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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1

       올리비아는 지면을 내려다보았다. 레드 드래곤 에리야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보다 훨씬 거대해진 그의 몸체가 눈에 들어왔다.

         

       에리야스가 미간을 크게 일그러뜨리며 숨을 들이켰다. 한계까지 부풀어오른 복부에서 심상치 않은 마력이 느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강해졌는데.’

         

       드래곤은 강한 만큼이나 성장이 느린 종족. 저런 급격한 성장은 다른 외부 요인이 있지 않고서야 말이 되지 않는다.

         

       ‘네 짓이구나.’

         

       올리비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리아를 쳐다보았다. 일(日)의 마경을 열기라도 한건가? 그게 아니라면 지금 상황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남는 열쇠가 없었을텐데. 어떻게?

         

       “…….”

         

       올리비아의 눈동자가 더욱 짙은 푸른 빛으로 물들었다. 심장에 맥동하던 마력회로의 일부를 사고 회로로 돌린 까닭이다.

         

       츠츠츠츳…….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오던 에리야스가 점차 느려진다. 가속된 사고를 시간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다.

         

       머리 속에서 작게 폭발하는 듯한 충격이 일었다. 마력에 자극당한 육체와 정신이 사고력을 한계까지 확장시키며 순식간에 결론을 도출해낸다.

         

       ‘……시간 마법이었구나.’

         

       섣불리 공격하지 않기를 잘했다. 그렇다면 저기 구름 위에 앉아있는 아리아도 공간을 비틀어 만들어낸 환영일 것이다.

         

       ‘왠지 느낌이 이상하더라니.’

         

       [마왕 강림까지 : 1시간]

         

       에리야스에게 힘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아리아와 마왕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찰테니까.

         

       전장에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던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올리비아가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그녀의 발 밑이 화염에 휩싸였다. 올리비아는 그 즉시 후방으로 블링크를 사용한 다음 실드로 몸을 감쌌다.

         

       어느새 에리야스는 올리비아와 같은 고도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 노골적인 시선. 저번에 그렇게 털렸으면서도 증오를 이겨내지 못하고 덤벼드는 그 무모함에 올리비아는 헛웃음을 머금었다.

         

       “무슨 생각으로 혼자 온거야?”

       

       쩌적.

         

       시퍼런 색의, 얼음장 같은 마력이 올리비아의 몸을 휘감았다.

         

       “내가 기억하는 너는 무모할지언정, 멍청하지는 않았거든.”

         

       올리비아는 그렇게 말하며 얼음 정수를 쏘아보냈다.

         

       화르륵! 날개가 움직였고, 검붉은 화염이 얼음 정수를 휘감았다. 순식간에 기화하여 김을 뿜어낸다.

         

       [증명하고 싶었다.]

       “……증명?”

         

       에리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아는 자신이 올리비아에게 이기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아무리 강해졌다고 한들, 여섯이 덤비고도 겨우 동률을 이룬 초월자를 이기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리아는 에리야스의 출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리야스 자신이 거부했다.

         

       [너는 나를 죽이지 못한다.]

       “…….”

       [그 표정에서부터 알 수 있다. 너는 나를 신경쓰고 있지도 않아. 귀찮고, 거슬리는 벌레 정도로 취급하고 있지.]

         

       에리야스 자신도 인간들을 벌레 취급했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올리비아에게 아직도 그런 제약이 걸려 있다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리아의 지휘를 받는 것은, 패배의 치욕을 삼킨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어차피 드루이드에게 치료를 받으면 그만이니까.

         

       죽인다.

         

       […….]

         

       에리야스의 증오는 이제 단순히 올리비아만을 향해 있는 것이 아니다. 방금 녹였던 얼음 정수, 그 속에 담긴 마력은 광룡인 에리야스에게 매우 익숙한 종류의 것이었다.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기운.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지 않은가. 저 순수해 보이는 마나의 냉기.

         

       저 이면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를.

         

       에리야스의 얼굴이, 천천히 증오를 머금는다.

         

       [나는 오늘.]

         

       화아아악! 주변 하늘에 무수한 마법진이 만들어졌다. 터무니없는 열기에 주변 구름들이 타들어가듯 사라진다.

         

       [너를 죽이겠다.]

         

       드래곤의 육체는 그 자체로 흉기였다. 날갯짓은 태풍이었고, 꼬리는 수십 미터짜리 채찍이었다.

         

       마법으로는 안된다. 에리야스는 이제 제 주제를 알았다. 마법으로는 올리비아를 상대할 수 없다.

         

       꼬리가 매서운 속도로 쏘아진다. 그 굵기만으로도 시야가 전부 가려질 정도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다. 꼬리 주변에서 느껴지는 공간의 일그러짐. 이대로 피해버렸다간, 아래에 있는 병력들이 휩쓸려 대참사를 만들어낼 것이다.

         

       막아낸다.

         

       쩌저저적! 올리비아를 휘감고 있던 냉기가 크게 부풀며 무수한 검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콰아앙! 하늘이 크게 요동쳤다.

         

       꼬리가 더 나아가지 않는다. 벽에 틀어박힌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곧, 비늘 사이를 뚫고 들어간 검들이 짙은 냉기를 내뿜었다.

