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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6

       *** ***

         

       “으어어…”

         

       “끄으윽..”

         

       엉금엉금 기어가는 동기들을 바라보며 조가주 역시 후들거리는 다리를 옮겨 자리로 향했다. 힘겹게 가부좌를 틀고는 곧바로 운기에 들어갔다.

         

       “후우욱.”

         

       운기조식을 마친 조가주가 그대로 침상에 드러누웠다. 운기 조식을 하고 나니 그나마 좀 나아졌지만 짧은 운기조식만으로 회복할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으니 조금이라도 쉬려는 의도였다.

         

       조가주는 생활관을 둘러보았다. 그나마 운기조식이라도 하는 이들은 양반이고 체력적으로 부족한 훈련생들은 침대에 죽은 듯이 쓰러져 있었다.

         

       조가주는 비명을 지르는 몸을 일으켜 옥수수를 챙겼다.

         

       “이보게 수수, 가부좌를 틀게나. 지금 운기 조식을 하지 않으면 오후에는 정말 사달이 날 수도 있네.”

         

       “으으윽…”

         

       “내, 좀 도와주지.”

         

       수수를 일으켜 가부좌를 틀어 준 조가주. 옥수수는 말할 힘도 없는지 눈빛으로 인사를 한 뒤에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재상해와 몇몇 동기들을 운기조식을 할 수 있게 도운 조가주는 자신의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후우…”

         

       -본 피튀체조는 매일 아침 진행될 기본 체조입니다. 하루빨리 생도들이 적응하길 바랍니다.

         

       방금 전 오전훈련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한 호천안의 한 마디가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피튀체조가 몸풀기이고 매일매일 진행한다는 사실 자체가 현실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조가주가 현실을 곱씹는 사이에 운기조식을 마친 동기들이 하나 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아직 운기조식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기에 함부로 입을 여는 자들은 없었지만 동기들의 얼굴은 둘 중 하나였다.

         

       절망감을 느끼거나 분개하거나.

         

       2각정도 지나자 모두 운기조식에서 깨어났다. 애초에 기를 다루는 것도 정신력이 남아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오전 내내 감정이 널을 뛴 훈련생들은 애초에 오래 운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오후부터는 또 무슨 끔찍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군.”

         

       강추모루의 중얼거림에 훈련생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피튀체조를 떠올린 그들은 이를 갈았다.

         

       호천안의 교묘한 수법!

         

       고작해야 숫자를 세는 일이었다. 그런 숫자를 세는 일 하나를 못한 것은 훈련생들이었고. 그러니 계속해서 숫자를 늘려나가는 호천안을 보며 오전 내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게 다 자네 때문이 아닌가! 쓸데없이 목소리만 커서는 대체 몇 번을 틀리는 게야!”

         

       “뭐라고? 네놈 역시 틀리지 않았나! 네놈 때문에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온몸비틀기를 60회나 해야 했다고!”

         

       “재상해! 이제 앞으로 어쩔 건가!”

         

       “흥, 다들 교관을 시험해 보자고 동의해놓고는 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건가? 졸렬하기 짝이 없군.”

         

       “뭐라고!”

         

       “적어도 오늘 난 구호를 단 한번도 틀리지 않았다. 고작해야 숫자 하나 세지 못하는 녀석들 때문에 흘린 땀을 생각하면 나야말로 화를 내야 하지 않을까.”

         

       “저 자식이!”

         

       “그만! 그만하게!”

         

       “조가주! 말리지 말게! 따지고 보면 다 저놈 탓이거늘! 말하는 모양새 좀 보게나!”

         

       그렇게 다툼을 격화되고 있을 때 생활관의 문이 벌컥 열렸다. 갑작스럽게 열린 생활관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린 훈련생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붉은 모자!

         

       “다들 기운이 넘치는 모양이군. 오후 훈련의 강도를 높여도 되겠어.”

         

       순식간에 창백해지는 훈련생들의 얼굴. 그런 훈련생들의 얼굴이 보이는지 보이지 않는지 호천안은 밀차를 밀며 안으로 들어왔다.

         

       “앞으로 우리 십이 훈련부대는 다른 부대와 다르게 식사를 따로 추진한다. 이해했나?”

         

       “악!”

         

       “미리 경고하는데, 부대식당에 들낙거리다가 걸리는 놈은 살아있다는 것을 후회하게 될 때까지 굴려 주겠다.”

         

       “아아악!”

         

       “금의위나 훈련장 측에는 미리 말해 두었으니 끼니마다 당번을 정해 금의위부 앞까지 나서 용성객잔의 점소이에게 음식을 보급받도록. 알겠나?”

         

       “악!”

