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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0

       * * *

       

       

       

       자, 그럼 정리를 해보자.

       

       

       “영국이 미국에서 빠진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프랑스도 빠지겠지요. 일본도 은연중에 맥아더를 지지하는 것으로 압니다만.”

       “그래서요?”

       “일본은 군사적으로 지원할 생각은 없지요. 우리 따라서 맥아더에 지지 성명만 한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와중에 스페인 내전에서 러시아가 다시 군사강국으로 우뚝 섰음을 증명했죠.”

       

       

       맞다. 스페인 내전은 러시아가 다시 한번 이류열강이 아니라 진정한 열강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발트는 얻지 못했지만, 우크라이나라는 황금땅을 얻어냈고.

       

       근데 감질나게 굴지말고 좀 제대로 말하지.

       

       

       “공작. 저는 감질나는 걸 싫어해요.”

       “스페인 내전을 본 미국도 자극 받아 한바탕 붙으려 할 것이 뻔한데, 휴이 롱 정부도 우리에게 접근하지 않겠습니까?”

       “오. 공작도 그렇게 생각했군요.”

       

       

       역시 유수포프 공작.

       

       나의 돈통답게 나를 잘 이해하는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다만 휴이 롱 정부만이 아닙니다. 휴이 롱 정부가 우리에게 접근하면 군사정부란 오점이 있는 맥아더도 다급하게 붙으려 하겠죠.”

       

       

       어라 그렇군. 그럴 것이다.

       

       지금 나는 다른 열강의 미국개입을 원천 차단했다.

       

       무엇보다 내전에서 군사 지원을 해줄 만한 국가는 현시점에서 러시아 밖에 없다.

       

       그렇다면 휴이 롱 정부가 접근한다면, 맥아더도 뒤가 탈 수밖에 없다.

       

       군대에 있는 이상 러시아의 군사력을 경계하고 있을 테니까.

       

       

       “개입의 여지를 미루면서 최대한 맥아더와 휴이 롱 사이에서 얻을 건 얻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 그거 좋은 방법이군.”

       

       

       이후의 관계가 좀 미묘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국가 간의 관계는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다.

       

       더군다나 결국 도움을 받으면 맥아더도 마냥 싫어하지는 못할 것이고.

       

       흠, 여기에 좋은 방법이 하나 더 떠올랐다.

       

       

       “미국 서부를 러시아가 노린다. 이런 소문을 흘리면 어떻겠습니까? 유수포프 공작이 보기에는 미국이 어떻게 반응하겠습니까?”

       

       

       이건 두마에서 이야기할 주제긴 하지만 러시아의 미래를 책임지는 두마를 피곤하게 해서는 안 되지.

       

       내가 따로 판을 준비해야지.

       

       딱 이렇게 준비한 후에 서프라이즈! 하면서 두마에 알려주면 좋아하지 않겠나.

       

       러시아 내부를 정리하는 두마를 대신해서 엄청난걸 보여줬으니까.

       

       

       “그럼 항의하지 않겠습니까?”

       “우린 아니라고 하는 거죠. 그렇게 하면 맥아더나 휴이 롱은 급해져서 러시아가 다른 생각하지 못하게 지갑을 더 열겠죠. 안 그렇습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사업적인 감각을 묻는 것이다.

       

       과연 우리 유수포프 공작이 볼 때는 어떨까 하는 거지.

       

       

       “과연 폐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휴이 롱이나 맥아더 뿐인가?

       

       잘 만 하면 서부의 중립 세력도 자극할 수 있다.

       

       설마 진짜는 아니지? 하면서 이쪽에 한 번 찔러볼 수도 있고, 중앙 정부가 둘로 갈라져 있으니(KFC 빼고), 중립세력끼리 뭉칠 수도 있는 일 아닌가.

       

       

       “그보다. 일단 그 외에 하나 더 부탁하고 싶군요. 오흐라나는 최근 바빠서 말입니다.”

       “무엇인지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그자를 찾으세요. 그자는 지금쯤 사방에서 의심을 받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이번 그 무기 프로젝트에 참여할 만한 인물입니다.”

       

       

       오펜하이머는 대공황 때 좌파사상에 빠진 시절도 있었다.

