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80

        

         [ 내가 현상수배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거임?? ]

         : 어떨 때는 진짜 필드에 잡몹 하나없게 다 죽여서 주변 스캔 결과 적대자 없음 띄워도 경찰이나 기업 붙고. 어쩔 때는 또 귀찮아져서 그냥 미션 종료하거나 전투 지역 이탈해도 클린하고. 시발 왤케 개좆대로임??? 왤케왤케 날 못살게굼????

         

         > 마이홈에서 필드까지 오가는 길에 카메라나 적대 세력원한테 너무 노출돼도 확률적으로 수배, 반대로 적이 남았어도 엔트리에 합리적 교섭자(Rational Negotiator) 특성이나 해커형 동료 있으면 걸릴 수배도 우월한 판정으로 지워버리거나 무효화함 ㅇㅇ.

         >> ?? 확률 따라 와리가리한다는게 오피셜임? 링크 ㄱㄴ?

         

         > 이겜에 공식 정보가 어딨어;; 다 선발대가 대가리 처박아서 배운거 그런갑다~ 하고 받아적는거지; 수배 싫으면 대충 아나스타샤 고정해두셈. 앵간하면 알아서 다 밀어주고 상호작용 대사 한두 마디로 퉁치니까.

         >> 아.

         

         

         [ 오늘의 네오 헤이븐 프라임도 알찼다……. ]

         : 비록 에임 고자라 기계박이들 파밍하는데 헤드샷 똑바로 못 맞춰서 존나 눕고 부품 수율도 십창났지만… 그래도 시간 꼴은 게 아깝지 않게 재밌었다…. 담에는 가슴이 시키는 권총런 해야지… 헤헤….

         

         > 그… 로망 찾는 건 좋은데, 탄종 티어 안 맞추면 딜 안 박히는데요.

         >> 방아쇠를 더 세게 당기면 됩니다…!

         

         > 임플란트 적합도 맥스 찍고, 암시장 경매 무한 가차 돌리다보면 중추신경계에 끼는 오토 에이밍 부품나옴. 그거 박으면 인간형 적들은 자동으로 헤드 라인에 조준 끌려가니까 적당히 끌어 쏘면 됨.

         >> 꺼져이시발슈퍼겁쟁이핵쟁이련아 폭발탄으로땅을쐈으면쐈지 자존심도없게누가그걸쓰냐??

         >>> ㅆㅃ 이 십새끼들은 쓰라고 있는 부품 추천하는데 하나같이 게거품물면서 지랄이야. 지들도 다 뒤로는 야금야금 좆사기템 쓰고 있을 거면서.

         

         

         [ 아니 존나 이해가 안 가긴해 ㅋㅋ. ]

         : 대체 왜 MMO는커녕 그 흔한 멀티 플레이도 지원 안 하는 싱글 게임에서. 그것도 이상한 똥고집으로 ‘유저가 직접 알아가길 바란다~’ ㅇㅈㄹ하면서 정보도 안 푸는 주제에, 모드 커뮤니티를 풀어주는 건 고사하고 파일 변조만 해도 서버 접속을 막아버리냐?

         시이이팔거 애당초 겜 실행에 왜 인터넷 연결이 필수고?? 재미원툴 고트겜만 아니었어도… 개아니꼽네 하.

         

         > ㅁ?ㄹ 일단 온라인 강제는 게임 내 요소들이 세이브 시드에 의존한 변수가 아니라, 실시간 난수 계산으로 바뀌는 방식이라 그렇다던데.

         

         > 파일 변조야 지네 정책이랬으니 이제와서 뭐라하긴 힘들고. 모드는 겜 자체를 최대한 원래 상태 그대로 즐겨주길 바란다면서, 월퍼클(World First Clear; 세계 최초 공략)나오면 풀어준다고 인터뷰하긴 함.

         

         > 걍 개인 정보 털어갈라고 지랄하는거지 갓겜무새들 진짜 ㅋㅋㅋㅋ 백도어 논란 터졌던 망겜 붙들고 있는 능지수준하고는.

