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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5

   [ 7성급 침식종 ‘라바도스’가 처치 되었습니다. ]

     

   라바도스가 죽음을 맞이한 후.

   하늘 위, 라바도스의 처치의 알림이 떠올랐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크라슈는 헛웃음을 흘렸다.

   왜냐하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느꼈기 때문이다.

     

   ‘라바도스를 쓰러트린 상위권이 체력을 회복하기 전에 쓰러트리라는 뜻이군.’

     

   악질도 참 악질이다.

     

   하지만 세계 침식이라는 게 그런 법이다.

   하나를 꺾었다 해서 그 위험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뜻이겠지.

     

   크라슈는 점수를 슬쩍 확인했다.

   그러자 역시나 크라슈의 예상대로 점수는 균등 분배로 되어 있었다.

     

   다섯 명 모두가 최상위권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중 당연코 일등은 크라슈였다.

     

   그동안 여기까지 오며 잡은 침식종도 있고, 메리를 쓰러트린 덕분에 6성급 침식종을 잡아 얻은 점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크라슈!”

     

   그러는 순간 크라슈의 앞에 하링이 다급하게 달려왔다.

   그녀를 본 크라슈가 눈을 깜빡이자 하링은 서둘러 크라슈의 몸 주위를 이곳저곳 보았다.

     

   그러고는 곧 걱정하듯 크라슈를 올려다보았다.

     

   “오늘은 괜찮아?”

     

   쓰러지지 않냐는 뜻인가.

   크라슈는 조금 쑤시는 몸이었지만 걱정하지 말라며 손을 흔들거렸다.

     

   “나도 매번 쓰러질 생각만 하는 게 아니다.”

     

   그 증거로 크라슈의 몸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안정화 되어 가고 있었다.

     

   온도가 급격히 낮아졌던 몸에 이그니스가 피어오르며 온도를 맞춰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크라슈가 멸설침식을 익힌 이유도 이러한 이유였다.

   멸화침식으로 인한 과도한 열기를 몸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기 전에 멸설침식으로 잠재우기 위해서 말이다.

     

   멸설침식은 이러한 과정 중 얻게 된 우연의 산물이었다.

     

   ‘이걸 운용하면 멸화침식도 예전보다 훨씬 더 길게 운용할 수 있어.’

     

   그리고 길게 운용이 가능하다는 건 한계치가 더 올라간다는 소리와 같았다.

     

   [ 얼굴을 보아하니 또 헛짓거리를 생각하고 있겠군. ]

     

   어쩐지 가면 갈수록 크림슨가든의 눈치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

     

   “크라슈 니임.”

   “와하하, 재밌었다!”

   “창이 엉망이 됐군.”

     

   그러는 사이, 나머지 세 사람이 다가왔다.

     

   카란디스는 팔 여기저기에 멍이 든 채 죽을상이었고.

   발락은 평소처럼 밝은 얼굴로 두 개의 검을 붕붕 휘둘렀다.

   반면에 글렌의 경우 아쉬운 듯이 창과 라바도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7성급 침식종을 상대로 훌륭하게 싸웠으나 자신의 전력이 모자람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러는 사이, 하링이 크라슈 옆에 꼭 붙은 채 질문을 해왔다.

   예전보다 거리감이 좀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

     

   “그냥 여기서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이 오려고 할 텐데.”

     

   하링은 걱정하듯 얼어붙은 용암 너머의 숲속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하링의 말대로 학생들도 이곳으로 몰려오려 할 것이었다.

     

   점수를 따려면 크라슈 내를 쓰러트리는 게 가장 큰 기회였으니까.

     

   하지만 크라슈는 고개를 저었다.

     

   “못 와.”

     

   이곳은 레드 라인.

   이곳까지 도달하려면 수없이 많은 라인을 뚫어야 한다.

     

   그중에 오렌지 라인 같은 경우에는 무려 6성급 침식종들이 더러 있다.

     

   6성급 침식종을 뚫어내는 동안 엉망이 되면 됐지.

   멀쩡하게 레드 라인에 들어 올 수는 없을 것이다.

     

   크라슈도 메리가 앞길을 막고 있던 6성급 침식종을 치워준 덕분에 수월하게 온 거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뚫는 동안 체력을 다 쓴 놈들이 우리를 상대할 수 있을 거 같냐.”