       

       당장 친동생도 미국 공산당에 가입했었고, 아내도 좌익 사상이었으며, 전애인도 미국 공산당 소속이었다.

       

       어쩌면 역사가 바뀌어서 그 사람이 KFC에 가입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아닐 거 같거든.

       

       더군다나 러시아합중국이 타협한 자본주의인 수정자본주의-아나스타샤 주의를 만들어냈으니, 혹시 모르는 일 아닌가.

       

       

       “알겠습니다.”

       

       

       자, 그럼, 돈이나 열심히 뜯어보자고.

       

       

       

       * * *

       

       

       미연합국 루이지애나

       

       

       

       휴이 롱 정부는 최근 영국에서 휴이 롱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영국이 어떤 나라인가. 지금은 좀 식민지에 애를 먹고 있지만, 여전히 오대양을 아우르는 세계 1위의 식민제국이었다.

       

       그 영향력은 러시아도 감히 무시할 수 없었고, 휴이 롱은 영국의 지원을 발판으로 북쪽의 맥아더 정권을 몰아내려 했다.

       

       

       “영국이 앞으로 공산 독일과 스페인 내전을 빌미로 무기지원이 힘들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하, 그럼 프랑스는 어떻게 되었소?”

       

       

       프랑스는 어떻게 되었나.

       

       프랑스마저 휴이 롱 정부를 외면하면 이건 힘들어진다.

       

       

       “저, 그것이 프랑스 역시 혼자서 우리 정부를 지원하기에는 스페인 내전이 문제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 그렇군.

       

       

       “잘나신 식민제국 분들이 다 빠지셨군.”

       

       

       이러면 러시아만 붙어 있는 꼴이 아닌가.

       

       그러면 답은 러시아 뿐인가.

       

       최근에 미국에 빨대를 꽂고 있는 러시아. 그 러시아의 여제를 설득해서 같은 편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아닌 말로 맥아더가 선수를 쳐서 그렇지 휴이 롱 본인도 아나스타샤 여제의 방법을 따라 하려 하지 않았나. 이점을 언급하면서 설득해도 될 것이다.

       

       

       “대통령님. 러시아가 러시아령 아메리카를 수복하자는 말이 러시아 내에 돌고 있습니다.”

       “스페인 내전도 있고 공산주의 세력도 있는데 그럴 리가?”

       “그러기에는 언제든 파병가능한 군대가 백만이 넘습니다. 당장 이탈리아가 정규군으로 내전에 개입하려고 하니 언제든 백만 명 파병 가능하다는 여유를 보여줬으니까요. 아마 러시아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려면 그에 맞는 보상을 지급해야 할 겁니다.”

       “으으음. 영토를 떼줄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애초에 러시아도 당장 내부를 다진 상황에서 그럴 역량은 없다고 보는데.”

       “러시아는 여러 개혁을 하고 있으니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돈을 지불하면 되겠군. 일단 러시아 측에 성의를 보여야겠지.”

       

       

       휴이 롱은 러시아에 제럴드 스미스 미연합국 국무부 장관을 파견했다.

       

       물론 러시아에 구애하겠다는 생각은 휴이 롱만 한 것이 아니다.

       

       

       * * *

       

       

       미군사정부 뉴욕

       

       

       맥아더는 상호방위 조약으로 안심하고 있었으나, 휴이 롱 정부가 러시아에게 접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

       

       

       “러시아가 미국을 노린다고? 그게 사실인가?”

       

       

       그는 부관이면서 최근 러시아 사정에 밝은 아이젠하워에게 물어보았다.

       

       

       “러시아 군사력이 막강하니 그냥 소문이 아니겠습니까? 이제야 성장하고 있는 러시아의 힘으로 북미를 점령하고 경영하는 건 힘듭니다. 지금까지 쌓아 올린 걸 다 날려 버리는 짓이고 무엇보다 러시아의 여제는 그런 일을 벌일 만큼 무모한 여자가 아닙니다. 그녀의 권위를 생각하면 두마가 그런 일을 벌이겠다고 해도 권위로 짓밟을 것입니다.”

       

       

       맞아. 그럴 것이다.

       

       러시아 차리나가 그렇게 어리석은 인물도 아닐 것이고. 미국을 노린다는 것은 캐나다와도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소리다.

       

       그 캐나다는 영국의 자치령이고.

