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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3

       *

         

         

         “엘프들은 신을 믿지 않나?”

         “실존을 불신한다는 뜻인가, 아니면 숭배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후자다.”

         “믿지 않지.”

         

         

         베올그린은 허물어진 요새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신이 실존하는가? 당연히. 하지만 숭배하는가? 그럴 리가.”

         “엘프가 신보다 위대한 족속이라고 믿어서?”

         

         

         이반이 생각하기에 그 외의 이유가 없었다. 실존하는, 그리고 강대한 힘을 직접 자신의 숭배자들에게 내려주는 인격신이 있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서 ‘무종교’라는 것은 그 외의 이유로 설명할 수 없다. 단지 믿는 것만으로도 신의 힘을 빌려 쓸 수 있는데, 믿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까.

         

         하지만 베올그린은 고개를 저었다.

         

         

         “어떤 종족이든, 그 개개인이 신보다 위대하다 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지.”

         “그러면?”

         “만일 신이 침묵했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들의 양떼가 되었을 걸세. 그저 하늘에 있었다면. 조용히 관조했다면…. 하지만 이반, 실존하는 신이 필멸자들에게 개입하는 순간부터, 신은 더 이상 위대하지 않네.”

         

         

         베올그린은 이반에게 시선을 돌렸다.

         

         

         “신앙과 존경을 필요로 하는 존재를 어째서 숭배해야 하나? 신은 분명코 실존한다네. 하지만 엘프는 ‘진정코 위대한 것’만을 숭배하지.”

         “그게 뭐지?”

         “쌓여가는 금고, 더 높은 위치로의 향상심, 세상 만물에 잠든 마력, 그리고 이성과 합리.”

         

         

         베올그린의 손짓에 따라 마력이 꿈틀거렸다. 저 멀리서 죽은 체 하고 눈치를 보다가 도망치던 마족 하나가 공중에 떠오르더니, 그대로 으스러졌다.

         

         베올그린은 손을 털며 웃었다.

         

         

         “칼리온은 낙원일세. 그 어떤 외침도 감히 칼리온의 대해를 건널 수 없고, 그 어떤 존재도 칼리온의 평화를 무너트릴 수 없지. 우리의 먼 선조들은 그 옛날 우리의 손으로 신을 만들었다네. 마일스톤. 무한한 마력을 투사하는 대여과기… 그것만이 우리가 마땅히 숭배해야 할 신비지.”

         

         

         다시 재현할 수 없는 고대의 위대한 흔적이다. 마일스톤은 극도로 발달한 현대 기술로도 설계할 수 없는 신비였다.

         

         신이 있다면 그런 것이다. 무한정한 마력을 누구에게나 투사하는, 그러나 그 자체에 어떤 의지도 지성도 없이 공평히 존재하는. 자연 그 자체.

         

         어떤 인격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므로, 인격신이란 곧 불완전함을 내포하고 있다. 저 천상의 위대한 존재가 내리는 변덕스러운 자비와 분노에 운명을 맡길 수 있으랴.

         

         신은 존재한다. 그러나 신은 위대하지 않다.

         

         

         “하긴, 칠용장들만 봐도 그렇지.”

         “그 치들을 신이라 불렀던 건가? 으하하하, 그렇다면 인간도 신앙이 없다 해도 좋겠군!”

         “뭐?”

         “신의 그림자를 모방하며 움직이는 꼭두각시들일세. 물론 그 파편이나마 모사했으나, 그것들이 정말 신이라 불리어도 좋겠는가.”

         

         

         베올그린은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거대한 마력이 그를 중심으로 휘몰아치다가, 이때 그의 가슴팍으로 수렴했다.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또렷한 흐름이었다.

         

         이반은 내심 한탄했다. 저 정도의 힘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개인의 노력으로 닿을 수 없는, 저 까마득한 힘이라.

         

         그의 시선에 베올그린은 몸을 돌렸다.

         

         

         “믿는 자들이 손을 뻗을 때, 때때로 신들은 변덕스럽게 그 손을 잡아주곤 하지.”

