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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9

       

        

        

        

        

       “아으, 이거 좋다.”

        

       “여기서 자지 말고 침대에서 자요.”

        

       “앗, 진짜 여기서 자고 간다는 게 아니라.”

        

        

        

       -ㅗㅜ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지?무엇을암시하는것이지?왤케사이가좋은거시지?

       -됐고 다이스허벅지에끼었던꼬리베개 고가에 ㅅㅅㅅㅅㅅㅅㅅ

       -빨리 경매나 열어 ㅅㅂ 내돈가져가!!!!!!!!

       -팩트)지금은 광고방송 중이다

       -이세상 광고가 아니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이스가 꼬리 베개를 온 몸으로 껴안고 바닥과 하나가 되었다.

        

        실제 내 꼬리와는 다르게, 껴안았을 때 도톰하고 폭신하도록 길고 넓적하게 만들어진 이 꼬리-모티브 베개.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고 유연해지는 형태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두께가 일정하다. 위에 인쇄된 꼬리 그림만 갈수록 얇아지는 형태였고.

        

        아무튼 내 꼬리의 길이가 대략적으로 170cm 정도 되니, 어지간히 키가 큰 사람이 아니라면 충분히 안고 잘 수 있을 거긴 한데…뭐어, 그래도 내 모습을 모티브로 한 다키마쿠라 같은 게 아니라서 다행이지.

        

        다르게 말하면, 저 정도면 그냥저냥 넘어가도 무방할 것 같단 소리였다. 머리가 한결 식으니 크게 신경쓰이지도 않았고.

        

        

        그것보다 이젠 모티브 되는 사람으로서 상품의 퀄리티를 확인해야만 했다.

        

        베개를 꺼내면서 적당히 주변에 널브러진 편지를 확인했다. 이 또한 아까와 비슷한 내용이 적힌 상태였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이건 아직 본격적인 생산 및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

        

        요컨대 ‘유진 씨를 모티브로 이런 느낌의 상품을 제작하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라는 느낌으로 보내진 시험용 물품이란 소리였다. 더해서 친절하게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제작사와 판매사 링크도 적혀있었고.

        

        

        둘 다 간략하게 훑어본 결과, 문제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원래부터 이런 프로게이머-굿즈들을 자주 생산하는 곳이었던 듯했다.

        

        게다가 베개 밑에는 이런저런 상품이 더 깔려있었으니, 이젠 이것들을 리뷰해봐야 할 차례였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상품들은 전부 시제품이고, 아직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사이트에서 판매 또는 예약을 개시할지에 대해 링크를 올려놓을 테니, 그곳을 보고 확인하면 될 겁니다.”

        

        

        

        바스락바스락.

        

        추가적인 상품들을 더 꺼냈다.

        

        박스 한 켠에서 뽁뽁이로 도배된 더 작은 박스를 꺼낸다. 적당한 크기의 머그컵이었다. 근데 이제 내 로고로 보이는 픽토그램과 EUGENE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손잡이가 뱀 꼬리 모양이거나 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한편 그 아래, 비닐에 싸여있는 옷이 있다. 평범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티셔츠. 녹색이 은은하게 섞인 검은 바탕의 옷. 그 위에 아나콘다를 디지털-재구축한 듯한 그림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아마 이카루스 측은 내 개인 로고를 이런 느낌으로 밀기로 한 모양이었다. 디자인 자체는 여러모로 택티컬하여 마음에 들었다.

        

        박스에서 꺼낸 순서대로 소개하기로 했다.

        

        

        

       “머그컵이네요. 크게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고…로고랑 제 이름이 새겨졌습니다.”

        

       “혹시 그 컵만 계속 쓰면 꼬리가 자라나요?”

        

       “물론이죠. 근데 전국의 수십만 명이 뱀 꼬리를 매단 광경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네요. 출시하면 안 된다고 말씀드려야겠다.”

        

       “으악, 그건 안 돼요!”

        

        

        

       -뭘 자연스럽게 개소리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왜나도뱀꼬리달고시퍼!!!!!!

       -아ㅋㅋ방금 음험한생각났는데 말하면쫓겨날까봐 입꾹닫는다 흡

       -다이스 화들짝ㅋㅋㅋㅋㅋㅋㅋ

       -둘 케미 진짜 어질어질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 꼬리라.

        

        그다지 상상하기 싫은 광경이다. 내 의사는 딱히 없지만 어쨌든 이 시점에선 이게 내 아이덴티티이기도 했으니…아니, 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 최근에 다이스 전용 꼬리 아바타 파일을 대리수령한 전적이 있어서 그런가.

