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76

       * * *

       

       

       

       

       노르웨이와 스웨덴을 이 기회에 확실히 방공협정으로 기울게 하고.

       

       시작부터 북유럽을 편으로 먹고 들어가면 나치독일 마냥 스웨덴이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면서 사실상 친나치국가로 군통권을 주는 일도 없을 것이고 노르웨이가 점령당하는 일도 없을 거다.

       

       반대로 북유럽 쪽으로 우회해 러시아가 덴마크로 들어갈 수도 있지.

       

       그래서 지금 지도를 보는데.

       

       영국은 바다 건너에 있고, 프랑스는 저 멀리 떨어져서 언제 적화될지 모르고.

       

       이탈리아와 독일은 중간에 뭉쳐있다.

       

       유고슬라비아는 아직 어느 쪽인지 알 수도 없고.

       

       티토 이놈이 문제인데, 이놈도 지금 중간에서 간보고 있지.

       

       아마 히틀러가 오스트리아에서 적당한 자리 잡아준다고 하면 오헝 재건을 위해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뚝떼서 오헝주지 않을까?

       

       유고슬라비아의 선택에 따라 오스트리아가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있는데.

       

       그럼 역시 불가리아가 뒤를 쳐줘야 한다.

       

       

       “흠, 이렇게 보면 방공협정국이 다 따로 노는군요.”

       “영국 꼴을 보면 무늬만 방공협정국이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로열 네이비가 바다를 제대로 지켜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말이야. 영국놈들의 혐성은 알아줘야 하는데.

       

       처칠 이 양반이 때 맞춰서 들고 일어나야 한다.

       

       그렇다면 역시 우리의 콧수염이 잘해줘야 한다.

       

       중간에서 폴란드와 함께 믹서기 역할을 맡아 독일과 이탈리아군을 갈아줘야지.

       

       

       “결국 지금 당장, 믿을 건 오스트리아와 발칸국가들 뿐이군요. 그럼 외교부에서는 알아서 잘 처신해주시고. 따로 좋은 소식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래. 그런데 이건 무엇일까.

       

       뭔가 석유 관련해서 몇 장을 가득 채웠는데.

       

       일단 북만주 일대에서 뭐가 터진 건 알 거 같거든.

       

       

       “만주에서 드디어 유전이 터졌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잘 되었어요.”

       

       

       오랫동안 파댄 거라서 언제고 터질 거로 생각했으니 뭐.

       

       이 정도는 알고 있었으니, 뭐-라고 하기에는 아주 조금은 놀랐다.

       

       일제도 그렇게 후벼 팠는데, 파지 못했잖아. 그런데 이쪽은 30년대 중반에 캐버렸다.

       

       물론 굴착기를 이쪽에서 최대한 발전시킨 것도 있긴 하겠지만. 아마 원래 역사의 일본이라면 발작하지 않을까 싶다.

       

       뭐 지금의 일본은 오히려 자원수입하고 싶어서 애쓸지도 모르지만.

       

       

       “로열 더치 쉘이 도와줘서 다행입니다. 스탠다드 오일도 한입하려 했지만 말이죠.”

       “좋습니다. 그럼, 이 만주 석유도 뽑아 올립시다.”

       

       

       만주 석유도 뽑아 올린다.

       

       루마니아라는 석유 수급처도 없을 공산 독일은 바쿠와 시베리아, 만주 등에서 석유를 뽑는 우리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이미 로마노프 석유에서 그리하고 있습니다.”

       

       

       오 그거 나쁘지 않네.

       

       이참에 석유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 어떨까?

       

       

       * * *

       

       

       “WA! 석유!”

       “이번에도 차르께서 점지해주신 땅에 석유가 터졌다!”

       

       

       북만주에서 유전이 발견되고 러시아는 다시 한번 차르는 예지력을 가진 성녀로서 떠올랐다.

       

       그리고 이 와중에 의용군 편성이 완료되었다.

       

       러시아 백육군, 백군 항공대, 백군 전차부대로 편성한 2만(사실 5만)의 병력이 마침내 스페인을 지원할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육군 지휘관은 서러시아군의 니콜라이 유데니치, 핀란드 왕국의 만네르헤임, 항공대는 알렉산드르 카자코프, 전차부대의 미하일 드로즈돕스키와 본인의 강력 주장으로 스페인에 파견될 러시아 특별무관 패튼(?)이 있었다.