         

       대체 무슨 식사를 먹이려고…? 훈련병들은 침을 꼴딱 삼키며 수레를 응시했다. 호천안이 수레를 덮은 천을 벗기고 나타난 것은…

         

       “음? 이것은 삶은 계란인가.”

         

       “삶은 닭? 주먹밥?”

         

       “주먹밥은 인당 하나뿐이다. 양이 부족하다면 계란이나 닭가슴살로 채우도록.”

         

       “악!”

         

       훈련병들의 안색이 펴졌다. 부대식당은 정량배급제였으며 대부분의 반찬이 풀 반찬이었다. 밥의 양이 제한되는 것은 조금 그랬지만 원하는 대로 닭가슴살과 계란을 먹을 수 있다면 남는 장사였다.

         

       앞으로 한달 간 같은 식단을 섭취하게 될 미래를 모를 훈련병들은 그렇게 생각하며 식사를 시작했다.

         

       *** ***

         

       “행군간에~ 군가한다~ 군가는~ 멋진 사나이~”

         

       “멋있는! 사나이! 많고 많지만!”

         

       “소리가 작습니다!”

         

       “바로! 내가! 사나이! 멋진! 사나이!”

         

       조가주는 생각했다. 구보는 군인의 기본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절정의 경지에 오른 뒤에 구보가 이렇게 어럽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었다.

         

       속도는 경공을 펼치는 것 못지 않게 빠르다. 사실 빠른 속도는 문제가 아니었다. 빠른데…계속해서 군가라는 기묘한 노래를 부르게 시킨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오전에 쉬지 않고 구르고 뛰며 피튀를 한 탓에 이미 체력은 바닥이었다.

         

       달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찬 속도인데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기 위해 폐를 쥐어짜야 하니 죽을 맛.

         

       낙오자가 한 번 나왔지만.

         

       “제자리에 섯!”

         

       “악!”

         

       “쓰러진 훈련생이 나왔습니다. 훈련생이 회복할 때까지 본 훈련생들은 피튀를 진행합니다! 피튀 4번 준비!”

         

       “아아아아악!!”

         

       이 과정을 한 번 거치자 낙오자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구웨엑!”

         

       “우우욱!”

         

       구보가 끝나자마자 그 자리에 쓰러져 점심을 게워내는 동기들. 닭고기와 계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사실에 눈이 돌아가 과식한 자들은 그대로 그 대가를 치렀다.

         

       “피튀 훈련과 더불어 산악구보는 매일 아침 진행됩니다. 아침에 기상하자마자 시작합니다. 알겠습니까?”

         

       “악!”

         

       구토를 하지 않은 훈련생들까지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훈련생들, 아침 구보는 군인의 기본입니다. 또한 피튀체조는 하루의 시작을 여는 체조에 불과합니다. 본 교관은 훈련생들이 기껏해야 몸풀기 따위에 쩔쩔매지 않을 것이라 믿겠습니다.”

         

       “…악!”

         

       “오늘은 첫 날이니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냥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원 착석.”

         

       “악!”

         

       호천안은 앉으니 조금이나마 살 것 같다는 훈련생들을 응시했다.

         

       “본 교관에게도 역량의 한계라는 것은 존재합니다. 1개월동안 훈련생들의 정신과 육체를 뜯어고치면서 훈련생들 개개의 무공을 모두 파악하고 지도한다는 것은 허황된 목표입니다.”

         

       “악!”

         

       “그러니 본 교관은 모든 훈련생들에게 유익할 수 있는 무공을 준비했습니다.”

         

       호천안의 발언에 모두의 얼굴에 궁금증이 서렸다. 훈련생 전원에게 일괄적으로 도움이 되는 무공이 존재할 수 있는가?

         

       쉬익!

         

       호천안의 손이 섬전처럼 움직이고 그 손의 움직임을 따라 고개를 꺾은 훈련생들은 멀찌감치에 서 있는 목각인형의 머리에 비도가 박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감탄사를 터트렸다.

         

       “언제..?”

         

       “귀신 같은 솜씨로군.”

         

       호천안이 입고 있는 붉은 옷은 팔뚝 위로 소매가 끝나는 생소한 복장. 누가 봐도 비도를 숨길 공간이 없었지만 귀신같이 솟아난 비도는 이미 목각인형에 박혀 있었다.

         

       “투척무기의 유용함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제 이 기술을 연마하는 이는 극히 드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악!”

         

       “배워 두어서 나쁠 것 없는 재주입니다. 비도술은 도주하는 자의 발을 묶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고 위기에 처한 동료를 빠르게 구원할 수도 있으며 오랜 기간 합을 맞추며 연마해야 하는 합격진의 위력보다 단체로 암기를 던져 화망을 구성하는 편이 훨씬 위력적이기도 합니다.”