        

        그러고 보니, 막상 받아놓고는 말해주는 걸 까먹었네. 언젠가 생각이 나면 보내줘야겠다 – 그리 생각하며 두 번째 물품이었던 티셔츠를 꺼냈다. 내 로고가 새겨진 걸 감안하고도 나쁘지 않은 비주얼이었다.

        

        

        

       “다음은 티셔츠입니다. 제 기준에선 무난한데, 여러분들이 보기엔 어떨지 모르겠네요. 어차피 크게 문제가 없어서 판매 목록엔 올라가겠지만요. 마음에 들면 사시면 됩니다.”

        

       “살아생전 광고를 이렇게 하는 분은 처음 봤네요.”

        

        

        

        조금 무례했나?

        

        그러면 한 마디 더 덧붙이면 되겠지.

        

        

        

       “애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자본주의에 패배했다고 봐야 하나?

       -자본주의와의 무승부 ㅋㅋㅋㅋㅋㅋㅋ

       -광고주들 단체로 얼탱이 상실했죠?

       -꾸밈없이 말해서 더웃기네 ㅋㅋㅋㅋ

        

        

        

        그치만 달리 할 말이 없다.

        

        한편 뒤쪽에 앉은 다이스는 바스락거리며 박스 내부의 물품을 더 꺼내고 있었다. 스냅백에 핸드백, 휴대폰 케이스 등등과 같은 다른 굿즈들이었는데, 까놓고 말해서 방금의 티셔츠와 그다지 다를 건 없었다. 평범한 물품들에 내 로고만 박아놓은 느낌.

        

        이렇게 말하면 뭐하지만, 그래도 내 개성이 확실하게 녹아든 이 꼬리 모양 안는 베개나 여전히 바닥에서 이런저런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 넨도로이드 모음집이 좀 더 보는 즐거움이 있는 느낌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무난하게 사용 가능한 것들은 역시 이런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겠지. 상품에 하자가 있는 것들도 따로 없으니 전부 평범하게 통과될 듯하다.

        

        대략 그런 내용의 메시지를 작성하여 회신하였다.

        

        

        

       “어으, 이렇게 많이 택배 열어본 건 처음이에요.”

        

       “그래도 얼마 안 남았으니, 힘내보죠.”

        

        

        

        한편, 그 말대로.

        

        다이스의 존재만으로 택배 개봉에 상당한 시간 단축이 있었다. 어느덧 테이프가 꽉꽉 들어찬 비닐봉투와 바닥 한 켠에 가득히 쌓인 납작한 종이상자들. 남은 택배들은 개인적으로 시켰던 칼로리 게이너와 고급 조리도구와 그릴, 입욕제 등.

        

        그나저나 목욕 하니 갑자기 곧 탈피 시기가 다가온다는 걸 깨달았다. 이 세계로 돌아오고 난 후 처음으로 하게 되겠네.

        

        어쨌든, 지금은 밀린 일부터 하나하나 처리해보도록 하자.

        

        

        

       “나머지는 제 개인 택배이므로 개봉하지는 않을 거고…종이 분리수거좀 도와주시겠어요?”

        

       “네.”

        

        

        

        내가 먼저 한움큼 집어들고, 다이스가 나머지를 집어든다. 뒤에서 끙차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반쯤 본능적으로 입을 열어 덧붙였다.

        

        

        

       “벌써 그렇게 힘들어하면 어떡해요?”

        

       “나름 운동은 하거든요.”

        

       “유산소는 체중 감량용이죠.”

        

        

        

        드론캠은 집 안에 대기.

        

        채팅창이 한 글자로 도배가 되고 있을 무렵, 잠깐 현관에 박스를 내려놓고 다이스용 슬리퍼를 하나 꺼내주었다. 앙증맞은 글씨체로 써있는 ‘서예린’이 인상적이었다…만, 안타깝게도 내 글씨체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나보다.

        

        

        

       “하민아?”

        

       “아, 하모니예요. 지난 번 개인적으로 집들이한 적이 있거든요.”

        

       “아항.”

        

        

        

        바스락바스락.

        

        그 와중 다이스는 박스로 인해 시야가 몽땅 가려졌는지 신발 신는 것도 애를 먹고 있었다. 꼬리로 발을 슬쩍 끌어 슬리퍼에 가져다대주니 금방 슥슥 하고 발이 들어간다.

