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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2

       [레반#322: 아니]

       [레반#322: 농담이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무슨 말씀이신가요]

        

       [레반#322: 게임 패치 싫다고 시위를 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레반#322: 그것도 스트리머가]

       [레반#322: 대체 어디부터 지적해야할지도 모르겠네]

       [레반#322: 일단 얼굴은 어떻게 할 겁니까]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어쩔 수 없어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도적부흥운동회장이니까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전나협 협회장님도 오시려나요]

        

       [레반#322: 전나협은 또 누구]

       [레반#322: 아]

       [레반#322: 하……아무튼 진짜 장난기 빼고…농담이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네]

        

       [레반#322: 후]

       [레반#322: 아 진짜 걱정했잖아요]

       [레반#322: 제발 농담할 땐 농담이라고 미리 고지해줘요]

       [레반#322: 심장 떨려서 살 수가 없어]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저 그러면 농담 하나만 할게요]

        

       [레반#322: 예예 그러세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레반#322님도 시위에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나무꾼 대표로…기왕이면 도끼도 하나 들고.]

        

       [레반#322: ???]

       [레반#322: 아니]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농담이에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사실은 그냥 친구로 와주시길 바라는 거였어요]

        

       (레반#322 님이 메시지를 입력 중입니다…….)

        

       [레반#322: 아니]

        

       (레반#322 님이 메시지를 입력 중입니다…….)

        

       [레반#322: 하]

       [레반#322: 그러면 시위는 하겠단 거잖아]

       [레반#322: 아까 농담이라는 건 뭐였어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어쩔 수 없다는 게 농담이었어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사실 안 해도 되는데]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에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무튼……와주실 건가요?]

        

       [레반#322: 하면 갈 건데]

       [레반#322: 아크랑 같이 가서 붙잡아다가 집에 데려다 놓을 거니까 그렇게 알아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오긴 오시는 거네요]

        

       (레반#322 님이 메시지를 입력 중입니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기왕 오시는 거]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와서 노래도 좀 불러주실 수 있나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감정을 고조시키는 선동적인 노래로]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잘하실 것 같은데]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전 반주를 담당할 예정이어서요]

       

       (레반#322 님이 메시지를 입력 중입니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그럼 생각해보시고 말씀주세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

       

       (레반#322 님이 메시지를 입력 중입니다…….)

       

       * * * *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마음속에서 그리 속삭이는 목소리를 애써 저 깊은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살다 보면 무의미한 일도 하게 되는 법이다.

        

       결과적으로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 일도 있는 법이고.

        

       그러니…….

        

       [옥외 집회(시위, 행진) 신고서]

        

       일단 이것부터 써야지.

        

       성명…이예나.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집회 명칭이라. 도적부흥운동, 이라고 하면 안 되겠지. 경찰서에서 담당 직원에게 수치스러운 시선을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 컨텐츠 임의 변경 반대 시위…… 정도로 하고.

        

       개최일시는, 마음같아선 당장 내일로 하고 싶기는 한데. 그러면 수리될 리가 없으니까.

        

       언제가 좋으려나. 시즌2가 시작되기 전에는 해야겠지만……프리시즌이 시작돼서, 너프 패치의 효과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모두가 느낀 후에 시위를 하는게 효과적일 것 같기도 하고.

        

       일단 기간을 공란으로 비워둔 채,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개최 장소는 패러데이 한국지사 앞으로 하고……개최 목적. 개최 목적이라.

        

       도적부흥이라고 쓰면 안 될 테니, 컨텐츠 개선 방향에 관한 소통 요구……정도면 될 것 같기도 하면서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도적부흥운동의 기치만으로는 부족한 것 아닐까.

        

       단순히 조금 더 있어 보이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다.

        

       애초에 나오나는 유럽과 북미에서 더 인기가 높은 게임이다. 그러니 전세계에 비하면 국내 나오나 유저는 어차피 한 줌에 불과한 마당에……그 중에 도적 유저만 따지면 한 꼬집 정도 되려나.