         

         

         신성력과 기적이라는 형태로.

         

         

         “그러니, 언젠가는. 잡힌 손을 끌어 지상에서 마주할 수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어두운 하늘을 올려보며 했던 그 뒷말은 이반의 청각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그가 기억하는 그 날의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베올그린은 이후 일행과 합류할 때까지, 오랜 시간동안 밤하늘을 올려보았다.

         

         마족령의 하늘은 언제나 구름에 덮혀 있었다. 짙고 어두운 먹구름. 한 줄기의 빛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한 그 지독한 구름 아래에서.

         

         엘프들의 고위천문관은 어떤 천기를 읽기 위해 그토록 오랫동안 하늘을 올려보았을까.

         

         이반은 예언과, 마법과, 미신을 혐오하는 21세기 사람이다. 따라서 그 시절 이반은 베올그린의 그런 작위적인 ‘신비로움’을 동경하지 않았다.

         

         어쩌면.

         

         두려웠다고 회고해도 좋으리라. 이곳은 예언도, 마법도, 미신도 실존하는 미개한 전근대 판타지 세상이었으니까.

         

         저 위대한 마법사의 입에서 ‘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라는 불길한 예언이 흘러 나올까봐.

         

         

       

       

       

       27. 천문(天文)

       

       

       

         

         

         “천문학회는 아주 아주 먼 옛날부터 왕실의 조언가였죠!”

         

         

         엘피헤라는 맑은 공기를 맞으며 갑판 위에서 노래하듯 말했다. 칼리온에 돌아온 이후부터 그녀는 유례없이 들뜨고 활기찬 상태가 되어 있었다.

         

         칼리온의 환경은 엘프들에게 가장 적합한 대기질과 마력분포를 제공한다. 제 물을 만난 고기처럼, 엘피헤라는 굉장히 즐거워하고 있었다.

         

         감정을 읽기 어려울 정도로 나이든 에델은 별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 또한 추운 크라실로프보단 칼리온을 더 좋아하는 듯 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원래 노인의 속은 쉽게 알기 어려운 법이다.

         

         

         “에델. 연금학파가 과연 도움이 되겠나.”

         “잠깐, 예레모프 경. 제 말 아예 안 듣고 있어요?”

         “물론이지. 아무리 내환을 겪어도 그만한 기업이 흔한 것도 아니니.”

         

         

         이반은 옆에서 분통을 터트리는 엘피헤라를 무시하며 에델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자들에게 남은 저력이 있다면 차라리 후환을 없애는 편이 낫지 않았겠나.”

         “연금학파를 전멸이라도 시키자고? 시간도 문제지만… 다른 녀석들의 시선을 피할 수가 없잖나. 일을 끝내기도 전에 이 해역 전체의 해군들이 모조리 몰려오고 말 걸.”

         

         

         에델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모든 기업엔 경쟁자의 세작이 붙어 있다고 보아도 좋네. 어제 있었던 일? 그 정도의 분쟁은 ‘비웃음거리’로 끝나지. 베올그린과 내게 휘말려서 패배했다고. 하지만 전멸은 다른 얘기야. 그 섬의 모든 엘프들을 죽이기라도 했다면, 하다못해 두 남작 모두를 죽이기라도 한다면 그 즉시 수배령이 떨어질 거야.”

         

         

         당분간 체스터홀드 남작은 내부를 정비하는 것에도 여력이 없을 것이다. 그의 경쟁자들은 연금학회의 내홍을 두 손 놓고 지켜볼 정도로 녹록하지 않으니까.

         

         자신의 힘으로는 결코 완전히 회복할 수 없다. 본성이 터졌고, 연구 기반시설이 사라졌고, 연구를 책임지던 추밀의원 하나는 죽기까지 했다.

         

         이런 규모의 사태라면 당연히 추밀원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금학회의 치부를 ‘설득’을 통해 들어버린 에델을 과연 고소하겠는가.

