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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8

       파이렌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짧은 순간에 그녀의 얼굴 위로 오만가지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그날 이후 늘 스승님과 함께했다.

       심지어 스승님 본인의 장례식에도 그분을 품에 안고 참가했다.

         

       파이렌은 그들의 홍일점이었던 엘파라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꾹 참았다.

         

       스승님과 만날 때면 항상 가슴과 허벅지 쪽의 단추를 풀고 오던 그녀였다.

         

       40살이나 먹은 년이 추접스럽게.

       스승님 곁에는 당신보다 20살이나 어린 내가 있는데.

         

       “다른 교수님들께는 알리지 않으셔도 되나요?”

         

       추모식이 열린 것은 사고 이후 한 달 뒤였다.

         

       그녀가 병 속의 악마를 완전히 스승으로 받아들인 만큼, 악마도 자신이 쓴 가면에 익숙해졌다.

       그는 이제 정보를 검색하는 일 없이 그녀와 자연스럽게 얘기를 주고받는 것도 가능했다.

         

       “그래. 너도 들었지 않니. 테러의 주범인 검은 마도사라는 존재에 대해서. 그에게 나의 생존 사실이 알려지면, 모두가 위험하단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그녀가 좋아할 법한 말을.

         

       “믿을 사람은 너밖에 없단다.”

         

       그의 말에 그녀는 미소지었다.

       스승님이 이렇게 된 뒤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많이 느껴졌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동료들에게 생존을 숨기려는 건지 모르겠다.

       어째서 검은 마도사라는 자가 스승님을 노린다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존경하는 스승님의 말이니 따르기로 했다.

       그편이 사랑받는 제자가 되는 길이니까.

         

       추모식 이후로 그녀는 스승님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스승님은 세상 구경을 하고 싶어 했다.

         

       파이렌은 트렁크 하나를 끌고 병 하나를 안고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늘 바라던 스승님과의 둘만의 생활이었다.

         

       스승님은 마치 세상에 처음 나온 사람처럼 행동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반응을 보였다.

       종종 당연히 알아야 할 상식을 모르기도 했다.

         

       그러나 파이렌은 스승님의 정체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나 끔찍한 꼴로 변해버렸는데 기억에 손상이 오는 건 당연하다고 여겼다.

         

       오히려 중요한 것들은 잊었는데도, 자신과 나눈 사소한 대화는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기뻤다. 자신이 그만큼 스승님에게 중요한 사람이었다는 증거니까.

         

       스승님은 가끔 플라스크 밖에 나오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었다.

         

       파이렌은 이미 그를 괴물이 아닌 ‘사람’으로 인식했다.

       사람에게는 그녀의 인스피라를 쓸 수 없었다.

       한 번 병에서 나오면 다시 못 들어갈 수도 있었다.

         

       병 속의 악마도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래서 그는 필요한 게 있으면 그녀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녀는 스승님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했다.

         

       그중에는 종종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있었고, 거부감 들 정도로 꺼림칙한 것도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스승님의 명령을 묵묵히 이행했다.

         

       “피리, 네가 내 제자라서 항상 고맙구나.”

         

       스승님의 인정과 칭찬이면 충분했다.

         

       그분은 제자의 미래에 대해서도 염려해 주셨다.

         

       그는 그녀에게 레카체프의 교수직에 도전하라고 권했다.

         

       그녀는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었다.

       스승님의 뒤를 이어 길들이기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분도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던 조련사였다.

       자신이 감히 스승님이 맡던 자리에 설 수 있을 거라 생각되지 않았다.

         

       “너는 내 제자란다, 피리. 나만 믿어라.”

         

       병 속의 악마는 학교 측이 어떤 시험을 내올지 알고 있었다.

       속삭임의 정원을 잠시 거니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는 그녀에게 시험의 답에 맞춰 그에 대항한 훈련을 시켰다.

         

       파이렌은 학교에서 내건 과제를 모두 만점으로 통과했다.

         

       마침 길들이기 교수를 맡고 있던 교수도 다시 현역으로 복귀하길 원하는 눈치였다.

       그러던 와중에 파이렌 같은 인재가 등장하자 기꺼이 그녀에게 자리를 넘겼다.

         

       “우르수스의 수제자라고? 허허, 과연! 그가 아니라면 그대 같은 사람을 누가 키워내겠나! 오랫동안 세계를 돌아다닌 건 견문을 넓히고 실력을 쌓기 위해서였군? 환영하네, 파이렌 교수!”

         

       덕분에 그녀는 30살에 레카체프의 교수가 될 수 있었다.

       스승님의 자리를 이어받은 그녀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공식적으로 자신이 스승님의 후계자임을 인정받은 것이다.

         

       “다 스승님 덕분이에요.”

       “네가 노력한 덕분이란다.”

         

       학교에 온 뒤에도 스승님의 괴상한 요구는 끊이질 않았다.

         

       돈은 그분이 얼마든지 벌 수 있는 정보를 주었기에 궁하지 않았다.

