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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3

       * * *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노력은 개전 초 충분히 보답받았다.

       

       전력을 기울여 에티오피아로 쳐들어온 만큼 이탈리아의 붉은 군대는 자신만만했으며, 소말리아 주둔 붉은군대 사령관인 로돌프 그라치아니의 군대는 순식간에 에티오피아 북부를 점령해갔으나.

       

       

       “우리를 침략한 이탈리아놈들을 몰아내자!”

       “40년 전의 아드와 전투를 저들에게 재현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고원지대의 에티오피아 군대와 전투를 벌였다가 에티오피아군의 산악사단에 피해를 입고 뒤로 물러났다.

       

       무솔리니의 공격은 에티오피아 산악사단에 막힌 것이다.

       

       그저 에티오피아 산악 사단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탈리아군은 에티오피아 왕당파 부족의 게릴라의 공격에 당해야 했으며 기껏 뚫으면 에티오피아가 러시아 무기로 무장한 대군을 주둔시키고 있어 섣불리 공격하기 어려웠다.

       

       

       “젠장. 어째서 저놈들이 우리에게 맞설 수 있지?”

       “황제가 직접 병사들을 찾아 전투를 독려하고 있다는군. 심지어 무기까지 밀리지 않네.”

       

       

       얼굴마담으로 있는 에티오피아 침공군 총사령관 에밀리오 데 보노와 달리 사실상 총사령관인 피에트로 바돌리오는 에티오피아군을 공격하면서도 에티오피아군을 철저히 분석했다.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저 아프리카 토인놈들이 감히 우리 붉은 로마군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원래 역사에서도 정예군과 기동력을 앞세워 에티오피아군을 밀어붙였던 로돌프 그라치아니는 예상치 못한 에티오피아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치게 된 것이다.

       

       이는 감히 이탈리아군에 대한 도전이었다.

       

       이대로라면 서기장에 어떻게 당당히 승전보를 올리겠는가.

       

       

       “저놈들은 머릿수도 있으니, 차라리 독가스를 사용하는 건 어떤가?”

       “독가스를? 좋습니다.”

       

       

       결국 독가스에 이어 폭격까지 하여 어떻게든 에티오피아군을 몰살 시키려 했으나.

       

       폭격기는 어느 정도 성과는 거두고 있다고 해도, 에티오피아군을 철저히 괴롭힐 독가스는 쓸모가 없었다.

       

       그야 에티오피아군은 미리 준비했다는 듯 러시아제 최신 방독면까지 썼으니까.

       

       독가스를 이용하고 폭격지원으로 에티오피아군을 잡으려던 이탈리아 보병은 에티오피아군의 PM M1910기관총과 무기 개발 프로젝트로 일찍이 개발되어 개량까지 된 DS-39기관총의 밥이 되었다.

       

       

       “에잇! 그럼, 전차를!”

       

       

       기어이 기갑부대도 동원하려 했지만. 에티오피아는 방어만 하지 않았다.

       

       하일레 셀라시아 황제가 직접 사자 작전이란 진격전을 펼쳐 T-34부대를 앞세운 에티오피아군이 북부와 남부에서 동시에 반격을 가해 일부 영토를 회복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는 급하게 이뤄낸 군현대화로 자국 내에서도 보급능력이 부족하여 이탈리아군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하였으며, 에티오피아의 공세에 정신을 못 차리며 두들겨 맞던 이탈리아군도정신을 차리자 에티오피아군을 막아 냈다.

       

       하지만 금방 제압할 수 있을 거라는 초기의 계획과 달리 장기전은 이제 확실해졌고, 이 소식은 로마의 무솔리니에게도 전해졌다. 

       

       

       “서기장 동지! 에티오피아 놈들이 남북으로 방어선을 짜 우리 군을 막아 냈다고 합니다.”

       “뭐라고?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는 말이냐?”

       “그뿐만이 아니라 에티오피아 황제가 직접 군대를 지휘하여 우리 붉은 군대를 격퇴-”

       

       

       쾅!

       

       베니토 무솔리니는 절망적인 전황에 책상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눈에 핏발을 세웠다.

       

       이탈리아군이 완전히 축출된 것은 아니지만 아프리카 군대를 상대로 이런 망신도 없다.

