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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5

        

       *** ***

         

       내 예상보다 훈련생들은 반항적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를 짐착할 수 있었다.

         

       옥수수.

         

       환국, 열국, 천축을 돌며 황국의 외교 활동을 한 것은 물론이고 서이, 그러니까 유럽 쪽에서 각종 문물들을 수입했다.

         

       옥수수의 공적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무래도 가장 큰 것은 옥수수 종자를 수입해 온 것이다. 옥수수는 폭발적으로 생장하는 대신 지력을 크게 훼손시키는데 땅이 남아도는 이 황국과 딱 맞는 농작물이라 할 수 있었다.

         

       미래에는 옥수수가 옥수수 종자를 수입해 온 공적을 치하하는 의미로 옥수수를 옥수수라 부르게 하게 했다는게 무림천하의 설정이다.

         

       아무튼 그 특유의 친화력와 마당발이 어디 가지는 않았을 테니 괜히 이 부대 저 부대 찔러보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긁어모아 왔을 테고 안 좋은 소문을 부대 내에 잔뜩 퍼다 나른 것이다.

         

       나는 딱히 옥수수를 불러다 갈구지 않았다.

         

       굳이 갈굴 필요가 있을까? 경솔하게 아무 정보나 공유했다가는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이 한 달동안 몸으로 새기게 될 텐데 말이야.

         

       나는 천의무봉에 의뢰해 제작한 베레모를 한 차례 눌러 쓰며 속으로 생각했다.

         

       재상해는 아직 사고뭉치에 불과했다. 재상해쯤 되는 능력자면 그 수단과 방법을 잘 택해 인내한다면 별다른 소음 없이 훈련교관을 부대에서 소외시키고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저 나와 부딪치고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기 힘과 능력을 과시하고자 하려던 발상이 문제였을 뿐.

         

       ‘봐라, 나는 정면에서 교관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존재다!’

         

       뭐 이런 류의 과시욕의 발현이 재상해를 멍청이로 만들었겠지.

         

       아무래도 이 녀석들은 아직 풋내기들이다. 옥수수는 친화력은 좋았지만 입을 열어야 할 때와 열지 말아야 할 때를 분간하지 못하는 단순한 호사가에 불과했고 조가주는 아직 제 단짝인 창을 쥐지 않았으며 재상해는 살아생전 처맞아 본 적이 없는 망둥이였다.

         

       그 외 이들도 그렇다. 손쉽게 훈련교관을 적대하는 모양새가 아직 무르익지 않은 모습.

         

       “본 교관은 생도들이 하기에 따라 천사가 되기도 악마가 되기도 할 수 있습니다.”

         

       열 네 명의 훈련생들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아 그래 나도 훈련생일 때 그렇게 생각했지. 그리고 그때 조교는 이렇게 말했다.

         

       “엎드려.”

         

       우르르르르.

         

       “본 교관의 말이 우습습니까? 왜 아무도 대답하지 않습니까!”

         

       “악!”

         

       “기상!”

         

       “악!”

         

       “본 교관과 생도들은 1개월간 함께 단련하게 될 것입니다.”

         

       “악!”

         

       “본 교관은 앞으로 생도들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뜯어고침은 물론이고 정신까지 처음부터 단련시켜 주겠습니다. 알겠습니까?”

         

       “악!”

         

       “생도들의 엉성한 기초부터 썩어빠진 정신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부족한 시간이지만 최선을 다해 진행하겠습니다. 생도들도 본 교관의 지도에 따라와 주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알겠습니까?”

         

       “악!”

         

       나는 생도들의 면면을 살피며 속으로는 실소를 지었다. 여기에 있는 인재들은 다 결국 다른 분야로 가게 된다. 조가주도 엄밀히 말하면 무림인과 교관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다 할 수 있고, 나중에 장군이 되는 강추모루 1인을 제외하고는 다 군인이 아니라 제 분야로 흩어진단 말이지.

         

       무공이니 전술이니 하는 것들을 가르쳐 봐야 나중에는 다 헛것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기왕 이들을 가르치게 되었으니 뭐 하나라도 남겨 줘야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겠지.

         

       “본관이 보기에 본 훈련생들의 기초는 아주 엉망입니다.”

         

       “악!”

         

       이는 사실이었다.

         

       현재 이들의 수준은 일반적으로 일류다. 그 이름 높은 금의위 시험을 통과한 합격자의 무공이 왜 일류밖에 되지 않는다고 묻는다면 그건 금의위는 무림인 집단이 아니라 정예 황군 집단이기 때문이다.

         

       무인을 단련을 하여 무공을 상승시키는 것이 목적이고 금의위는 그 무공을 활용하는 ‘일’을 하는 것이 목적이니까.

         

       젊은 나이에 일류라는 것만으로도 재능이 입증된 청년들이지만 이몸 호천안이 보기에는 그냥 다 엉망이었다.

         

       물론 나 역시도 혁기린이나 선사님들이 보기에는 엉망으로 단련해 오고 있었던 처지지만 말이야 뭐든지 상대적인 것 아니겠는가.

         

       각 분야에서 나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금의위에 지원한 자들이라는 것은 뭘 말하는 것인가? 각자의 가업이나 특유의 재능을 살리는 삶이 시시하다고 여기는 청년들이라는 뜻이다. 금의위 고수가 되어 세상을 질타해 화려한 삶을 살아보겠다는 야망을 품고 동네 무관에서 수학하거나 어디서 배운 비급으로 독학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이들의 단련 상태는 참혹했다.

         

       “그러니 지금부터 본관이 피튀체조 가르치겠습니다!”

         

       “악!”

         

       그러니 일단 기초체력부터 다지도록 할까.