         

       “악!”

         

       “어차피 훈련생들의 신체 상태는 엉망입니다. 어느 정도 틀이 잡히기 전까지는 무공을 봐 주는 일은 그저 시간낭비에 불과하니 한동안은 훈련생들에게 비도술을 숙지시키는 것에 집중하겠습니다. 이해했습니까?”

         

       “악!”

         

       훈련병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이제야 교육다운 교육이 시작되었구나! 호천안은 주머니에서 투교비를 꺼내 훈련병들에게 지급했다.

         

       “훈련생들은 기본이 일류고수이나 투척무기나 암기를 다루어 본 경험이 없으니 한동안은 투교비로 대체하겠습니다. 일반적인 비도와 동일한 무게와 무게중심을 지니고 있는 것이니 연습은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악!”

         

       “우선은 본 교관이 시범이 있겠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추후 교습시간에 진행할 터이니 일단 암기술의 기본적인 세 가지 유형의 동작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악!”

         

       “우선은 첫째로 ‘서서 쏘기’입니다. 전형적인 암기술의 투척 방법이지요. 어깨와 팔 그리고 손목의 힘으로 비도를 던집니다. 아까 본 교관이 사용한 방식이자 가장 흔한 방식입니다.”

         

       쉬익!

         

       호천안이 비도를 쥐고 던지자 십 장 바깥에 있는 목각인형의 머리에 비도가 돋아났다. 훈련병들은 작게 감탄했다. 아까 던진 비도와 지금 던진 호천안의 비도가 정확히 같은 자리에 명중했기 때문이었다.

         

       “준비 자세가 보이지 않으니 상대가 대처하기 어렵지만 사실 전문적으로 암기술을 수련한 자가 아니라면 충분한 파괴력을 보장받기는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파괴력을 늘리는 ‘앉아 쏘기’입니다. 어렸을 때 투석을 좀 해본 훈련생이라면 자세가 비슷하다 느낄 수 있겠지요.”

         

       호천안은 크게 디딤발을 디디며 상체를 크게 휘두르며 역동적인 동작으로 비도를 던졌다.

         

       쐐애애액!

         

       쩍!

         

       날아가는 파공음부터 박히는 소리까지 훨씬 묵직했다.

         

       “마지막으로 ‘누워 쏘기’입니다. 이 동작은 상대방과 거리를 벌림과 동시에 암기를 투척하는 동작입니다.”

         

       호천안은 마지막으로 뒤로 몸을 날리며 몸을 비틀어 암기를 날리는 자세를 보여 주었다.

         

       “진정한 암기의 고수는 마치 묶인 연과 같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상대방에게 암기를 퍼부을 수 있지만 이 세 동작이 암기술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동작들입니다.”

         

       “악!”

         

       “자 서서 쏘기부터 구분 동작으로 본 교관이 알려 주겠습니다. 일 번 동작은 바로 비도를 드는 동작입니다.”

         

       호천안은 동작을 가르쳐 주고 때로는 훈련생들의 동작을 수정해 주며 비도술을 가르쳤다. 서서 쏘기, 앉아 쏘기, 누워 쏘기의 동작이 최소한도의 숙련도를 지니자 호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이제부터 본 훈련에 돌입합니다.”

         

       “악!”

         

       “이 훈련명은 피알이 훈련이라 합니다. 쏘기 자세를 숙달시키기 위한 훈련입니다. 본 훈련은 자세숙달 훈련이기에 절대 암기를 던지지 않습니다.”

         

       “악!”

         

       “본 교관이 자세를 외칠 때마다 훈련생들은 해당 자세를 연습합니다. 알겠습니까?”

         

       “악!”

         

         

       “서서 쏴!”

         

       “악!”

         

       훈련생들이 기합을 지르며 팔을 휘둘렀다. 강추모루는 생각했다. 그래 이게 훈련이지. 이게 제대로 된 무공 수련이고.

         

       “앉아 쏴!”

         

       “악!”

         

       “누워 쏴!”

         

       악!

         

       우르르르르!

         

       그리고 그런 강추모루의 생각은 호천안의 구령이 열 번 반복되기도 전에 번복되었다. 피튀체조와 버금가는 엄청난 활동량!

         

       “훈련생들! 대충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동작 한번한번이 나중에 비도의 명중률로 돌아옵니다! 추후 비도술 평가 때 성적이 나오지 않는 훈련생들은 열외하여 추가로 피알이 훈련을 진행합니다!”

         

       “아아아악!”

         

       “열외되어 추가 훈련을 받고 싶지 않다면 훈련에 열과 성을 다합니다! 누워 쏴!”

         

       “아아악!”

         

       와르르르르!

         

       훈련병들의 고난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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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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