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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7

       *** ***

         

       “허허허허.”

         

       도제식의 보고를 받은 금의위 제독 송창식은 파안대소를 터트렸다.

         

       “아무리 훈련생들 교육의 재량권은 조교에게 있다지만 이런 일은 또 처음인지라…제독님의 의사를 묻고 싶습니다.”

         

       금의의 훈련교관들을 각지에서 모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건 현장에서 활약을 보이거나 경력이 쌓인 자들의 경험과 기술을 흡수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다보니 틀에서 벗어난 독특한 교육을 하는 자가 나오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 아무리 활약상이 좋고 경력이 쌓였다 할지라도 교관으로는 초짜니까.

         

       그러나 호천안의 교육은 그런 교관 경력 십오 년의 도제식조차 경악을 금치 못할 파격의 연속이었다.

         

       “그래. 도제식 교관이 하고자 하는 말은 이해했지만 아직 특별히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렇지요.”

         

       “특이사항이 나오면 보고하되 일단은 지켜보도록 하지.”

         

       “충!”

         

       도제식이 물러가고 송창식은 아직 호천안에 대한 소식을 접한 여운이 가시지 않는지 큭큭 웃었다.

         

       “안성아.”

         

       “…예, 아버님.”

         

       송창식은 철저하게 공과 사를 지키는 사람이었다. 사무실에서는 급한 일이 아니면 집안의 일도 입에 잘 내지 않으며 송안성 역시 이름보다는 부관이라는 호칭을 지키며 불렀다.

         

       “내일부터는 시간을 내서 그 호천안이라는 자의 훈련을 지켜 보러 가거라.”

         

       “명령이십니까?”

         

       “명령은 아니다. 하지만 그 자가 하는 행동이 보통이 아니구나.”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 무슨 의미이신지요.”

         

       “십이 번 부대에 대해서는 너도 잘 알겠지. 무공이야 합격선이나 근본적으로 무인이나 군인이 아닌 자들이 대부분이니 기초 부분은 엉망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그렇지요.”

         

       “그 기초를 다시 쌓는다. 그것이 고작해야 한달만에 가능하리라고 여기느냐?”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습니까.”

         

       금의위 합격자들은 못해도 일류 정도는 된다. 이는 즉 쌓여있는 기초가 적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것을 다시 쌓으려면…

         

       송안성의 머리에 무언가 스치고 지나갔다.

         

       “혹시…호천안 그자는 이것을 노린 것입니까?”

         

       “호, 이것이라는게 무엇인지 설명해 보거라.”

         

       “무공의 기초가 되는 육체부터 바로 잡는다…취지는 참으로 좋지만 탑을 새로이 쌓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쌓은 탑을 무너뜨려야 하겠지요.”

         

       송창식이 고개를 주억거리자 송안성은 조금 더 자신감을 얻고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까다로운 장인들도 대저 3~5년간 수학한 자들을 한 명의 기술공으로 인정합니다. 일류에 오르기 위해서는 재능 있는 자들도 수년을 수련해야 하고 범상한 이들은 길게는 십 년까지도 수련하니 훈련생 한명한명은 그 견고함이나 높이와 별개로 한명한명이 완성된 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그 자는 지금 그것을 의도적으로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입니까?”

         

       “바로 그러하다.”

         

       송창식이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참으로 묘수야! 훈련생들이 어떤 식으로 단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쌓아올린 그들의 탑이 금의위 시험을 통과할 정도로 높이 쌓였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한 달이라는 기간동안 그 탑을 본래의 높이 이상으로 올리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니 전력의 저하는 확실하겠지.”

         

       “하오나…훈련생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다들 오랜 기간 피땀 흘려 갈고 닦은 무공이다. 결과적으로 시험도 떨어지고 약해지기까지 한다면 훈련교관이라는 명패만으로는 그들의 분노를 막을 수 없을 일이었다.

         

       “그렇기에 기대되는 것이다.”

