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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3

   카란디스 포세우스.

   글렌 다이아나.

   발락 호그마.

   하링 라그렌.

     

   그리고 크라슈 발하임.

     

   총 다섯으로 구성된 2기생 임시 팀.

     

   레드 라인에 선 그들은 팔찌가 붉은색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목격했다.

     

   “아무것도 없는데도 숨이 텁텁 막히네요.”

     

   그곳은 섬의 중심인 화산지대였다.

   주변에는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과 바위와 암석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지반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고산지대 특유의 부족한 공기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크라슈는 그것만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7성급 침식종이 근처에 있어서 그런 거다.”

     

   7성급 침식종 정도 되는 녀석들은 세계 침식의 힘으로 움직이는 만큼 기본적으로 세계 침식의 안에서 서식한다.

     

   강함 힘을 지닌 만큼 세계 침식 없이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건 놈들에게도 제약인 셈이다.

   그러니 본래 7성급 침식종을 세계 침식 밖에서 만날 일은 기본적으로 드물다.

     

   하지만 문제는 가끔씩 바깥으로 나오는 놈들이 없지는 않다.

   나오기 꺼림칙할 뿐이지 나오지 못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놈들은 나오면 자신의 힘을 갉아 내어 그걸로 세계 침식을 형성시킨다.

   이 탓에 세계 침식 안에서보다는 바깥에 있는 세계 침식종들이 더 약한 것이다.

     

   ‘그리고 최흉이 터지면.’

     

   번져간 최흉의 세계 침식은 전 세계를 뒤덮는다.

   그러한 최흉 속에서 7성급 이상의 침식종들이 지녔던 제약이 사라진다.

     

   그 결과 고위급 침식종들이 사방팔방에서 날뛰며 그야말로 재앙이 되어버린다.

     

   ‘쯧,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네.’

     

   딱히 좋은 기억도 아니었기에 크라슈가 고개를 저어 털어내며 레드 라인을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7성급이 있다. 그거지!”

     

   그러자 발락 녀석이 힘찬 목소리로 웃었다.

   그에 반해 옆에 있는 글렌 녀석은 줄곧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마 메리가 나한테 완전히 꺾였다는 사실 때문이겠지.’

     

   그도 어렴풋이 알고 있을 것이다.

     

   메리가 1등을 하지 못한다면 그녀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만이 남을 거란 걸 말이다.

   이미 황녀 시해자로서 인생이 엉망이 되어버린 그녀다.

     

   유일하게 인정받은 재능이 있었기에 황녀 시해자이지만 목숨을 부지 받고, 지금까지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재능조차 크라슈에게 밀려 버렸으니.

     

   이제는 정말 갈 곳 없는 신세가 될 것이 분명했다.

     

   “글렌.”

     

   조금 있으면 7성급 침식종이랑 부딪쳐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니 계속 저 꼴로 둘 수는 없었다.

     

   “메리 녀석은 충분히 강했다.”

     

   그 말을 들은 글렌이 크라슈를 바라보았다.

   크라슈에게 패배한 건 메리의 재능이 모자란 탓이 아니었다.

     

   그 사실은 당연히 글렌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글렌은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누님이니까.”

     

   얼굴을 보니 그래도 조금은 떨쳐낸 모습이었다.

     

   “찍!”

   [ 움직이는군. ]

     

   그 순간 에벨아스크의 시체 쥐와 크림슨가든이 동시에 반응했다.

   두 사람의 말대로 바닥에서 서서히 진동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크라슈의 제 육감이 바닥 아래로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동시에 제 육감에 무언가 걸리자마자 크라슈가 네 사람을 향해 외쳤다.

     

   “당장 위로 뛰어!”

     

   크라슈의 외침과 함께 그가 꼭대기를 향해 달렸다.

   그러자 네 사람도 뒤늦게 크라슈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가 하는 행동에는 다들 이유가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산을 오르기 위해 달리는 크라슈가 거친 숨을 내쉬었다.

   앞에서 꽤나 무리를 한 덕분에 몸에 체력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력의 여유분이 그리 많지 않다.

     

   ‘다 사용하기 전에 끝내야 한다.’

     

   크라슈가 그리 생각한 순간이었다.

     

   쿠웅!

     

   울려 퍼진 소리와 함께 아래쪽에서 엄청난 진동이 느껴졌다.

   놀란 네 사람이 고개를 아래로 돌리자 산 아래가 폭발하듯 터져나갔다.

     

   그리고 터진 구멍에서 쏟아나온 것은 용암이었다.

