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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9

       *** ***

         

       토요일.

         

       호천안이 교관으로 있는 십이부대의 교육생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간절하게 일요일이 오기를 기원했다.

         

       휴일인 일요일이야 누구나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었고 공식적으로 훈련을 쉬는 휴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지만…

         

       며칠 전에 호천안이 부대 일정 공지를 한 뒤로 십이부대의 교육생들이 일요일을 고대하는 마음은 몇 배로 부풀어 올랐으니 이 중원에서 가장 간절하게 일요일을 기다리는 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요일에도 구보와 피튀체조를 빼 먹지 않습니다. 아시겠습니까? 훈련생들? 구보와 피튀체조는 어디까지나 훈련이 아니라 몸을 풀기 위한 수단입니다. 일요일날 훈련을 강제할 권한은 교관에게는 없지만, 하루 단련을 빼 먹으면 3일을 보충해야 한다는 점 잊지 않습니다.”

         

       일요일날 피튀체조와 구보를 빼먹었다가는 3일을 보복하겠다는 호천안의 선언은 아무래도 좋았다.

         

       “아, 그리고 교범 상에 보니 훈련생도들은 매주 일요일 외출이 가능합니다. 규범에 따라 3인까지만 외출이 가능하니 이번 주에 외출을 신청할 생…도는….”

         

       호천안이 말을 흐린 이유는 간단했다. 십이부대의 십사 인 모두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번쩍 들어 올렸기 때문이었다.

         

       호천안은 잠시 침묵했다가 입을 열었다. 훈련생들이 휴가를 바라는 마음이야 호천안도 이해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원이 한번에 나가고 싶다고 할 줄이야.

         

       “훈련생들, 어차피 휴가는 순번제입니다. 4주라는 일정상 어차피 한 번씩은 나가기 마련입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이번 주에 휴가를 나갈 생각이 없는 생도는 손을 내립니다.”

         

       그래봐야 내리는 훈련생은 없었다. 머리가 아파진 호천안은 각개격파로 전략을 바꾸었다.

         

       “조가주, 외출을 가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악! 공방에 가서 창을 새로 맞추고자 합니다.”

         

       너무 정당한 이유인지라 호천안의 말문이 막혔다. 눈을 굴리던 호천안은 남들보다 머리통이 하나는 더 큰 탓에 눈에 확 띄는 광재련과 눈이 마주쳤다.

         

       “광재련 교육생, 외출이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까?”

         

       “악! 투교비를 잃어버린 것이 평소에 마음에 걸렸습니다! 투교비를 보충해 오겠습니다!”

         

       “아니 투교비의 개수 관리는 본 교관이 알아서 합니다.”

         

       “아닙니다! 마음에 걸렸습니다! 꼭 채워 넣겠습니다!”

         

       “….”

         

       “꼭 가고 싶습니다아아악!”

         

       호천안은 생활관의 기왓장이 후두두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기세로 소리를 지르는 광재련을 보며 이성적인 설득을 포기했다.

         

       “좋습니다. 금주 토요일 오후. 암기술 시험을 보겠습니다. 목표를 달성한 자를 우선으로 휴가 순번을 부여하겠습니다.”

         

       “악!”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점심을 먹는 생활관의 분위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살벌했다.

         

       호천안은 매주 휴가를 나갈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훈련생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훈련은 매주 강도를 더해나갈 것이고 부담이 없는 첫 주만큼 외출을 즐길 수 있는 주는 없을 터였다. 또한 다음 주 일요일 날 진짜 외출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계산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훈련생들은 자신이 먹고 있는 반찬을 내려다보았다. 주먹 반만한 주먹밥에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나물 반찬 몇 점. 그리고 계란과 닭가슴살.

         

       강추모루는 계란을 입에 넣으며 생각했다. 노른자에서 올라오는 이 특유의 구린내가 나지 않는 음식을 먹을 수만 있다면 영혼까지 팔아 치울 수 있겠다고.

         

       조갑덕 역시 생각했다. 닭의 퍽퍽살을 입에 집어넣기만 해도 위장에서 거부 반응이 올라오는 지경이었다. 그냥 다 필요 없었다. 외출해서 닭머리로 국물을 낸 계두국수에 소면을 두 개, 아니 세 개 말아서 한 접시 먹을 수만 있다면…

         

       모두가 그저 오후의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먹고 싶지 않아도 꾸역꾸역 배를 채우고 있는 현장!

         

       오후 일과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훈련생들을 심호흡을 하며 바깥으로 나섰다.

         

       결전의 시간이었다.

         

       “그럼 예고한대로 비도술 시험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악!”

         

       “우선 10장 거리에서 서서 쏘기를 진행할 6인 앞으로.”

         

       “악!”

         

       훈련생들의 비도술 숙련도는 이제 총 4개조로 나뉘어졌다. 최상위권은 여전히 조갑덕과 재상해. 상위권 조가주와 옥수수 그리고 성열휘. 중위권은 강추모루와 장추, 비반차 3인. 그리고 하위권에는 광제련을 포함한 6인.

         

       “다섯 개의 비도를 던져 세 개 이상 적중시키면 합격입니다.”

