 섬들을 포함해 펼쳐진 거대한 해역. 이 지역 전반에 날씨를 모두 조작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지?”

         “먼 선조들이 설치한 주문이죠. 강력한 마력핵— 마일스톤들을 박아 넣고, 이 땅 전체에 마법진을 뚫어서….”

         “구조도 알고 있나?”

         “기후 조작 마법진의 구조요? 알고는 있는데, 이해하기 쉽지 않을 텐데요.”

         “아니, 그것 말고.”

         

         

         마일스톤의 구조와 작동 원리.

         

         이반의 말에 엘피헤라는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다 내부의 마력을 끌어들여서 정화한 다음, 마법진으로 전송하는 건데. 규모가 커서 그렇지 그리 복잡하진 않죠?”

         “옳다. 바다 내부의 마력을 포집하지.”

         

         

         이반은 루시아를 향해 턱짓하며 물었다.

         

         

         “루시아, 우리가 저 안에서 본 것들을 설명해라.”

         “심해 거머리요? 기생충 수준의 마물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래, 그리고?”

         “이렇게 많이 모으는 건 힘들었을 거라고…?”

         “옳다.”

         

         

         이반은 이제 일행 전체를 둘러보며 말했다.

         

         

         “기본적으로 심해 거머리는 포획하기 어려운 마물이다. 깊은 해저에 사는 것도 그렇고,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기도 하지. 더군다나 칼리온 인근에선 불가능에 가깝다. 이유를 알겠나?”

         “칼리온 심해엔 마력 분포가 너무 적어서 마물이 나타날 수가 없는— 어…?”

         “그래. 그럼 저 연구동에 있는 마물들은 다른 해역에서 가져왔거나.”

         “아니면, 아니면….”

         

         

         엘피헤라는 충격 받은 얼굴로 체스터홀드 남작을 바라보았다.

         

         

         “마일스톤을… 껐어요?!!”

         “네, 엄마!”

         

         

         체스터홀드 남작은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건 재판 없이 사형이 될 중죄… 아니, 그보다! 그보다, 대체 왜? 그게 꺼지면—.”

         

         

         언젠가 회고했듯이, 칼리온의 대기는 엘프가 살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조성한다.

         

         풍부한 대기중 마력 농도, 언제나 맑고 깨끗한 대기질, 사계절 온후한 기온과, 완벽한 습도 조절.

         

         농사가 필요한 땅엔 물론 비가 내린다. 따듯하고 촉촉하게. 바다에서 끌어온 수분이 온갖 영양소를 포함한 채로.

         

         투명한 강줄기는 언제나 음용 가능할 수준이며, 모든 토양은 언제나 뛰어난 작황을 보장할 정도로 풍요롭다.

         

         그야말로 낙원이다. 엘프들의 발전은 이 낙원에 기인해 있다.

         

         그 모든 것은, 먼 옛날 신화 시대에 이룩한 유산이다. 선조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축복이다. 차라리 신의 선물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강력한.

         

         그것의 한 축을 꺼버렸다는 것은, 그 선물들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아무리 실험이 좋다 하더라도 그런 짓을 왜? 대체 무슨 이유로?

         

         

         “하나가 꺼져도 물론 기능은 해요. 그렇게 단순한 마법이 아니니까. 절반 이상이 기능 정지를 해도 몇 세기 동안엔 멀쩡할 거에요. 그 정도로 완벽하고, 강력한 주문이니까…. 하지만.”

         “그래.”

         

         

         이반은 엘피헤라의 겁먹은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퀘스트가 경고하지 않은, 칼리온에 잠재된 ‘멸망의 단초’.

         

         몇 세기 후에나 도래할 위기. 당연히 퀘스트가 당장 경고하지 않는 것이 옳다.

         

         이 강력하고 거대한 문명을 무너트리기 위해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할까. 단순히 마족들의 침략으론 부족하다. 해상에서 엘프는 무적이니까.

         

         내전? 아마 아닐 것이다. 엘프들에게 내전이란 취미 활동에 불과하며, 이들이 서로를 향해 꺼내드는 칼날은 결코 치명적인 수준까지 치닫지 않는다.

         

         엘프는 지극히 이성적인 족속들이다. 상대를 죽이는 것보다 쥐어짜내는 것이 더 큰 이윤을 가져온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내전은 종족을 멸망시킬 수 없다.

         

         그러니, 내전도. 외부의 침략도 아닌.

         

         

         “나 하나쯤이야….”

         “예?”

         “아, 아뇨. 그런 말이 있어서요.”

         

         

         오스왈드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지구에 유명한 말이 있지 않던가. 환경 재앙이 일어난 원인이라며 언제나 환경운동가들이 해대던 그 말.

         

         나 하나쯤이야.

         

         그런 생각을, 모든 엘프 기업체… 아니. 엘프들의 마법 학회가 내심 품고 있다면.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까마득한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강대한 마법 유물. 섬과 섬을 넘나드는 거대한 마법진에도 문제 없이 마력을 보급해줄 수 있는 수준의.

         

         당장 사용해도 기후 조작 대마법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학회엔 ‘영구적이고 무한정한 마력’을 보급해주는.

         

         이반은 엘피헤라의 눈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이번에 마주한 ‘멸망의 단초’다.”

         “여왕 폐하를 만나야겠군.”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학회.

         

         검각의 주인은 하나 남은 눈으로 침중하게 고개를 들었다.

         

         

         “마일스톤의 관리 감독은 왕실의 책무였어. 대체 이 나라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해.”

         “저희 아버지도요! 아버지가 묵과하고 계신 것이 아닌 이상 감히 이런 짓을—, 아니, 설마…?”

         

         

         엘피헤라는 무심코 던진 말에 경악하며 입을 가렸다.

         

         

         “그래.”

         

         

         이반은 동의했다.

         

         베올그린의 묵인이 없었다면 누가 감히 이런 수작을 벌일 수 있겠는가. 그것도 하나 둘도 아니고, 대마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학회들이.

         

         누군가 이런 짓을 벌인다면, 엘프의 특성상 반드시 고발이 이어질 것이다. 경쟁자를 손쉽게 제거할 방법이 될 테니까.

         

         그러나 모두가 이런 짓을 벌이고 있다면, 엘프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 것이다. 자칫 고발했다가 감사가 자신에게도 돌아온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테니까.

         

         그러니, 모두들 이 사태에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은. 곧.

         

         

         ‘거의 모든 엘프들이 마일스톤을 건드리고 있다.’

         

         

         그 범위가 어느정도일지 저들도 모른 채로. 다행히 누구도 고발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그러니, 몇몇 ‘아는 엘프’들의 일탈은 ‘우리 정도 쯤이야’라며 묵인해주면서.

         

         이 규모는 결코 베올그린의 외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엘프 여왕을 만나고, 곧장 베올그린을 만날 필요가 있었다.

         

         

         “천문학회는 만년궁과 같은 섬에 있어요. 당장 가죠.”

         

         

         엘피헤라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은 일찍 끝나서 일찍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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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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