       

       러시아가 영국과의 마찰을 감수할까?

       

       

       “그 정도는 나도 아네. 하지만 이 일을 가지고 KFC놈들이 더 난리 칠 수도 있는 일 아닌가?”

       “각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하오나 스페인 내전에서 러시아군이 활약하는 탓에 이러한 소문이 쓸데없이 번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근 휴이 롱이 러시아에 접근한다는 소문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는 말은 러시아가 휴이 롱에게도 붙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아마 넘어간다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저것 걸고넘어지겠지.

       

       러시아를 꾀어낼 만큼의 많은 돈을 준다던가.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러시아군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인 만큼 우리 역시 러시아에 좀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허, 러시아 놈들의 가치가 그렇게 올랐다는 말인가.”

       

       

       생각같으면 전부 치워 버리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 현시점에서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하니까.

       

       다행히 러시아가 실제로 노리는 것이 없다고 한다면 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닌가?

       

       한편, 이 무렵의 오펜하이머는 아나스타샤의 예상과는 달리 완전히 뒤틀려 있었다.

       

       소비에트 러시아의 몰락과 수정자본주의 러시아 합중국의 비상, 미국을 분열시킨 원인인 KFC.

       

       이 모든 복합적인 문제로 오펜하이머는 맥아더 정부 아래에서 사상적으로 대공황과 사상의 해결책인 수정자본주의에 경도 되어 있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한 인물이 찾아왔으니.

       

       

       “로버트 오펜하이머. 우리 러시아에서 물리학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차르께서 그대의 도움을 필요로 하시오.”

       

       

       러시아에서 제일가는 재벌인 유수포프 공작이 그를 찾아왔다.

       

       

       * * *

       

       

       아니나 다를까. 맥아더 정부와 휴이 롱 정부가 각자 질세라 두마를 찾아가 자신들과 동맹을 맺어달라, 상호방위를 지켜달라 애걸했다.

       

       당연히 맨입으로 도움을 청한 건 아니었다.

       

       일단 휴이 롱 정부에서는 제럴드 스미스란 인물이 찾아왔으며, 맥아더 정부에서는 아이젠하워가 찾아왔다.

       

       제럴드 스미스는 우익 정치인으로 알고 있는데, KFC와 손잡으려 했던 휴이 롱과 잘도 붙어 있다.

       

       아닌가. 오히려 그래서 휴이 롱이 자신이 공산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제럴드 스미스를 포섭한 것인가?

       

       하긴, 맥아더가 선수 쳐서 그렇지 휴이 롱도 엄밀히 말하면 대공황 벗어나고 빨갱이들 때려잡겠다는 쪽이니.

       

       나는 이참에 다시 두마에 출석해서 알래스카건을 꺼냈다.

       

       

       “알래스카를 얻어내는 건 아무래도 힘드려나요?”

       “정석적으로 보건대 아마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긴, 내가 니들 도와줄 테니 알레스카 줘!

       

       이러면 솔직히 본인들 의사는 뒤로하고, 지지율이 토막 나다 못해 나락 갈 가능성도 있다.

       

       맥아더도 휴이 롱도 자기들 정권을 위해서라도 어느 쪽도 받지는 않을 터.

       

       으음. 그래도 알래스카 먹고 싶은데.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는 하나다.

       

       비록 끄트머리지만, 아메리카 땅에 진출했다는 타이틀을 먹고 싶은 거지.

       

       흠, 정석적으로는 안 된다.

       

       그럼 무력으로 먹어야 한다는 소리인가.

       

       

       “하지만 어느 한쪽이 우리에게 알래스카를 준다는 약속을 했다. 이러면요?”

       “음. 하지만 그러자면 어느 한쪽에서는 최소한 논의는 해 보겠다는 답변을 들어야 가능할 것인데.”

       

       

       논의? 아, 그렇군.

       

       어느 한쪽에서는 알래스카 관련 논의가 이뤄줘야 가능할 거다.

       

       만일 휴이 롱이 알래스카 관련해서 논의한다고 치고, 맥아더가 이 소식을 듣고 알래스카를 내어주기 싫다면서 단독으로 싸우다가 알래스카를 약속받은 러시아와 휴이 롱에게 당하면 어떨까.

