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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3

       *** ***

         

       도박판 제패 이후 흑묘가 혁기린을 데려가 쑥덕이는가 싶더니 평소의 두 사람으로 돌아왔다. 심각한 흑묘도 평소와 같이 무슨 엉뚱한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모습으로 돌아왔고 혁기린도 마음의 가책을 다 덜어낸 사람처럼 미간의 주름이 펴졌다.

         

       두 사람은 가끔 나를 보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지만 캐물어도 웃기만 할 뿐 대답해 주지 않았다.

         

       흑묘가 왜 혁기린과 다투다가 날 강제로 도박판에 앉혔는지는 아직도 이해가 안 갔지만…뭐 낙양의 도박장 이벤트는 나쁘지 않았다.

         

       흑묘의 행동도 아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다.

         

       도박이라는 것이 공유하기 좋은 취미는 또 아니지만 여태동안 흑묘 앞에서 도박 솜씨를 보여준 적은 꽤 많았지만 같이 도박장을 간다던가 하는 일은 또 없었으니까.

         

       도박장에서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 할 법한 일이었다.

         

       도박장에 다녀온 뒤에 두 사람이 화해한 것을 보면 어쩌면 이 주제로 혁기린과 다툼이 일어났을지도 모르고.

         

       아무튼 두 사람이 웃고 있으니 됐나.

         

       아침부터 분위기가 싸해지고 중간엔 도박장에 들려 사천의 그 녀석도 만나고 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이어진 낙양 관광은 즐겁게 끝났다.

         

       눈을 내놓은 흑묘 때문에 말썽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었지만 의외로 시비 하나 걸리지 않고 조용히 낙양 관광을 할 수 있었다.

         

       결국 흑묘가 얼굴을 완전히 싸매고 있더라도 계속해서 남자들이 꼬인 것은 태음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감했달까. 사실 흑묘의 외모는 얼굴을 가리더라도 매력적이었으니..

         

       남자가 꼬이는 것이 흑묘의 외모 때문인지 아니면 태음기의 영향인지 헷갈렸다.

         

       그 점이 오늘의 낙양 관광으로 확실해졌다 할 수 있었다. 얼굴을 완전히 싸매고 있던 과거의 흑묘보다 눈을 드러내고 평범하게 면사를 쓴 흑묘가 덜 주목받고 있었으니까.

         

       존재감이 떨어졌달까.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부자연스럽게 모이던 이목이 보다 자연스럽고 적게 모여드는 느낌이다.

         

       그덕에 더 수월한 낙양 관광이 되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낙양 관광을 마치고 객잔으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기다리고 있지나 흑묘가 내 옆구리를 찔렀다.

         

       “그래서 선배, 이번엔 또 무슨 고민을 하고 있나요.”

         

       “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몰라도 딱 봐도 또 이상한 일을 꾸미고 얼굴이네요.”

         

       “아니…”

         

       “금의위에서 또 뭔 일 있었죠? 빨리 털어놔요.”

         

       아니 이게 그렇게 티가 났나? 나는 입맛을 다시며 뒷목을 긁었다. 생각해보니 어차피 이 두 사람은 내가 어떤 이유로 금의의 외부고문이 되었는지 잘 알고 있으니 상담 정도는 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러니까 내가 교육생 1개 부대의 교관이 되었거든? 그런데 아무래도 그 교육생 부대원들의 면면이 범상치 않단 말이지.”

         

       “음…선배가 외부고문이 된 이유를 생각하면 부대원들의 역량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 아닌가요?”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런데 제독은 괜찮다고 하더라고 어차피 결과가 나오도록 다 안배가 되어 있으니 그들이 인재라고 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올 거라고 말이야.”

         

       “확실히 신경 쓰일 만한 상황이긴 하네요. 그래도 거리낄 것도 없겠다, 선배가 나서서 확실하게 탈락하도록 쐐기를 박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그렇긴 하지만 어설프게 눌러서는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진짜로 하자니 너무 못할 짓인 것 같단 말이지.”

         

       사실 이 부분이야말로 내가 진짜 고민하는 부분이었다.