       

       

       스페인 내전은 사실상 반공진영과 공산진영이 서전으로, 절대 져서는 안 되니 내전에 활약한 인물들로 편성한 것이다.

       

       이 의용군은 육군의 군복과 항공기, 전차에 A가 새겨져 있었다.

       

       아나스타샤 차리나의 군대란 의미에서 A를 새긴 것이다.

       

       이는 새롭게 바뀐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 합중국 백군 공군 라운델이며, 신설한 전차부대의 마크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새롭게 단장한 2만의 병력을 유럽에서 극동까지 다스리는 러시아의 차르이자, 성녀, 초원의 대칸인 동시에 비잔티움 황제가 그들을 배웅했다.

       

       어찌하여 크렘린궁에서 계셔야 할 차르가 직접 왕림하셨는가?

       

       모두가 의뭉스럽게 수근거릴 때, 도무지 나라를 다스리는 여제가 입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군복을 입은 차르께서는 큰소리로 입을 열었다.

       

       

       “자랑스러운 대러시아합중국의 백군 장병이여! 내 차르의 몸이라 직접 제군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 이렇게라도 배웅을 하는 못난 차르를 용서해 줄 수 있겠는가?”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폐하!”

       “차르께서는 이 합중국 그 자체! 용서란 말은 당치도 않습니다!”

       “동로마의 후신으로서 마땅히 평화를 위협하는 공산주의를 토벌하는 일에 나아가는데, 오히려 자랑스럽습니다!”

       

       

       아나스타샤 뽕에 취한 백군 장병들은 눈물 콧물을 흘리며 스페인으로 떠나는 것을. 자신들을 보내는 차르에 대한 원망도 없었다.

       

       그저 차르의 군대로서 저 스페인의 공산주의자들을 토벌하러 간다는 오히려 그 자부심. 자부심만 있었다.

       

       그런 장병들에게 차르가 친히 배웅하고 있으니, 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뻔한 것이 아니겠는가.

       

       

       “목숨을 거는 전장으로 나아가는 장병들이 그리 말을 해주니, 크렘린궁에서 호의호식하는 내가 감히 얼굴을 들기 부끄럽구나. 하지만 그런 내가 뻔뻔하게도 제군을 치하하고자 한다! 내 너희의 가족을 보살필 것이며, 저 스페인 땅에서 공산주의자들을 상대로 전공을 세우라! 너희의 적인 세계의 적인 저 붉은 역병을 스페인에서 몰아낸다면 내 제군을 친히 위로하고 훈장을 내릴 것이다!”

       

       

       당연히 전국민이 아나스타샤 팬클럽이기에, 백군 장병들은 좋아 죽었다.

       

       차르께서 가족들을 보살피고 위로하고 훈장을 내리신단다.

       

       이거 어떻게 참는단 말인가.

       

       마땅히 전력을 다해서 스페인의 빨갱이들을 쓸어버리고 저 이베리아반도에도 차르 폐하의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차르 우라!”

       “하느님 차르를 보우하소서!”

       “러시아 합중국 우라! 백군 우라!”

       

       

       차르의 배웅. 연설은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러시아 전역에 퍼졌다.

       

       러시아 전역에서는 스페인 내전에 의용군으로 참여한 군사들에 대한 응원과 지지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것도 존경하는 차르가 직접 배웅을 했다고 하니 자신들도 마땅히 그리해야만 했다. 세상 어느 나라의 군주가 이렇게 직접 의용군을 배웅한다는 말인가?

       

       사실 굳이 따지자면, 공산권의 카를 리프크네히트 서기장이나, 공산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도 의용군을 직접 보내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신격화된 아나스타샤의 경우는 그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했다.

       

       러시아로 유학 온 일본 학생들이나 러시아에 거주하는 일본인들도 경악했다.

       

       

       “와, 저 사람이 러시아 여제야?”

       “30대 맞아? 우리 또래인데? 늙지 않는다는 아나단 말이 사실이구나.”

       “나의 전쟁의 사진 그대로네. 와 진짜 대단하다.”

       

       

       일단 도무지 30대 같지 않은 여전히 그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놀라워했고.

       

       

       “심지어 직접 군사들을 배웅하고 있어.”