     

   오히려 그들이 점수를 상납했으면 했지.

   크라슈네를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하링도 그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다른 녀석들이 1등을 노린다면 다르겠지.”

     

   크라슈가 고개를 들어 이쪽에 온 세 사람을 보았다.

   그러자 눈이 마주친 그들을 보며 크라슈가 씩하니 웃었다.

     

   “어디, 일등하고 싶은 녀석이 있으면 나랑 붙어 보면 된다. 너희도 지쳤겠지만, 지금이 기회일 거다.”

     

   크라슈가 그리 말하자 세 사람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발락이 제일 먼저 깍지 낀 손을 뒷머리에 감싸며 말했다.

     

   “붙어 보고 싶긴 한데. 됐어! 난 일등 같은 거 안 해도 되거든.”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은 발락에 이어 카란디스도 말을 거들었다.

     

   “뭐 하러 그런 짓을 한대요? 전 제 미래의 남편인 크라슈 님이 일등이어야 의미가 있는걸요!”

     

   이쪽은 딱히 들을 가치가 없었다.

     

   “사람에게는 어울리는 자리라는 게 있다.”

     

   그러자 글렌은 엉망이 된 창을 꽉 쥐며 크라슈를 응시했다.

     

   “너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선두인 그 자리다.”

     

   글렌의 눈에는 인정이 담겨 있었다.

   그 눈을 보니 왜인지 크라슈는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을 느꼈다.

     

   그에게는 자신이 선두에 서도 지지해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으니까.

     

   “나도야.”

     

   그러자 하링이 자기도 같다는 듯이 손을 번쩍 들어왔다.

   애초에 처음부터 하링이 자신을 해하려 들 거란 생각조차 안 들었다.

     

   ‘이건.’

     

   크라슈는 자신을 지지한 네 사람을 보며 무언가 묘한 기분을 느꼈다.

     

   네 사람 다 이대로 성장한다면 분명 창공의 세대가 될 이들.

   이들 네 명이 모두 크라슈를 인정했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리고 이건 분명 크라슈가 앞으로 창공의 세대의 선두에 설 큰 발판이 되어줄 것이었다.

   어째선가 웃음이 흘러나왔다.

     

   “바보들이냐.”

     

   타고난 성격이 이래서인지 좋은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 빈정거림 속에 나쁜 뜻이 없다는 것 정도는 네 사람도 잘 알았다.

     

   크라슈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용암 탓인지 일부 날린 잿가루가 하늘을 어두컴컴하게 만들었으나 그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까지는 가릴 수 없었다.

     

   그것은 왜인지 크라슈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했다.

     

   ‘라헬른 아카데미에 온 건.’

     

   확실히 옳은 선택이었다.

   그것을 오늘 다시금 깨달았다.

     

   [ 제때 갔다. ]

     

   그러는 순간 크림슨가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그린은.”

   [ 한발 늦었지. ]

     

   속삭이듯 물었던 크라슈가 짧게 웃었다.

     

   미리 사전에 입을 맞춘 인물이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라헬른 아카데미의 중간 평가 도중 있었던 연쇄 살인 사건.

     

   그 사건의 범인 마학 제니칼렌 부교수를 막기 위해 부탁한 인물이 움직였다.

     

   ‘펠레이.’

     

   크라슈는 하늘을 바라보며 짧게 숨을 내쉬었다.

     

   본래라면 시그린이 나서려 했을 테지만, 그녀가 움직이는 시점은 살인이 나온 시점부터다.

   하지만 펠레이는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 제니칼렌 부교수가 학생을 죽이는 걸 원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거긴 맡긴다.’

     

   평민의 영웅이 무엇인지 보여줘라.

     

     

   * * *

     

     

   같은 시각.

   라헬른 아카데미의 어딘가.

     

   한 소년이 눈을 떴다.

   올해로 17살의 마학과 1기생 학생인 그는 눈을 뜨자마자 머리에 느껴지는 두통에 눈살을 찌푸렸다.

     

   “으윽, 무슨 상황인 거야.”

     

   귀족가 자제인 그는 미약한 두통이 지나간 뒤 자기 몸이 움직이지 않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윽고, 자신이 무언가에 묶여 있음을 깨달은 그의 눈이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왜 내가 묶여 있어?!”

