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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9

       뭔가, 꿈을 꾼 것 같은데.

        

       아침.

        

       깨어나며 느껴진 건, 온 몸의 근육통과 약간의 열감이었다.

        

       방구석에서 나홀로 시차적응하기 업적에 이어서, 기어이 방구석에서 감기몸살 걸리기 업적까지 달성했구나.

        

       보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야. 

        

       ……내가 어제 방송을 껐던가. 피로감이 너무 심해서 잠깐 누웠다가 그대로 잠든 것 같은데. 뭔가……횡설수설하면서.

        

       화면으로 시선을 옮기자마자 기억이 정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직도 채팅이 간간히 올라오는 게, 자기들끼리 재밌게 놀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일단 끌까.

        

       잠꼬대는 안 했길 바라는 수밖에. 혹시 모르니 마지막 힘을 짜내어 다시보기는 비공개로 돌려 두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이어서 숙달된 연속 동작으로 이불을 뭉쳐 가슴 밑에 받치며 껴안고,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랭킹 화면이 나를 반겨주었다.

        

       기억엔 없지만……잠들기 직전까지도 핸드폰으로도 확인했던 걸까. 그럴 만한 일이기는 해.

        

       [#1] [아따먹]

        

       최소한 나오나가 남아있을 때까지는 불변할 문구.

        

       가슴 속에서 희열감이 작은 거품처럼 부글, 끓어오르고- 간질간질한 쾌감이 이어졌다.

        

       이런 기쁨은, 공유해야겠지.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고 하잖아.

        

       300+라고 적힌 빨간 알림이 떠있는 톡을 누르자, 마침 최상단에…….

        

       [레반: 축하합니다]

       [레반: 괜찮아요?]

        

       두 개의 톡이 남아있었다. 하나는 한참 전, 1등을 달성할 무렵에 보낸 거고. 두번째는……조금 전이네.

        

       하기야, 전례 없던 강행군이었으니까. 안부를 물어볼 만한 일정이긴 했다. 원래 무리한 운동의 후유증은 다음날 오는 법이잖아.

        

       축하 메시지를 보면 방송을 보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보면서 ‘저거저거 내일 아침에 죽겠는데’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VR 전문 스트리머로서의 감, 같은 걸로.

        

       그리 생각하면, 안부를 챙겨주는 전문가는……고맙네. 응.

        

       사실 물어봐준 김에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생각해보면, 안 괜찮은 쪽에 속하는 것 같았다. 온 몸의 근육 중 안 아픈 곳을 찾는 게 더 빠를 지경이었으니.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저장된 이름도……바꿔야 하고.

        

       [네]

       [레반#322님도 괜찮으신가요 🤭]

        

       [레반#322: ? 무슨 태그예요 그건?]

       [레반#322: 아]

       [레반#322: 하……]

        

       핸드폰, 보고 있었나. 답이 제법 빨랐다.

        

       이 사람, 요즘 폰을 보고 있는 비율이 좀 높은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톡을 보낼 때마다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캐릭터 선택 안목 부족을 성실함으로 채우던 사람이, 게임은 게을리 하고 핸드폰만 붙잡고 있다니. 준엄한 조언이 담긴 톡을 작성하려는 순간, 두 개의 톡이 연달아 날아왔다.

       

       

       타자 빠르네.

        

       [레반#322: 아무튼 괜찮은 것 같으니 다행이긴 하네요]

       [레반#322: 뭐 이런 일로 쳐질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혹시나 해서]

        

       이런 일……이런 일이, 뭐지. 본인이 먼저 괜찮은지 물어봤잖아.

        

       이틀간 몇시간을 달렸는데, 조금 쳐질 만하지 않나. 솔직히 손가락을 움직여 타자를 치는 것도 제법 힘들다. 피곤해.

        

       무슨 강철 인간으로 오해하는 건 아니겠지. 나중에 캠핑을 갔을 때의 업무 배분을 위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하는 오해다.

        

       [아니에요 힘들어요]

       [그래도 보람이 있었으니까 괜찮아요]

        

       그렇게 톡을 보내며 다시 생각해봐도, 응. 보람은, 확실히 있었다.

       

       핸드폰을 옆에 내려놓고, 침대에서 돌아 누웠다.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자니……이젠 참 익숙한 천장인데.