       그분이 읽고 싶어 하는 희귀한 서적도 구해다 줬고, 그분이 원하는 희귀한 물품도 구해다 주었다.

       종종 그분을 대신해 수상쩍은 마법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분이 요구하는 일 중 가장한 이상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저주 역병에 걸린 생물들을 수집하는 일이었다.

         

       저주 역병에 의해 변형된 생물은 자주 경매에 나왔다.

       ‘괴물 수집가’라고 해서 그러한 것들만 모으는 사람들이 따로 있을 정도로 그것은 활발히 거래되었다.

         

       그러나 스승님이 원하는 것은 데볼루트의 발병이 진행 중인 생물이었다.

         

       그것은 제대로 된 연구 기관이 아니면 거래가 금지된 품목이었다.

         

       레카체프는 명문 학교지만, 서커스 학교였다.

       아무리 교수의 신분이라도 그런 위험한 생물을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직접 저주 역병이 발병한 지역으로 갔다.

       거기서 그녀는 역병에 걸린 생물을 찾아 병에 담아 돌아왔다.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은하수를 주사해야 했다.

         

       그것은 연금술사 길드에서 저주 역병 치료제로 개발한 약이었지만, 지독한 독성을 지니고 있었다. 어린애들이 맞으면 머리카락이 모조리 빠져버릴 정도였다.

         

       잦은 은하수의 투입 때문에 그녀의 내부는 점점 만신창이가 됐다.

       그러나 그녀는 스승님의 명령을 묵묵히 수행했다.

         

       스승님이 자신의 몸을 되찾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그녀는 이스미 구릉지에 저주 역병이 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그곳을 찾았다.

       예테린푸르크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서커스 그랑프리에 입학시험 준비로 바빴지만, 그 정도 짬은 낼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마을에 도착한 그녀가 본 것은 황량한 폐허뿐이었다.

       주민들 대부분이 죽어 있었다.

         

       “소문으로는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으며 미쳐 날뛰었다고 하더군요.”

       “뭐라고!”

         

       병 속의 악마가 경악해서 소리쳤다.

         

       파이렌은 스승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녀도 드발체프에서 학교까지 돌아오면서 그것에 대해 고찰했다.

         

       그녀는 17년 전 원더 스테이지에서 봤던 광경을 떠올렸다.

       사람들은 대부분 그날 테러로 원더 스테이지가 바닷속에 추락했다는 것만 알았지, 그 안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사람들의 몸이 기괴하게 뒤틀어져 변성되는 증상.

       그것은 분명 데볼루트의 작용이었다.

         

       그러나 사람이 미쳐 날뛰는 것에 대해서는 17년 전의 그곳 외에서는 본 적이 없었다.

         

       스승님은 그것이 검은 마도사의 소행이라고 했다.

         

       그 이름은 이번에 서커스 그랑프리를 부활시키는 과정에 자주 언급되었다.

       그가 또 나타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주최 측에서는 아예 전문 추적팀을 결성했다고 했다.

       

       그가 예테린푸르크에서 가까운 곳에 나타난 것이 틀림없었다.

         

       병 속의 악마는 몸을 떨었다.

         

       서커스 그랑프리가 다시 열린다고 들었을 때, 그자가 다시 나타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 오다니.

       어쩌면……어쩌면…….

       ……자신의 흔적을 찾아서?

       으으.

         

       “계획을 앞당겨야겠다.”

         

       스승님의 말에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님의 계획은 자신의 그릇이 될 몸을 만들어 혼을 옮겨 담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원래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리는 일이었다.

         

       그녀는 비밀의 방에 있는 선반들을 둘러봤다.

       유리병마다 저주 역병에 걸린 생물들이 들어가 있었다.

       모두 스승님이 몸을 되찾기 위해 모은 것이었다.

         

       그들의 몸이 변성되던 증상은 유리병에 들어가자 멈췄다.

       그녀의 인스피라가 가진 ‘고정’ 기능은 데볼루트에도 적용됐다.

         

       병 안에는 아직 활성화된 데볼루트들이 있었다.

       그것을 몇 년 더 모아 그의 몸을 만드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다.

         

       그러나 검은 마도사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마당에 몇 년을 기다릴 수 없었다.

         

       파이렌은 표정을 고치고 집무실 구석에 섰다.

       오늘 그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 중 가장 꺼림칙한 일을 해야 했다.

         

       “교수님, 준비됐어요.”

         

       집무실의 중앙.

       그곳에는 단정한 차림새의 18살 소녀가 있었다.

         

       클라라.

       그녀는 입학시험에서 파이렌에게 은혜를 입고 나서 그녀가 하는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파이렌의 지인 중 한 명이 실험적인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대본을 시험하는 일이었다.

         

       클라라는 그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녀가 베풀어준 은혜에 비하면 쉬운 일이었다.

         

       클라라는 매일 저녁에 교수의 집무실을 찾아서 그녀가 시키는 대로 춤을 추고 대사를 던지고 노래를 불렀다.

         

       확실히 실험적인 작품이긴 했다.

       상당히 난해한 움직임과 발음이었다.

