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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8

        – ㅋㅋㅋㅋㅋㅋ

        – 아닠ㅋㅋㅋㅋㅋ

        – 공주가 눈앞에 있는뎈ㅋㅋㅋㅋ

        – 엌ㅋㅋㅋㅋ

       

        = “푸하핰ㅋㅋㅋ 그걸 왜 못 알아봤대욬ㅋㅋㅋ?”

       

        나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이 아나티샤를 눈앞에 두고도 못 알아본 이유가 있었다.

       

        일단 2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다는 점이 있었다.

        단순히 2년의 시간이 흐른 정도였다면 모르겠지만, 그 당시의 아나티샤는 2년 전의 아나티샤와는 완전히 다르게 변했다고 한다.

       

        – 겨우 그걸로?

        – ??

        – 이해가 안 되네.

       

        “옷차림도 다르고, 머리 모양도 다르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달랐다고 했던가?”

       

        이걸 어떻게 설명한다…… 그렇지!

       

        나와 함께 지내기 이전의 아나티샤는 어딘가 가녀리고, 여린 아이의 느낌이었다고 한다.

        내 처지에서는 어딘가 비실거리는 모습이었지만 말이다.

       

        – 할머니 마인듴ㅋㅋㅋ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큭큭큭큭…….”

       

        웃지 마라 고얀 놈들아.

       

        어쨌든, 그랬던 아나티샤가 나와 만난 이후로 분위기와 성격이 확 달라졌다.

        그리고 생물이라는 것은 분위기나 성격이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외형적인 모습이 확 바뀌는 법.

        그렇기에 그들이 아나티샤를 알아보지 못했다.

       

        = “그런데 그 기사들은 어디에서 왔었어요?”

       

        “그들 말이냐?”

       

        그래.

        이제부터 그것을 설명해 주어야 하겠군.

        나는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            *            *

       

       

        푸슈슉!

       

        근육질이던 아나티샤의 몸이 다시 줄어들었다.

        풀었던 근육 압축을 다시 한 것이다.

       

        평소의 가녀린 모습을 되돌아온 아나티샤가 다소곳한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기사님들이셨군요? 오호호호!”

       

        “…….”

       

        “…….”

       

        “…….”

       

        그…… 아나티샤야.

        드래곤인 내가 이런 말을 하기도 좀 그렇지만, 이제 와서 내숭을 떨어 봤자 늦었지 않았을까?

       

        아나티샤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지켜보고 있던 기사들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는데…….

       

        “이건 꿈일 거야.”

       

        “내 레이디가 이럴 리가 없어.”

       

        “난 마녀의 환술에 당한 것이 분명해. 깨어나야 한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뛰어난 청력을 이용해 들은 내용이니, 확실했다.

       

        그리고 ‘머슬 임펙트’에 의해 인간을 초월한 감각을 가지게 된 아나티샤 역시 저 소리를 들었는지, 아나티샤의 이마 위로 혈관이 솟아나는 모습이 보였다.

        동시에 압축되어서 단단하게 굳었을 아나티샤의 팔뚝 근육이 불룩 솟아올랐다.

       

       

        *            *            *

       

       

        = “잠깐! 질문 있습니다!”

       

        “음? 말해 보거라.”

       

        = “압축 근육이 더 강한 것 아닌가요? 왜 힘쓸 때 압축 근육을 푸나요?”

       

        도돌순이의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해 봤다.

        그리고 생각이 모두 정리된 후, 천천히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압축 근육은 일반적인 근육보다 엄청 강할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더구나.”

       

        – ㅇㅇㅇㅇ

        – ㅇㅇ

        – ㅇㅇㅇ

        – 맞아영.

        – ㅇㅇ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란다.”

       

        기본적으로 근육이라는 것은, 일종의 구멍 뚫린 질긴 섬유에 가까운 조직이다.

        고무로 만들어진 스펀지라고 해야 할까?

        ‘근섬유’라고 불리는 그 섬유가 서로 연결된 채, 각각 수축과 이완을 하는 것으로 ‘근육’이라는 전체적인 조직이 움직이는 원리다.

       

        “그런데 너희들이 말하는 ‘압축 근육’이라는 것은, 그 근육이 극도로 수축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란다.”

       

        말하자면…… 스펀지를 꽉 눌러 압축한 상태라고 해야 할까?

