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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2

       터질 듯이 뿜어져 나오는 황금빛의 발현.

         

       여기에 <합성> 특유의 붉은빛이 나를 매혹하듯 영롱하게 빛났다.

         

       ‘어우 쉣…’

         

       나는 처음 [괴력난신]을 얻었을 때처럼 무언가에 홀리듯 <정보창>을 클릭하였다.

         

       촤르륵-! 소리와 함께 목록이 갱신되었다.

         

       [현재 합성할 수 있는 <고위/High-Rank> 스킬이 존재합니다.]

       [대상: ‘만류귀종’]

       [하위: 검술, 도끼, 단검, 격투, 창, 둔기, 방패, 활, 채찍]

         

       ‘만류귀종…?’

         

       당연하지만 [괴력난신]과 함께 듣지도 보지도 못한 스킬이었다.

         

       들어가는 하위 스킬의 종류를 보아하니…

         

       ‘무기술 계통의 능력인가?’

         

       나는 잠시 고민하였다.

         

       여담이지만, 무기술에 관련된 합성 정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랭킹 1위>가 여러 가지 무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나오는 게 있다고 말했으니까.

         

       실제로도 내가 [활]을 얻을 때 기뻐했던 이유도, 그가 말한 능력을 얻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느껴서였다.

         

       ‘하지만 절대로 만류귀종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은 아니었는데…’

         

       이것도 [괴력난신]이랑 [전사왕의 긍지]처럼 엇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게 합성된 케이스가 아닐까, 추측하였다.

         

       잠깐의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일단 합성시키고 보자.

         

       어차피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합성을 진행합니다.]

       [총, 9개의 노멀(Normal) 스킬이 조합에 사용됩니다.]

       [모든 능력을 종합한 ‘고위’ 스킬의 레벨 판정은 3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당신의 영혼은 더 높은 벽을 향해 나아가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습득 보상으로 근력이 3, 속도가 3, 내구가 3이 상승합니다.]

         

       [‘만류귀종’을 습득합니다.]

       [에픽(Epic), 고위(High-Rank) 등급 스킬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무구를 터득하고 다룬 당신.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물줄기도 결국 최종적으로 나아가 거대한 대해가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

       <스킬 정보>

         

       ◉이름: 만류귀종(萬流歸宗)

       ◉등급: 에픽(Epic) / 고위(High-Rank)

       ◉레벨: 3

       ◉하위 스킬

       [검술] [도끼] [단검] [격투]

       [창] [둔기] [방패] [활] [채찍]

         

       ◉특수효과

       : 근력+3, 속도+3, 내구+3

       : 발동 때, 하위 스킬의 모든 숙련도 상승률이 1.5배(Lv 3)로 증폭된다. 모든 하위 스킬의 <무기> 응용도가 1.5배(Lv. 3)로 증폭된다.

       : 장비에 걸린 <제약>을 각각 최대 1개까지 강제로 해방할 수 있다.

       : 지속시간과 쿨타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파생 스킬

       [리싸이클]

         

       ◉상세 정보

       : 시작점은 언제나 다르다. 허나 마지막은 같았다.

       ―――――――――――――――

         

         

       “오…”

       

       오호, 오호라…

       흐음…

       흐흐흠…

       흐으음……

       흠터레스팅.

         

       이것 참…

         

       뭔가 대단해 보이면서도…

         

       참 수수한 능력이었다.

         

       아니 뭐 엄밀하게 말해서 사기긴 했다.

         

       ‘쉽게 말해서 무기를 더 잘 다루게 되고, 더 빨리 성장시킨다는 소리잖아?’

         

       하지만…

         

       솔직히 한 번 걸어서, 천지를 뒤집는다던가.

         

       손에서 거대한 불덩이를 쏘는 등의 화려한 능력에 비하면…

         

       뭔가 임팩트가 좀 떨어지는 건 사실이었다.

         

       ‘전설이 아닌 에픽이라서 그런가?’

