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178

       모용세가에 도착한 조원들을 맞이한 이는 모용진천 혼자가 아니었다.

         

       “이쪽은 내 아들일세.”

         

       젊고 훤칠한 사내.

         

       “모용빈이라 합니다.”

         

       한 걸음 걸어 나오며 포권을 취하는 모용빈.

         

       이마에 동여맨 적자색 영웅건에선 정파인으로서의 기상이 느껴진다.

         

       ‘오, 제법….’

         

       주변에 흐르는 기세 또한 놀라울 정도.

         

       ‘벽에 다다랐나.’

         

       그는 신예화, 당선영과 마찬가지로 초절정의 벽에 닿아 있는 상태였다.

         

       심지어 그것도 꽤 허물었는지, 기세적인 면에선 두 사람을 능가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상했다.

         

       ‘저 정도면 무조건 학관에 입관시켰을 것 같은데.’

         

       모용세가는 언제나 명성에 목마른 가문.

         

       그가 정무학관에 입관했다면 용의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이고, 그 이상을 노려볼 수도 있었을 법한데.

         

       그 정도라면 모용세가에 대한 세간의 관심 또한 늘어났을 터.

         

       ‘뭐…, 내부적으로 사정이 있는 거겠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 모든 걸 판단해선 안 되겠지.

         

       그러지 못한 데에는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이 숨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

         

       “백우진입니다.”

       “아, 드디어 뵙게 되는군요. 언젠가 꼭 한 번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그의 친근한 태도에 백우진이 의아함이 담긴 시선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저를 말입니까?”

       “예. 최근 후기지수들 중 가장 명성이 높으신 분이니까요.”

         

       만나고 싶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는 듯 보였다.

         

       백우진은 그의 웃는 얼굴 사이에 짙게 내려앉은 호승심을 엿보았다.

         

       꼭 한번 붙어보고 싶다는 듯한, 근질근질한 표정이 매우 인상적이다.

         

       “나중에 때가 된다면 가볍게 검을 맞대어 보고 싶습니다만….”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제 욕심을 드러냈다.

         

       “일만 잘 해결된다면 얼마든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일만 잘 해결되면 검 몇 번 맞대는 것쯤이야.

         

       뒤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모용진천이 한 걸음 걸어 나왔다.

         

       “이 아이가 자네들의 길잡이가 되어줄 걸세.”

       “그렇군요.”

       “어제 말한대로 준비는 이쪽에서 다 해두었네.”

         

       멀찍이 대기하고 있던 일꾼 몇몇이 커다란 상자를 가지고 와 그들의 앞에 내려놓았다.

         

       일꾼 중 하나가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야영에 필요한 물품들이 빼곡하게 담겨 있었다.

         

       “필요한 만큼 챙기시게들.”

         

       하나 같이 비싼 물건들.

         

       “이렇게까지 도움을 주시는데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백우진이 감사를 표하자, 모용진천이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말했듯, 훗날 정파를 이끌어 갈 후기지수에게 도움을 주는 것뿐일세. 정 고맙거든 나중에 내 아들 녀석과 검이나 한번 맞대주시게.”

       “예, 꼭 그리 하겠습니다.”

         

       백우진을 비롯한 조원들은 필요한 만큼의 물건들을 챙겼다.

         

       건량, 부싯돌, 금창약, 모포 등.

         

       대략 사나흘 정도는 넉넉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모용빈과 백우진이 나란히 서자, 모용진천이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흘 내로는 돌아오도록 하게. 그 이상 지체되면 자네들에게 변고가 있다고 판단할 걸세.”

       “예, 알겠습니다.”

         

       그의 시선이 모용빈에게로 옮겨졌다.

         

       “빈이 너도 알겠지만, 초원은 매우 위험한 곳이다. 그러니 조심 또 조심하여 이들을 인도하도록 하거라.”

       “예, 명심하겠습니다.”

         

       이야기를 마친 백우진이 모두를 이끌고 모용세가를 나섰다.

         

       모용진천은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머물렀다가 이내 등을 돌렸다.

         

         

       * * *

         

         

       요녕을 넘어 조금 더 북으로 향하면 길림성과 흑룡강성이 나온다.

         

       초원을 내달리는 이민족들과 군부가 치열하게 싸우는 곳.

         

       이곳을 지나 조금 더 북으로 올라가면 그때부턴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다.

         

       “이곳입니다.”

         

       모용빈은 그 초원을 가리키며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황당했다.

         

       “그러니까…, 여기가 현무단이 다다른 마지막 장소란 말입니까?”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으로 그렇습니다.”

       “허허.”

         

       그리고 막막했다.

         

       오로지 풀과 드넓은 땅이 전부인 이곳에서 대체 현무단을 어떻게 찾아야 한단 말인가.

         

       “이걸 받으시지요.”

         

       그때, 모용빈이 둘둘 말린 양피지 하나를 건네주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이 근방에 자리 잡고 있는 이민족들의 위치를 표시해둔 지도입니다.”

         

       백우진은 말려 있는 양피지를 펼쳐 보았다.

         

       드넓은 초원에 ‘X’로 표시되어 있는 이민족들의 위치와 간략한 설명.

         

       마물에 대한 실마리를 잡았다며 초원으로 떠난 현무단.

         

       그들을 찾기 위해 떠나온 자신에게 건네준 이민족들의 위치가 담긴 지도.

         

       그의 시선이 모용빈에게로 향했다.

         

       “현무단의 실종이 이민족들과 연관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뒤이어 나온 모용빈의 말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현무단은 사라지기 전부터 이민족에 대한 조사에 열을 올렸다고 들었습니다.”

         

       요녕은 마교가 웅크리고 있는 십만대산과 정반대에 위치한 지역.