       

        “조금의 빈틈도 없이 수축된 상태를 유지하는 근육이, 더 이상 수축할 수 있겠느냐?”

       

        즉, 대부분의 근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근육이 조금의 빈틈도 없이 수축되어 있으니, 강도 자체는 단단하다.

        적어도 ‘방어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압축 근육이 대단한 기술이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근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과연 강한 근력을 낼 수 있겠느냐?”

       

        = “아하.”

       

        – 아…….

        – 그렇구나.

        – 그러네.

        – 헐.

        – 일리가…… 있어?!

        – ㄹㅇㅋㅋ

       

        그렇기에 아나티샤도 평소에는 압축 근육으로 힘을 제한한 채 생활하는 것이다.

        그것이 수련의 일종이기도 하고, 아나티샤 본인도 그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뭐랬더라? 우락부락한 모습은 싫다고 했던가?

       

        – 엌ㅋㅋㅋㅋ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싫을 만도 함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 “앜ㅋㅋㅋㅋㅋ”

       

        다시 웃기 시작하는 도돌순이와 채팅창.

        대충 의문도 해소된 것 같으니, 나는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 “아나티샤가 내숭 떤 부분이요.”

       

        “아. 그랬지.”

       

       

        *            *            *

       

       

        아나티샤가 근육(?)을 이용해 세 기사를 심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뭐? 내분?!”

       

        “그, 그렇습니다!”

       

        압축이 풀린 왼팔을 울끈불끈거리며 으르렁거리는 아나티샤의 모습에, 세 기사가 벌벌 떨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말은 두서없었지만, 대충 정리하자면 이런 내용이었다.

       

        아나티샤가 떠나고, 내가 만들어 준 무한한 금광이 메마른 직후엔 별다른 일은 없었다.

        애초에 내가 만들어 준 무한한 금광으로 수많은 부를 쌓았던 제국이었기에, 당장은 문제가 없었다.

        ……겉으로 보이기엔 말이다.

       

        “시작은 볼레스토 공작님이었습니다.”

       

        “루이님이?”

       

        루이? 루이가 누구지?

        순간적으로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이내 떠올릴 수 있었다.

        가끔 아나티샤가 마을에서 술을 가져올 때가 있었는데, 그 술을 먹고 취할 때마다 소리치던 이름이 그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나쁜 놈! 나만 위해주겠다면서!’

       

        ‘죽여 버릴 놈! 내가 너! 만나면 진짜 허리를 뽀개버릴 거야!’

       

        ‘으흐흑! 나만 사랑한다면서…… 루이님!!’

       

        “…….”

       

        그때 나는 술에 취한 인간이 얼마나 꼴불견이 될 수 있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나도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설마 아나티샤 덕분에 다시 떠올릴 줄은 몰랐는데 말이다.

        아나티샤가 술에 취했을 때의 기억이 없어서 천만다행이었다.

       

        내가 그때 기억을 떠올리며 떨떠름해 있을 때.

        세 기사의 말은 계속되었다.

       

        “볼레스토 공작님은 지금까지의 사건을 다시 조사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이 조작되었음을 밝히셨죠.”

       

        “아나티샤 황녀님의 명예를 다시 되찾으신 겁니다!”

       

        “…….”

       

        그 후에 제국 황실은 볼레스토 공작의 말에 반발했고, 제국은 둘로 갈라진 채 내분에 들어갔다고 한다.

        황제와 황실에 충성하는 쪽.

        볼레스토 공작과 아나티샤에 충성하는 쪽.

        이렇게 둘로 말이다.

       

        “하지만 겨우 그 정도로 제국이 갈라진다는 것은…….”

       

        “그게…….”

       

        기사들이 떠듬떠듬 말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당연히 귀족 간의 분쟁으로 제국이 갈라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문제가 된 것은 없어진 ‘무한한 금광’ 때문이라고 한다.

       

        “???”

       

        내 탓이라는 뜻인가?

        이건 나 역시 관심이 가는 주제였기에, 나는 슬그머니 아나티샤의 옆에 붙었다.

       

        “처음에는 문제가 없을 줄 알았습니다. 저희 제국은 금광이 아니더라도 강대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제국이었으니까요.”

       

        분명히 내 금광이 제국을 건설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맞았다.