       “그뿐이냐. 전쟁에 직접 참가했대잖아.”

       

       

       여인의 몸으로 직접 내전에서 뛰면서 백군 병사들을 독려한 것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는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우리 천황폐하께서는?”

       “어, 아닐걸? 만세일계의 폐하께서 의용군을 배웅하실 리가.”

       “그게 맞나?”

       

       

       저 동서양을 지배하는 대국의 황제는 직접 병사들을 배웅하는데, 만세일계의 천황께서는 그러지 않는 걸까.

       

       하긴 아마테라스의 후손인 천황께서 그러시는 건 권위에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전부터 여제는 도시를 거닐면서 신민들과 악수하기도 하고, 또는 내전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에게 직접 식량을 배급하기도 했다.

       

       확실히 천황 폐하와는 다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래. 이건 좀 이상한 감이 있었다.

       

       그렇게 친러 성향이 강해진 일본에서 러시아로 유학 온 학생들은 차르에 대한 흥미가 솟아 올랐다.

       

       한편, 러시아군이 스페인으로 떠나는 자리에는 한국의 임시정부인 발해공화국의 이강과 안창호 등도 있었다.

       

       이들은 죽을 수도 있는 전장으로 향하는 병사들이 차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아라사 여제야말로 진정한 군주가 아닌가 싶소. 반면에 우리 이씨 황실은 백성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있었지. 아마 내 아버지가 저런 분이셨다면 대한제국은 살아남았을지도.”

       

       

       이강의 아버지 고종 광무제는 백성보다 본인의 권력을 위해 살았으며 껍데기뿐인 제국을 선포했다.

       

       아들인 순종이 황위에 올랐을 때는, 이미 국운은 기울어진 시점이었다.

       

       

       “비록 경우가 다르지만, 전하께서는 우리의 고향을 되찾기 위해 군사들을 키우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렇다. 발해공화국 임시정부는 현재 여제의 후원으로 남모르게 군대를 기르고 있었다.

       

       그 수만 해도 조선인만이 아니라 언젠가 자기네 나라를 세울 때 도움을 받으려는 유대인과 제대로 된 만주인 정부가 없어 그나마 친했던 조선 출신 다민족 정부에 소속되어 발해공화국군에 들어간 만주인까지 포함하여 어느덧 수만에 이르렀다.

       

       남만주와 반도에서 넘어온 조선인 출신도 매일같이 늘어나고 있었다.

       

       의친왕 이강과 안창호는 와신상담하여 언젠가 이렇게 길러낸 대군으로 한방에 폭풍처럼 한반도로 남진하여 고향을 되찾을 생각이었다.

       

       

       “반드시 그리 될 것입니다.”

       “언젠가 독립하면 우리도 저렇게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으면 좋겠군.”

       

       

       이강의 말에 고무된 안창호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고개를 돌려 스페인 공산주의자들을 잡기 위해 떠나는 러시아군을 힐끗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언젠가는 우리도 저렇게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반드시.”

       

       

       이강과 안창호의 두 눈은 결연한 의지로 가득 찼다.

       

       

       

       * * *

       

       

       한편, 스페인 공화국군은 뒷목을 잡아야만 했다.

       

       하필 팔랑헤당을 숙청하기 위해 공산당이 수도에서 팔랑헤당을 축출하는 것을 방관했고.

       

       그 결과 기껏 러시아로부터 구매한 최신무기들이 죄다 팔랑헤당으로 넘어가 버렸다.

       

       물론 러시아 측이 처음부터 팔랑헤당을 지원하면서 공화국 금을 강탈하겠다는 의지일지도 모르지만.

       

       팔랑헤당은 몇 년간 이베리아 반도에 남모르게 세력을 키웠는지, 수도에서 쫓겨난 팔랑헤당이 봉기하마자 마드리드의 북부와 서부, 아프리카 전부 팔랑헤당으로 넘어가 버렸다.

       

       기다렸다는 듯, 봉기하자마자 스페인령 모로코군도 넘어오는 바람에 막을 틈도 없었고.

       

       영국은 의료지원을, 러시아는 2만(5만)에 달하는 의용군(군대)를 팔랑헤당에 보냈다.

       

       공화국 정부는 러시아에 항의했지만.