        

       바라보고 있노라면, 생각과 고민은 끝도 없이 쌓인다.

        

       앞으론 뭘 해야 할까.

        

       도적부흥운동은 끝났고.

        

       나무꾼탄압운동……은, 따로 안 해도 자연스럽게 되겠지. 시즌 3정도에 밸런스 조절이 되기 전까지는, 뭐.

        

       그래도, 방송을 계속 할 거라면……상습 놀림 정도는 해야겠지만.

        

       방송…….

        

       옅은 한숨을 내쉬며, 눈을 천천히 감았다.

        

       사실, 방송을 시작한 이유는 이미 없어지긴 했다. 얼마 전부터 온갖 지튜브에서 도적 공략 영상이니, 도적 빌드 완전 분석이니 하며 난리였으니. 당장 트위트에만 접속해도 도적을 플레이하는 스트리머가 한둘이 아니다. 도댓 방송에서 쫓겨날까 두려워 전전긍긍해야만 했던 어두운 시절은 이미 끝난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도적부흥운동 간판을 걸고 방송을 하는 것도 웃기겠지. 오히려 인구수를 조금 줄여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지경인데.

        

       그러면, 방송도 그만둬야 할까.

        

       조금은 우습게도, 답은 쉬이 나오지 않았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나중에 생각할까.

        

       어려운 일을 일단 미루는 건 나쁜 버릇이라지만, 당장 무언가를 할 기운이 없는 건 사실이니까.

        

       ‘조만간 생각할 일 목록’ 정도에 넣어두고……아.

        

       그러고 보면, 레반이 끝끝내 거절해서 파토났던 캠핑 일정도 곧 다시 잡아야 할 텐데. 미뤄둔 일이 한두개가 아니구나.

        

       일단, 레반을 협박, 아니 핍박해서…….

        

       [레반#322: ?]

       [레반#322: 아]

       [레반#322: 혹시 아직 확인 안 했어요?]

       [레반#322: 어쩐지 난리났을 줄 알았는데 담담하다 했더니]

        

       이건 또 무슨 말이지.

        

       간밤에 사건사고라도 있었나. 이제 와서 새삼 터질 건 없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 한 거라고 해봐야……음.

        

       마음에 걸리는 건 제법 많더라.

        

       그냥 물어보는 게 빠르겠는데. 레반 특유의 과도한 걱정일 수도 있고.

        

       [확인할 게 있었나요🤔]

        

       [레반#322: (링크)]

       [레반#322: 본 시즌에 적용될지 확정된 건 아니긴 한데……칼질 좀 크게 했던데요]

        

       “……어?”

        

       이게……이게 뭐야?

        

       * * * *

       

       [(공지) 새로운 시대: 프리시즌이 시작됩니다!]

       [친애하는 전사 여러분,

        

       나이트 오브 나이츠 시즌1을 즐겨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지난 1년은 우리 패러데이 게임스 팀에게 놀라울 정도로 마법적이고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패러데이 게임스는 다음 시즌이 더욱 더 마법적으로 멋지게 만들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주고 있습니다. 영광스러운 성기사, 용맹한 광전사, 현명한 마법사, 예리한 궁수, 자애로운 사제, 교활한 도적까지, 전사님께서 그 무엇이 되고 싶으시더라도 이번에 소개해드릴 변화들이 더욱 더 즐거운 경험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시즌1 종료 혜택:

       나이트 오브 나이츠의 바로 첫번째 시즌에 참여해주신 모든 전사님들에 대한 감사의 표식으로,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첫번째 시즌에 1번 이상의 게임을 플레이하신 모든 유저에게는 꾸미기 아이템으로 특별한 휘장이 선물됩니다. 전장에서 멋진 자태를 뽐내보세요!

        

       .

       .

       .

        

       프리시즌의 변화:

       새로운 시즌에는 새로운 변화가 함께 옵니다. 캐릭터의 개성이 살아있는 변화를 맞이하며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해보세요!

        

       일반:

       저희는 환경과의 교류가 나이트 오브 나이츠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풀숲에 숨어서 칼을 휘둘러 적과 풀을 같이 베어내는 순간, 흩날리는 나뭇가지와 잎사귀! 저희의 목표는 전사님들이 이런 특별한 경험을 느끼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상자일 뿐인 걸?)