       

       맥아더는 영토를 내주느니 차라리 죽겠다! 이런다면. 어쨌든 알래스카를 주는 휴이 롱 정부가 승리하게 된다.

       

       선택지는 이도 저도 없게 된다는 것.

       

       사실 알래스카는 내전을 이용해 어떻게든 받아 낼 수 있겠지만. 역시 미국과의 관계가 문제지.

       

       

       “일단 두마에서는 미연합국의 제럴드 스미스를 만날 생각이십니까?”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두마에서도 말이 많습니다. 이미 두마에서는 공식적으로 맥아더 정부를 승인했습니다. 이 와중에 미연합국의 국무부 장관이 찾아온들. 저희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군요.”

       

       

       이런 이런 그럼 내가 또 나서야겠구나.

       

       내가 직접 나서야 이번엔 해결이 될 거 같거든.

       

       

       “그럼, 제가 만나 보죠.”

       

       

       당당하게 가슴에 손을 올리며 자신감 넘치게 선언했다.

       

       

       “폐하께서 말씀이십니까?”

       “알래스카는 받지 못해도 논의 정도는 나오게 하고 그걸 제외하더라도 그만한 값어치는 받아봐야죠. 두마는 안 되겠지만, 영국의 오스틴 체임벌린이 나를 찾아온 것처럼 가능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두마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 보는 일은 아니지.

       

       적당히 내가 중간에서 해처먹을 만한 것을 구하고, 두마는 아 폐하의 권위가 있으니 어쩔 수 없네 하고 따르면 되니까.

       

       

       “과연. 폐하의 깊은 뜻이 있었군요. 알겠습니다.”

       

       

       총리 게오르기 리보프와 두마는 받아들였다.

       

       그래. 이건 내가 해결할 일이다.

       

       두마에 가서 안 되면 목마른 제럴드 스미스는 나를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두마에서 나와 크렘린궁에 있는데.

       

       

       “폐하. 미연합국의 국무부 장관이 폐하께 접견을 요청하였습니다.”

       

       

       기다리던 것이 찾아왔다.

       

       그래. 내가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했다니까?

       

       크렘린궁에 들른 미연합국의 국무부 장관은 애써 내 비위를 맞추고 싶은지 싱긋 웃고 있었다.

       

       

       “러시아에 오고 나서 러시아가 우리 미국 점령을 원하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러시아는 우호 관계를 수립하고 싶은데. 미연합국에 원하시는 것이 있습니까?”

       

       

       여기서 러시아 찬양까지. 말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영토 욕심 낸다는 소식은 미국에도 퍼진 모양이다.

       

       그래도 우리 러시아 진짜 많이 컸구나.

       

       스미스가 말하는 우호 관계라는 것은 쉽게 말해 자기네 손을 잡아달라는 거겠지.

       

       맥아더 말고 자기네랑 놀자고. 그리고 그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맞춰주겠다고.

       

       하지만 이를 어째. 아쉽지만 나는 제럴드 스미스의 말을 수정할 필요가 있거든.

       

       그러니 헛짓거리 하지 말라는 듯 나는 거만하게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아, 일단 수정할 것이 필요합니다. 미국 점령을 원하지는 않습니다만, 미국 땅에서 하나를 얻고 싶긴 합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설마 알래스카에서 켈리포니아를.”

       

       

       얼굴이 왜 새파랗게 질리고 있냐.

       

       에이. 아니다.

       

       러시아령 아메리카를 재건할 생각은 없다고.

       

       한때 운게른의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갈 뻔-했지만, 내 전생의 김치 피가 깨어나서 현실적으로 보게 되었거든.

       

       현실적으로 명분 쌓는 용도로 알래스카만 받자.

       

       사실 지금 미국도 이도 저도 아닐 것이다.

       

       어느 정부도 지금 알래스카에 대한 통제력이 없을 테니까. 이걸 이용하는 거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조회수가 무려 90만!

    탑100과 실시간 랭킹에도 들고 러시아 배경 TS 빙의 대역으로 이 정도면 성공한 거 아닐까요? 다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그리고 스토리상 미국은 살려두게 되는 전개지만, 외전으로 ‘미국 내전에서 완전히 미국을 분열시키는 건 어떨까~?’해서 써볼까 합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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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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