         

       “악!”

         

       훈련생 모두가 긴장감 어린 눈으로 6인을 바라보았다. 합격자가 많이 발생하면 2차 경쟁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였다.

         

       호천안도 호루라기를 입에 물었다.

         

       삐익!

         

       쉬쉬쉬쉭!

         

       이젠 제법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비도들이 날았고 환호성과 탄성이 교차했다.

         

       고작해야 일주일 간의 수련으로 10장 거리에서 표적을 정확히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도 호천안이 원하는 때를 기다렸다가 던져야 하니 실제 6인중에서 표적에 적중시킨 사람은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켜보고 있던 8인의 훈련생들은 긴강감을 놓지 않았다. 비도는 던지면 던질수록 감을 깨닫고 더 잘 던지게 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삐익!

         

       기습적으로 이어지는 호천안의 신호. 아직 첫 비도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여섯 사람은 허겁지겁 비도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결과는 엉망.

         

       호천안은 6인의 원망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뻔뻔하게 말했다.

         

       “시험은 실전처럼 치뤄야 하는 법입니다. 실전에서 누가 그렇게 넋 놓고 있습니까? 바로 또 던집니까?”

         

       “아닙니다!”

         

       호천안이라면 진짜 곧바로 투를 외칠 수 있었기에 훈련생들은 허겁지겁 자세를 잡았다.

         

       삐익!

         

       결과적으로 하위권 훈련생들 중에서는 합격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6인의 얼굴이 아쉬움으로 물들었다.

         

       두 번째로 중위권들의 시험이 시작되었다.

         

       중위권들은 각기 서서 쏘기, 앉아 쏘기, 누워 쏘기 세 가지의 동작에서 세 번 비도를 던져 총 다섯 개 이상의 비도를 적중시키면 합격이었다.

         

       삑!

         

       합격자가 나왔다. 강추모루가 총 아홉 개의 비도 중 여섯 개를 적중시키는 기염을 토했던 것이다.

         

       “으아아아아!!!”

         

       강추모루가 방방 뛰며 기뻐했다. 이미 절반이 넘는 인원 중에서 합격자가 한 명만 나왔으니 이 흐름대로만 가면 강추모루의 외출은 무척이나 유력했다.

         

       “강추모루 훈련생. 들어갑니다.”

         

       “악! 악악!”

         

       저 방정맞은 인간이 나중에 학익진, 망치와 모루 전술의 창시자로 불리면서 전설적인 장군이 된다고? 호천안은 한숨을 꾹 눌러 참으며 다음 훈련생들을 불렀다.

         

       조가주 옥수수 성열휘가 긴장된 안색으로 튀어나왔다.

         

       “본 교관이 부르는 자세로 비도 아홉 개를 던져 다섯 개 이상 맞추면 합격입니다.”

         

       “악!”

         

       “서서 쏘기!”

         

       쉬쉭!

         

       합격자와 보류자가 한 명이 나왔다. 조가주는 아홉 개중 여섯 개를 깔끔하게 적중시켰지만 옥수수는 아홉 개 중 다섯 개를 맞추기는 했지만 호천안의 호령에 너무 늦게 반응하거나 아슬아슬하게 표적에 닿은 비도가 너무 많았다.

         

       “옥수수 생도. 본인의 결과 석연치 않다는 것은 동의합니까?”

         

       “악!”

         

       울상으로 대답하는 옥수수를 보며 호천안은 조건을 달았다.

         

       “남은 두 사람에게서 합격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옥수수 생도도 외출을 하는 것으로 처리하겠습니다. 남은 두 사람 앞으로!”

         

       “악!”

         

       조갑덕과 재상해가 비장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왔다.

         

       “두 사람은 본인이 원하는 자세로 본 교관이 외치는 부위에 비도를 적중시키면 됩니다. 역시 아홉 개를 던져 다섯 개를 맞추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악!”

         

       훈련생들은 외출의 향방이 걸린 이 마지막 시험에 집중했다. 애초에 다른 사람들과는 난이도 자체가 다른 두 사람. 그저 맞추는 것만 해도 급급한 다른 훈련생들과는 요구하는 정밀함 자체가 다른 시험이다.

         

       “머리!”

         

       쉬쉭!

       두 개의 비도가 정확히 적중했다. 훈련생들은 가볍게 감탄사를 토했고 옥수수는 손톱을 깨물었다.

         

       “오른 다리!”

         

       쉬쉭!

         

       “왼팔!”

         

       훈련생들은 손에 땀을 쥐며 이 시험을 지켜보았다. 과연 누가 이번 주 외출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심장!”

         

       쉬쉭!

         

       그리고 결과는 나왔다.

         

       “으아아아!”

         

       옥수수가 환호했다. 조갑덕과 재상해는 둘다 탈락했다. 재상해는 환호하는 옥수수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이건 불공평합니다!”

         

       재상해의 외침에 훈련장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옥수수가 허공에 주먹질하는 자세 그대로 멈추었고 외출자들을 부러운 눈길로 보던 훈련생들이 고개를 돌렸다.