        

       그리 생각하면- 다른 캐릭터 유저들도 참여해줘야 그나마 그럴듯한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도적 유저 열댓명과 내가 모여서 초라하게 집회를 하다가 해산하는 건……좀, 너무 없어 보일 것 같은데. 아크나 레반#322, 별포크……정도는, 와줄 것 같지만. 그래봐야 몇 명이나 되겠어.

        

       이들의 참여 사실을 동네방네 홍보하며 팬을 동원하는 방법도 있겠지. 하지만 민폐인 점은 둘째치더라도, 그 효과도 확실하지 않았다. 인터넷방송의 팬이라는 게……온라인에서의 숫자가 오프라인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건, 유명한 사실 아닌가.

        

       정식 팬미팅도 아닌데, 잠깐 얼굴 보겠다고 와줄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그러나 이제 와서 다른 캐릭터 유저들도 다 함께 모이자고 해봐야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패치가 과하다는 의견도 있었으나……상당수는 크게 관심이 없더라. 심지어 일부, 아주 만족스럽고 보기 좋다는 분탕들도 있더랬다.

       

       보나마나 자리를 빼앗겼다는 이유로 패악질을 부리는 광전사 유저들이겠지.

        

       억울한 일이다. 이게 나만 좋자고 하는 일도 아닌데. 결국은 도적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다 괴상한 패치에 시달리다가 사망하는 미래를 왜 보지 못하는 건지.

        

       하지만, 어쩌겠어.

        

       선지자는 괴로운 법이다.

        

       일단……이게 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라는 걸 느낄 수 있게 해봐야겠지.

        

       * * * *

        

       [작성자: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제목:  방송 및 시위 공지입니다]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감기 몸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통을 이유로 태만할 수는 없는 법 아닐까요.

        

       시위 개최 일정이 3주 후로 정해졌어요. 프리 시즌이 1주일은 지난 후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습니다. 나오나를 위해 많은 참석 부탁드려요.

       

       오카리나 연주회를 비롯해 풍성한 진행이 준비되어 있어요.

        

       여러 직업의 화합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초대가수로는 도적 유저가 아닌 익명#322님을 초청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아직 노래를 불러주실지는 확정되지 않아서 성함을 공개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그런 의미에서……그런 시 들어보셨나요.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로 시작해서,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로 끝나는.

        

       게임을 망치는 밸런스팀이 도적을 덮친 지금, 우리 중 누구도 침묵하지 않아야 해요. 주캐가 성기사여도, 마법사여도, 사제여도, 궁수여도.

        

       하지만 이해를 못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으니……조만간, 보여드리면 어떨까 싶어요.

        

       삐져나올 때마다 칼질로 해결하도록 내버려두면 우리가 잃는 게 무엇인지.

        

       인구순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가장 인원수가 많은 건……역시, 성기사겠지요.

        

       사흘 후, 기사 특집으로 뵙겠습니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드림.]

       –     아니 진짜 시위 하는거야?

       –     ㄴ 걍 팬미팅 아님?

       –     ㄴㄴ 팬미팅하기 부끄러워서 시위라고 하는 거 같은데

       –     익명#322는 텐련아……

       –     ㄴ 수상할 정도로 322등으로 마무리한 광전사가 떠오르는 닉네임이네요

       –     ㄴ 얘네 진짜 뒷결 너무 티내네

       –     ㄴㄴ 아가리해라 씨1발아 말조심해 진짜 자살해버리기 전에

       –     ㄴㄴ 협박이 좀 이상하다 아붕아

       –     기사 특집? 드디어 기사로 주캐 바꾸는 거야?

       –     아니 왜 적응 안 되게 비장하고 그래

       –     ㄴ ㄹㅇ 내 무습다……

       –     ㄴㄴ 전에 더 로그 달리고부터 애가 좀 이상해졌어 공지도 성실하게 하고 게임도 진지하게 하고 막 랭킹런도 하고 분탕질도 안 치고….