   흘러나온 용암이 바닥 아래까지 번져가며 그나마 있던 나무와 암석들을 녹여 나갔다.

     

   불이 붙으며 올라온 검은 연기가 주위를 메꾸었다.

     

   “이게 뭔 일이래요.”

     

   용암까지 터질 줄은 몰랐는지 카란디스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저 아래에 있었다면 그대로 용암에 휩쓸렸을 것이다.

     

   크라슈의 제 육감이 아니었다면 싸우지도 못하고 리타이어를 당할 뻔했다.

     

   “크라슈.”

     

   그러자 하링도 서서히 기척을 느끼기 시작한 건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완성된 7성급 침식종은 아니었지만, 데카라비아와 붙어 본 적 있는 하링이다.

     

   그래서인지 7성급 침식종의 기운을 더 예민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쿠웅!

     

   그러자 다시금 아래쪽에서 큰 소리와 진동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산 전체가 흔들렸다.

     

   “우왁!”

     

   발락이 비명을 지른 그때.

     

   콰아아아아아아앙!

     

   아래쪽에서 터져 나온 폭음과 함께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대량의 용암과 함께 튀어나온 생물체는 그대로 바닥을 구르더니 산 중턱에서 텁하니 섰다.

     

   인간보다 세 배가량 큰 덩치에 바위로 이루어진 몸.

   거기에 바위 사이사이 들어찬 용암이 뚝뚝 떨어지며 암석들을 녹여 나갔다.

     

   크라슈를 제외한 네 사람의 몸이 본능적으로 굳었다.

     

   맹수와 눈이 마주친 먹잇감이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굳어 버리듯이.

   인간 또한 진짜 맹수 앞에서는 똑같았다.

     

   그것도 자신들이 직접 사냥해야 하는 맹수 말이다.

     

   화르륵!

     

   “정신 차려라.”

     

   그 순간 솟아오른 크라슈의 흑염이 일대를 뒤덮었다.

   세계 침식을 녹여낸 힘인 만큼 침식종 자체가 지닌 위압감도 막아낼 수 있었다.

     

   덕분에 흑염의 영역에 감싸진 네 사람도 정신을 차린 듯한 모습이었다.

     

   “크라슈.”

     

   어느새 옆에 다가온 하링이 크라슈를 불렀다.

   저번과 같이 인비저블을 사용해서 협공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크라슈는 이번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걸로는 안 된다.

     

   “저건 세 명에서는 못 버텨.”

     

   7성급 침식종.

   라바도스.

     

   용암과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골렘 형 침식종이다.

   그 단단함은 물론이고, 용암을 분출시키는 출력 또한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저런 녀석을 상대로 시간을 끌려 한다면 세 사람만으로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저건 한 방에 못 끝낸다.”

     

   크라슈가 다루는 멸화침식은 기본적으로 타오르는 화염이다.

   용암과 암석으로 이루어진 라바도스를 상대로는 큰 타격을 주기 어렵다.

     

   상성이 안 좋은 것이다.

     

   풀 출력이라면 괜찮겠지만 이미 메리와 싸운 상태.

   하물며 이 뒤에도 시험이 당장 끝나는 게 아니다.

     

   모든 걸 다 쏟아 내기에는 상황이 그렇게 여의찮았다.

     

   그러니 이번에는 공격 방식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셋 다 하링이 줬던 독단, 잘 가지고 있지.”

     

   레드 라인을 오르기 전에 크라슈를 포함한 세 사람은 하링에게 독단을 받아 두었다.

   혹시나 상황을 대비해 일부러 준비해둔 것이었다.

     

   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위급하다 싶으면 바로 써둬라.”

     

   크라슈가 그리 경고한 순간 드디어 라바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에서 용암을 분출한 놈이 그 거대한 몸집과 함께 산을 올라왔다.

     

   문제는 그 속도가 상당했다.

   덩치에 비해 날렵한 몸집으로 달려오며 용암까지 흩뿌려 대니.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했다.

     

   “카란디스!”

   “네!?”

     

   크라슈는 제일 먼저 카란디스를 호명했다.

   그러자 카란디스가 움찔거리며 외치자 크라슈가 씨익하니 웃었다.

     

   “저 녀석이랑은 상성이 네가 제일 좋아.”

   “으히, 저, 저요?!”

   “그래, 너가 정면이다.”

     

   카란디스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그야, 여기 있는 일원 중에서는 가장 실력적으로 밀리는 건 아무래도 카란디스였으니 말이다.