         >> 와… 이 새끼는 백퍼 컴사양 딸려서, 사놓고 키지도 못하는 상태로 커뮤에 상주하고 있는게 눈에 보이냐 왜…. 존나 안쓰럽네 진짜;

         

         > 그래서 네헾보다 상 많이 탄 게임있음? 그래서 이거보다 많이 팔린 슈팅겜있냐고~

         

         

         [ 솔직히 기록잰다고 공언한만큼 리버스 프로그래밍 경계하는 건 이해함 ㅇㅇ. ]

         [ 씹1ㅏㄹ 야겜하느라 킨 치트 엔진 까먹고 실행했다고 계정 밴은 좀 아니지!!! ]

         [ 한국인들 높이 평가한다고 선공개까지 해준 개발사가 이 꼬라지 보면 존나 경악하겠다 ㅋㅋㅋ. ]

         

         ……….

         …….

         ….

         

         [ 야, 저번에 악성향 플레이하다가 특이한 대화문 봤다는 애 지금 있냐? 뭐 하나만 물어봐도 댐?? ]

         : 나, ㄹㅇ 진 엔딩 시나리오 진입 힌트 찾은 것 같은데? 혹시 내가 세계 최초냐??

         

         

         

         

         세상에는 불문율不文律이라는 개념이 있다.

         원래는 관습이나 도덕적인 규범이 굳어져서 실제로 법적인 효력을 가지게 된 경우, 혹은 누적된 판례에 따라 후대 판사들이 내리는 판결에도 영향이 미치는 걸 뜻하는 단어였다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암묵적인 규칙’을 말할 때 가볍게 쓰는 단어치고는 굉장히 어근이 무겁다고 할 수 있겠고.

         듣는 이에 따라서는 부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납득할 어감도 어느정도 있다고 본다.

         

         나? 나야 뭐, 여태 그런 규칙의 허를 찔러서 재미를 좀 보기도 했고… 지금이야 그걸 믿고 몸을 낮추고 있는 만큼 다들 따라준다면 아무런 불만은 없다. 음.

         

         아무튼 간에, 현재 나의. 우리의 행동원리를 결정하고 있는 불문율은 무려 두가지나 존재했다.

         하나는 지켜질 거라 믿는 가치, 또 하나는 이건 절대 지켜지지 않겠다 싶은 가이드라인.

         

         전자는 블랙 마켓 관할 하에 있는 중립 구역에서는 어떤 화기 발포나 분쟁도 금한다는 암묵적 평화 지대라는 개념이다.

         

         게임에서는 아예 안전 구역으로 설정되어서 특수 이벤트가 아니면 무기를 꺼내는 행동조차 불가능했지만… 여기서는 그 정도 강제력은 기대하기 어렵겠지. 그래도 작정한 기습 외에는 위협을 배제해도 괜찮다는 점은 충분히 고맙다.

         

         여기서 문제는 나머지 쪽. 즉, 후자는… 굳이 메가 코프가 아니더라도 규모가 좀 있는 기업과 관계된 중요한 일이라면 그들이 유지해주는 사회 질서와 미풍양속을 고려해서 보도 수위를 낮춰주는 것인데.

         

         하지만 그게 시내에서 버젓이 대규모 총격전이 발생한 데다가, 그것도 상류층 파티에서 높으신 분이 실각하는 쇼까지 곁들여졌다면 얼마나 지켜질까.

         

         언론통제(Press control)가 당연한 사회라지만 이 동네는 지리적으로 미국의 후신.

         ‘싫은데? 에베벱!’의 유구한 전통은 기본이요, 원래도 자극적인 소재에 한해서는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보도 제한이 이번에만 준수되리라 믿는 게 외려 이상하지 않나?

         

         물론 그 믿음으로 인해…….

         

         “……꼼꼼하게 살펴. 안심하고 밖에 나갔다가 ‘아, 이걸 쫓아온 사람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네~’ 같은 일에 휘말리는 건 사양이니까.”

         

         – 허면 ‘에나마 이사의 은밀한 취향? 늘씬한 미녀보다는 부서질 것 같은 아담한 소녀를 선호한다!?’라던가, ‘검은 감찰자(Inspector)의 검은 그녀는 누구인가?’ 같은 타블로이드(Tabloid; 황색 언론) 지의 기사도 실질적인 추격 위협으로 간주하고 분류할까요? –

         

         “그야 당연히……? 무슨, 그딴 키워드가 있다고? 그런 해괴한 대명사도 일일이 찾아봐야 해?! 아으…! 일단 그 언론사 주소부터 줘봐.”

         

         내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숙이고는.

         성실하게 네비게이션 데이터를 송신한 제로가 걱정되다는 듯이 외부 노드를 몇 차례 깜빡이더니.

