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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5

       * * *

       

       

       

       두 나라가 식민지에 묶인 것을 보면 공산 독일이 제법 작업을 잘 쳐둔 모양이다.

       

       영국에서도 스페인 내전에 국민파에 의용군을 보내지 않았었나? 보내지 않은 것은 역시 식민지에 묶여서 그렇다고 봐야겠지.

       

       그럼 우리가 그만큼 보내줘야지.

       

       팔랑헤당이 원 역사의 국민파 역할을 하고는 있고, 세력도 강대하지만 역시 스페인에 입김도 불어 넣고 확실한 승리를 보려면 돕는 게 맞지.

       

       

       “우리도 의용군을 보내야죠. 항공대와 전차부대를 보냅시다. 공산 독일의 진짜 병력은 몇입니까?”

       “이탈리아를 지나 스페인으로 향한 독일 수송선의 숫자를 보면 대략 1만 이상으로 보입니다.”

       

       

       그래. 그렇겠지. 이놈들이 그런 놈들이지.

       

       당연히 속여서 보냈을 것은 뻔하다.

       

       그렇다면 이쪽도 나름 한번 크게 도와야지.

       

       

       “우리는 2만이라 하고 5만 정도 보냅시다. 이참에 무기 실험을 해도 되겠군요. 검은남작. 준비는 되었습니까?”

       

       

       5만 정도를 보내면 충분하겠지.

       

       그것도 최신무기로 무장한 백군이라면 공산 독일인민군 따위에 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동안 독일도 꽤 힘을 길렀겠지만, 그뿐이라는 것.

       

       

       “보병전투차량과 T-34 전차들로 편성한 전차부대와 IL-2 항공기를 비롯한 STB폭격기로 독일 의용군과 싸울 계획입니다.”

       

       

       오. 그 정도면 충분-아니, 뭐?

       

       

       “T-34와 IL-2요?”

       

       

       뭔가 엄청난 말을 들은 거 같은데 이게 맞나?

       

       T-34와 일류신 전투기를 보내겠다고?

       

       일단 일류신 쪽은 일리야 무로메츠 사의 것과 같겠지.

       

       

       “본래 A-34로 불리는 전차입니다만. 감히 폐하의 존귀한 성함을 붙일 순 없어 전차 개발 프로젝트인 T 프로젝트에서 따왔습니다.”

       “흠. 그거 좋군요. 최신입니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T-34로 불리는 거 보면 좀 특이하다.

       

       그런데 이거 괜찮나? 원래 역사의 소련과 성능 비슷한 수준이려나? 음. 일단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어쩌면 생각보다 성능이 좋을지도.

       

       그래. 나는 우리 러시아 전차의 성능을 믿는다.

       

       

       “물론. 완전한 최신은 아닙니다. T-35와 P-시리즈 전투기도 생산을 시작하고 있으니까요. 일단 스페인에 보내질 것은 T-34가 될 것입니다.”

       

       

       뭣. 지금 그게 벌써 나와? 

       

       

       “그게 벌써 나왔- 아니지. 원래 역사와 다르니 성능이 어떨지 모르지.”

       “예? 성능이라 하시면 지금 다른 열강의 전차 수준은 넘어섰습니다.”

       

       

       그럼 다행이다.

       

       적어도 지금 지원이나 받던 러시아가 마침내 군사적으로 앞서기 시작했다는 뜻이잖아.

       

       영국이랑 프랑스가 삽질할 동안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더군다나 우리가 앞서 나가고 있다면야 전쟁의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 내전 터질 때도 하면 좋을 테고.

       

       

       “아닙니다. 그럼, 한번 보내서 실험해 보죠. 지금 당장 세력권은 팔랑헤당이 유리하죠?”

       “예. 폐하. 그 점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팔랑헤당의 세력권이 더 넓습니다. 군사도 훨씬 많고요.”

       

       

       이쪽도 방심하면 곤란하다.

       

       괜히 호세 안토니오나 프랑코가 방심하다 당할 수도 있다.

       

       스페인이 적화되면 귀찮아진다.

       

       스페인 자체는 강한 편은 아니지만, 지형학적으로 보거나, 그래도 공산세력의 머릿수를 좀 담당하게 된다는 게 문제지.