         

       “예?”

         

       “호천안이라는 자가 준비한 것을 봐라. 해괴한 의복을 제작했고 독자적인 훈련체계도 구상했다. 뿐이냐? 훈련생들의 식사까지 챙겼지.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했는데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겠느냐.”

         

       “…과연.”

         

       “그 자는 아마 한달 안에 훈련생들이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낼 자신이 있으니 이런 일을 벌인 것이다.”

         

       “으음.”

         

       훈련생들이 납득할 만한 성과라. 송안성은 무엇이 훈련생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결국 당장은 약해지고 금의위 선별시험에도 탈락하게 될 터이니 호천안이 제시할 수 있는 패는 하나밖에 없었다.

         

       기대감.

         

       금의위 선별시험과 지금의 강함과 별개로 이 수련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높이 올라가는 길이라는 확신을 훈련생들에게 안겨 주어야 했다.

         

       그 확신을 안겨줄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하나였다.

         

       빠르면서도 단단하게 기초를 쌓아 올리는 것이다. 그래야 훈련생들이 지금의 훈련효과를 체험하고 금의위 시험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씻어내고 미래를 꿈꾸는 원동력이 될 테니까.

         

       “어려운 일이군요…”

         

       동시에 송안성은 송창식이 왜 호천안을 지켜보라 했는지 이해했다. 만약 이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다면 그 과정을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깨닫는 바가 적지 않을 일이었다.

         

       “내일부터는 바삐 움직이거라. 내 아들이라 봐 주지는 않을 터이니 호천안 그자를 볼 시간을 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하, 누구 아들이라 생각하십니까. 시간을 내고자 하면 얼마든지 낼 수 있습니다. 아버지나 나중에 저 없다고 불평하지 마시지요.”

         

       “뭐라? 하하하하!”

         

       “하하하하!”

         

       송창식의 관저에는 부자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 ***

       

       “행군간에 군가한다! 멸공의 횃불!”

         

       “악!”

         

       “하나 둘 시작!”

         

       “아름다운! 이 강산을! 지키는!”

         

       3일이 지났다. 훈련병들은 그래도 어찌어찌 따라오고는 있었다. 뭐 굴리면 일단 굴려진다는 K군대의 사상에 따라 굴렸으니 어쩔 수 없이 적응했겠지.

         

       삑삐! 삑삐빅!

         

       “8번 온몸비틀기 이십 회!”

         

       “악!”

         

       만약 군경험 있는 자가 십이 훈련대의 피튀체조를 지켜보았다면 ‘박자가 너무 빠른 거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질 터였다.

         

       훈련생들이 무림인인 점을 감안해 강화된 빠른 박자! 통상적인 체조 속도의 1.5배라 할 수 있었다.

         

       “이ㅅ…!”

         

       누군가 어떻게든 이십 회를 외치는 자신의 입을 제어해 보려고 했지만 이미 소리는 내 귀에 전달된 뒤였다.

         

       “기상! 사십 회 입니다! 몇 회?”

         

       “사십 회!”

         

       그 뒤로 가끔 한두 번씩 틀려가며 피튀체조를 마쳤다. 훈련생들도 지난 3일간 집중력을 끌어 올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몸으로 체감한바.

         

       적어도 첫날처럼 백 단위로 가는 일은 없었다.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점차 빨라지고 있으니 머지않아 오전 일과 시간에 맞출 수 있겠지. 오늘은 한 시진 정도는 오전 훈련을 진행할 수 있겠군. 첫 날 피튀훈련만으로 오전을 다 날려먹었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잠시 휴식합니다.”

         

       “악!”

         

       와르르르!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훈련병들. 나는 뒷짐을 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쉬는 시간이니 대답하지 않고 듣기만 합니다. 일 다경 정도 휴식한 이후 비도술을 자율 수련합니다. 오후에 있을 실력 측정에 대비해서 진짜 비도를 던져 보는 감각을 익히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훈련병들의 얼굴이 긴장으로 물들었다.