        하지만 단순히 금광 덕분에 제국이 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내가 만들어 준 금광이 ‘촉매’ 역할을 했을 뿐, 애초부터 제국은 ‘제국’이 될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선황제는 언젠가 사라질 내 금광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산업과 군사력을 충분히 키워내기도 했고 말이다.

       

        “문제는 현 황제에 의해 벌어졌습니다.”

       

        내가 맡긴 아이를 아나티샤에서 자기 딸로 바꿔치기하기로 결심한 현 황제는, 단순히 아나티샤에 대한 소문과 여론을 조작한 것만이 아니었다.

        내가 만들어 준 광산을 바탕으로 수많은 사업을 전개하기까지 한 상태였다.

        다만 선대 황제와 다른 점이라면, 오로지 내가 만들어 준 광산 하나만 믿고 벌인 사업이었다고나 할까?

       

        “허!”

       

        “으음…….”

       

        황당한 소리에 아나티샤와 나의 입에서 저절로 한탄이 새어 나왔다.

        저것이 진정으로 ‘지성체’라는 이가 할 법한 생각이란 말인가?

        저런 점이 인간의 특징이라는 것은 잘 알지만, 저런 인간들을 볼 때마다 어이가 없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역시 인간은 재미있어.’

       

        “하긴. 그 사람은 라그나님의 광산을 영원히 독차지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멍청하게도…….”

       

        “그렇습니다.”

       

        어쨌든 그런 사업을 벌인 상황에서, 내가 그 금광을 거두어갔다.

        당연히 그 손해는 고스란히 제국 황실이 짊어지게 되었고, 황실은 그 위기를 넘기기 위해 가혹한 세금을 거두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도 평민과 귀족, 모두에게서 말이다.

       

        “아아…….”

       

        “…….”

       

        다시 한번 아나티샤에게서 한탄이 새어 나왔다.

        다만 나는 저게 뭘 의미하는지 모르니, 그냥 고개만 갸웃거렸다.

       

        “귀족들에게 아무런 명분 없이 재산을 갈취하려 했으니, 당연히 반발하겠군요.”

       

        “네.”

       

        ‘아, 그렇군.’

       

        황실이 광산으로 벌인 사업은 어디까지나 ‘황실 개인’이 벌인 사업이다.

        당연히 사업이 성공한다면 이득도 혼자 독식하겠으나, 실패했을 때의 손해도 혼자 떠안게 된다.

        그런데 제국 황실은 자신들의 실수로 떠안게 된 손해를 다른 귀족이라는 이들에게 떠넘기려 한 것이다.

        당연히 책임이 없는 이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겠지.

       

        아나티샤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굳은 얼굴이 된 아나티샤가 세 기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상황을 대충 알겠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이 저를 왜 찾았고, 어떻게 이곳으로 찾아온 것인지는 설명되지 않는군요.”

       

        울끈불끈!

       

        아나티샤가 날카로운 눈으로 기사들을 내려보기 시작했다.

        동시에 팔짱을 낀 그녀의 팔뚝 근육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니, 기사들의 몸이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저, 저희는 제국의 정당한 황녀님을 모시러 왔습니다!”

       

        “그, 그렇습니다!”

       

        “결코 수상한 의도를 가지고 온 것이 아닙니다!”

       

        멍이 든 얼굴을 즉시 땅바닥에 박기 시작하는 기사들.

        하지만 그들을 내려다보는 아나티샤의 눈빛은 달라지지 않았다.

       

        “수상하지 않다는 이들이, 절 보자마자 협박해요?!”

       

        “…….”

       

        “…….”

       

        “…….”

       

        아나티샤의 목 근육이 부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나티샤의 근육이 부풀 때마다, 기사들의 몸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의 양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드래곤인 나조차 감탄할 정도로 흉흉한 기세를 내뿜기 시작하는 아나티샤.

        그리고 그 기세에 노출된 기사들이 꺽꺽거리며 기절하기 직전이 되었을 때, 아나티샤가 기세를 거두며 몸을 돌렸다.

       

        “꺼져요! 다신 여기 오지 말고!”

       

        “하, 하지만…….”

       

        “야.”

       

        불룩!

       

        압축 근육을 풀어낸 아나티샤가 무시무시한 얼굴로 기사를 돌아봤다.

       

        “뒤질래?”

       

        “당장 떠나겠습니다!”

       

        그렇게 그날의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물론 이렇게 끝날 리는 없겠죠?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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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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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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