         

       나는 한번 시험 삼아, 허리춤의 단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능력을 발동하였다.

         

       “……!”

         

       다르다.

         

       손에 잡히는 순간, 미세한 마력이 단검 안으로 스며들며 마치 수족처럼 연결된 느낌을 받았다.

         

       이런, 말하는 게 옳을지는 모르지만, 마치 단검 안으로 나의 신경 일부가 파고들어 연결된 것 같은 감각이었다.

         

       [‘만류귀종’의 묘리가 당신의 손을 타고 흐릅니다.]

       [‘훈련용 단검’의 칼날이 날카롭게 빛을 냅니다.]

         

       본격적으로 자세를 잡았다.

         

       나는 단검이라는 무기를 제대로 다뤄본 적은 없었다.

         

       그저 므냥이가 휘두르는 걸 본 게 전부일 뿐.

         

       붕붕-!

       슈슉-!

         

       하지만 나의 손에 펼쳐지는 단검술은 명백히 아까보다 훨씬 날카롭고 정교하였다.

         

       누군가 이걸 본다면 족히 5년 이상은 단검을 다뤄본 숙련자로 생각할 거다.

         

       “…좋네.”

         

       수수하다는 말은 취소다.

         

       이 스킬은 [괴력난신]처럼 요란하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충분히 사기적인 능력이었다.

         

       ‘…쿨타임이 없는 게 진짜 크네.’

         

       마력 소모도 해보니 별로 크지도 않고…

       사실상 발동만 하면 아까보다 훨씬 잘 싸워진다는 소리 아닌가.

         

       “아주 훌륭해!”

         

       나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파생 스킬> 또한 살펴보았다.

         

         

       ―――――――――――――――

       <스킬 정보>

         

       ◉이름: 리싸이클

       ◉파생: 만류귀종

       ◉대기시간: 1시간

       ◉사용조건: 만류귀종 필요.

       ◉사용 효과

       : 소유한 장비의 [내재 스킬]의 쿨타임을 초기화시킨다. (자체 쿨타임 10분)

         

       ―――――――――――――――

         

         

       “와?!”

         

       절로 눈이 커졌다.

         

       이건 그냥 대놓고 사기였다.

         

       ‘와 씨. 미친…’

         

       이건 곧 [성자의 검]에 기록된 [성스러운 참격]을 2번 연속 쓸 수 있게 해준다는 소리잖아!?

         

       나는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이건 크다.

         

       정말로 크다.

         

       지금 내가 가진 무기가 다양하지 않아서 그렇지.

         

       ‘[내재 스킬]이 강력한 무기가 한 개만 더 추가 돼도…’

         

       펼칠 수 있는 전략의 가짓수가 늘어날 거다.

         

       여기에 딱히 의도한 건 아니지만…

         

       ‘이거 [슬라슬라]랑 궁합이 엄청 좋겠는데?’

         

       누군가 내 생각을 읽고 몰아주는 것처럼 아다리가 딱딱 맞았다.

         

       띵-!

         

       때마침, [슬라슬라]가 보랏빛의 빛을 내뿜었다.

         

       진화를 마쳤다는 의미였다.

         

       나는 책상으로 걸어가 진화한 [슬라슬라]를 살펴보았다.

         

       녀석은 아주 만족했다는 듯 작게 꾸물거리며 기분 좋게 움직이고 있었다.

         

       밋밋한 장갑인 건 여전했지만…

         

       ‘문양이 생겼네?’

         

       이 문양.

       본 적 있었다.

       설명에서 나온 대마법사이자, <서머너> 클래스의 정점 율리우스.

       그가 그려진 삽화에서 끼고 있던 장갑에 새겨진 문양과 판박이였다.

         

         

       ―――――――――――――――

       <아이템 정보>

       ◉이름: 슬라슬라.