         

       “본 교관은 훈련병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을 정도로 막무가내가 아닙니다. 본 교관은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목표만 제시합니다.”

         

       훈련병들의 얼굴이 불손해졌다. 이 자식들. 쉬는 시간 아니었으면 바로 얼차려인데 운 좋은 줄 알아라.

         

       “오전에는 자율 연습으로 감을 잡되, 오후에는 실력 평가가 있을 것입니다. 실력 평가는 훈런생들의 개인 목표를 설정하기 위함입니다. 평가는 오 장 거리에서 서서 쏘기를 펼쳐 표적의 머리나 심장을 맞추는 것입니다. 비도는 다섯 개 지급될 것이고 하나만 맞추어도 합격입니다.”

         

       훈련생들이 벌써부터 평가가 걱정되는지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런 땐 역시 당근이지.

         

       “불합격자들은 본 교관과 함께 비도술을 연마할 것이며 합격자들은 개별적으로 본인의 무공을 수련합니다.”

         

       조가주가 손을 들었다.

         

       “질문이 있습니다. 교관님.”

         

       “무엇입니까. 조가주 훈련생.”

         

       “개별적으로 본인의 무공을 수련한다는 뜻이 궁금합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연무장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수련을 하면 됩니다. 물론 본 교관이 판단하기에 수련이 아니라 딴짓이나 휴식이라면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훈련생들의 눈빛이 변했다. 그야 뭐 피알이 훈련에 비하면 그냥 초식 수련 같은 건 천국이나 다름이 없으니 나름대로의 당근이라 할 수 있겠지.

         

       “그럼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자율훈련을 진행합니다. 해산!”

         

       “악!”

         

       의욕에 가득 차 표적 모형을 꺼내오기 위해 우르르 달려가는 훈련생들을 보며 나 역시 발걸음을 옮겼다.

         

       아까부터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송안성.

         

       어제부터 출몰하기 시작한 송안성은 시간이 날 때마나 훈련소, 아니 나와 내 부대를 둘러 보고 갔다. 짬짬이 시간을 내서 오는지 짧게는 1다경 길게는 한 시진씩 훈련을 둘러 보다 갔다.

         

       어제는 그냥 훈련을 둘러 보는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그냥 날 감시하러 온 모양이었다.

         

       “훈련은 잘 보고 계십니까.”

         

       “예. 보는 맛이 있군요.”

         

       송안성은 나를 반가운 눈빛으로 맞이했다.

         

       “이 모든 훈련계획은 외부고문님께서 작성하신 것인지요?”

         

       “그냥 머릿속에서 떠오른 것을 옮겨 보았을 뿐입니다.”

         

       송창식은 아무래도 내 훈련 방식에 호기심을 가지는 모양이었다. 피튀체조는 대체 어디에서 배운 것이냐. 구호를 붙이는 방식은 누가 생각해낸 악마적 발상인가. 그 위압감 넘치는 복장은 어디에서 사용하는 복장이냐 등등…

         

       “하필 닭의 가슴살만 떼어 식사로 제공하시던데 그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닭을 통째로 지급하는 편이 부대원의 사기에 더 좋아 보이는데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뭔지도 정확히 모르는 사람에게 단백질의 중요성을 설명하라니 거 질문이 너무 어려운 것 아니오.

         

       송창식의 질문은 하나같이 답을 내 주기가 어려운 것들 뿐이었다. 구호를 붙이는 방식은 누가 정했냐고? 나도 좀 알고 싶다. PT체조를 어디서 배웠냐고? 윽…머리가.

         

       이 질문들에 하나하나 가짜 설정을 붙이느니 그냥 침묵하는편이 낫다.

         

       “그냥 지켜보시지요. 결과는 저들의 육체가 말해줄 것입니다.”