       

       40년 전보다 훨씬 큰 망신이 아닌가.

       

       

       “뭣? 어떻게 아프리카 놈들에게 그런 망신을 당하는가! 이런 무능한 놈들 같으니!”

       “러시아측이 지원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뭔가 수상하다 했는데, 또 또 러시아란 말인가.

       

       베니토 무솔리니는 아랫입술을 짓씹으면서 분노했다.

       

       

       “또. 또 러시아인가! 그 빌어먹을 마녀! 내 언젠가 모스크바에서 그 계집의 항복을 직접 받고 마리라!”

       “동지. 그럼 에티오피아 침공. 아니, 해방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제 와 물릴 수 없다.

       

       그것도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하는 일이다.

       

       러시아도 돕는다고 해도 그 한계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봤자 아프리카 토인들일 뿐! 구시대의 황제를 끌어내리고 내 영도 아래에 공산국가로 해방시켜야지! 어차피 해군으로 막혀있으면 러시아는 전쟁을 할 생각이 아닌 이상, 더는 에티오피아를 지원하지는 못할 터!”

       

       

       아무리 러시아라고 해도 에티오피아를 위해 군대를 보내지는 않을 터다.

       

       그 러시아의 교활한 여우 년은 이탈리아가 에티오피아 침공할 것을 어떻게 알아차렸지만, 아마 물어뜯게 할 생각일 뿐. 아프리카 국가를 위해 군대를 파병하지는 않을 거다.

       

       1936년 초. 원래 역사보다 1년 늦은 시점에서 2차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은 장기전에 돌입했다.

       

       한편, 독일 베를린에서는 덴마크의 공산혁명으로 축제분위기였다.

       

       사실 공산혁명이라고 뭐 없었다.

       

       덴마크는 왕실이 꽤 강한 편이라 시간을 가지고 덴마크에서 공산당을 키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대신 국가가 체급이 작아 밤중에 몰래 투입한 독일인민군이 순식간에 덴마크를 장악하고 몇 없는 공산주의자들로 공산주의 국가를 수립하게 했다.

       

       덴마크 국왕이 미리 알기라도 한 듯 독일제국으로 가 망명정부를 꾸린 것은 수상하지만, 적어도 이것은 공산권의 승리였다.

       

       하여 카를 리프크네히트는 당원들을 모아 파티를 열었다.

       

       그래. 여기까지는 좋았지만.

       

       

       “서기장은 이제 퇴출되셨소이다!”

       “이런 배신자들!”

       

       

       인민군의 전융커 출신의 장교들의 지지를 받은 괴벨스에 의해 카를 리프크네히트가 파티에서 축출당하면서 독일 자유 사회주의 공화국은 요제프 괴벨스가 새로운 서기장의 자리에 올랐으며.

       

       

       “폐하! 드디어 모든 권력을 폐하께 드렸습니다! 부디 이 황국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십시오!”

       “내 경들의 충심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네.”

       

       

       일본은 실제 역사와 달리 히로히토가 대세를 따라 황도파 손을 들어주면서 통제파가 힘을 못 쓰고 황도파에게 그대로 밀려났으며, 마침내 천황중심의 체제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내선일체를 보다 확실히 하여 조선인을 천황의 신민으로 삼기 위해서 조선인과 일본인의 혼인 정책을 밀어붙이며 본격적으로 중국으로 진출하기 전에 조선 통합에 힘을 기울였다.

       

       

       * * *

       

       

       덴마크의 공산화. 그건 우리 러시아로서는 충격이었다.

       

       솔직히 이쪽은 진짜 별 관심이 없었거든.

       

       물론 내가 미리 덴마크도 챙길 수 있는 만큼 챙기자 이러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2차 대전 때도 뭐 쉽게 항복해버렸지만, 적어도 공산당 상대로는 좀 더 저항할 것 같았는데.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덴마크의 공산혁명이 일어나고, 괴벨스가 쿠데타로 카를 리프크네히트를 축출했으니까.

       

       여기에 원래 융커 출신들을 군인으로 넣기 까지 했으니, 몇 사람 오스트리아나 독일제국으로 빠진 것을 제외하고 아마 나치독일과 비슷한 라인업이 아닐까.

       

       이렇게 되면 좀 긴장해야 할 거 같다.