     

   “그럼 제가 잘 막아내면 저랑 결혼해 주세요!”

     

   하지만 그렇게 잔뜩 겁먹은 와중에도 카란디스는 자신이 원하는 거부터 외쳐왔다.

   설마 여기서 조건을 걸 줄이야.

     

   “안 돼.”

     

   크라슈가 저 여자도 어지간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 말을 단칼에 거절한 건 하링이었다.

     

   카란디스의 시선이 하링에게 닿았다.

   동시에 글렌도 지금 자신이 뭘 들었는가 하는 표정으로 하링을 바라보았다.

     

   카란디스야 지금까지 몇 번이고 크라슈에게 치근덕거렸으니 신경 쓰지 않았지만.

   하링이 저렇게 나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두 사람의 시선을 받은 하링은 초연한 얼굴로 말했다.

     

   “크라슈가 싫어하잖아.”

   “그게 하링 님이랑 무슨 상…….”

     

   그 말을 들은 카란디스가 무언가 말하려고 할 때였다.

     

   “저놈, 거의 다 왔는데!”

     

   발락이 셋에게 정신 차리라고 외쳤다.

   그러자 흠칫한 카란디스가 한쪽에만 날이 있는 커틀러스를 뽑아 들며 앞으로 나섰다.

     

   “어쨌든 막으면 소원 하나 들어줘요!”

     

   대답도 듣지 않고 달려 나간 그녀의 검에서 푸른색의 오러가 솟아 나왔다.

   동시에 반대편 손에서 솟아난 물줄기가 팔에 휘감기며 방패의 형태가 되었다.

     

   해양 왕국의 대표 격인 포세우스다.

   그래서인지 포세우스 왕가의 일원인 그녀 또한 물과 관련된 비술을 익히고 있었다.

     

   쿵!

     

   “끄윽!”

     

   휘두른 라바도스의 주먹과 물 방패가 맞부딪치며 카란디스가 몇 걸음 물러났다.

   체격과 힘에서 오는 차이 탓에 정면에서 받아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방 밸런스가 좋아서인지 쓰러지지는 않았다.

     

   그 순간 옆에서 발락과 글렌이 동시에 나타났다.

   두 사람의 검과 창이 동시에 라바도스의 다리를 두드렸다.

     

   거기에 하링의 손에서 날아든 비수가 라바도스의 상체에 박혔다.

     

   퍼엉!

     

   비수에서 생겨난 폭발과 함께 라바도스의 몸이 아주 잠시 휘청거렸다.

   덕분에 생긴 틈으로 빠져나온 카란디스가 숨을 빠르게 고르며 태세를 정비했다.

     

   “열기는 견딜 만하냐.”

   “네, 그거야 어떻게든!”

     

   그녀 또한 지금까지 수련과 훈련으로 단련되었다.

   거기에 크라슈의 아내가 되기 위해 최근에는 부단하게 더 노력하던 그녀다.

     

   어떠한 목표라도 목표가 정해지는 순간 우직할 정도로 계속 달려간다.

   그것이 카란디스라는 이였다.

     

   그리고 그녀는 살면서 자신이 목표로 한 것을 단 한 번도 얻지 못한 적이 없었다.

     

   땀을 뻘뻘 흘리는 와중에도 크라슈에게 윙크를 하는 게 그 증거였다.

   여러 의미로 대단한 그녀였다.

     

   “힘을 빼고, 흘려내는 방식으로 하면 수월할 거다.”

     

   크라슈는 조언하며 조용히 숨을 들이켰다.

   그러자 평소와 같이 그의 몸에서 열기는 흘러나오지 않았다.

     

   대신에 크라슈의 주위는 왜인지 모르게 서린 기운이 들기 시작했다.

     

   크라슈의 몸의 온도는 급격하게 내려가고 있었다.

     

   ‘이그니스를 멈춘다.’

     

   늘 세계 침식을 태우고 있던 이그니스로 발동되던 멸화침식이다.

   그러나 크라슈가 늘 자신의 몸속에 불타고 있던 이그니스를 꺼트리자 서서히 그의 몸이 본래의 특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크라슈의 육체는 아슬란에게서 받은 월음지체였다.

     

   당연히 멸화침식을 꺼트린다면 제일 먼저 드러나는 것은 월음지체의 효과였다.

   음기로 가득 차 여러 악재를 불러들이는 월음지체.

     

   그러한 월음지체가 크라슈의 몸속에 있던 녹스와 만났다.