       

       

       “좋습니다. 그러면 의용군으로 갈 군대를 모아보세요. 그래도 죽을 위험이 있으니 제가 직접 스페인으로 떠나는 장병들을 배웅할 것입니다.”

       “폐하께서 친히 말입니까?”

       

       

       최근 크렘린궁에서만 있어서 좀이 쑤시던 차였다. 배웅 정도는 해야지.

       

       황제가 직접 공산권을 패러가는 장병들을 배웅한다.

       

       크, 이 얼마나 커다란 그림이 되겠는가.

       

       

       “그렇게 해야죠.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호의호식하며 팔자 편하게 사는데, 이 정도는 해야겠죠. 솔직히 직접-”

       “그건 절대 아니 될 말씀입니다!”

       

       

       말하다 말고 게오르기 리보프 총리가 바로 끊었다.

       

       아니, 왜 사람 말을 하는데, 그렇게 팍 끊는단 말인가. 이거 좀 서운해.

       

       

       “네. 그래서 그런 것이죠.”

       

       

       나도 모르게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이제 블라디미르도 좀 컸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블라디미르를 내가 없을 때, 대리 차르로 세워도 되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닌가.

       

       하긴 니콜라이 2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으면 놀라겠지. 그건 좀 아니다.

       

       아마 합중국의 국민들도 내가 직접 이베리아까지 간다고 하면 반대하지 않을까.

       

       

       “절대 혹시라도 가시면 안 됩니다.”

       “안 그럽니다. 저를 믿으세요.”

       

       

       딱히 내가 어딜 가 본 적도 없지 않은가. 폴란드 말고는 말이지.

       

       최근에 한 것이라고 끽해야 국내 순행을 간 것에 불과하다.

       

       솔직히 나도 이제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다.

       

       원래 하지 말라면 더 가고 싶은 거 아니겠나. 하지만 나는 의외로 말을 잘 듣는 황제다.

       

       두마에서 가지 말라고 하면 가지 않는 것이 황제가 지켜야 할 것이 아닐까.

       

       

       “절대 안 됩니다.”

       “스페인으로 해외여행가보는 건 어떨까요?”

       

       

       하지 말라니까 더 하고 싶은데.

       

       원래 사람은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이고 내가 딱 그런 쪽이다.

       

       그러니까. 딱 해외여행 느낌으로 스페인에 가 보면 어떨까. 나 예전부터 스페인 여행 가보고 싶었다고.

       

       

       “그럼, 그 즉시 러시아는 총동원령을 내려야 합니다. 폐하께서 스페인으로 가시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폐하께서는 홀몸이 아니십니다.”

       “내가 뭐 임산부도 아니고.”

       

       

       어깨를 으쓱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니 검은 남작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게 고개까지 저을 일인가? 나 억울한데?

       

       

       “폐하께서 스페인으로 직접 가신다면 국민들도 알게 될 것이고, 아마 국민들은 폐하를 지켜야 한다며 총동원령을 내리라고 두마를 압박할 것입니다.”

       

       

       뭔가 상상이 안 되는데.

       

       대전쟁 때만 해도 민심이 로마노프를 완전히 떠났었는데. 내가 멱살잡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설마 그렇게 될까.

       

       뭐 그래. 내가 너무 주변에 어두운 것도 있겠지.

       

       

       “그게 그렇게 되나. 뭐 말했듯이 직접 갈 생각은 없습니다.”

       

       

       저렇게까지 말하니 정말로 갈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라도 내가 어떤지 잘 안다고.

       

       다른 건 몰라도 차르가 가는데 러시아 스케일에 5만 명으로 끝나겠나. 아니겠지.

       

       정말로 수백만 명이 이베리아반도로 들어갈 수도 있다.

       

       역시 그건 아니지. 당장 이탈리아도 제 나라 전쟁처럼 스페인에 끼어들었는데, 러시아는 그보다 몇 배의 힘으로 이베리아로 들어간다.

       

       이건 좀 쓸데없는 전비 지출이다. 애초에 그런 규모의 군대는 미국 내전에 쓸 예정이고.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다.