         

       아무튼 저들은 훗날 황국을 부흥으로 이끌고 갈 인재들이다. 방임주의나 가벼운 훼방 정도로는 저들을 막기 힘들 것 같은데…그렇다고 뭐 망나니가 되어 훈련생들을 다 조져버릴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새싹…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직 저들은 완성되지 않은 나무. 세게 밟았다가는 부러져버릴 수 있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새삼스러운 고민이네요.”

         

       “음?”

         

       “그렇지 않아요? 며칠 전만 해도 혁기린 대협에게 깨달음을 줘 놓고는 기껏해야 훈련생들 괴롭히는 강도를 조절하는 일 정도로 고민하고 있으니까요.”

         

       흑묘의 시선에서는 이번 일은 이 정도인가. 하기사 지금 훈련생들이 미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누가 생각하겠어 그냥 재능있는 젊은이 정도로 인식하겠지.

         

       재능있는 자들은 별처럼 많지만 그들 중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니까.

         

       “제가 나서서 동창에서 정보를 좀 받아 보겠습니다.”

         

       “괜찮겠습니까? 아직 황실에 복귀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후후, 저도 이 정도 영향력은 있습니다.”

         

       혁기린이 가슴을 쭉 펴고 말했고 흑묘가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날 나는 내 교육생 14인에 대한 인적정보를 모두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음…”

         

       특별히 주목해야 할 인재들은 다섯 명 정도.

         

       조가창법이라는 상승무공을 황군에 보급해 황군고수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는 조가주.

         

       황국의 새 기틀을 마련하여 제2의 황국을 탄생시키는 재상해.

         

       새로운 철 제련기술을 정립해 강노(强弩)를 개발하게 되는 광재련.

         

       황국식 망치와 모루 전술 등 주요 전술의 창시자인 강추모루.

         

       외교의 달인 옥수수.

         

       이 다섯 명은 충분히 잘 알고 있었기에 나머지 인원들의 정보를 우선해서 살폈다.

         

       나머지 9인중에서 한 2~3명 정도는 알게 모르게 이름 정도는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나머지 6~7명은 잘 모르겠군. 하지만 동창에서 정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인적사항을 보니 금의위가 되는 것보다는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드는 이들이었다.

         

       상인, 화가, 숙수, 조각사…아니 시험이니 능력이 있으면 붙을 수야 있겠지만 대체 뭘 원해서 금의위가 되겠다고 지원한거야? 절로 지원동기가 궁금해지는 훈련생들이었다.

         

       “무공은 이 조가주라는 사람이 제일 강한 것 같네요. 주무기가 검이라.”

         

       검? 창이 아니고?

         

       “그 서류 좀 건네줄래?”

         

       흑묘에게 서류를 받아 조가주의 신상정보를 읽기 시작했다.

         

       “흐음.”

         

       이랬단 말이지. 나는 곧바로 재상해, 광재련, 강추모루, 옥수수의 정보를 읽기 시작했다.

         

       *** ***

         

       재상해가 막 생활관으로 들어오는 옥수수를 보며 물었다.

         

       “수수, 어디 뭐 재미있는 소문이라도 들었나?”

         

       벌써 며칠째 같은 생활관에서 생활 중이었으니 훈련생들도 조금씩 뭉치기 시작했다.

         

       수수가 외부에서 흥미로운 소식이나 유용한 소식을 물어오는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아는 훈련생들은 옥수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음. 우리 훈련교관인 외부고문 말일세. 아무도 자세한 정보를 모르더군. 그러니까 교관으로서는 초짜인 것 같다는 게 내 결론일세.”

         

       광재련이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듯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무공경지도 그리 높아보이지도 않고 훈련 경험도 없어 보이던데 지뢰를 밟은 것 아닌가 모르겠군!”

         

       강추모루 역시 한 손 거들었다.

         

       “아무리 외부고문이라지만 금의위 훈련교관인데 허름한 무복을 입고 훈련생 생활관을 방문하는 것은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 아니겠나!”

         

       수수를 통해 부대 단위로 합격자가 결정된다는 소식을 접한 이들은 자신의 부대를 이끌 호천안이 영 미덥지 못했다. 애초에 외부고문이라는 말 자체가 금의위 인사가 아니라는 뜻이니 못 미더울 수밖에.