       돌도 아니고 쇠도 아니면서 단단한 척 버티던 보물상자가 정체성을 찾았습니다! 이제부터 보물상자는 파괴 가능한 사물입니다. 검과 도끼로 내리쳐서, 화염구를 던져서, 화살을 발사해서, 보물상자를 파괴해보세요!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면, 멀리서 부수는 것은 어떨까요?

       

       .

       .

       .

        

       도적:

       어둠 속을 암약하며 장막 속에서 나타나는 침묵의 암살자인 도적은 최근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다른 어떤 캐릭터와도 구별되는 차별적인 컨셉트를 가진 도적의 매력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둠을 사랑하는 현명한 도적은 너무 유명해지는 것은 피하는 법. 이제부터 도적은 자신의 넘치는 힘을 조금 숨기려고 한다네요!

        

       캐릭터 하향

       1. (암살은 목격자까지 모두 죽이는 게 아니야!)

       도적은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기동성과 높은 성장성으로 적의 핵심 포지션에 침투하는 암살자입니다.

        

       하지만, 당당하게 목격자를 모두 죽이는 건 긍지 높은 도적이 추구하는 암살이 아니라고 하네요.

        

       앞으로 도적은 3명 이상의 적을 동시에, 혹은 연달아 상대할 때 스태미나 소진율이 15% 증가합니다.

        

       암살을 즐기는 분들은 여전히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실 수 있겠지만, 많은 수의 적을 상대로 용맹을 떨치고 싶은 분들은 조금 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할 것입니다.

        

       2. (살금, 살금……이거 보기보다 힘들다고.)

       도적의 최고위 특성 중 하나인 은밀한 발걸음은 도적의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특성입니다. 소리없는 암살자가 언제 뒤에서 나타날지 벌벌 떠는 적들의 모습이야말로 도적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이죠. 하지만 소리를 죽이는 걸음걸이 방법은 다리에 무리가 많이 간다고 하네요.

        

       도적의 은밀한 발걸음 연속 시전 시간이 최대 90초에서 60초로 줄어듭니다. 또한, 시전 시간에 비례하는 재사용 대기시간이 1초당 1.5초에서 1초당 2초로 증가합니다.

        

       소리없는 암살을 위한 경로를 어떻게 정하고, 언제부터 살금살금 접근해야 할지. 조금 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

       .

       .

       

       5. (이 많은 걸 나 혼자서 쓸 순 없지.)

       도적은 유물을 수집할수록 강해지는 특징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많은 유물을 얻은 도적의 강력함은 의도된 바이나, 도적이 특정 유물들을 조합하는데 성공하며 얻는 힘은 너무 과다했습니다. 

       

       도적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유물 개수가 3개로 제한됩니다. 도적이 4개 이상의 유물을 획득할 경우, 3개의 유물 외에는 모두 비활성화됩니다. 

       

       유물을 조합하며 시너지를 갖춰나가는 즐거움은 유지되지만, 어떤 조합을 사용할지는 더욱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6. (나는 도적이지, 마법사가 아니야)

       오로지 도적만 사용할 수 있던 마법의 유물, 점멸 단검은 도적의 플레이를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변화시켰습니다. 하지만, 본래 순간이동은 마법사의 것. 점멸 단검에 깃들었던 마법이 모두 소진되었다고 하네요.

        

       도적 고유 아이템, 점멸 단검이 일반 및 랭크 게임에서 삭제됩니다. 개인 게임에서는 여전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

       .

       .

        

       캐릭터 상향

       (보물상자? 내게 맡기라고!)

       숙련된 도적 앞에서 자물쇠는 이미 열린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도적의 보물상자 개봉 시간이 10% 줄어듭니다!

        

       —

        

       앞으로도 진정한 전사들의 전장에서 펼쳐지는 전쟁, 나이트 오브 나이츠를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 * * *

        

       [별포크: 쌤😭]

       [별포크: 예나쌤😭]

       [별포크: 예나님😭😭😭😭😭😭]

       [별포크: 혹시 패치 보셨어요? 😭]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네]

        

       [별포크: 괜찮으세요???]

       [별포크: 아니 패러데이 진짜 미친거같아요]

       [별포크: 롤백되겠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시켜야죠]

        

       [별포크: 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롤백]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시켜야죠]

        

       [별포크: 어……]

       [별포크: 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정도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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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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