     

   비명을 지른 그가 아무것도 없음에도 옴짝달싹 못하는 몸에 비명을 질렀다.

   곧이어 그는 자신이 있는 곳이 굉장히 어둡다는 것을 눈치챘다.

     

   서둘러 고개를 돌리자 폐건물 같은 듯한 분위기가 보였다.

   거기에 왜인지 창문 밖에 비추는 하늘은 어두컴컴하기 그지없었다.

     

   일말의 빛조차 들지 않는 공간 속.

   그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그는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눈치챘다.

   거기에는 자신이 자주 어울려 다니던 귀족가 친구들이 있었다.

     

   같은 마학과 학생들인 그들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안 좋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가 서둘러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마나를 끌어 올렸다.

     

   그러나 텅 빈 마나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마법이 안 써집니까?”

   “제, 제니칼렌 부교수?”

     

   그 순간 들려온 목소리에 그가 흠칫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거기에는 익숙한 인영의 한 남자가 있었다.

     

   곱추 같이 굽은 등, 손에 들고 있는 지팡이.

   한눈에 보기에도 볼품없는 외모를 지닌 그는 마학과 부교수 중 하나 제니칼렌이었다.

     

   그는 마법의 재능이 빈약하다.

   그러나 지닌 지식만큼은 훌륭하기에 마학과 부교수로 채택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부족한 마법의 재능은 콧대가 드높고, 특히 귀족 의식이 강한 마학과 아카데미 학생들에게 표적이 되었다.

   탄탄대로의 길만을 살아온 마학과 학생들은 어김없이 그를 폄하하고 무시했다.

     

   그가 아무리 마법의 지식이 뛰어나다고 한들 학생들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그들은 그저 그를 무시했고, 조롱하며 까 내렸다.

     

   제니칼렌은 조롱에 무척이나 취약했다.

   볼품없는 외모로 태어나 무시 당하기 일쑤였기에 그는 자신보다 어린 학생들의 조롱에 치이며 망가졌다.

     

   그리고 그 결과.

   그는 결국 손대서는 안 되는 것에 손대고 말았다.

     

   세계 침식자 마도성(魔度星)과 계약을 하고 만 것이다.

   마도성의 종이 된 그는 전에 없던 넘쳐흐르는 마나를 느꼈다.

     

   종이 된 대가로 지불 한 것은 자신의 두 눈이었으나 아무래도 좋았다.

   세상은 어차피 끔찍한 것들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그래서인지 그는 끔찍한 것들을 전부 불사르고 싶었다.

   이 세상에서 끔찍한 것들을 영영 지우지 않는다면 몸이 가려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니 그는 이곳에 자신의 대의를 행하러 왔다.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대의를 말이다.

     

   「제니칼렌 부교수님, 당신이 이룬 것들을 제가 감히 쉽게 말해서는 안 되겠지만 당신의 노력과 가치를 스스로 알아줬으면 합니다.」

     

   마도성과 계약을 하던 도중 그는 한 소년의 말이 떠올랐다.

   자신보다 한참 어리고 앳된 소년은 평민의 영웅이라 불리던 이였다.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의젓해 보이는 그 눈동자는 과연 평민들이 왜 그토록 그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는 어느 날,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받고 있던 자신을 구해주었다.

   마법을 이용해 지독한 짓을 당할 때 나서서 마법학 학생들을 귀족가 학생들이라고 할지라도 망설임 없이 그들과 맞섰다.

     

   그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 그와 같은 인물이 옆에 있었다면 자신도 이렇게 망가지지 않지 않았을까.

     

   아쉽게도 마법이라는 학문에 손을 대 버린 시점에서 이미 늦은 걸지도 몰랐다.

     

   “당신 이게 무슨 짓이야! 이러고도 무사할 거 같아! 나는 바이오스 가문의 장남이라고!”

     

   그 순간 제니칼렌을 향해 학생이 외쳤다.

   그 외침을 듣고 있던 제니칼렌은 곧 천천히 웃음을 흘렸다.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이미 세계 침식자의 종이 된 저에게 그깟 가문의 힘이 두렵겠습니까?”

   “세, 세계 침식자의 종?!”

     

   귀족가 학생이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라헬른 아카데미 학생인 만큼 그도 세계 침식자의 종이 어떤 이들인지 알기 때문이다.

