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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3

    (광과민성 발작 주의 / pc 최적화 )

    가장 높이 나는 자, 등대.

     

    물질계 최강의 조율자.

     

    빛과 맹약을 수호하며, 과거 마계의 침식사태에 무수한 마족을 파멸로 이끌고, 또한 수많은 생명을 수호한 선룡.

     

    하지만 믿었던 존재들에 의한 배신으로 악룡으로 타락해 살아있는 악몽으로 변모한 존재.

     

     

     

     

     

    그 압도적인 존재의 의지앞에, 나약한 현실이 붕괴하고, 시간과 공간이 분리된다.

     

    —–!!

     

    폭발적인 굉음, 아니. 음이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리라.

    공간과 시간이 파괴되며 발생하는 비명은 물질계에 속한 존재는 절대 들을 수 없을 테니까.

    그것은 루크에게는 단지 충격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그것을 ‘음’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것은, 그저 생물 종 본연에 내재된 심리적인 요인에 불과하다.

     

    ‘빠직.’

     

    머리속을 부술 듯한 그 충격을 언어와 음으로 옮기면 분명 그러하리라.

    인지를 벗어난 정보가 루크의 뇌를 어지럽혔다.

    그것을 버텨내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서클의 권한은 루크의 존재를 전혀 보호하지 못했다.

     

    “크윽……!”

     

    나약한 현실은 그 압도적인 타차원의 존재에 의해 이미 잠식당한지 오래였다.

    아니, ‘오래’라는 표현 조차 올바른 표현은 아닐지도 모른다.

     

    거대한 바위가 작은 모래알갱이가 될 정도로 오래, 또는 쏘아진 화살이 목표에 닿을 정도의 찰나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고, 또한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밝으며.

     

    살갗이 녹아버릴 듯이 뜨겁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얼어붙어버릴 듯 차갑고.

     

    그 어떤 것도 들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며, 도저히 닿은 것인지 알 수조차 없을 정도로 무른.

     

     

    모든 것이 기묘한 이 공간은, 더 이상 물질계가 아니었으니.

     

     

    공간, 시간, 물질. 통틀어 하나의 차원을 이루는 모든 것이 마치 사탕이 깨지듯 부숴졌다.

     

     

    차원을 사탕에 비유한 것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차원의 틈을 비집고 튀어나온 이 유일한 ‘물질’.

     

    그 거대한 크기의 물질의 형상을 보고 추측하건데, 아마도 그것은 ‘시가르마타의 이빨’이라고 부를 수 있으리라.

     

     

    그 강대하고 압도적인 존재의 형상과 의지가 강해짐에 따라 점차 마력시의 출혈도 강해져가고 있었다.

     

     

     

    그 강력하고 자애로운 의지에 의해서, 속절없이 루크의 고개가 들렸다.

    그에 루크는 자신을 부숴진 틈 사이로 지켜보는 수많은 눈동자를 보았다.

     


     

    눈동자, 눈동자, 눈동자.

     

    “……시가르마타……!”

     

    틈을 비집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눈동자가 자신을 마치 핥듯이 살피고 있었다.

    그 눈동자 하나하나를 마주할 때마다 금빛의 좌안에서는 피가 계속해서 터져나오고 있다.

    그 몸이 아직 알아서는 안되는 지식을 거부하는 것이리라.

    따라서 루크의 마력시는 이제 더 이상 무엇을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루크는 눈을 감을 수는 없었다.

     

     

     

    그가 칭하는 존재의 이름은 ‘파르바티’.

     

     

    ‘루크 이루시’가 아니었다.

     

     

     

    강력한 의지에의해 몸이 움직일 수 없다면, 마력을 움직여 몸을 다루면 된다.

    마력과 몸은 과거 수도 없이 다루어 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 경험의 깊이는 결코 태어나는 순간부터 조율자의 권한을 부여 받는 1000년의 세계인 ‘용’에 비교할 순 없을 테지만, 자신 또한 그를 넘어서는 권한을 지녔던 존재가 아닌가!

     

     

    루크는 그야말로 초월적인 의지로 손을 들며 외쳤다.

     

     

    “감히 나의 자아를 파괴하려 하는 게냐!”

     

     

    파직-.

     

    시가르마타의 의지에 의해 공간이 더욱 깨져나가며 압력을 더했다.