         

       [……감히!]

         

       에리야스는 더욱 힘을 주어 온 몸에 불꽃을 휘감았다. 검들이 열기를 버텨내지 못하고 녹아내린다.

         

       주변 온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았지만, 올리비아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고맙기까지 했다. 그동안은 아래에 있는 대군 때문에 대마법을 쓰지 못했으니까.

         

       ‘……평범한 방법으로는 못 이길 것 같은데..’

         

       세찬 화염을 내뿜는 에리야스를 보며 올리비아는 생각했다.

         

       에리야스는 강해졌다. 5년 전의 에리야스가 지금처럼 강했더라면 아스모데우스가 나타나기 전에 제압당했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나만큼은 아니야.’

         

       에리야스가 강해진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올리비아는 강해졌다.

         

       진리 이후에 또다른 경지가 있었던 것일까? 그도 아니라면 오랜 세월 이 세계에 머물며 ‘마나’의 존재를 더욱 확실하게 인지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5년 전, 마계에 끌려갔을 때부터 이러했다.

         

       사실 전조는 그 전부터 있었다. 다만 알면서도 부정했을 뿐이다.

         

       물론, 지금은 부정하지 않는다.

         

       냉기와 열기가 맞닿는 곳에서 증기가 흘러나왔다. 올리비아의 마력에 침식된 증기는 곧 눈으로 일변했다. 전장에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벽안이 더욱 짙은 푸른빛을 머금었다.

         

       파지지지직!

         

       일격.

         

       푸른 뇌전이 번뜩임과 동시에 하늘이 쪼개졌다. 찰나의 순간 공격을 인지한 에리야스가 다각형의 배리어를 만들어 몸을 보호하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북이 찢기는 듯한 소리와 함께 충격파가 일고, 배리어의 빈틈을 파고든 뇌전이 에리야스의 몸을 관통했다.

         

       콰지지직!

       

       용혈(龍血)이 사방으로 튀어올랐다. 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산산히 찢긴 에리야스의 육체가 힘을 잃고 추락한다.

         

       하지만 올리비아의 표정은 오히려 굳어진다.

         

       “……젠장.”

         

       올리비아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흐려지듯 사라지는 에리야스의 몸체. 매우 정교한 환영 마법이었다.

         

       ‘언제부터?’

         

       화르르르륵!

         

       “……!”

       

       후방에서 매섭게 쏘아지는 불꽃. 쓰러진 줄만 알았던 에리야스는 비웃음에 가까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순진하군. 내가 정말로 혼자 덤볐을 거라고 생각하나?]

         

       처음부터 아리아의 보조를 받고 있었다는 소리다.

         

       올리비아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마왕 강림까지 이제 한 시간도 남지 않았다.

         

       ‘……무리하더라도 빨리 끝내야겠어.’

         

       쩌저저저적……!

         

       온도가 생명체가 버틸 수 있는 한계까지 가파르게 감소하고, 무표정한 그녀의 뺨에 서리가 피어오른다.

         

       따악!

         

       새하얗게 질린 손가락을 튕기자, 눈송이들이 추락하기를 멈추고 제자리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키리리릭!

         

       한계까지 회전하던 눈송이들이 완벽한 원의 궤적을 그림과 동시에, 새하얀 섬광 수만 줄기가 그대로 허공을 가로질렀다.

         

       모든 방위에서 제각기 다른 궤적을 그리며 정확하게 에리야스만을 노린다.

         

       콰드드드득!

         

       순식간에 허수 차원으로 만들어진 여덟 겹의 배리어를 종잇장처럼 깨부수고 비늘 틈 사이를 파고들었다.

         

       [……!!]

         

       아리아의 공간 왜곡 마법을 읽어내어 가장 취약한 곳을 노린 고절한 공격. 정확히 빈틈을 노린 그 공격에 에리야스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외차원으로 튕겨나야 했을 마법들이 어떻게 자신에게 닿는단 말인가.

         

       ‘……어떻게!’

         

       혈관을 파고든 눈송이가 에리야스의 내부를 진탕시켰다.

         

       [끄……끄으…….]

         

       순식간에 감각기관과 마력 회로를 망가뜨린 다음,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에리야스의 주변으로 빠르게 다가갔다.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비행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 뿐이었다. 숨만 붙어있는 꼴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러니까 왜 덤벼.”

         

       올리비아는 에리야스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대로 통째로 얼려버리려던 그 순간.

         

       [그 이상은 허락하지 않겠느니라.]

         

       올리비아의 귓가에 느긋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에리야스는 벌써부터 쓰러져서는 안되는 존재이니.]

       “……!”

         

       올리비아의 시선이 제국군이 숙영하던 막사 방향으로 향한다.

         

       족히 수천 미터는 떨어진 그 곳에서, 올리비아의 아득한 공간지각력은 그 너머에서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존재가 누구인지를 단번에 알아낸다.

         

       주변의 만류를 무시한 채 막사 바깥으로 걸어나온 아리아가 이쪽을 바라보고.

         

       파앗!

         

       다음 순간, 코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lham Senjaya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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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세계를 멸망시킨 마녀가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 .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 …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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