         

       호천안의 고개가 삐딱해졌다. 호천안의 고개가 돌아갈수록 훈련생들은 공포에 질렸다. 고개가 삐딱해지는 것이 호천안이 화가 났을 때 보이는 습관 중 하나라는 것을 지난 일주일간 몸으로 학습했기에!

         

       화가 나서 이의를 제기했던 재상해조차 잠깐 경직되었다.

         

       다행히 호천안의 고개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모습을 보며 훈련생들은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좋습니다. 무엇이 불공평합니까? 재상해 훈련병.”

         

       “지금 이 자리에서 암기술이 가장 뛰어난 훈련생은 저와 조갑덕입니다! 그런데 암기술 실력 평가로 다른 자들이 휴가를 나간다는 것은 불공평합니다!”

         

       여기까지 내뱉은 재상해는 잠시 호천안의 눈치를 살폈다. 호천안은 계속해보라는 듯이 재상해를 바라보았고 재상해는 이제 뒤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배에 힘을 주며 입을 열었다.

         

       “노력을 중요시하고자 하는 교관님의 마음은 이해하나 이는 불공평한 처사입니다! 애초에 수준에 따라 목표를 달리한다는 점 어디에서 객관성이 있단 말입니까! 노력도 중요하지만 성과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지요!”

         

       “흐음…그러니까 능력과 성과에 따른 보상을 지급해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는 것이 재상해 교육생의 주장입니까?”

         

       “악!”

         

       잠시 침묵이 흘렀다. 훈련병들은 차렷 자세로 눈만 굴리며 호천안과 재상해를 바라보았다. 재상해를 바라보는 호천안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본 교관은 너무 생도들의 육체적인 부분만 단련한 모양입니다.”

         

       순간적으로 훈련병들은 불길함을 느꼈다.

         

       “엎드려.”

         

       “악!”

         

       우르르르르르!

         

       “발들어.”

         

       “악!”

         

       호천안이 뒷짐을 지고 느긋하게 걸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본관의 교육철학은 충분히 생도들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여겼습니다만. 여기서 확실히 하고 가겠습니다. 잘 듣습니다. 알겠습니까?”

         

       “아악!”

         

       “까놓고 말해서 여러분들의 암기술은 죄다 도토리 키 재기입니다. 도토리들끼리 누가 더 크네 작네 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고작해야 일주일 익힌 암기술 아닙니까?”

         

       “아악!”

         

       “여러분들은 모두 교육생이고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합니다. 그러니 본관은 여러분들의 성취도를 판별하고자 했습니다. 객관적인 실력보다는 본인이 얼마나 노력했는가. 훈련생들은 결과를 내는 입장이 아니라 성장을 해야 하는 자들이기에 판단 기준을 그렇게 삼았습니다.”

         

       “악!”

         

       “그렇지만 사실 이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훈련생들이 고개를 들었다. 아니 그럼 왜 지금 기합을 주고 있는 건데?

         

       그런 훈련생들의 의문과 함께 호천안의 말이 울려 퍼졌다.

         

       “훈련생 여러분들에게 군인정신이 결여되어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악!”

         

       “군대는 형평성이나 합리성을 따지는 조직이 아닙니다. 내 목숨이 아깝다고 명령을 거부하는 군인이 군인입니까?”

         

       “아닙니다!”

         

       “팔굽혀펴기! 하나에 상명! 둘에 하복! 하나!”

         

       “상며여어엉!”

         

       호천안은 재상해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자기 능력을 합리적으로 평가 받길 원했기에 금의위에 지원했다고 했었지. 관의 세계는 썩어 빠졌다고 관습, 인맥, 연공 서열 등에 막혀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그 말을 듣고 호천안은 그냥 웃었다.

         

       어딜 가나 불합리함은 존재한다. 이론적으로 불합리함을 긍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것을 없는 것 취급해봐야 무슨 일이 되겠는가.

         

       문관들의 문화가 가지는 불합리함을 받아들이지 못해 금의위에 지원했다라.

         

       “본관은 본관의 평가기준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지 않지만 개인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점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이곳은 군대고 본관은 훈련교관이며 훈련생들은 훈련생입니다. 본관이 까라면? 훈련생은 까야 한다.”

         

       그렇다면 불합리의 극치를 보여 주지. 군대의 참맛을 좀 보고 나면 재상해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질 지도 모를 일이었다. 관이 불합리하다라. 바닥 밑에는 지하실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줄 필요가 있었다.

         

       연대책임과 상명하복 맛으로 버무려진 군대 맛!

         

       “둘!”

         

       “하보오오옥!”

         

       “하나에 까라면 둘은 뭐다? 하나!”

         

       “까라며여여연!”

         

       “둘!”

         

       “깐다아아아!”

         

       “목소리가 작습니다! 본관은 오늘 훈련생들에게 군인 정신을 심어 주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까라며어어어어언!!!”

         

       “둘!”

         

       “깐다아아아악!”

         

       오후 내내 울부짖음에 가까운 훈련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미래 재상 특 : 고문관

    *구와아악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제도 휴재했는데, 너무 많이 늦었네요.

    쓰다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윽..머리가..

    중간중간 손발이 떨리고 정신이 아득해져서 오래 걸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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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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