         

       “오오, 그렇군요. 확실히…”

         

       송안성은 아무래도 피튀 체조와 군가가 무척 마음에 든 모양이다. 연신 피튀 체조가 수련 효과가 좋아 보인다느니….

         

       “이리 다양하신 군가를 생각해 내시다니 참 대단하십니다. 하나같이 남아의 기상과 황군의 위엄이 서려있는 것이 무척 좋더군요.”

         

       같은 말을 반복하곤 했으니까.

         

       “아, 예…”

         

       군가와 피튀체조에 집착하는 송안식을 보면서 나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 그러고보니 우리의 주적 ‘간부’였지?

         

       특정 요소에 집요할 정도의 관심을 표하는 것이 미래에 여럿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 장군이 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그나저나 비도술을 가르치신다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배워 두어서 나쁠 일이 없는 무공이라 생각했으니까요.”

         

       어차피 다 각 분야로 흩어질 이들이니 호신무공으로 비도술 하나 배워두는 건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위험한 순간에 나름 요긴하게 쓰일 테니까.

         

       나와 송안성은 잠시 훈련생들이 비도를 던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으랏차차차차!”

         

       광재련이 우렁찬 외침과 함께 서서쏘기인지 앉아쏘기인지 알 수 없는 근본없는 동작으로 비도를 던졌다.

         

       비도는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의 점이 되었다. 이따가 수련 중에 투교비 분실한 놈은 죽는다고 말해 놔야겠군.

         

       그 외에 다른 수련생들의 면면을 살핀 내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하나였다.

         

       오합지졸.

         

       표적 근처까지 날아가는 비도가 없을 지경. 재상해와 조갑덕 이 두 사람을 제외하면 비도를 날린다고 표현하기가 민망한 수준이었다.

       

        송안성이 조심스럽게 이런 질문을 할 정도였다.

         

       “그, 한달 안에 실전적인 수준까지 비도술을 익힐 수 있겠습니까?”

         

       투척술이나 암기술은 기본적으로 원거리 공격인 만큼 정확도가 무척이나 중요했다. 막말로 근접 무기야 대충 휘둘러도 적당히 알아서 맞지만 원거리 공격은 조금만 빗나가도 먼 거리가 되면 아주 큰 차이가 된다. 그러니 그만큼 정밀한 동작을 갖추어야 했고 정밀한 동작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량이 필수였다.

         

       암기술이나 투척술이 그 유용함에 비해 사용자가 적은 것은 재주를 익히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 시간을 투자할 바에야 차라리 초식 하나 더 장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달까.

         

       “괜찮습니다.”

         

       “허어. 자신이 있는 모양이군요.”

         

       “자신이 있다기보다는…훈련생들이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지요.”

         

       내 말에 꽤 감명을 받은 듯한 표정을 짓는 송안성. 나는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입을 열려고 했지만 송안성의 입이 열리는 것이 먼저였다.

         

       “과연….훈련생들을 믿으시는군요. 고작해야 3일만에 이렇게까지 굳건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다니.”

         

       “신뢰관계는 아닙니다만, 그저…”

         

       “하하하하! 쑥스러워 하실 것 없습니다! 이런…! 조금 더 지켜보고 싶지만 벌써 시간이 이리 되었군요. 이따가 다시 와 보겠습니다.”

         

       나는 송안성이 사라지는 뒷모습을 응시했다. 내 부대에 뭘 기대하고 있는 것 같은데 대체 뭘 기대하는지 알 수가 없네. 탈락부대가 드라마틱하게 합격하는 그런 전개를 원하는 것 같지도 않고.

         

       “아자자자자잣!”

         

       느긋한 생각조차 사치였나보다.

         

       다시 한번 투교비 하나를 하늘의 별로 만들어버리는 광재련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발을 돌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군대에서 일을 벌이면?

    간부가 주목한다.

    *[하늘의제왕썬더]님께서 [3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오래간만의 재 후원을 해주셨네요. 더욱더 정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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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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