     

   건너서는 안 될 강을 건넌 이들.

   그러한 이들을 세계 침식자의 종이라 일컫는다.

     

   즉, 눈앞에 있는 제니칼렌은 이미 건너서는 안 될 강을 건넜으며.

   자신을 해하는 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을 거라는 것이었다.

     

   잃을 게 없는 이들이 뒷 일을 두려워할 리가 없으니까.

     

   “내, 내가 미안했다! 내가 어리석었어! 제니칼렌 부교수님, 제 잘못이니 부디 이번 한 번만!”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은 것을 눈치챈 그가 사죄의 말을 연신 내뱉었다.

   그런 그를 보면서도 제니칼렌은 별다른 감정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해탈한 듯 천천히 웃었다.

     

   “차라리 평소처럼 욕을 하지 그랬습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학생의 앞에 다가왔다.

   학생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마구잡이로 발버둥 쳤다.

     

   그러나 그의 몸을 속박한 마법은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의 타고난 마법 지식과 세계 침식자의 종이 됨으로써 얻은 방대한 마나의 총량이 그의 진짜 진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제 그의 마법은 라헬른 아카데미의 일반 학생 수준으로는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인지 학생인 그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어느새 제니칼렌의 손이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꽤나 아플 겁니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신경 하나하나를 부수는 독특한 마법이니까요.”

     

   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손에 서린 마법은 누가봐도 악의가 듬뿍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죽는다.

   자신은 여기서 죽는다.

     

   그 사실을 깨우친 그가 넋을 놓듯 얼굴 가득 눈물을 지었을 때였다.

     

   서걱!

     

   어디선가 들려온 칼질 소리와 함께.

     

   쨍그랑!

     

   창문 쪽에서 깨져 나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스며들어온 빛이 순식간에 방 안에 퍼져 나가며 방 안을 빛내었다.

     

   제니칼렌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그는 곧 거기에 서있는 한 소년과 마주쳤다.

     

   평민의 영웅이라 불리는 이.

   펠레이.

     

   그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그곳에 서 있었다.

     

   “제니칼렌 부교수님.”

     

   펠레이의 부름을 따라 제니칼렌이 굽은 등을 천천히 폈다.

     

   “펠레이 학생.”

     

   그가 여기에 온 이유를 제니칼렌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잠시 동안 침묵하던 그는 무표정하게 물었다.

     

   “당신이 저를 막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딪치고 싶지 않다는 의사가 담긴 그 말을 듣고, 펠레이는 숨을 삼켰다.

   그 순간 펠레이의 앞발이 어느샌가 내밀어졌다.

     

   한순간에 거리를 좁히는 천리십보.

   그러한 천리십보와 함께 펠레이는 어느새 귀족가의 학생 앞에 섰다.

     

   제니칼렌의 눈썹이 살짝 일그러졌다.

     

   “페, 펠레이!”

     

   반면에 귀족가의 학생은 구원자를 만난 듯이 외쳤다.

   그러나 펠레이의 행동은 뜻밖이었다.

     

   휘둘러진 그의 다리가 어느새 귀족가 학생의 머리를 후려쳤기 때문이었다.

     

   “그엑!”

     

   다리에 얻어맞아 비명을 지른 그가 바닥을 구르며 정신을 잃었다.

   그것을 보고, 제니칼렌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을 본 듯 텅 빈 눈을 크게 떴다.

     

   “…….”

   “부교수님의 손이 구태여 더러워질 필요 없습니다.”

     

   펠레이는 휘둘렀던 다리를 천천히 낮추며 제니칼렌은 바라보았다.

     

   “이런 거라면 제가 얼마든지 해드릴 수 있습니다.”

     

   펠레이의 진심이 담긴 눈이 제니칼렌에게 향했다.

     

   “평민의 인식을, 귀족의 인식을 제가 바꾸겠습니다.”

     

   그런 펠레이의 눈은 지금 어느 때보다도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와 다짐했다는 듯이 등을 곱게 폈다.

     

   “그러니 제니칼렌 부교수님, 부탁입니다. 이런 이들 탓에 부교수님의 인생을 망치지 말아주세요.”

     

   영웅은 영웅답게.

   아직은 앳된 영웅이지만 소년은 그리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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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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