       

       그러고 보니, 일본의 아나단은 어떻게 되었으려나?

       

       그쪽을 어떻게 해야 훗날 일본을 적당히 제어할 수 있을 텐데.

       

       

       “일본의 아나단은 어떻습니까?”

       

       

       일단 이쪽이 진짜 궁금하다.

       

       만일 정말 미래의 씹덕 팬클럽 같은 것이라면, 빨리 두뇌를 개조하는 것이 맞으니까.

       

       

       “일본의 아나단은 예상대로 정치 조직은 아닙니다. 페하가 집필한 나의 전쟁의 독자가 주류층이고, 그 외에는 정말 폐하의 외모를 보고 따르는 자도 있으며, 더하여 열강의 여제 라는 점에서 큰 지지층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가.”

       

       

       그나마 무지성 팬클럽은 아니라 다행이다.

       

       정말 단순히 아나짱. 이러는 팬클럽이 아니라 최소한 내 책을 보고 독자가 된 애들이란 거잖아.

       

       내 외모를 보고 따르거나 자기네 천황과 비슷해서 팬이 되었다거나 어쨌든.

       

       

       “의외로 군인 출신도 좀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백인을 동경하는 습성이 있는데, 백인 국가 중 러시야야말로 자기네랑 똑같다고 여기니까요.”

       

       

       그렇구나. 확인을 했다면 어려울 건 없지.

       

       그냥 처음에는 적당히 일본과 러시아는 친하게 지내야 한다. 이 정도 조직으로 두면서 세력을 키우게 한다.

       

       나중에 일본이 폭주하고, 또 전후에 계획대로 이들을 이용해 친러 정부를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조금씩 그 자리를 유학생으로 채우는 거다.

       

       당장 일본도 조선을 먹기 전에 조선에 친일파 조직을 만들지 않았던가.

       

       정작 그 친일파는 조선 귀족같은 인간들 제외하 조선이 합병되자 토사구팽당했지만 말이지.

       

       물론 이 아나단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를 경우를 대비해 지원해 두는 거다.

       

       가령, 일본이 어떠한 이유로든 전복될 때.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

       

       

       “그들을 현지 러시아인들을 이용해 각종 도움을 주면서 키워야죠. 독자들이 주층이라 했으니 작가 협회도 좋구요.”

       

       

       솔직히 아나단은 좀 냄새가 나잖아.

       

       아니지. 오히려 그래서 괜찮은 걸까.

       

       아닌 말로 일본 정부 입장에서 차르의 팬일 뿐인 아나단을 어쩌진 않을 거 아냐.

       

       그런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지.

       

       

       “그럼, 이쪽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예. 하던 대로 해주세요.”

       

       

       나중에 이들이 아나스타샤주의자들이 되어서 일본 아나스타샤주의공화국 같은 거 세우지 않을까.

       

       물론 이들을 만들어 두는 것은 일종의 변수다.

       

       후일 미국이 일본을 자기네 괴뢰국으로 만들고 싶을 때를 대비해서.

       

       일본을 반 토막이라도 내기 위해 만들어 두는 세력이지.

       

       대통령이나 총리는 모전구 선생으로 두고 아나스타샤주의 내각을 결성해 두면?

       

       흠. 솔직히 이게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 아나단을 그냥 뒤통수 칠 때, 더욱 쉽게 치기 위해. 러시아와 일본의 우호 증표쯤으로 여기도록 만들면 되지.

       

       너무 많이 지원해서 일본이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만.

       

       러시아를 좋아해 주는 일본 조직을 위해 지원해 준다. 이런 명분이면 되겠지. 완벽한데?

       

       

       “폐하께서 또 깊은 뜻을 품고 계시는군요.”

       “딱히 그런 건 아닙니다. 만일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죠.”

       

       

       미래가 바뀐 이상 다양한 변수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무타구치 렌야를 남만주 총독으로 가도록 유도한 것이고, 아나단도 내버려 두는 것이고, 알레스카도 얻어두려고 하는 거지.

       

       정해진 미래나 따라가면서 나치 독일의 히틀러를 상대하고,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를 주유소에 거는 건 하남자들이나 하는 짓. 내 미래는 내가 개척하니, 준비도 철저해야지.