         

         – ……직접 움직이실 요량이라면 차라리 제가 혼자 가서 파괴 공작을 수행하겠습니다만. –

         

         “아니, 사람을 무슨 가는 곳마다 부수는 재앙신처럼 취급하지 말고! 인터넷 주소, 그리고 접속 링크!!”

         

         차마 근거가 없다고 부정하지는 못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펼치고 있길래 따끔하게 혼부터 내고는 전송받은 문자를 확인했다.

         

         능력을 쓰기는 하겠지만 거창하게 홈페이지를 터트리거나 해당 기사를 뭉개 버릴 필요조차 없다.

         

         그저 대문에 있는 모든 하이퍼링크와 이미지들을 눌렀을 때 이동되는 경로를 적당한 포르노 사이트로 고정해버리면 끝.

         

         대충 보니까 원래도 불특정 다수의 앙심을 살만한 클릭베이트(Clickbait) 형태의 기사로 도배하던 곳이니 지금 보복을 당하더라도 이상하게 여기진 않으리라.

         

         “후우….”

         

         풀썩.

         

         잠깐 조절했던 호흡을 토해내고는 몸을 젖혀 침대에 누워 버렸다.

         덧붙여서 소모한 열량을 메꾸기 위해 버릇없게 음료수 빨대를 쪽쪽 빨면서 말이다.

         

         결국 여러 불문율과 사실을 기반으로 우리가 뭘 하고 있게 되었냐 하면, 그날의 탈출극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요란했던 만큼 신변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일주일쯤 잠수를 타고 있었다는 말씀이 되시겠다.

         

         붙었던 꼬리가 있는지 확인도 할 겸.

         

         ……그 발상이나 사고방식이 왜 이렇게 범죄자스럽냐고? 천만에…!

         

         네오 헤이븐은 끊임없이 선택은 자유지만 뒷감당은 네 몫이라는 교훈을 돌려주고는 했다.

         퀘스트를 밀던 미션을 수행하던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캐릭터들의 호감도 변화, 수배와 현상금 시스템, 팩션 별 우호도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조금 강하게 말하면 주입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어쨌거나 그런 걸 몇만 시간 가까이 꼬라 박으면서 배운 내 체감 기준과 현재의 네오 헤이븐 사회 법령들을 뒤섞어서 판단해보자면 어디 대강….

         

         작전 수행 중 무단 이탈은 내규에 따라 급여 삭감과 정직 등의 중징계지만 에나마 한정이니까 우선 제외하더라도.

         주거지 침입과 특수 절도는… 걸고 넘어질 당사자가 사라지기는 했는데 권리가 남아있어서 애매모호하나, 발효되면 최소 2, 30년은 추적당해서 괴롭혀질 것이고.

         공식적으로 제일 위중한 헤이롱 장교 살인이 아마 정당방위를 참작해도 50년 금고형 정도? 이것도 헤이롱이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지만 선처를 기대하기는 위험하니까, 뭐.

         

         거기에 만약 쇼우가 나에게 대답없이 사라진 것에 대한, 그러니까 다소 깔끔하지 못한 끝맺음에 개인적인 원한을 품기라도 했다면…… 일어날 나비 효과를 걱정하기 이전에 난 진짜 비정규 산업역군직만 전전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 제발.”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하는 숨막히는 환경에서 빠져나가는 게 급선무라 이런 식으로 행동하긴 했다만.

         

         생각할수록 이런 선택을 나에게 강요한 일련의 흐름에 짜증이 났다.

         …피곤해! 피곤하다고!

         

         비즈니스 호텔에 체크인해서 식사는 모조리 룸서비스로 해결하며 뒹굴뒹굴하는 나날에 불만이 있다는 게 아니라, 자꾸 미묘하게 여기저기 후환이 남는 게 거슬려서!

         

         그리고 풍족할 날이 없는 저금을 까먹기만 하는 형국이라 조마조마한 걸 제쳐 두고도.

         

         세상만사라는 게 찰흙처럼 빗어낸 모양을 유지해주면 참 편할 텐데, 언제나 손을 대거나 떼는 순간 예상치 못한 탄성을 돌려줘서 골치가 아프다.

         

         …덤으로 엉뚱한 곳에서 자꾸 발목을 붙잡히고.

         

         게임에서야 매번 새로운 느낌을 줘서 좋았어도, 현실 또한 비슷하다는 걸 이런 식으로 돌려받고 싶지는 않았는데요.