         

       재상해 역시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다른 금의위 훈련교관들 역시 금의위 시험을 통과하여 그 자리에 올랐을 테니 아무리 초짜라도 본인의 경험이 있을 테지. 하지만 금의위 외부교관은 그 경험조차 없을 텐데 우리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모르겠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네.”

         

       모두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을 때 조가주가 다른 의견을 냈다.

         

       “자네들 대부분이 훈련교관님과의 첫 만남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 그때 훈련교관이 나를 보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나?”

         

       “기억하지. 그것 역시 부정적인 평가의 요인 중 하나이고. 자네의 주 무기는 검이 아니었나. 그런데 교관은 창이라 말하지 않았던가.”

         

       재상해의 말에 조가주는 고개를 저었다.

         

       “실제 내 주무기는 검일세. 하지만 금의위에 도전하면서 창을 잡았지. 금의위는 여러 무기를 다룰 수 있는 자에게 가산점을 준다는 소문을 들어서 말일세.”

         

       조가주의 말에 모두가 쓴웃음을 지었다. 흔히 떠도는 낭설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실제 금의위 선별시험에서는 그런 자세한 사항은 따지지도 않았다.

         

       응시생이 금의위가 제시한 기준선을 맞출 수 있는가 아닌가. 오직 그것만을 판별했다.

         

       “그런데 막상 창을 잡아보니 나쁘지 않더군. 어쩐지 손에 착 감기는 것이 검보다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근래 창술에 제법 심취해버렸다네. 만약 금의위 시험에 낙방한다면 창술을 제대로 연마해 볼 작정이었지.”

         

       “음…”

         

       “훈련교관님은 나를 살피시고는 그런 창술의 흔적을 발견해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닐까 싶네만.”

         

       “조가주의 말도 일리는 있군…”

         

       “그래. 자네 말이 맞다 치더라도 외부고문 출신에 일류 고수 수준인 우리 훈련교관 나으리는 미덥지 않은 것이 사실이야.”

         

       조가주는 재상해의 의견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재상해가 천재라는 것은 조가주 역시 인정하는 바였다. 고작해야 며칠 지낸 사이지만 범인과는 궤를 달리하는 번뜩임을 보여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그만큼 교만했다.

         

       “그러니 우리가 따를 수 있는 자인지 아닌지 좀 확실히 해야 할 일 아니겠는가?”

         

       “암. 금의위 시험에 탈락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 아닌가? 훈련교관의 말에 따를지, 따르지 않을지는 우리들이 정해야지!”

         

       재상해는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었고 벌써부터 호천안에게 부정적 인식이 쌓여 있던 훈련생들은 호쾌한 재상해의 의견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군.’

         

       신뢰도와 별개로 훈련교관은 호천안이었고 훈련생들은 호천안의 지휘하에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점이 있다고 배척하기보다는 부족한 점이 있다면 메워 주어야 하는 것이 순리였다.

         

       ‘아무리 훈련교관이 다른 훈련교관보다 부족한 점이 있을지라도 배제하는 것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몇 배는 낫거늘…’

         

       재상해의 천재성이 호천안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하더라도 호천안과 함께하는 편이 이득이었다. 그러나 조가주는 더 이상 반대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 어차피 훈련생들의 중론이 굳어졌으니 이 이상 자신의 주장을 언급하는 것은 분란만 일으킬 뿐이었으니까.

         

       “그러니 훈련 첫날, 이렇게 해 보는 것이 어떨까?”

         

       미래의 재상 재상해.

         

       그가 호천안의 발목을 잡을 함정을 파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뭐야! 퇴고하다보니까 시간이 넘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돌정령]님께서 [20+9]코인을 후원해주셧군요.

    20과 9…두 번의 후원에 나누어 저에게 전달해주고 싶으신 메세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이것은 전전화에서 절단신공을 펼쳐 [궁금함]을 당했으니 작가에게 [궁금함]을 갚아주겠다는 의도일까요?

    궁금해!

    아무튼 후원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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