         

       이곳에 마물이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흔치 않은 사건인데, 그것이 또 이민족과 연관이 되어 있다면.

         

       ‘이민족과 마교.’

         

       두 집단의 공통점이 있다.

         

       양쪽 모두 중원을 도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

         

       ‘이해관계가 일치해.’

         

       그렇다면 두 집단이 손을 잡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효과적이지.’

         

       오로지 청해성에서만 몰려올 거라 생각하는 마교도들이 이민족의 도움을 받아 뜬금없이 요녕에서 뚫고 들어온다면?

         

       그야말로 성동격서가 아닌가.

         

       이를 위해 마교도들이 이곳에서 마물을 만들어내고, 또 연구하고 있다면 기형적인 마물이 나타났다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마교와 이민족들이 손을 잡았다면.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는 이민족들 중 누가 그들의 대표를 자처했단 말인가.

         

       한 부족 사이에 걸출한 인물이 나와 이민족들을 모두 복속시키기라도 한 걸까.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지.’

         

       터무니없는 얘기지만, 아예 성립이 불가능한 얘기는 또 아니었다.

         

       과거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뛰어난 신력을 지니고 태어나, 정복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은 잊을 만하면 나타났다.

         

       그들의 앞에 놓인 길은 단 두 갈래.

         

       모두의 머리 위에 서거나, 덧없이 바스라지거나.

         

       백우진은 쥐고 있는 지도를 내려다보았다.

         

       ‘확인부터 해봐야겠지.’

         

       만약 정말로 누군가에 의해 이민족들이 하나둘씩 힘을 합치고 있다면.

         

       심지어 그들이 마교도와 손을 잡고 있다면 이는 보통 일이 아니기에.

         

       물론 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다.

         

       어쩌면 마교도와 손을 잡은 건 수많은 부족 중 일부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이쪽이 더 가능성이 높지.’

         

       마교도 놈들은 하나 같이 음흉하고, 간사한 놈들이다.

         

       누군가를 발아래 두려고는 해도, 제 옆에 둘 놈들이 아니기도 했고.

         

       이민족들 일부를 살살 꼬여내어 그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도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백우진은 첫 번째 목표를 정했다.

         

         

       * * *

         

         

       드넓은 초원 위에 자리 잡은 부족 중 하나.

         

       수십의 전사를 보유한 부족의 부족장인 자갈타이는 소박한 사람이었다.

         

       “알았나? 뭐든 적당한 것이 좋다!”

       “우! 우!”

         

       그는 언제나 말한다.

         

       중간, 또는 적당히.

         

       세력이 커지는 걸 원하는 것도 아니요, 한족에 대한 깊은 증오심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적당히 먹고 살 수 있을 만큼만 약탈해서 배만 가득 채울 수 있으면 그만인 사람이기에.

         

       오늘도 마찬가지다.

         

       전사들에게 적당히 털고 오라고 격려해준 뒤, 제 집인 가장 큰 움막에 들어가 아내의 가슴을 조물딱거리고 있는데.

         

       “크아아악!”

       “끄헥!”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응? 이게 무슨 소리야.”

         

       조금 더 귀를 기울이자, 그들의 비명과 비명 사이에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설마 침입인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언제나 적당히 가기를 좋아하는 이였다.

         

       그래서 약탈을 할 때에도 다른 부족들이 신나게 돌아다닐 때 그 뒤를 슬금슬금 쫓아 딱 먹을 만큼만 가지고 온다.

         

       심지어 부족간의 다툼도 원치 않아 인근 부족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했다.

         

       그 덕분에 자신의 부족이 누군가에게 침범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대체 어떤 놈들이…!”

         

       그는 제 몸통만 한 크기의 대도를 손에 쥐고 움막을 나섰다.

         

       “이놈들!”

         

       세차게 소리를 내지르며 나선 그는 제 눈을 의심했다.

         

       지금까지 알뜰살뜰하게 키워온 부족민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고작 아홉 명의 젊은 남녀에 의해서!

         

       “하아아앗!”

         

       그중 가장 압도적인 것은 선두에 서서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한 여인이었다.

         

       자신이 들고 있는 대도보다 커다란 월도를 제 이쑤시개처럼 휘두르는 작달막한 여인.

         

       넋을 놓고 있는 사이, 주변에 몰려드는 전사들을 모두 해치운 여인이 이쪽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익…!”

         

       그는 황급히 대도를 들어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카가각!

         

       여인이 내리친 월도는 그의 대도를 한가을 볏짚을 잘라내는 것처럼 손쉽게 잘라냈다.

         

       그대로 제 몸도 반으로 갈라버릴 거란 생각과는 달리, 월도는 그의 머리 위에서 멈춰 섰다.

         

       그때, 눈앞에 서 있는 여인과 눈을 마주쳤다.

         

       활활 타오르고 있는 눈동자.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렸다.

         

       “당신이 부족장인가요?”

         

       그녀의 물음에 자갈타이는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마, 맞습니다. 제가 부족장 자갈타입니다, 예.”

       “알겠어요.”

         

       멈춰 있던 움직이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날이 아닌 넓은 면이, 그의 뺨을 그대로 후려갈겼다.

         

       “크허억!”

         

       피융, 하고 날아가 제가 나온 움막에 틀어박힌 그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신예화가 선봉인 이유,,, 다음 편에 공개됩니다,,,!!

    개봉박듀.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고, 저는 내일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매번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셔요. (_ _)

    다음화 보기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주정뱅이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sent a 5,700-character message and ended up transported into a novel world once. Then after returning, I got reincarnated into a second martial arts novel by the same damn author. Only this time, I really didn’t write an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