       ◉종류: 장갑, 펫

       ◉등급: 유니크(Unique)

       ◉특수효과

       : 정신+5

       : 보유한, 그리고 앞으로 얻게 될 모든 [친화력]+10. 친화력을 얻는 수치가 2배로 상승한다.

       : [슬라임의 전시고]에 있는 모든 장비의 내구성을 지속해서 회복한다.

         

       ◉내재스킬

       [슬라임의 무기고] → [슬라임의 전시고]

         

       ◉상세 정보

       : ‘만물의 계약자’, 전설의 <서머너> 율리우스가 사용하였던 장갑. 강력한 에너지를 섭취함으로써 더욱더 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

         

         

       “좋았어!”

         

       나는 진화한 [슬라슬라]를 끼고 양 주먹을 불끈 쥐었다.

         

       ‘[슬라임의 전시고]!’

         

       설명상 딱히 변한 것은 없지만, 알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시험으로 삼아 마력을 주입하였다.

         

       [‘슬라임의 전시고’가 발동됩니다.]

       [소유된 모든 무기가 당신의 의지에 따릅니다.]

         

       파지직-!

       

       약간의 정전기 같은 마력이 휘몰아쳤다.

         

       시선을 돌렸다.

         

       어느새 내 주변에는 [성자의검]을 비롯한 총 4개의 무기가 허공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조금 전 사용했던 [단검]을 포함한, 모두 내 장비들이었다.

         

       “오…!”

         

       여러 번 시도해 보고 확실하게 효과를 깨우쳤다.

         

       이제는 복수의 장비를 한꺼번에 소환할 수 있었으며, 저장하는 개수도 총 30개로 늘어났다.

         

       스위칭 능력은 여전하나, 구태여 하나하나 불편하게 교환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소리였다.

         

       ‘결정적으로 쿨타임이 극단적으로 짧아졌어.’

         

       무기 하나를 소환해서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은 총 10초.

         

       10분 정도 걸렸던 예전이랑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짧아졌다.

         

       추가로…

         

       ‘소모품도 저장할 수 있어!’

         

       나는 시험 삼아 넣어본 포션을 다시 꺼내며 감탄했다.

         

       사실상 게임에서 자주 보는 [인벤토리]에 가까운 능력으로 진화하였다.

         

       아주, 아주!!!

         

       “좋아!”

         

       만족스러웠다.

         

       이걸로 내가 생각한 다양한 무기를 기반으로 한 전투법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은 마련되었다.

         

       당연하지만 무기에만 의존할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확실한 A급이라고 부를 정도로 성장.

         

       순전 상태의 능력치가 [80] 대에 들어서기까지의 한가지 방향이다.

         

       일단 그곳에 도달하고 나서 추후 어떻게 할지 정해도 늦지 않을 거다.

         

       *

         

       나는 숨을 고르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사실, [슬라슬라]를 이렇게 진화시킨다고 하여도 좋은 장비가 없으면 의미가 없는 거긴 하였다.

         

       이것은 [만류귀종]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었다.

         

       ‘현재 내가 가진 무기는 [성자의 검] 달랑 한 자루.’

         

       [자라의 장검] 같은 애들 장난 무기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이 세상은 내가 아는 ‘고스라’에 비해 현저하게 파워 밸런스가 떨어지는 세상이니까.

         

       ‘모든 물품이 하향평준화지…’

         

       당장, 영웅(Hero)급 장비만 하여도 이곳에서는 수십억을 줘야 겨우 구하는 귀중한 무기였다.

         

       아무리 내가 근래, <미발견 던전, 시련> 등을 공략하여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여도, [성자의 검]이나 되는 귀중한 무기를 다양하게 갖추기는 쉽지 않았다.

         

       기껏해야 두 개?

         

       이것도 애매한 성능일 확률이 높겠지.

         

       ‘…혹시 몰라서 혜자 누님에게 한번 전화해 봤는데…’

         

       영웅급 무기를 3개 정도 더 구할 수 없겠냐고 물어보자 아주 학을 떼더라.