       

       

       “허, 우리 러시아가 공산당을 경멸하는 걸 알면서 말장난을 한 주제에 항의할 입장이 된다 보시오? 직접 공화국 정부에 선전포고 하고 싶은 것도 국제사회의 눈이 있어 참은 것이니 양심이 있거든 죽은 듯이 있으시오.”

       

       

       오히려 러시아는 화를 내면서 대사관을 쫓아내지 않은 것만으로 고마워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공화국으로서는 처음부터 명분을 줘버렸으니 어쩔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 와중에 공산 이탈리아와 공산 독일이 의용군을 보냈다.

       

       꼼짝없이 공산진영의 도움을 받게 되었으니. 공화국은 다 포기하고 아예 대놓고 인민전선, 공산진영의 도움을 받았다.

       

       

       “하하하 될 대로 되라지!”

       

       

       하지만 팔랑헤당의 세력권이 너무 넓은 탓에 공화군은 좌파들이 연합하여 창설한 인민전선이 수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고, 팔랑헤당은 실제 역사와 달리 우익파벌들을 포섭해서 인민전선에 맞선 국민전선을 창설하였으며, 내전이 시작되면서 새롭게 두각을 드러낸 왕당파인 알폰소파와 카를로스파도 내전 후에 국왕을 세겠다고 공약을 걸어 포섭하였다.

       

       그렇게 단결한 국민전선은 인민전선이 수비태세를 갖추기 전에 공격 계획을 실행했다.

       

       

       “지금이다! 몰아붙여라!”

       

       

       프랑코 휘하의 아프리카 군단은 러시아의 지원을 얻어 단번에 수도 마드리드를 압박했다.

       

       그리고 스페인령 모로코군에게 공화 진영의 마을에 한해서 어떤 전쟁범죄를 일으켜도 봐준다고 하여 모로코군은 인민전선의 마을을 약탈하고 여자들은 강간하기 위해 끌고 가기도 했다.

       

       

       “그래도 다 같은 스페인인데 좀 그렇지 않습니까?”

       “이에는 이. 물에는 물입니다. 모로코군이 열심히 싸우라고 특권을 주긴 했지만, 인민전선 측도 우리 국민전선에 있는 마을을 공격하면서 온갖 짓을 저질렀죠.”

       

       

       이는 실제 역사와도 같았다.

       

       국민파 진영은 모로코군이 스페인인을 경멸하는 것을 이용해 같은 스페인임에도 불구하고 살인, 약탈, 강간 등의 범죄를 허용했고, 그 덕에 모로코군은 내전에서 물 만난 고기 마냥 열심히 싸웠다. 

       

       공화 진영은 국민파에 선 가톨릭 교회 세력에 대해 내전 이전부터 혁명세력들이 테러를 일삼았고, 국민파에 가담했을 때부터는 신부들을 학살하고 국민파 진영의 우익 인사들을 학살했다.

       

       이 세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터졌고.

       

       차르, 성녀의 군대로 자부심이 넘치던 러시아군은 이러한 상황에 진저리를 쳤지만.

       

       

       “차르께서 친정하신다면 모르지만, 우리 선에서 스페인인끼리 저러는 것을 뭐 말릴 수는 없는 일이지요.”

       “솔직히 우리도 내 전중에 볼셰비키놈들이 저지른 것이 있으니. 크흠.”

       “전쟁 중입니다. 군사들 사기를 위해서도 어쩔 수 없지요.”

       

       

       러시아 내전 때도 사실 비슷한 전개가 있었다.

       

       백군에게 점차 밀리자 볼셰비키들은 징집에 저항하는 마을을 반동으로 규정, 백군으로 몰아 살인과 약탈 강간을 저질렀고, 백군도 모스크바를 탈환하고 우세를 점하자 볼셰비키 잔당에 대한 잔혹한 보복으로 죽이고, 볼셰비키에 가담한 여자들도 그리 미래가 좋지 못했다.

       

       그렇게 볼셰비키를 학살한 백군 병사들은 여전히 군대에 남아 차르를 지지하며 이 스페인 땅에도 왔다.

       

       그런 와중에 스페인이라고 다르겠는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퇴고가 좀 늦었읍니다.

    아무래도 최근에는 최대한 고증 맞춰보려고 퇴고 전에 또 자료 조사 다시해보고 하느라 시간이 슝슝 가더라고요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