       

       

       “독일은 어떻습니까?”

       “최근 덴마크에게 접근하며 공산주의자들을 지원한다는 듯합니다.”

       “덴마크라. 지금 우리에게 맞설 만한 상황은 아니니 덴마크를 잡고 북유럽 진출을 노린다는 의미군요.”

       

       

       덴마크는 방공협정국에 없었지.

       

       이유는 공산 독일과 붙어 있어서 괜히 방공협정에 들어갔다가 독일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의미겠지만. 오히려 그 탓에 덴마크는 지금 좋지 못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예 그런 듯합니다.”

       

       

       덴마크라. 덴마크. 이쪽을 생각 못했는데.

       

       영국 이 새끼들 덴마크를 지킬 생각은 없는 건가.

       

       

       “덴마크에 우리도 나설 수 있겠습니까.”

       “일단 덴마크에도 아나스타샤 주의자들도 있으니 국왕과 접촉해 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인접한 공산 독일의 공산당 후원이 더 크겠지.

       

       공산주의자들에게 왕정은 그야말로 물과 기름과도 같으니, 왕정을 폐지하거나 죽이려 들 것이다.

       

       

       “스페인처럼 신경 쓰기 어렵다는 것이군요.”

       “예.”

       

       

       이렇게 되면 덴마크는 내어주는 것이 맞나.

       

       덴마크를 내주고 남은 북유럽을 확실히 지키는 쪽으로 가는 것이 좋을지도.

       

       솔직히 덴마크야 우리가 지원가기 전에도 바로 죽을 거 같은데.

       

       원래 역사에서도 병력이 고작해야 1만5천이라 나치독일에 탈탈 털리고 덴마크 보호령이 되지 않았던가.

       

       러시아가 지원 보내기 전에 혁명으로 넘어가 버리면.

       

       이건 함부로 개입했다가 러시아가 침략자가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맞겠지.

       

       

       “공산 독일을 자극하기 싫어 방공협정에 가입하지 못한 것이라면, 적어도 우리에게 호의적일 것입니다.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해 국왕에게는 망명정부라도 꾸릴 준비를 하라하세요.”

       “알겠습니다. 폐하.”

       

       

       지킬 수 없다면 깔끔하게 놓아버리고 남은 걸 지키는 게 맞겠지. 그래도 덴마크를 완전히 버릴 수는 없으니 덴마크 망명정부를 꾸리게 해서 정통성은 확보한다.

       

       그리고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확실히 지키는 것이 맞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확실히 우리 쪽으로 끌어들입시다. 그들도 국왕이 있는 이상, 공산당의 위협을 피하고 싶을 겁니다.”

       

       

       덴마크가 넘어가면 북유럽도 위험하다.

       

       이 정도는 그들도 알아채고 있을 것이니까. 러시아와 협력하려 할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군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볼까?

       

       솔직히 말이야 바른 말이지. 몇 번 전장에서 뛴 나와 달리 대전쟁 참전 경험이 있는 자들이 더 보는 눈이 넓을 터다.

       

       

       “만일 덴마크를 지키면서 전쟁을 치른다고 하면 좀 부담감이 있겠죠?”

       

       

       슬쩍 눈치 보면서 물으니, 검은 남작이 무덤덤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전후 유럽의 주도권을 쥐려면 후일 덴마크를 해방하는 쪽이 좋지 않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우리가 군대를 보내기 전에 덴마크는 독일 공산당 놈들에게 뺏길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덴마크에 군대를 보내기에도 명분이 없구요.”

       

       

       그래 군부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문제는 어쩔 수 없지. 덴마크는 우호 관계를 수립하되 망명정부를 지원하는 쪽으로 선회한다.

       

       방공협정에 가입했다면 군대를 주둔할 명분이 있지만 크리스티안은 방공협정에 가입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작가가 세계대전 배경 대역은 이번이 처음이라 전쟁 부분을 위해 2차 대전 관련 대역 소설을 찾아보는 중입니다.

    그리고 아나단은 아마 조선시대 친일 조직인 일진회같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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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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