        

        신발 끄는 소리. 한무더기가 넘는 박스들은 머지않아 곧 철푸덕 하고 바닥에 내던져졌다. 꼬리로 고정시키놓은 문을 다시 닫은 다음, 복도를 걸어가면서 시계를 보았다. 오후 8시 47분. 상당히 늦은 저녁이다.

        

        그래서일까. 시야의 한쪽에서 흩날리던 금발 사이로 익숙한 음색이 실려 귓전을 간지럽혔다.

        

        

        

       “유진 씨. 저 사실 저녁 안 먹고 왔는데.”

        

       “말하는 느낌이 그것만으로는 안 끝날 것 같은데요.”

        

       “저 사실 숙소 돌아가기도 귀찮아요.”

        

       “안 쓰는 방에도 침대 있으니, 거기서 자요.”

        

       “와, 유진 씨 완전 부자야.”

        

        

        

        잠깐의 정적.

        

        그리고 이어지는 말.

        

        

        

       “…아니, 잠깐만. 어떻게 바로바로 대답해주는 거예요? 보통 여기서는 거절하지 않아요?”

        

       “혼자 살고 있어서 크게 문제는 없거든요.”

        

       “같이 자면 안 돼요?”

        

        “네. 안 돼요.”

        

        

        

        휘적휘적.

        

        눈 앞에서 꿈틀거리는 꼬리를 본 다이스의 말문이 막혔다.

        

        

        

       “꼬리 때문에 침대에 자리가 없을 거라.”

        

       “…진짜 오늘 별의별 경험을 다 하네요. 그래도 자고 간다는 건 거짓말이예요. 다짜고짜 하루 재워달라고 할 정도로 염치 없는 사람은 아니라서. 게다가 내일 스크림도 있으니, 익숙한 환경에서 일어나야죠.”

        

       “편한 대로 해요. 저는 괜찮으니.”

        

        

        

        그러던 와중 그녀가 덧붙였다.

        

        

        

       “그래도 배고픈 건 진심이에요.”

        

       “그래요?”

        

        

        

        철컥, 삐빅.

        

        두터운 철문이 닫히며 다시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목적지는 정해져있었다. 다이스는 내가 그리 말한 다음 아무런 반응이 없자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지만, 나는 그저 냉장고를 뒤적거릴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며칠 전 새로 받은 – 1차 언박싱 때 받아왔던 건 이미 다 내 뱃속으로 들어간 지 오래였다 – 소고기 선물세트 세 박스가 테이블 위에 놓여진다.

        

        드론캠이 저절로 회전하며 다이스의 의문 섞인 말을 그대로 송출했다.

        

        

        

       “…어, 이렇게 고가의 저녁식사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상 차리는 것만 좀 도와주세요.”

        

        

        

        드론캠이 회전했다.

        

        카메라 렌즈를 슬그머니 바라보며 덧붙였다.

        

        

        

       “대충 저녁식사 대접 겸 선물세트 광고라고 치죠.”

        

        

        

        인생 첫 먹방이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다짜고짜 시작할 줄은 몰랐다.

        

        

        

        

        

        

        

        

        

        

        

        

        

        

        

        

        

        

        

        

        

       -…따라서, 작년에 비해 각 선수들의 기량은 20% 가량 향상된 것으로 추정. 그러나 이를 고무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타국 선수들의 실력 역시 매년 진보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년도는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한국 2군 선수들의 향상도가 예측 이상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첨부한 5번째 이미지에 따르면, 기초적인 사격 정확도는 크게 변함없으나 이동사격 및 이동하는 물체에 대한 사격 정확도가 예상 분석 지표보다 40% 가까이 향상되었으며, 생존성 역시 15% 가량 상승하였다.

        

        이는 이번 년도에 새로이 합류한 유진 유저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며, 더 정확한 결과는 내일 치뤄질 스크림에 출전할 한국 1군 멤버들의 플레이를 더 확인해야만 할 것으로….

        

        

        

       “크리스. 아직 안 자나?”

        

       “아.”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가 멈췄다.

        

        호텔 방문이 열리며 두 건장한 남자가 시선을 마주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의 손에 들린 것은 여전히 차가운 기운을 발산 중인 캔음료였다. 그것이 머잖아 달각 소리를 내며 테이블 위로 얹히자, 치익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 늦지는 않은 새벽이지만, 잘 시간은 이미 넘은 상태. 크리스라 불린 인원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음료수의 달달함을 느끼며 덧붙였다 – 적어도 한국어는 아니었다.