       

       안슐루스도 뮌헨협정도, 동맹국도 적은 독일이지만.

       

       영국과 프랑스가 지금 바쁠 정도로 붉은씨를 식민지에 뿌린 놈들이다. 나치 독일과 달리 다른 의미로 위험하게 되었다는 것.

       

       그래. 굳이 표현하면 최면 세뇌의 능력을 지닌 좀 약한 나치독일. 이렇게 되지 않을까?

       

       오스트리아 제국의 히틀러와 공산 독일의 괴벨스의 싸움.

       

       와 가슴이 정말 졸렬해진다. 둘 다 입은 잘 털잖아. 그럼 어떻게 되려나.

       

       공산 독일의 총동원령과 오스트리아 제국의 총동원령. 그 연설 듣고 싶다.

       

       에이 아니야. 내 개인적인 욕심은 좀 그렇지.

       

       

       “덴마크 국왕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덴마크와 독일 사정이 빼곡하게 적힌 서류를 훑으며  총리에게 물었다.

       

       

       “독일제국으로 망명하였습니다.”

       “참 빨리도 도망갔네요.”

       “크리스티안은 처음 우리 제안에 부정적이었지만, 덴마크의 군대로는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인 모양입니다.”

       

       

       그 양반이 원래 역사에서도 독일에 덴마크가 점령당하자, 덴마크 보호령에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자존심을 세워 최소한의 체면은 지키려 한 인물이 아닌가.

       

       하필 공산주의 작자들의 침공을 받았으니 망명하는 건 당연한 모양이다.

       

       

       “그렇겠죠. 동프로이센은 덴마크와 그리 멀지도 않으니 망명정부를 수립해 덴마크에서 도망오는 자들로 군대를 꾸릴 수 있겠어요.”

       

       

       덴마크 체급에서 망명정부까지 만들었으니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덴마크는 애초에 공산주의 세력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다시 말해서 반공성향이 강한 자가 꽤 많으니 이들이 망명정부와 협력할 것은 기정사실.

       

       이 와중에 괴벨스까지 새로운 서기장에 오르면서 혼란이 일었을 테니, 덴마크 공산주의도 그리 좋은 꼴은 못 볼 것이다.

       

       

       “여기에 위기감을 느낀 영국의 지원으로 아이슬란드가 독립하였습니다.”

       

       

       이 혐성국 새끼들. 전쟁만 안 터졌지. 할 건 다하고 있다.

       

       이거 원래 2차 대전 중에 일어나는 거 아니냐고.

       

       뭐 말이 지원이지 사실상 영국이 장악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공산 독일 해군이 바다로 나오는 것을 감시하려는 거겠지.

       

       그럼, 이쪽도 할 건 해야 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에 보낸 제안은요?”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군사통행권과 비행장 건설을 승인했습니다.”

       “나쁘지 않군요.”

       

       

       덴마크가 점령된 시점에서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러시아군의 통행과 비행장 건설을 승인했다.

       

       어지간히 그쪽도 겁이 난 거겠지.

       

       영국을 믿기에는 영국이 독일을 지원한 것도 알고 있을 테니 북유럽국가는 차라리 러시아를 믿을 것이다.

       

       육군이 와서 방어하기도 좋고, 영국에 해군이 밀리긴 해도 독일 붉은 함대로부터 북유럽을 지킬 정도는 되니까.

       

       그래. 이 정도면 되었지.

       

       덴마크가 넘어갔으니 뭐 더 어쩌겠냐.

       

       스웨덴도 노르웨이도 왕정국가 아니었나? 그렇다면 공산주의의 위헙을 조심해야겠지.

       

       지금으로서는 남은 북유럽을 열심히 지켜야 하잖아?

       

       더군다나 스웨덴에 비행장을 지어두면 나중에 북유럽에서 공산독일로 폭격을 갈 수도 있잖아?

       

       이거 완벽하지 않겠냐고.

       

       덴마크를 내어주고 북유럽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지간히도 영국은 마음에 들어 하지 않겠지만 어쩌겠나.

       

       

       “그치들도 공격받기는 싫을 테니까요.”

       

       

       특히 스웨덴의 경우에는 좀 노력해야지.