         

       *** ***

         

       훈련생들은 침을 꼴딱꼴딱 삼켰다.

         

       피튀체조라니. 피가 튀기는 단련법이라는 뜻일까? 대체 얼마나 악랄한 수련법이길래 이름이 피튀체조란 말인가.

         

       훈련생들은 바짝 긴장하여 시범을 보이는 호천안을 주시했다.

         

       “1번 높이뛰기입니다.”

         

       그러나 훈련생들은 호천안의 시범에 살짝 의아한 표정으로 변했다. 동작이 조금 생소하기는 했지만 네 가지 구분 동작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흔히 있는 단련동작을 섞어 놓은 듯한 동작.

         

       “동작 한번마다 반드시 발을 지면에서 떼어 놓습니다. 최초는 십 회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1회를 진행할 때마다 반드시 우렁차게 횟수를 셉니다. 생도들의 본 훈련에 집중하는지 확인하려는 의도입니다. 십 회 구호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악!”

         

       “좋습니다. 지금과 같은 기세로 숫자를 셉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십 회의 구호는 하지 않습니다.”

         

       “악!”

         

       “자 그럼 다들 피튀체조 1번 동작 준비!”

         

       “악!”

         

       “횟수는 십 회!”

         

       “악!”

         

       호천안이 호루라기를 물었다.

         

       삑삐빅! 삑삐삑삐빅!

         

       “하나!”

         

       박자에 맞추어 진행되는 피튀체조. 훈련생들은 열을 향해 달려가는 피튀체조 1번동작을 반복하며 생각했다.

         

       의외로 정상적인 단련이다.

         

       방금전까지 광기가 번들거리는 눈을 치뜨고 있었던 호천안! 당장이라도 사람 하나 잡아 죽일 것 같은 어둠을 품고 있는 눈빛은 그대로였지만 단련 자체는 아주 이성적으로 풀어나가고 있었다.

         

       본 업무라 할 수 있는 훈련에 들어가자마자 직접 시범까지 보이며 정확한 지시를 내리는 호천안. 저 광인의 눈을 하고 있는 호천안에게 훈련을 받는다니 대체 무슨 끔찍하고 비인도적인 일이 일어날까 두려움에 떨던 훈련생들은 적잖이 안심했다.

         

       삑-삐빅! 삑삐-삑삐빅!

         

       “열!”

         

       그렇기 때문일까. 열 번 째 구호를 우렁차게 외친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호천안의 호루라기 소리가 멎었고 훈련생들을 엉거주춤한 기본 자세로 모두 멈추었다.

         

       호천안과 훈련생들이 있는 공간의 시간이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그 침묵을 깬 것은 호천안의 한 마디였다.

         

       “엎드려.”

         

       우르르르르!!

         

       “본 교관이 생도들에게 어려운 것을 요구했습니까?”

         

       “악!”

         

       “긍정은 악. 부정은 아닙니다로 통일합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본 교관이 생도들에게 어려운 것을 요구했습니까!”

         

       “아닙니다!”

         

       “기상!!”

         

       와르르르르!!

         

       “피튀체조 1번 높이뛰기 실시합니다. 횟수는 이십 회! 몇 회?”

         

       “이십 회입니다!”

         

       “좋습니다. 십 단위의 구령은 붙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합니다. 십 회와 이십 회의 구령은 붙이지 않습니다.”

         

       “악!”

         

       “피튀체조 1번 동작 준비!”

         

       “악!”

         

       삑-삐빅! 삑삐-삑삐빅!

         

       “열!”

         

       우렁차게 나온 나온 구호.

         

       “좌로 굴러, 우로 굴러! 뒤로 취침!”

         

       “악! 악! 악악악!”

         

       “본 피튀체조는 열 네 개의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번 동작만으로 날밤을 샐 작정입니까!”

         

       “아닙니다!”

         

       훈련병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런 게…열 네 개나 있다고?

         

       “이번에는 서른 개입니다. 반복합니다 몇 개?”

         

       “서른 개입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서른!”

         

       “어후씨…”

         

       “작작 좀 틀리지.”

         

       누군가의 우렁찬 외침에 불평불만을 토하는 훈련병들! 그리고 그런 말을 놓치지 않을 호천안이 아니었다.

         

       “전부 엎드려!”

         

       “악!”

         

       “본 교관이 누누이 부대는 하나라 말했는데 아직도 훈련생들은 이해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아닙니다악!”

         

       “여러분은 하나의 부대이고 전우의 잘못은 부대의 잘못입니다. 알겠습니까?”

         

       “악!”

         

       “그걸 아는 생도들이 그런 말을 입에 담습니까! 다들 오른 다리 들어!”

         

       “아아아악!”

         

       “허리 위까지 올립니다!”

         

       “아아아아악!!”

         

       “그 상대로 팔을 굽힙니다! 복명복창합니다! 부대는!”

         

       “부대는!”

         

       “하나다!”

         

       “하나다!”

         

       “하나에 내려가고 둘에 올라옵니다! 복명복창! 하나!”

         

       “부대는!”

         

       “둘!”

         

       “하나다!”

         

       “이번에는 잘 할 수 있습니까?”

         

       “악!”

         

       “좋습니다. 원위치!”

         

       “악!”

         

       “이번엔 예순 개입니다. 몇 개?”

         

       “예순 개!”

         

       “피튀체조 1번 동작 준비!”

         

       “아아아악!”

         

       호천안의 부대가 14개의 피튀동작을 모두 마무리하기까지는 반나절이 걸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무고집낭이 2M을 달성했네요.

    무고집낭을 읽어주신 독자님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2M기념으로 연참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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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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