    마치 공간을 통째로 씹어삼켜려는 듯 한 의지였다.

     

    “큿……!”

     


     

    루크의 한쪽 무릎이 바닥, 아니. 공간의 파편에 닿았다.

    좌안에서 흘러내린 피들이 목깃을 적시는지 축축해지고 있다.

    마력시는 시가르마타를 목도한 순간부터 계속해서 ‘맞서지 말 것’을 종용하고 있었으나, 루크는 그러지 않았다.

     

    다룰 권한이 없는 현상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강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보’가 필요했으니까.

     

    마력시는 루크가 현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감각이었으니 결코 쉬게 할 수는 없었다.

     

     

    루크는 이를 악물었다.

    어찌나 세게 물었는지 피가 조금 나오는 듯 했지만 어떻게든 시가르마타의 의지를 버텨내며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야한다.

    자아를 잃는다는 것은, 목숨을 잃는다는 것과 동일하니.

     

    “이것은 결코 정당하지 못한 간섭이다, 그대는 이미 죽은 존재이니……!”

     

     

    그 의지는 분명한 분노였다.

    틈이 다시 한번 크게 뒤틀리기 시작한다.

    “……!”

     

     

    머리가 깨어질 듯 지끈거리고, 심장이 터질듯이 요동친다.

    마치 부숴질 듯이 흔들린다.

     

    현재까지의 루크 이루시를 이루는 모든 서클과 지식, 기억과 자아가 모조리.

     

     

     

    시가르마타는 지금, 자신의 자아를 ‘파괴’하고 있었다.

     

     

    “크으윽……!”

     

    루크의 정신이 파괴됨에따라 점차 차원의 균열도 강해지며 루크를 억눌렀다.

    그 모습에 시가르마타는 만족스러운 듯 황홀한 의지로 차원을 울렸다.

     

    -그래 파르바티! 이제 그 두꺼운 껍질을 깨고 나와, 내게로…….


     

    그 순간이었다.

    루크의 입가에 마침내 미소가 걸리기 시작했다.

     

     

    “아……. 그래, 좋다. 그대의 말대로 하겠다.”

     

    -뭣이, 어떻게 아직 자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냐?

     

    시가르마타의 당혹스러운 의지가 공간에 퍼져나갔다.

    그러나 이미 그녀의 의지는 이전과 같은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대와의 거래의 대가는 내가 직접 올리겠다.”

     

    -뭐?

     

     

    시가르마타는 순간적으로 당혹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윽고, 루크 이루시가 행하는 행동에 경악했다.

     

    ‘콰직-.’

     

    이번에 울려 퍼진 그것은 분명한 소리였다.

     

    -거짓된 것이! 지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시가르마타가 격노했다.

    그러나, 더 이상 그 의지는 루크에게 닿지 않았다.

    깨진 차원이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었으니, 그녀의 의지는 차원에 의해 격리당한 것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루크는 고요하게 선언한다.

     

    “시가르마타, 이것으로 그대의 천칭은 맞춰졌다.”

     

    루크는 계속해서 들고있던 손을 마침내 내리며 웃었다.

     

    “그러니, 이제는 너의 차원으로 돌아갈 때다.”

     

    -더러운 협잡꾼녀석이……!

     

    시가르마타가 의지로 포효했다.

     

    그러나 그녀의 광포한 의지는 벌어진 틈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 틈에서 점차 멀어지는 것인지, 온갖 위치를 꿰뚫은 이빨과 눈동자는 하나둘씩 본래의 차원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지막 눈동자가 차원 너머의 어둠으로 삼켜진 순간…….

     

    쩌적-.

     

    마치 시간이 되돌아가듯, 깨어진 파편들이 틈을 메웠다.

     

    “끝났군.”

     

    ————

     

    마치 죽은 듯 바닥에 눈을 감고 있던 남성의 몸이 움찔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

     

    “으윽……. 켁, 쿨럭!!”

     

    입 안에 고여있던 피가 터져나와 바닥을 적셨다.

     

    ‘지금 대체……무슨…… 일이 벌어진거지……?’

     

    순간 정신을 잃은 것 같았는데…….

     

    가까스로 눈을 떠 주변을 둘러보니, 그곳은 ‘평지’ 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모든 것이 사라진, 황망한 평면이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리엔느 숲이었는데, 이게 대체 무슨…….

    내 시설은, 대체 어디로 갔지? 설마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인가?