         

       ―에헤이! 욕심이 지나쳐! 애초에 지금 허리춤에 단 [성자의 검]인가 그것만 해도 다들 탐내는 종결 급 무기라고 동생?

         

       그건 맞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성자의 검]은 나의 옆을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지.

         

       애초에 [성자의 검]은 검신이 부러졌을 때 진정한 진가가 나오는 무기니까.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해서 더 찾아보는 건데…

         

       ‘역시 힘든가.’

         

       임혜자는 틀림없이 ‘고스라’ 기준으로도 마스터에 육박하는 실력을 갖춘 대단한 대장장이다.

         

       그런 그녀도 영웅급 무기를 양산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나는 다시금 <가챠>라는 게 얼마나 게임을 말아 먹었는지 이해하였다.

         

       ‘괜찮아.’

         

       어디까지나 혹시나 해서 전화해 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렴!

         

       내가 생각도 없이 그저 [슬라슬라] 진화시킬 리가 없지 않은가.

         

       예전에 므냥이가 처음 <시련>을 발견하고 ‘므아앙!’ 거릴 떼 말한 적이 있었다.

         

       내가 아는 <시련>은 수십 개가 넘는다고.

         

       이번, 방학에는 그중 하나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그것도 <무기술>에 특화된 시련에.

       당장 내가 목표로 하는 무예의 달인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좋았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 이곳저곳을 풀었다.

         

       주먹을 쥐자, 터질듯한 용력이 용오름 쳤다.

         

       지금 내 근력은 마의 구간이라고 불리는 [50]을 뛰어넘은 상태였다.

         

       ‘…틀림없는 완숙한 B급.’

         

       여기에 여러 스킬을 합치면 사실상 A급이겠지.

         

       나는 잠시 생각했다.

         

       힘이란 건 참 마약 같은 존재라고.

         

       강해질수록, 더 강해지고 싶고.

         

       지금 당장 이 힘을 세상에 흩뿌려 나의 강함을 과시하고 싶었다.

         

       이번에 얻은 스킬들을 모두 몰아 써서 보스의 머리통을 깨고 더 좋은 보상을 얻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다.

         

       ‘이게 중독된다는 건가.’

         

       눈을 감았다.

         

       너무나도 많은 보상을 받았기에 지금 나의 눈이 멀어있다는 걸 인지했다.

         

       생각해라. 유세하.

         

       나는 왜 강해지려고 하는 거지?

         

       ‘……’

         

       주머니를 뒤져 폰에 저장된 사진을 바라보았다.

         

       므냥이를 포함한 주나용, 문보라와 같이 찍은 사진이 들어있었다.

         

       겸사겸사 구석에 팽진아 또한 작게 v를 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므아아 하며 용아아하며 웅엥엥하며 흠흠! 한 기분이 절로 들었다.

         

       ‘잊지 말아야 해.’

         

       나의 목적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들이 원하는 엔딩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전력으로 돕는 것.

         

       그것이 지도관인 내 의무였다.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흔히, 영웅이란 수많은 고비를 뛰어넘고 이겨내기에 완성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영웅 따위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영웅의 길에는 필연적으로 희생이 따른다.

         

       나는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그 희생을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템플러> 클래스의 선배에게 막으라고 명령한 것도…’

         

       그것이 당연한 판돈이라고 생각하였던 여파일 거다.

         

       물론, 변명거리는 있다.

         

       내가 태어난 곳은 전쟁터였고, 내가 배웠던 것은 처음부터 희생이었다.

         

       아버지가 탐착지 않아 해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이유는…

         

       ‘그거밖에 방법이 없어서 그랬던 거겠지…’

         

       치안 따위 조금도 보장되지 않는 무법지대.

         

       제대로 된 신분 따위 없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위치.

         

       그렇기에 아버지와 형들은 본인들이 죽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그러니 내 작전 또한 기꺼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곳은 아니다.

         

       희생은 어디까지나 최악의 경우에만 고려하는 방식이었다.

