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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

       

       

       

       

       

       

       18화. 북부 ( 2 )

       

       

       

       

       

       콰앙ㅡ!

       

       

       묵직한 쇳덩어리가 케니스가 있던 자리에 내리꽂혔다. 제대로 맞았다면 일격에 곤죽이 되었을 위력.

       

       

       “칫ㅡ!”

       

       

       프리가는 작게 혀를 찼다. 타탁ㅡ하고 작은 발소리가 들린다.

       

       

       ‘그 사이에 뒤로 피했나!’

       

       

       지켜보던 모두가 갑작스러운 상황에 반응하지 못할 때, 단장이 칼을 빼 들고 달려 나갔다.

       

       

       “멈추시오! 지금 이게 무슨ㅡ!”

       “괜찮습니다, 단장님!”

       

       

       뭉게뭉게 일어난 흙먼지 속에서 케니스가 외쳤다. 그 말에 단장이 주춤거리며 멈췄다. 

       

       

       “케니스! 괜찮나?”

       “콜록, 콜록! 예, 괜찮습니다!”

       

       ㅡ쐐애액!

       

       “거기냐!”

       

       

       프리가의 도끼가 날카롭게 허공을 가르며, 케니스의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날아갔다. 흙먼지를 뚫고 맹렬하게 회전하며 날아가는 거대한 도끼.

       

       

       “케니스!”

       

       ㅡ카앙!

       

       

       단장의 외침은 거대한 쇳소리에 묻혔다. 강철과 강철이 부딪힌 소리가 울렸다. 빙글빙글 돌면서 튕겨 나온 도끼. 부웅ㅡ하고 떨어지다가 케니스의 손에 붙잡혔다.

       

       

       탁ㅡ

       

       

       한 손에 거대한 신검을 빼든 케니스는 붙잡은 도끼를 쿵ㅡ하고 내려놓았다. 쓴웃음을 지으며 프리가를 바라보는 케니스. 프리가도 그 모습을 보고 씩 웃었다. 

       

       

       “오랜만입니다, 프리가 공녀님.”

       “그래, 오랜만이야. 케니스. 이야ㅡ 제법인데? 그걸 피할 줄이야. 내려가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무슨 일… 예, 무슨 일이 많이 있었죠.”

       

       

       리치의 습격부터 케일과 한스의 희생, 자신이 용사로 임명된 것까지.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던 케니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흠? 뭐 됐어! 마음 같아선 여기서 한바탕 붙고 싶지만…!”

       

       

       프리가의 검은 눈이 일행을 쭈욱 훑었다. 잔뜩 겁을 먹고 오들오들 떠는 사제들. 경계의 눈으로 쳐다보며 검을 뽑을 준비를 마친 성기사들. 

       

       스읍ㅡ

       

       프리가는 즐겁다는 듯, 한껏 공기를 마셨다. 공포와 경계가 뒤섞인 감정을 마시는 듯.

       

       

       “하ㅡ 일단은 맡은 임무가 있으니, 뒤풀이는 그 이후에 하자고. 케니스.”

       

       

       프리가는 씨익 웃으며 도끼를 땅에서 쑤욱 들어 올렸다. 거대한 도끼는 마치 솜방망이처럼 가볍게 들렸다. 아무렇지도 않게 도끼를 챙긴 프리가가 외쳤다.

       

       

       “야! 뭣들 꾸물거려! 샌님 사제들 얼어 죽겠다! 빨랑 안 움직여?”

       “어이쿠, 대장님. 좀 봐주십쇼!”

       “이,이 술만 좀 다 먹구요!”

       

       

       프리가와 케니스가 싸움 구경을 안주 삼아 저 멀리서 술을 마시던 부하들을 발견한 프리가. 눈에서 불이 터지는 듯 번쩍인다.

       

       

       “이것들이 정말! 느려터져서는! 술 좀 적당히 처마시라고!”

       

       

       프리가는 부하들의 엉덩이를 뻥뻥 차며 재촉했다. 엉덩이를 걷어차이면서도 기어이 술을 다 마신 부하들이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 우리 사제분들! 이쪽으로 오십쇼. 따뜻하고 편안한 북부 특제 텐트!”

       “어,어어?”

       

       

       어어 하는 사이에 텐트 안으로 모두 빨려 들어간 사제들. 아직도 상황을 못 따라가는 단장에게 애꾸눈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흠, 자. 우린 이쪽으로 갑시다.”

       “..예? 아,예.”

       

       

       홀린 듯 따라가는 단장.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순록의 등에 올라타 있다. 단장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난 거지?’

       

       

       정신을 쏙 빼놓는 북부식 환영 인사. 옆을 바라보면 애꾸눈이 술병을 입에 물고 병나발째로 마시고 있다. 