   월음지체는 음기가 가득한 밤의 아래에서 더더욱 그 특성을 강하게 보인다.

     

   멸화침식이 꺼지고, 녹스로 가득 찬 크라슈의 몸은 그야말로 음기가 차오르기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

   서늘한 밤바람이 크라슈의 몸속에 불었다.

     

   한없이 뜨겁던 태양은 온데간데없고, 어느새 겨울밤이 드리웠다.

   차가운 바람은 서서히 칼바람이 되어 갔다.

     

   이윽고, 그러한 바람의 형태에 한 가지 다른 것이 섞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눈이었다.

   하늘에서 쏟아지듯 흘러내리는 눈이 녹스의 안쪽을 차곡 하게 채워 나갔다.

     

   그 속에서 크라슈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왜냐하면 그는 눈의 정체를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크라슈가 최근에 도르마에게 얻은 뒤, 독혈전을 통해 새롭게 터득한 상급 저주.

     

   한설아귀.

     

   저주에 걸리는 순간 걸린 대상이 얼어붙을 뿐만 아니라 저주에 걸린 대상을 포함한 주위 모든 것들을 끊임없이 얼어 붙이는 상급 저주 중 하나.

     

   그만큼 취급이 주의한 저주이기도 하고, 저주에 당한다면 치사율이 극한에 달하는 저주기도 했다.

     

   하지만 크라슈에게 한설아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쓰이고 있었다.

     

   독혈전의 방식과 같이 크라슈는 저주를 제 몸에서 이그니스를 이용하여 끊임없이 지우고 걸기를 반복했다.

     

   지난 시간 동안 크라슈는 방에 틀어박힌 채 반복한 것.

   그것이 바로 육체가 한설아귀의 면역 상태에 도달하도록 한 것이었다.

     

   그 행위는 사실상 미친 행위였다.

   독혈전에서 서술했듯 스스로 독에 중독되는 과정은 어지간한 인내심으로 도전조차 추천하지 않는다.

     

   하물며, 해독 방법이 명확한 독도 아닌 상급 저주.

   크라슈의 몸에 저주를 태우는 이그니스가 없었더라면 시도조차 못 해볼 방법이었다.

     

   오죽하면 이그니스가 있음에도 크라슈는 손이 얼어붙어 그대로 부서져 버릴 뻔했었다.

     

   하지만 크라슈는 독혈전을 서술한 이보다도 더한 독종이었다.

   그는 이를 꽉 깨문 채 악착같이 스스로를 얼어 붙이고, 이그니스로 태우고, 얼어 붙이고, 태우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 결과.

   무수히 반복하고 또 반복한 끝에.

     

   크라슈는 한설아귀의 면역 상태에 도달했다.

   늘 그렇듯 터무니없는 집념이었다.

     

   크라슈의 몸 주위에 새하얀 냉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우뢰성 또한 그러한 냉기의 힘을 받아 천천히 얼어붙어 갔다.

     

   오러로 만들어지는 우뢰성의 성질 덕이었다.

     

   “후우.”

     

   평소에 느껴지던 열기와는 전혀 다른 냉기가 입안에서 흘러나왔다.

     

   크라슈가 익힌 세계 침식을 육체에 담아내는 비술 극혈침독.

   이러한 극혈침독으로 담긴 세계 침식의 힘은 한철아귀와 만나 더더욱 그 힘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크라슈는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고 있지 않았다.

     

   ‘더.’

     

   여기서 더 냉기의 출력을 올려야만 라바도스를 상대할 수 있다.

     

   크라슈의 눈동자는 서서히 붉은색으로 물들어 갔다.

     

   끝없이 쏟아지는 밤의 눈 속.

   그가 지닌 천살성의 일곱 별이 일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눈발은 더더욱 거세졌다.

     

   저주의 힘을 증폭시키는 천살성이다.

   그러한 천살성과 한설아귀가 만난 순간 크라슈에게서 쏟아져 나오던 냉기가 이전과는 궤를 달리했다.

     

   쩌적, 쩍!

     

   분명 아래에 용암이 흐르고 있는 암석이 얼어붙어 가기 시작했다.

   강한 열기조차 전부 집어삼키는 냉기 속.

     

   크라슈의 붉은 눈동자가 빛나며 새하얗게 얼어붙은 우뢰성이 들어 올려졌다.

     

   멸설침식(滅雪浸蝕)

   

   

   

   

     

   저주로 만들어낸 멸화침식의 완전히 반대되는 경지.

   새하얀 냉기의 주인이 레드 라인에 선포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제는 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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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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