         

       나는 그것을 망각하고 만 거다.

         

       “……후.”

         

       너무 높은 걸 바라본 걸까.

         

       갑작스러운 탈력감이 몰려왔다.

         

       원래 목표라는 게 멀수록 더 힘든 법인데 말이다.

         

       ‘역시 가장 가까운 것부터 찾아야겠어.’

         

       좋았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이자 삶이자 기쁨.

         

       ‘우리 므냥이 볼이나 만져야겠다.’

         

       대충 그런 생각을 하며 겸사겸사 다들 방학에 뭐 할지 물어봐야겠다고 여기던 때였다.

         

       므냐아앙~

         

       “응?”

         

       울리는 전화소리.

         

       신빛가람에게서 온 전화였다.

         

       그녀는 아직 약물과 후두부에 입은 부상 때문에 병원이 입원 중이었다.

         

       “네 선배님. 연락받았습니다.”

         

       ―세하 후배님. 쉬실 텐데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기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잠시 뜸을 들이는 신빛가람.

         

       ―…죄송하지만 이틀 뒤에 바로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유세하 후배님을 만나 뵙고 싶어 하는 두 분이 계십니다.

         

         

       * * *

         

         

       서울시 강남구, 외곽 쪽에 있는, 거대한 신전.

       이곳은 <교단>의 제10 총본부가 있는 장소였다.

         

       야심한 새벽.

         

       흰색의 정복을 입은 두 여성이 엄중히 경비를 서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교단>의 가르침을 받고 자라온 B급 헌터.

         

       여기에 다수의 전투 경험을 보유한 일종의 베테랑들이었다.

         

       그것을 증명하는 은은한 후광이 빛을 내었다.

         

       뒤에는 거대한 철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마치 귀중한 무언가를 지키는 듯한 태도였다.

         

       그 누구도 접근을 허용할 수 없을 것 같은 장벽.

         

       그러나 이것은…

         

       곧 들려오는 발소리에 단숨에 무너졌다.

         

       “…누구십니까?”

       “신분과 소속을 말씀하십시오.”

         

       두 사람은, 절차에 따른 대응을 하였다.

         

       틀림없이 올바른 절차지만, 곧 방심이기도 하였다.

         

       지금 걸어오는 이가 높은 위치에 있는 <주교> 중 하나라고 생각하였기에 보인 반응이었다.

         

       이걸 질타 할 수 없는 게, 이들이 있는 곳은 총본부 내에서도 가장 깊숙한 장소였다.

         

       그걸 안방처럼 걸어오는 이가 설마 침입자일 거라고는 제아무리 베테랑인 두 사람이라고 해도 생각할 수 없었다.

         

       결국, 이것은…

       승부의 패착으로 결정지어졌다.

         

       “괜찮아요. 적이 아닙니다. 저는 무해하잖아요?”

       “……”

        “……”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에게서, 맑은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두 사람.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죠”, “유해하지 않지요.”라고 말하며 각자의 무기를 집어넣었다.

         

       “안내해 주실래요? 아 그리고 혹시 모를 함정이나 보안 절차도 뒤처리 부탁드려요.”

       “…알겠습니다.”

       “…안으로.”

         

       둘은, 아무런 의심 없이 문을 열어주었다.

         

       한걸음, 두 걸음.

         

       어느새 소년은 거추장스러웠던 후드를 벗은 상태였다.

         

       잘생기지도, 그렇다고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인상이 드러났다.

         

       그는 <타르타로스>의 선임 클랜원 김민수였다.

         

       “……”

         

       안으로 들어선 김민수는 눈앞에 놓인 사체를 바라보았다.

         

       절로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강렬한 마기를 내뿜는 고깃덩어리.

         

       여기저기 베이고 타들어 간 흔적이 가득하였다.

         

       사체의 정체는 바로…

         

       징다람과 융합하였던 <키메라 그리폰>의 육체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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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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