       물론, 클라라는 레카체프의 학년 수석답게 요구하는 대로 그것들을 모두 정확하게 해냈다.

         

       그러나 그녀는 모를 것이다.

         

       그녀가 춘 춤은 마신에게 스스로를 바치는 공양의 의식이었고, 그녀가 던진 대사는 스스로의 혼을 몸에서 빼는 주술이었으며, 그녀가 부른 노래는 상대의 혼을 자신의 몸에 부르는 주문임을.

         

       그리고 교수님이 늘 챙겨주는 음료에는 의식에 필요한 약물이 들어있었고, 교수님의 집무실 바닥에는 주술에 필요한 문양이 그려져 있으며, 교수님의 책상 너머 가림막 뒤에는 그 모든 것을 제공한 자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음을.

         

       오늘은 몇 주간 준비했던 것들의 총집합이었다.

         

       파이렌의 신호에 클라라는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을 물 흐르듯이 전개했다.

       한 번의 실수도 없었다.

       과연 학년 수석다운 솜씨였다.

         

       클라라는 의식을 시작하면서부터 오늘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하게 몸이 나른했으며, 대사를 욀 때는 머릿속이 혼미했다.

       그리고 마지막 노래를 부를 때는 의식이 붕 뜨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했다.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은 곡예사들의 의식 뿌리 깊은 곳에 박힌 정신이었다.

       하물며 엘리트 과정을 거친 그녀로서는 말할 것도 없다.

       조금 어지럽다는 이유로 공연을 멈출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번 무대를 고안한 교수님의 지인이 가림막 뒤에 있었다.

       혹시나 클라라가 낯선 사람 앞에서 긴장할까 봐, 그녀가 무대를 끝난 뒤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했다.

         

       업계의 인맥이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야 했다.

         

       몇 분간의 의식이 끝났다.

       마지막 동작이 멎고, 마지막 대사가 클라라의 입을 떠났다.

         

       그 순간.

       마법이 발동되었다.

         

       의식을 마치고 가림막 쪽을 바라보며 이번 무대의 주선자가 나오길 기다리던 클라라는 뭔가가 몸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컥!”

         

       그녀는 목을 움켜쥐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숨이 막혀왔다.

       뭔가가 그녀의 목구멍을 타고 입으로 나오고 있었다.

         

       “커컥, 크그극! 교, 교수님! 모, 몸이!”

         

       그녀는 황급히 파이렌을 찾았다.

       그녀가 뭔가 조치를 위해줄 거라 여겼다.

         

       그러나 교수가 있는 자리를 올려다본 그녀는 얼어붙고 말았다.

         

       교수님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조차 않았다.

       그녀는 환희에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지인이 있다는 가림막 뒤를 향하여.

         

       “스승님!”

         

       스승님?

       클라라는 파이렌이 평소 수업시간마다 입에 담든 스승이라는 존재에 대해 떠올렸다.

       5인방 우르수스.

       예전에 죽은 그가 왜?

         

       그러나 그녀는 그 이상 그에 대해 떠올릴 수 없었다.

       저릿저릿한 감각이 그녀의 몸 전체를 타고 흘렀다.

         

       “구에엑!”

         

       그녀의 입에서 무언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

       희뿌옇고 끈적끈적한 점액질이었다.

       그녀의 몸에 달린 모든 구멍에서 그것이 쏟아져 나왔다.

         

       “헤에엑!”

         

       그녀가 바람 빠진 소리를 내며 실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클라라는 비명을 지르려 했다.

       그러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온몸의 근육이 녹아내린 것처럼 무거웠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돌아보려 했다.

       그러나 시각조차 엉망이었다.

       마치 수십 개의 렌즈를 무작위로 겹쳐서 보는 것처럼 시야가 빙글빙글 돌았다.

       마치 소용돌이치는 파도 속에 허우적대는 기분이었다.

         

       그때,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클라라, 이곳으로 오렴. 이곳은 안전하단다.”

         

       교수님? 교수님이에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자, 이곳으로 들어오렴. 나를 믿지? 여기에 들어오면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

         

       혼란스러움 속에서 클라라는 교수님의 얼굴을 떠올렸다.

         

       파이렌 교수님.

       언제나 학생들에게 친절한,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착하신 분.

       나를 구해주신 분.

         

       아아, 교수님. 갈게요.

         

       그렇게 그녀는 온통 반짝이는 빛 속으로 몸을 던졌다.

         

       클라라가 쏟아낸 끈적끈적한 무형질의 액체가 유리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는 자신이 있는 공간이 어딘지 몰랐다.

       다만, 아주 편하고 아늑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시각도 청각도 촉각도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유리병 너머로 비치는 광경을 보았다.

         

       그곳에는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교수님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 옆에 또 한 사람이 보였다.

         

       클라라는 그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아주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너무나 익숙한…….

         

       파란색 머리카락에 얌전한 스타일의 18살 소녀.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봤던 그 얼굴.

         

       그녀는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성공했구나.”

         

       한때, 클라라라 불리었던 소녀가, 병 밖의 악마가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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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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