       –     ㄴㄴ 그건 정상이 된 거 아니냐……?

       –     ㄴㄴ 쫄? 써놓고 갤에다가 광역도발 시전한 건 분탕질로 안 치는 거구나

       –     진심으로 게임 패치 이상하다고 현실에서 시위를 박겠다고……?

       –     ㄴ 아무리봐도 또 걍 야랄하는 거임

       –     ㄴㄴ ㄹㅇ 막상 거기 가면 아무도 없고 공지로 ‘여러분이 진정한 도적이에요. 이제 하산하셔도 좋아요’ 이지랄하고 있을 듯

       –     ㄴㄴ 크 아 아 악

       –     근데 시위하면 아따먹 얼굴 보여주냐?

       –     ㄴ 정작 본인은 안 나온다에 레반 불알을 건다

       –     ㄴㄴ 그걸 왜 거는데……

       –     ㄴㄴ 없어지면 좋겠어서

       –     ㄴ 이 텐련 청테이프 붙이고 캠 킨거 기억 안남? 나와도 또 좆토바이 헬멧 쓰고 나오겠지

       –     ㄴㄴ 현실에서 보면 욕설을 못 참을 것 같아

       –     ㄴㄴ 극찬이라면서 흐흫거릴걸

       –     ㄴㄴ 왜 상상만 하는데 벌써 빡치지

       –     그와중에 광전사는 또 직업 목록에서 빠졌네 시1발

       –     ㄴ 얘 진짜 전남친이 현직 광전사였던 거 아님?

        

       뜨거운 반응이 남은 공지였다.

        

       이예나의 위게더에는 예고한 특집이 무엇인지에 관한 글이 흘러 넘쳤다. 각 캐릭터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일지. 각종 캐릭터로 트롤을 양산하겠다는 취지가 아니겠냐는 의견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건, 이예나가 그동안 쌓은 업보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그리 아우성을 치면서도, 내심 기대감을 품고 기다리는 이들의 수는 적지 않았다. 자신이 선호하는 캐릭터로도 뭔가를- 그러니까, 도적2지하에 비견되는 무언가를 들고 와주지는 않을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월즈 결승의 판도를 가르고 패치까지 이끌어낸 빌드의 창시자 아닌가.

        

       안 그래도 캐릭터 수 부족으로 인해 게임이 조금 질린다는 의견이 대두되던 참이었다. 처음에야 VR 게임의 특징과, 각 캐릭터의 특성과 무장에 따라 수십가지로 빌드가 나뉘는 나오나의 컨셉 탓에 많은 캐릭터를 만들 수 없는 걸 이해했다지만- 이해했다고 하여 흐려져가던 재미가 생겨나는 건 아니니.

        

       새로운 빌드와 플레이 방법에 목마른 이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추측만 무성한 채 예고된 사흘이 흐른 후.

        

       [기사 특집 – 대대대검 기사]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성기사가 ‘신실한 육체’를 찍으면, 자신을 포함한 주변 동료의 방어력이 낮을 수록 기사의 체력이 올라가요. 기사로 하루종일 맞아보았습니다, 같은 예능 영상들은 보통 이 특성에 이것저것 섞은 건데.》

        

       이예나는 벌거벗은 대검기사를 들고 나타났다.

        

       《이게, 주변에 동료가 없을 때 체력을 공격력으로 전환해주는 ‘최후의 저항’이랑 같이 찍고……‘용의 분노’, ‘일인 군단’, ‘서약과 제약’을 찍는 트리로 가면, 네. 재밌어요. 특성 맵은 여기 참고해주세요.》

        

       갑옷에 할당할 무게마저 모두 잡아먹은, 거대한 검을 든 채.

        

       《패러데이 밸런스팀이야, 뭐. 성기사는 탱킹 위주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확고한 고집이 있으니 싫어하겠지만.》

       

       -흐흫

       

       《마음에 안 든다고 또 칼질하기 전에, 재미 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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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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