         

         에델은 검각의 주인이다. 거기에 더불어 이 자리엔 베올그린의 딸까지 있다. 문제를 삼으면 이들 모두를 적으로 돌려야 한다. 연금학회의 체급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녀석은 조용히 참는 것을 택해야지.”

         “고분고분하진 않을텐데.”

         “엘프는 감정으로 대세를 그르치지 않아. 욘. 우리에게 대적하면 지금보다 더 심한 상태가 될 텐데 어찌 그러겠어.”

         “검각과 베올그린에게 정적이 없을 순 없지 않나.”

         “아하, 적의 적과 손을 잡는다?”

         

         

         에델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를 무사히 보낸 순간부터 그건 불가능하지. 다른 추밀의원들도 머저리들은 아니거든. 우리가 아무 문제 없이 연금학회를 벗어난 순간부터, 놈들은 체스터홀드 남작이 우리와 손을 잡았다고 생각할 거야. 그게 남작에겐 더 유리하기도 하고.”

         “유리하다…?”

         “오랜 동료를 제거하고 연금학회 전체를 홀로 집어 삼킬 정도로 영악하며, 천하의 검각과 베올그린마저 끌어들일 정도로 정치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겠지.”

         

         

         오랜 동료를 배신한 것에 대한 비난은 없을 것이다. 그건 ‘정치력이 뛰어나고 흉계가 음험하다.’라는 칭찬이니까.

         

         엘프 사회에선 결코 허물이 될 수 없다.

         

         즉, 수많은 병력들에게 포위된 상황에서도 무사히 그 해역을 벗어났다는 것은. 체스터홀드 남작 또한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이겠다.

         

         그러니 에델은 태평하게 의자에 몸을 누였다.

         

         

         “잔걱정 말아, 욘. 엘프의 정치는 너희 인간들과 양상이 다르니. 후환이 두려우니 모종의 계약이나 제약을 던지고 왔어야 했다고 생각했나? 아니면 그 자도 죽였어야 했다거나.”

         “음.”

         “그런 일차원적인 행동은 무조건 들킨다고 생각해. 마법적 금제는 외부에서 검출이 가능하고, 약물은 연금학회의 수장을 옭아맬 수 없지.”

         

         

         하지만 이윤은 다르다. 체스터홀드 남작은 분노나 모멸감 따위로 이윤을 포기할 정도로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그런 자들은 결코 추밀원에 적을 둘 수 없으니.

         

         

         “이게 이토록 쉬운 일이라면 왜 다른 자들은 시도하지 않지?”

         “응? 뭐가?”

         “급습해서 인질로 잡고, 심문하고, 정보를 캐낸 뒤 협박하는 것.”

         “당연히 불가능하지! 붙은 눈들이 많다지 않았나. 무조건 들킨다니까?”

         “하지만 나는 하지 않았나.”

         “너잖아.”

         

         

         에델은 손을 휘적거렸다.

         

         

         “네가 연금학파 본성을 칠 때 일행 중 모든 ‘엘프’는 배 안에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지 않았나. 고작 인간 둘이 잠입했고, 그 결과 에쉬클리프 남작을 포함해 그 수족들을 모두 죽여버렸지. 다른 엘프들의 눈엔 그게 어떻게 보였을 것 같아?”

         

         

         엘프는 인간을 지적 생명체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동등한’ 지적 생명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그 배에서 에델이, 아니면 하다못해 엘피헤라가 직접 연금학회를 쳤다면 반드시 이 일을 문제 삼았을 것이다. 연금학회가 가만히 있더라도 다른 기업들은 좋은 기회라 여기며 천문학회를 비난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선한 것은 고작 인간 둘이고, 그 결과 에쉬클리프 남작과 그의 부하들이 모두 죽었다.

         

         외부의 눈에서 보았을 때, 그건 체스터필드 남작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건 검각과 천문학회가 연금학회를 급작스럽게 공격한 것이 아니라, 연금학회 내부의 정치적 알력다툼 끝에 체스터필드 남작이 자신의 동업자를 숙청했다고 여겨질 일이다.

         

         어떤 인간이 홀로 연금학회의 담장을 넘어 엘프들을 도륙하고 살아 돌아오겠는가.