        

        중국어 특유의 성조 섞인 말이 이어진다.

        

        

        

       “스크림 결과 분석하고 있었지.”

        

       “니도?”

        

       “나 말고 다른 애들도 하고 있단 소리처럼 들리는데.”

        

       “그럼 안 하겠냐?”

        

        

        

        대만 국가대표.

        

        하필이면 과도하게 체급이 높거나, 이상하리만치 잘 하는 국가들 사이에 끼어버린 탓에 몇 번이고 최약체 소리를 들어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완전히 밀려나버리지는 않은 팀. 가장 간절한 팀. 가장 독기가 흘러넘치는 나라….

        

        바로 그런 연유로, 이들은 여전히 자고 있지 않은 것이었다. 오늘 이후로 남은 경기는 오로지 아시아 예선전 뿐. 따라서 이들은 내일 특별히 정해진 기상 시간이 없었기에, 새벽 시간까지 플레이를 분석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들이 첫 번째로 1군을 내보내야 했던 만큼, 그에 상응하는 어드밴티지도 있었고.

        

        

        

       “괜히 진 빼지 말고, 마시고 빨리 자. 내일부터가 제대로잖아.”

        

       “그 말도 맞긴 하지.”

        

        

        

        스크림 데이터 직접 분석 권한.

        

        첫 번째로 1군이 출전한 나라에게만 주어지는 권한이었다 – 이유는 간단했다. 가장 먼저 메인 전력이 나오면, 그만큼 아시아 예선전 전까지 분석당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었다.

        

        자신들의 1군이 월요일에 출전했으니,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는 남은 화수목금 동안 대만을 뼈까지 해부하리라. 그로 인해 나타나는 디스어드밴티지를 상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바로 스크림 데이터 직접 분석 권한이었다.

        

        

        

       ‘드디어 그 사람의 비밀을 일부나마 엿볼 수 있게 됐으니….’

        

        

        

        다르게 말하면, 유진을 포함한 한국의 1군 선수들 – 뿐만이 아니라, 일본, 러시아, 중국의 1군 유저들의 플레이 데이터를 그 어떤 나라보다도 자세하게 파헤칠 수 있단 소리였다.

        

        반대로 말하면, 다른 나라들은 – 그리고 본래는 그렇지 않았다. 1인칭 관전 데이터도 없었다. 파악할 수 있는 건 오로지 MOA와 동선 정도. 그러나 대만과 같이 4주차의 첫 날에 1군을 내보낸 나라들은 그 이상의 데이터에 접근 가능했다.

        

        각 선수들의 1인칭 플레이 광경. 순간순간의 움직임. 선호하는 교전 형식을 비롯한 말 그대로의 알짜배기 정보들. 그리고 다르게 말하면 대만은 그 정도의 데이터를 필요로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었기에.

        

        

        비록 일곱 개로 쪼개졌다고는 하지만, 그 압도적인 체구에서부터 나오는 막강한 인프라와 선수 라인업을 자랑하는 중국 연방.

        

        지금은 사라졌으나, 과거 미국과 함께 세계를 양분하던 찬란한 군사력을 지니고 있었던 러시아.

        

        구태여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강국인 일본 공화국.

        

        그리고 마지막으로 – 머리맡에 존재하는 북한이란 존재로 인해 기이할 정도로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거대한 군사적 인프라를 통해 말도 안 되는 피지컬을 보유한 선수진들을 끊임없이 추려내는 대한민국까지.

        

        방금까지 열거했던 네 개의 거대한 톱니바퀴가 서로 엇갈리게 맞물려 돌아가며 발생하는 불꽃만으로도 발화해버리는 연약한 나라가 바로 대만이었다.

        

        

       

       “후우.”

        

        

        

        몇 번이고 홀짝거렸지만, 쓸데없이 큰 캔 안의 음료수는 반이나 남았다.

        

        마치 앞으로 이들이 가야만 하는 길의 길이를 대변하듯이.

        

        음료수를 전달한 그가 몸을 휙 돌려 밖으로 나갔다.

        

        

        

       “난 자러 간다. 내일 멀쩡한 정신으로 스크림 참관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으니.”

        

       “수고해라.”

        

        

        

        메마른 쇳소리를 내며 문이 닫혔다.

        

        이들의 밤은 여전히 밝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사실 타국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타르코프 내용을 다루고 싶긴 한데 4000번대 글카는 도대체 언제 나오는레후….

    지금 가지고 있는 컴퓨터로는 아무것도 돌릴 수 없는거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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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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