       

       

       푸르륵ㅡ

       

       

       단장이 탄 순록에게도 술이 한 병 물려 있다. 뒤를 바라보면 사람과 순록이 술을 한 병씩 마시고 있다. 그러면서도 술은 어찌나 센지, 비틀거리는 이 하나 없는 모습. 순록을 타고 있는 성기사들이 질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어지럽군.’

       

       

       단장은 터져 나오는 한숨을 꾹 참으며 애꾸눈의 옆으로 순록을 붙였다.

       

       

       “애꾸눈, 뭐 하나 물어도 되겠습니까?”

       “어, 뭡니까?”

       

       

       단장은 애꾸눈의 옆으로 좀 더 바싹 붙으며 작게 말했다.

       

       

       “그 프리가, 공녀님? 그분과 저희 케니스 용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북부 파견 전 읽었던 케니스의 특이 사항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음을 기억한 단장의 의문. 애꾸눈이 마시던 술병에서 입을 떼고 피식ㅡ 웃었다.

       

       

       “하, 그게 궁금했구먼. 별일 아니요. 그냥 우리 대장이 케니스양한테 그, 뭐라그러냐. 그그…”

       

       

       애꾸눈이 말을 더듬다가 술을 한 모금 꼴깍 마신다.

       

       

       “아, 그래! 경쟁심! 그런 거 비슷하게 있는 거요. 심각한 건 아니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쇼. 서로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애꾸눈이 태연하게 말하면서 다시 술을 마셨다. 단장은 어이가 없는 눈으로 애꾸눈을 바라봤다.

       

       

       “아니, 무슨 경쟁심이 있길래 만나자마자 죽일 듯이 도끼를 휘두릅니까? 케니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허, 케니스 양이? 그 정도 도끼질은 인사요, 인사. 우리 대장도 알고 케니스도 알고 있지.”

       

       

       애꾸눈이 피식 웃었다.

       

       

       “우리 대장이 저렇게 좀 거칠게 인사한 것 같아도, 다 이 생각하고 휘두른 거요.”

       

       

       손으로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하는 애꾸눈. 

       

       

       “그러니까 우리 대장이 참 생각이 깊다는 거 아니요? 케니스양이 그 정도는 피할 거라고, 예상을 하신 거지.”

       

       

       애꾸눈은 흐뭇한 눈으로 앞서가는 프리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진심으로 프리가를 뿌듯해하는 눈빛에 단장은 소름이 돋았다.

       

       

       ‘생각했으면, 만나자마자 도끼를 휘두르면 안 되는 거지!’

       

       

       단장은 속으로 절규했다. 반갑다는 인사가 도끼질인 미친 동네에서 단장은 눈을 질끈 감았다.

       

       깜깜한 미래가 그의 눈앞에 가득했다.

       

       

       

       –

       

       

       

       단장의 어두운 미래와는 별개로 순록을 탄 일행은 순탄하게 나아갔다. 선두에 선 프리가는 케니스에게 딱 붙어서 조잘거리며 떠들었다.

       

       

       “그래서 말이지, 내가 얼마 전에 이만ㅡ한 원숭이 마수의 대가리에 이 도끼를 콱! 하고 꽂았다는 거 아니냐. 그놈 뇌수가 막 흘러나오는데, 이야. 그 회색 물이 진짜 어마어마하게 나오더라니까?”

       “아,하하하….그렇군요…”

       “그래! 내가 너 온다는 편지 받고 흥분해서 그 원숭이를 토막 내지만 않았어도 그걸 보여 줄 텐데! 크ㅡ 아쉽다!”

       “하하하…정말 아쉽네요…”

       

       

       소녀의 꽃 같은 대화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모습. 케니스는 마수를 토막 낸 이야기를 들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근데 케니스. 너 그 검은 뭐냐? 못 보던 검인데…좋아 보인다?”

       “아, 이 검은…신께서 저에게 사명과 함께 주신 검입니다.”

       “하, 신을 만났다고?”

       

       

       프리가가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 눈을 찡그렸다. 

       

       

       “칵,퉤ㅡ 야, 케니스. 신 같은 소리 하지 마. 그 잘난 신은 우리한테 아무런 쓸모가 없어. 차라리 이 술이 우리에게 더 쓸모가 있지. 백날 기도해봤자 신은 도와주지 않는다고.”

       

       이 거지 같은 곳에서 믿을 건, 가족과 술뿐이지ㅡ

       

       

       프리가는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술을 벌컥벌컥 마셨다. 케니스는 프리가의 생각이 대다수의 북부인과 같다는 걸 2년 전에 몇 번이고 실감했다. 