         

         심지어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어떤 정보도 없는 인간이.

         

         

         “지금쯤 다른 기업들은 발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정보를 긁어모으고 있을 거야.”

         “내 정보를?”

         “그래. 대체 누구길래 검각과 천문학회가 용병으로 써먹기까지 하지? 어디서 데려온 거지? 하면서.”

         

         

         그녀의 말에 이반의 표정이 침중해졌다.

         

         언젠가 회고했듯이 엘프들은 대외첩보의 귀제들이다. 기억왜곡(장난치기)과 정신지배(친해지기)를 통한 정보 탈취의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손을 쓴다면 이반의 행적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리라. 그가 크라실로프의 요원이란 것이 밝혀진다면 본국에도 타격이 갈 수 있겠다.

         

         

         “걱정하지 마.”

         “음?”

         “널 직접 만나기 전까진 그 누구도 네가 살아있다는 모르지 않았나. 욘. 네 나라가 했던 네 ‘흔적 지우기’는 엘프 기준으로도 완벽했어.”

         

         

         그녀의 말에 이반의 표정이 풀렸다. 그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 사회에서 그 시절의 내가 거론된 적이 있었나?”

         “당연히. 쿠-게오르(Cu-Geamhradh : 겨울 사냥개). 너는 우리가 경계한 몇 안 되는 인간 중 하나였으니.”

         “잘 됐군.”

         “응?”

         

         

         이반의 말에 에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엘프들에게 이름이 알려져서 기분이 좋다, 그런 정도의 어감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차라리 쓸모 있다는 느낌의 말투였다.

         

         이반은 부연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떠다니는 구름을 바라보며 시선을 돌렸다.

         

         직접 마주하기 전까진 정체를 들키지 않는다라. 잘 됐다. 크라실로프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이제 겨울을 맞이한 크라실로프는 주요 자원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틸레스의 곡창이 불타버린 지금, 올 겨울은 유난히 혹독할 것이다.

         

         그 상황에서 엘프들마저 크라실로프를 견제한다면 타격이 있을 수 있다. 그 하나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면 좋다. 그의 활동 범위가 한결 넓어진다는 의미니까.

         

         그리고.

         

         

         ‘영원히 감출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작전의 방향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든, 그는 베올그린과 독대해야 하고, 엘프 여왕을 알현해야 하며, 숨어든 알렉산드르의 행적을 추적해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인간’의 신분은 너무나 눈에 띈다. 반드시, 엘프들은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의 과거를 파헤칠 것이 분명했다.

         

         제 아무리 크라실로프의 조치가 완벽했다 하더라도, 이반은 다시 현업에 복귀한 이후 많은 일을 해왔다. 그 모든 것들을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누군가는 그의 정체를 깨달을 것이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엘로반디. 드워프들의 군주가 말했듯이. 권위는 공포에서 나온다.

         

         그 시절 모든 국가의 모든 귀족들은 절멸부대를 두려워했으니. 그건, 엘프 또한 다르지 않았으므로.

         

         칠용장을 죽인, 용사파티가 아닌 유일한 사내.

         

         그런 허울 좋은 업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절멸부대의 유일한 생존자가 도착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알렉산드르. 네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해보지.’

         

         

         그의 정체를 깨달은 엘프들이 충분히 영리하다면, 이반에게 반드시 접근해올 것이 분명했으니까.

         

         절멸부대의 최후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였으므로, 알렉산드르는 ‘절멸부대의 생존자’에게 너무 맛있는 미끼가 될 테니까.

         

         언젠가, 그리고 누군가. 반드시 그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그건 그리 멀지 않은 미래가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야 하고.

         

         이반은 가라앉은 눈으로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라, 쿠-게오르(Cu-Geamhrad). 네 한계를 보여라.]

    Ep14. 왕의 침묵 (8)

    *

    “권위는 공포에서 나온다.”
    “지금 모든 드워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자를 아군으로 삼아라.”

    Ep16. 방학에 해외여행으로 분쟁지역에 가는 사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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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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