     

    “크윽……! 끄하악!!”

     

    갑자기 심장이 부서질 듯 고통스러웠다.

    가슴께를 내려다보니, 브로치는 완전히 부서져서는 파편으로 떨어져 바닥에 후두둑 낙하했다.

    이 고물딱지 같으니, 그 늙은이는 제대로 된 안전검사도 안 하는 건가?

     

    그는 고통스러운 가슴을 부여잡고는 바닥을 굴렀다.

     

    “끄흐윽, 으악! 살려줘! 제발!! 거기 아무도 없어?!”

     

    그렇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외쳐본다.

    그 순간이었다.

     

    또각, 또각.

     

    누군가의 구두소리가 들렸다.

    이런 곳에도 다행히 지나다니는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이윽고 희망을 품고 외쳤다.

     

    “거기 누구야? 죽을 것 같아, 제발 구급차를……!”

     

    콱, 돌연 목 틀어박히는 충격에, 그는 숨을 집어삼켜야했다.

    목에 느껴지는 감각은 그것이 ‘작은 구두의 밑창’이라고 알려온다.

     

    “켁, 지금 뭐하는……!”

     

    어떻게 사람이 죽어간다고 하는데 어떻게 목을 밟을 수가 있는건지, 대체 그런 몰상식한 짓을 하는 녀석이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그는 흐릿한 초점을 맞추었다.

     

    “……!”

     

    그리고, 경악했다.

     

    자신을 밟고 있는 자는 다름아닌, 방금 전에 자신이 죽여버리려고 했던 바로 그 꼬마였으니까.

     

    그 엄청난 마법을 정면으로 맞고도 여전히 저렇게 멀쩡하게 살아있다니?

    그는 도저히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얼굴에서 흐른 피와 짧아진 머리카락 외엔 별로 달라지지도 않은 너무나 평온한 모습이었다.

     

    비록 눈과 입가에 피를 흘린 흔적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거의 죽어가는 자신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모습.

     

    이윽고 소녀는 무기질적인 표정으로 말을 시작했다.

     

    “흑마법, 인신공양, 파괴, 납치, 인신매매, 협박, 무허가 마법사용…….”

     

    그는 그것이 자신을 향한 이야기임을 짐작했다.

    소녀는 싸늘하게 중얼거렸다.

     

    “축하한다.”

     

    “…큭, 뭐…… 뭘……?”

     

    “그대는 참수형에 적합한 대상이 되었다. 영광으로 알도록.”

     

    참수라니, 그건 무슨소린가?

    그는 마치 쏘아내듯 외쳤다.

    “흑마법과 인신공양이라니? 난 그런 건 하지 않았어!!”

    “했다. 그대는 나와 예르나를 포함한 시설 전체를 타차원의 존재를 불러내기위한 제물로 바쳤지. 주변을 둘러봐라.”

    “뭐……?”

    그는 넋이 나간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내 발견했다. 자신의, 시설 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잔해들을.

    “나는 몰랐어, 몰랐다고!!”

    그는 울부짖었다.

    하지만 소녀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몰랐다고는 하나 흑마법을 다룸에 있어서 무지는 돌이킬 수 없는 중죄. 그대의 형벌은 바뀌지 않는다.”

     

    “대체 나한테 지금 무슨 개소릴 지껄이는거야!? 형벌은 무슨 얼어죽을 형벌!”

    허나 그의 억울한 외침은 소녀의 귀에 닿지 않았다.

    “그럼, 유언은 그게 끝인가?”

     

    “잠깐 기다려, 날 살려주면 뭐든지 할게! 그러니까 제발 구급……!”

     

     

     

    파각-!

     

     

     

    소녀의 발이 움직이자, 그의 시야가 사라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딜런트 참수 END.

    그럼 예르나는 어디로?

    효과를 하나씩 지워가면서 시가르마타가 점차 권한을 잃어가는 모습을 표현해봤습니다.
    움짤 말고 사실 이런 것도 해보고 싶었어요ㅋㅋ
    이것이 노벨피아 독점이다!

    ps. 이미지 가로길이를 잘라서 글자크기를 조금 키웠습니다. 덕분에 대사를 더 짧게 써야 했지만… 짧은 대사도 나름 간지네요

    pps. 움직이지 않는 삽화는 사용안된 삽화모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화 보기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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