       

       

       ‘살아남기 위해, 신앙심보다 무기를 택한 이들…’

       

       

       그들이 성도 키비타스에 병력을 요청하는 것도, 성기사들의 무력이 필요할 뿐.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키비타스가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도 그들에 대한 존중과 인도적인 이유였다.

       

       마수의 산맥을 홀로 틀어막으며 온 대륙의 방패가 된 몬테그로스 공작령에 대한 예우이자, 인도적인 이유의 병력 파견.

       

       

       “이 좆 같은 땅에서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건, 내 옆에 있는 무기와 가족뿐이야. 백날 기도해도, 신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아.”

       

       

       프리가는 케니스를 쳐다보며 말했다. 케니스는 프리가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울컥하는 심정까지 참을 순 없었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신을 직접 보았기 때문일까? 케니스는 저도 모르게 큰소리를 쳤다.

       

       

       “아니에요, 프리가 공녀! 신께서는 분명히 우리를 굽어살피고 계세요!”

       “하ㅡ우리 케니스. 많이 컸네. 나한테 그렇게 큰 소리도 치고? 한번 해 보자는 거지?”

       

       

       눈을 가늘게 뜨며 노려보는 케니스. 검은 눈동자가 뱀처럼 번들거린다. 프리가의 손이 스윽 도끼로 향하고, 케니스의 손이 꿈틀거렸다.

       

       일촉즉발의 상황.

       

       

       푸르륵ㅡ

       

       

       그때, 프리가의 순록이 거세게 고개를 흔들며 옆의 숲을 노려봤다.

       

       

       “음?”

       

       

       프리가의 눈이 양옆으로 울창하게 자란 나무숲을 바쁘게 움직인다.

       

       

       ㅡ파스스슥

       

       

       나무들 사이로 날렵하게 움직이는 그림자들. 숲의 그림자 아래 움직이는 숫자가 제법 많다. 흉흉하게 빛나는 붉은 안광들.

       

       

       “하,참. 이 주변은 안전하다고 그렇게 큰소리쳤는데. 민망하구만.”

       

       

       프리가는 김빠졌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크게 소리쳤다.

       

       

       “야, 얼른 앞으로 튀어나와! 손님들이 직접 나서게 할 거냐? 후딱 정리하고 들어가야지!”

       “어이쿠, 예에! 갑니다요!”

       “이런 씨펄. 여기 구역 청소한 새끼 누구야?”

       

       

       투덜거리며 앞으로 나오는 북부의 전사들. 그 말과는 다르게 다가올 전투에 잔뜩 들뜬 기색이 역력하다.

       

       프리가는 씨익 웃으며 케니스를 돌아봤다.

       

       

       “손님들은 뒤에서 쉬고 있어. 우리 마당은 우리가 정리해야지.”

       

       

       프리가는 도끼를 한 손으로 들어 올리며 힘껏 외쳤다.

       

       

       “자, 가자! 이 멍청이들아! 얼른 정리하고 술 마시러 가야지!”

       “”하!””

       

       

       짧은 기합과 함께 북부의 사내들이 숲으로 뛰어 들어갔다. 

       

       

       

       

       ***

       

       

       

       

       “흠…”

       

       

       한 손에 스마트 폰을 들고 깊게 고민에 빠진다. 스마트폰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다. 아니, 생겼나?

       

       

       “..도대체 이게 뭐지?”

       

       

       나는 양손에 똑같이 생긴 스마트폰을 들었다. 도대체 왜 내 핸드폰이 두 개인 거지? 이리저리 둘러봐도, 내 핸드폰이다.

       

       한쪽 핸드폰의 액정에 약간 금이 가긴 했는데, 그것 말고는 완전히 똑같다. 케이스도, 뒤에 붙은 핸드그립과 생활 기스까지.

       

       

       “음…이게 어디서 나온 거지?”

       

       

       침대와 프레임 사이에 떨어져 있던 금이 간 스마트폰. 도대체 뭐지? 어디서 본 것 같기는 한데…

       

       

       “열리긴 하나?”

       

       

       전원을 꾹 눌러도 켜지지 않는다. 아마 방전된 것 같은데? 일단 충전기에 꽂아 두고 신경을 껐다. 나중에 켜지고 나서 봐도 늦지 않겠지.

       

       

       “그것보다는 일단 게임부터 해야지.”

       

       

       재빨리 게임을 키며 침대에 누웠다. 그동안 A급 무기 하나를 해금하기 위해 오랫동안 존버해 왔다. 바로 오늘이! 그 결실을 보는 날. 

       

       

       “하, A급 무기 딱 대라.”

       

       

       그 무엇도 나를 막을 수 없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어색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늘 감사합니다!

    작중 프리가의 신에 대한 반감은 차후 천천히 풀어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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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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