         

         “으아아…! 카이쥰 이 새끼, 진짜 죽어라 일하고 있는 거 맞아? 왜 아무 소식이 없어! 그냥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여겨도 괜찮나?”

         

         – 뭔가, 특별히 약속이라도 잡아 놓으셨습니까? 가령 아샤님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신호라던가. –

         

         “…….”

         

         발작하듯이 침대 시트 위에서 버둥거리자, 바닥에 우두커니 앉아서 성실하게 웹서핑과 주변 경계를 지속하던 제로가 지당한 물음을 던졌다.

         

         그야 일행의 목적지를 정해야 할 내가 마냥 늘어져 있으니 걱정되는 것도 알겠는데… 미안하지만 저장된 연락처 따위는 없었다.

         

         음습하게 더 엮일 여지를 주기도 싫었을뿐더러, 이쯤 하면 ‘후후, 거래도 끝났으니 이제 그만 작별입니다.’ 같은 어딘가 쿨하고 멋진 악당스러운 팀 해산이 당연히 이루어질 줄 알고 그랬다.

         

         그 과정에서 망할 계약대로 퇴직 처리는 자연스럽게 완료되고 말이다. 음.

         …나중에 보자, 망할 놈.

         

         “……내가 미안.”

         

         – ? 저야 어디서든 아샤님을 모실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

         

         아직 제대로 수리 서비스도 못 받아 너덜너덜한 제로의 몸체가 눈에 밟혀서 사과부터 박았다.

         결과적으로 에나마에서 빠져나오긴 했어도 손해만 봤으니… 조타를 맡은 선장이 잘못이 크다. 너무 크다.

         

         또 그렇다고 영원히 이렇게 뻐팅기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조만간 외부에 위협이 도사리고 있던 있지 않던. 마음먹고 거취를 정해야겠다~ 고 생각하고 있던 그때.

         

         양반은 못되는 밉상 악역에게서 마침내 모종의 연락이 도착했다. 그것도 유일하게 남은 창구를 통해.

         

         삐릭!

         

         “응?”

         

         눈을 깜빡인다.

         사이버웨어의 어지간히 쓸데없는 알림음들은 대부분 무음 설정으로 돌려놨던 만큼 내 귓가에 무의미한 소리가 울리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일부 악질적인 광고나 프로그램들은 사용자 설정을 덧씌우는 장난질을 친다고도 들었지만, 그런 게 먹히지 않는 나야 더더욱.

         

         그렇다면 이건 적어도 얼마 없는 내 연락처 명단의 일원이 보낸 연락이라는 뜻, 혹은 그에 준할 정도로 중요한 기능과 연관된

         

         [ 아나스타샤 마카로비치 님의 가상 계좌로 1,290,000,000 C가 입금되었습니다. ]

         [ 입금자 메시지 : 당신에게 이런 게 과연 필요하실지 모르겠으나, 수속이 깔끔하게 끝났음을 증빙할 겸 송금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뭐, 어차피 더미 계좌일 게 뻔하니 적당히 계산했습니다만…… 다음에는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대선배님. ]

         

         “어.”

         

         대체 우리 사이에 다음이 어딨냐는 빈정거림도, 이상한 호칭에 대한 의문도 떠오르지 않았다.

         곧바로 척수를 감전시킨 건 최근 겪어본 적 없는 압도적인 숫자 단위의 향연. 그에 따라 등골을 타고 오르는 짜릿한 잭팟의 환희.

         

         부자는 안 됐을지언정, 드디어 나도 돈벼락은 한 번 맞았다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헉.

    연재를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오래 쉬어본 적이 없어서 가슴이 찌릿찌릿하네요.
    심지어 얼굴에도 티가 났는지, 쉬려고 늘어지자마자 바로 밀렸던 가족 행사자리에 끌려다녔습니다.

    분명 과거의 저는 이번에야말로 비축분도 쌓고, 어색했던 과거 연재분도 다듬고, 플롯도 다듬어야지! 했던 것 같은데 왜 또 키보드를 이마로 내리치고 있는 걸까요?
    더위먹어서 정신이 오락가라가하나 봅니다. 히힣.

    하여간 등록하러 오자마자 밀린 알람부터 확인했는데…

    햐얌 님의 5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또 햐얌 님의 5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 햐얌 님의 50코인에 50코인 4연속 후원, 죄송합니다. 휴재하고 왔더니 쌓인 코인 후원에 등골에서 식은땀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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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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