       

       공산독일과 바로 붙어 있다고? 그러면 최선을 다해 방어력이라도 키워야지.

       

       괴벨스의 공산독일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도 중요하다.

       

       덴마크 혁명으로 먹은 이상, 슬슬 좀이 쑤실 것이다.

       

       좀이 쑤신다면 우리가 그 좀이 쑤시는 것을 좀 쑤셔줘야 할 텐데. 전쟁은 과연 언제 일으킬 것인가?

       

       지금 당장 전쟁을 일으키면 어떠려나.

       

       지금 러시아 역량이라면 공산 독일은 상대할 수 있다.

       

       차라리 지금 영국이 삽질하고 있을 때, 알아서 터트려 주는 것이 좋은데. 기고만장해져서 들이받는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국력 펌핑하면서 군대도 키웠다.

       

       이 군대로 감히 덤비는 공산 독일을 두들겨 팬다면? 그냥 지금 덤벼서 두들겨 패면 그것으로도 좋겠는데.

       

       

       “폐하. 우려 했던 일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공산 독일 측에 석유가 들어가고 있다 합니다.”

       

       

       기어이 그쪽으로 석유가 들어가 있구나.

       

       이러면 공산 독일이 영국 믿고서는 우리와 싸우려 할 수도 있다.

       

       독일의 가장 큰 문제인 석유 문제가 해결되니까.

       

       영국은 최악의 경우에는 독일이 저지대만 노리지 않는다면, 중립을 지키겠다! 이럴 수도 있다.

       

       지금 방공협정이 말뿐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니까.

       

       

       “공산 독일의 석유문제가 해결되겠군요.”

       

       

       아무리 영국이라고 해도 아무 생각 없이 지원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놈들이 식민 제국인 이상 공산 독일과 양립은 불가능하거든.

       

       둘이 서로 죽을 때까지 싸워라 이럴 것이고.

       

       최대한 참전 미루다가 서로 피해가 커질 때 들어온다.

       

       

       “이참에 영국에 항의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놈들이 우린 아냐. 이러면 끝이죠.”

       

       

       아마 그냥 어떤 이유를 붙이든 우리는 아니다 이럴 것이다.

       

       그사이 독일은 영국이 지원을 중단할 경우를 생각해 석유 개발을 어떻게든 해 보려 할 테고.

       

       리비아 석유 개발을 한다거나.

       

       음, 이러면 그냥 독일이 힘을 키우기 전에 끝내야 하는데.

       

       

       “빨리 공산 독일을 두드려잡고 싶군요.”

       

       

       주먹을 꽉 쥐고 뚜둑 뚜둑 소리를 냈다.

       

       아, 공산 독일 얼른 두들겨 패고 싶다는 말이지. 솔직히 핵이 만들어져도 좋지만, 그 전에 팰 수 있을 때 패면 좋을 텐데.

       

       지금 분노조절 장애로 팡 터트리지 않나?

       

       공산 독일이 혼자 미쳐서 이쪽을 후려 치면 영국도 개소리 못할 텐데.

       

       

       “폐하.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지금 석유가 해결된 독일 말고 문제가 더 있나?

       

       나는 지금 그렇게 생각해. 독일은 빠른 시일 내로 잡아야 한다고.

       

       

       “그저, 미국 내전까지 생각하면 공산독일이 최대한 늦게 전쟁을 시작해 줘야 합니다.”

       

       

       아, 맞아. 미국내전이 있었지.

       

       미국도 준비가 되면 바로 내전에 들어갈 텐데. 음, 요새화를 괜히 했나?

       

       미국 내전이라도 끝내고 터트리거나 독일이 빨리 터트려서 일찍 두들기거나 그것도 좋고.

       

       어느 쪽이든 결국 미국 내전이 발목을 잡을 거다.

       

       

       “아. 그러네요.”

       

       

       나는 대답하면서도 한숨을 푹 쉬었다.

       

       미국 내전까지 감당하려면 결과적으로 유럽전선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

       

       폴란드나 오스트리아가 미국 내전이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쪽 세계에서는 우리 에티오피아 황상께서 한국 지원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사자 작전은 원래 역사에서 이탈리아군을 상대로 반격한 크리스마스 공세의 변화 버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조회수 100만까지 7만 남았네요!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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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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